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정다방 ; 통닭 반마리 #4. 녹음이 짙어지는 신록의 계절이다. 벚꽃이 한 차례 흐드러지게 온 거리를 휩쓸고 난 후의 거리는 곧 쨍한 초록색으로 변신한다. 금요일도 어김없이 야근을 한 후, 집으로 돌아와 레트로 카레 비프와 맥주 한캔을 먹고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몇 시간을 뒤척인 후 다음날인 토요일은 역시나 일찍 잠에서 깬다. 몸은 감기 기운에 다소 무겁지만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곤 주섬주섬 옷을 챙겨 좁은 집을 도망치듯 빠져 나온다. 현관문을 잠그면서 문틈 너머로 들리는 세탁기 속 셔츠 단추의 '틱틱' 부딪히는 소리가 알 수 없는 위안을 준다. 그렇게 나선 아침 8시 골목길은 한산하다. 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의 모두 새 시작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는 주말이면 활력을 잃고 마는데, 골목 곳곳의 구토 자욱만이 .. 더보기
하루키적 일상 1, 댄스댄스댄스 왠지 불온서적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것은 자연스러운 것일지도 모른다란 생각이, 오늘 퇴근길에서 겪었던 낯뜨거운 경험을 무마시킬 수도 있다는 걸 안다. 무라카미상의 신작 소설이 일본에서 그야말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하늘길로 2시간 거리에 있는 난 그의 전작들을 읽으며 기다리기로 마음 먹었다. 첫 작품으로 '댄스댄스댄스'를 택한 난, 출퇴근 지하철에서 꺼내 들고 읽은지 5일만에(중간에 주말이 끼었다) 2권으로 넘어왔다. 그게 일요일 아침이었고, 월요일 출근길에선 110페이지쯤을 읽었는데, 문제는 오늘 퇴근길 2권 140페이지, '7.국제적 콜걸 조직'이란 소제목을 가진 문단을 읽을때였다. '나는 우아하게 선물의 리본을 푸는 것처럼 그녀의 옷을 벗긴다. 코트를 벗기고, 안경을 벗시고, 스웨터.. 더보기
Everland_주말 나들이 우리를 꿈과 희망의 나라에 '직원 티켓'으로 안내해준 규남옹(웃고 있는)을 비롯 나혜, 지숙, 현정 그리고 원엽과 함께한 '무료한 일요일 타파 프로젝' 완수! G2 / 45mm T* Planar, 리얼라 필름 스캔 더보기
하루키 <1Q84> 일본 발매 블로거 표정 1Q84의 정식 발매일이 2일 남은 가운데, 오늘 일본 內 일부 대형 서점엔 오후 1시경 입고 된 곳도 있는 듯 합니다. 부지런한 한 일본 블로거가 서점 3곳을 돌아다니며 겨우겨우 득템한 1Q84의 표지 모습을 포스팅했는데요. 부럽기 짝이 없습니다. 1,2권으로 나뉘어져 있고 -이 이유로 팬들은 3권, 4권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고도 기대하고 있죠- 1권에는 '4월-6월'이, 2권에는 '7월-9월'이라고 되어있네요. 각각의 3개월이 소설 속에서 또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될 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이러다가 팬들의 바램대로 정말 '10월-12월', '1월-3월'이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구요. 한편, 이번 신작 1Q84는 초판 38만부 인쇄하였으나, 뜨거운 예약 열기로 출간전 증쇄하기로 결정했다고도 합니다. 아.. 더보기
「1Q84」무라카미하루키_1984냐 아Q정전이냐 1. 하루키의 장편 신작 무라카미 하루키 신작 「1Q84」-ichi kew hachi yon으로 읽습니다. 일본에선 숫자 9를 kew라고 발음하죠-이 5월29일 일본에서 출간됩니다. 7년만의 장편소설이네요, 전 2권에 2,000매로 출간된다고 합니다. 분량으로 볼 때, 번역 출간되면 어떻게 엮어질지도 궁금한 부분입니다. 어찌되었든, 하루키의 신작이라는 그 자체로도 충분한 의미가 될 수 있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무라카미상은 어느덧 60세가 되었습니다. 2. 「1Q84」의 의미는? 먼저, 이번 신작의 경우 전 장편소설인 「해변의 카프카」출간전 독자들의 궁금증을 게시판을 통해 풀어주어, 괜찮은 반응을 얻었던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당시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전 정보를 .. 더보기
[전주] 09년 JIFF와 함께한 카페 GROOVE 실험적인 독립영화가 많이 포진하고 있어, , 숏숏숏 중 같은 뜻밖의 오감만족영화를 발견하는 즐거움이 전주영화제의 큰 매력이죠. 그리고 또 하나 들 수 있는 것이 '여유'가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여느 영화제 처럼 상영관들이 멀리 떨어져있지 않아 상영 사이사이 짬을 내어 커피향을 맡는다던지 그냥 햇살을 좀 쐬던지, 영화의 거리 곳곳 마트 앞 파라솔에서 맥주 한 캔을 마셔도 좋겠죠. 많이 느꼈던 여유 中 최고는 카페 그루브 CAFE GROOVE 였답니다. 영화제 기간에 맞추어 오픈을 하셨다는 두 분 -나중에 알았지만 남매 사이라더군요-이 커피 원두를 갈아 에스프레소를 내리는 모습과 그 향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카페의 필수조건인 아기자기하고 엔틱한 소품들이 어지럽지 않고 여유있게 자리잡고 있는 것이 담백한 .. 더보기
정다방 ; 이방인 #1. 역으로 열차가 들어오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끼-익하고 힘겹게 들어오는 소리가 옆에서 자고 있는 혜숙이년 이빨 가는 소리 같아 영 달갑지 않다. 용산에서 출발하여 3시간을 달려 도착하는 고속열차는 이곳에서 하루 20번 들고 난다. 매일 나를 깨우는 열차는 아침 7시에 사람들을 태워 내달린 녀석이다. 이른 아침 첫 기차로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궁금하여 2층 창가에 턱을 괴고 쳐다 보는 것이 하루 일과가 된 것도 벌써 1년째다. 무거운 상체를 들고, 눈을 수차례 비비적 거리고 내 이부자리를 침범한 혜숙이년 하얀 허벅지를 제자리로 돌려 놓은 뒤에야 이불 속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혜숙이년은 내가 자려고 누운 새벽 3시에서 1시간이 더 지난 뒤에야 술에 가득 취해 내 옆으로 파고 들었.. 더보기
부산_출장의 달인 팀 전체가 움직이는 출장 일정 몇 개의 코스 중. 너무나 당연하게 부산-통영 코스를 자원했다. 다소 피곤한 코스에 하루를 온전히 쏟아 부은 난. 토요코인에서의 두번째 편안한 밤을 보냈고. 눈을 뜬 토요일 아침 7시 부산역 광장의 모습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나에게 크나큰 기쁨을 주었다. G2 / 45mm Planar *T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