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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라디오 5탄이 어제 도쿄 FM을 통해 방송되었습니다. 지난 2월 4탄 방송이 후 다시 2개월만에 무라카미 DJ가 돌아왔습니다. 이번엔 꽤나 재밌는 소식도 가지고 왔네요. '무라카미 JAM'이라는 타이틀의 재즈밴드가 탄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D 하루키가 연주를 할지, 스윙을 할지, 노래를 할지 또는 소설을 낭독할지 모르겠지만, 기대가 됩니다. 거두절미하고 무라카미 5탄 선곡 리스트와 하루키의 주요 코멘트를 보시죠. 

 

https://www.tfm.co.jp/murakamiradio/


1. Madison Time  - Donald Fagen with Jeff Young & the Youngesters (무라카미 라디오 공식 오프닝송입니다. :D)


안녕하세요. 무라카미 하루키입니다. 벌써 봄이군요. 저도 얼마전에 자동차 스노우 타이어를 가벼운 일반 타이어로 바꿨답니다. 그래서 오늘은 무심코 몸이 움직여져 버리는 네코상도 같이 춤추고 싶어지는 신나는 곡을 선택했습니다. 무라카미 라디오 오늘의 타이틀은 '사랑의 롤러코스터'입니다.
저도 학창 시절 춤을 꽤 좋아하고 디스코텍 같은 곳에서 춤도 췄지만, 가정을 가지고 일을 하게 되면서 부터는 유흥 같은 것에서는 완전히 멀어져 버리게 되었답니다. 이제와서 라는 느낌도 있지만, 그래도 멋진 리듬을 타며 몸을 흔드는 것은 지금도 좋아합니다. 춤 추고 싶으신 분들은 라디오 앞에서 맘껏 추시면 됩니다. 다만 운전 중이신 분은 악셀을 너무 세게 밟지 않도록 주의 해주세요. 위험하니까요.

2. Love Rollercoaster - Robert Randolph & The Family Band 


오하이오 플레이어스가 1975년 히트 시킨 <사랑의 롤러코스터>를 Robert Randolph & The Family Band가 커버하고 있습니다. 좋은 분위기의 노래죠. 저는 레드 핫 칠리페퍼스의 커버곡으로 곧잘 듣곤 했습니다만, 렛치리는 뒤에 다른 곡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오늘은 그에 비할 수 있는 로버트 랜돌프 밴드의 연주로 들어보시죠. 중간에 나오는 랜달프의 페달 기타 리프가 훌륭합니다. 렛치리의 이곡의 비디오판 애미메이션은 유튜브에서 보실 수 있는데요. 이게 또 꼭 봐야한답니다. 안 보시면 인생에서 크나큰 손해라고 자신합니다. 

3. It's A Shame - Paul Jackson Jr.


이 곡의 반전은 스티비 원더가 작곡한 노래라는 것입니다. 스피너스를 위해 의뢰받아 만든 곡 같습니다만, 아마도 본인은 노래를 직접 부르진 않았을 것 같네요. 전 폴 잭슨 주니어의 연주를 좀 더 애청하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스피너스 버전도 버리지 못 할 만큼 훌륭하여, 특별히 PD에게 부탁해 두 앨범 자켓 모두 올려두었습니다. 자유로운 연애를 즐기는 여자에게 휘둘리고 결국 중얼중얼 푸념하는 한심한 남자의 노래랍니다. 전 항상 달리기를 하면서 iPod를 듣고 있습니다만, 이 곡이 걸려버리면 자연스럽게 몸이 춤을 추게 됩니다. 달리는 것은 원칙적으로 4비트 인데, 이 곡이 걸리면 8-16비트가 되어버려서, 음 주행법이 조금은 까다로워지게 되죠. 

4. Aeroplane - Red Hot Chili Peppers


다음은 레드 핫 칠리 페퍼스가 부르는 Aeroplane입니다. 전 이 노래를 꽤 좋아합니다. 비행기를 타면 저절로 따라서 흥얼거리죠. 이런 가사인데요. 번역해 봤습니다. 
"난 고통으로 못 박힌 쾌락을 좋아해요. 음악은 나의 비행기에요. 그것은 나의 비행기. 노래하는 새, 새콤달콤한 제인 같은. 음악은 나의 비행기에요. 그것은 나의 비행기. 고통으로 못 박힌 쾌락. 이놈의 개자식은 언제나 고통으로 못박혀 있어요." 
얼터니브락 밴드의 가사는 REM을 비롯해 뭐랄까 상징적으로 좀 모호한 내용의 가사가 많은 편인데, 이 노래는 "음악은 내 비행기야."라는 반복되는 부분이 꽤 마음에 드는 곡입니다.

5.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 - Pitingo


다음은 플라멩고로 이동해보겠습니다. 스페인의 남성 가수 피팅고가 로버타 플랙의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을 커버했습니다. 플라멩고 춤을 추실 수 있으신가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는 물론 출 수 없습니다. 참 근사한 춤인데 말이에요. 스페인 여행 중에 호텔 TV에서 이곡의 비디오 클립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날 바로 레코드샵으로 가서 CD와 붙어있던 DVD를 샀죠. 춤과 기타 영상이 엄청나게 근사하답니다. 라디오에서 보여드릴 수 없는 것이 유감일 뿐입니다.

6. I Want Your Love  - Chic Feat. Lady Gaga


칙이 1978년 히트 시킨 친숙한 곡이죠 <I Want Your Love>를 셀프 커버한 곡입니다만, 리드 싱어가 레이디 가가라는 화려한 피쳐링 조합입니다. 문득 생각해보면 처음 이 곡이 히트한 것이 40년전 일이네요. 시간이 정말 빠름을 새삼 느낍니다. 그런데 세련된 리듬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듣고 있으면 몸이 뭔가 근질근질 움직여져 버립니다. 베이스 버나드 에드워즈는 불행히도 사망했지만, 나일 로저스는 건재하고 이 곡에서도 프로듀서, 기타, 보컬을 담당하고 있답니다.

7. Disco Yes - Tom Misch


톰미쉬는 23세의 젊은 영국인 싱어가 옛 디스코풍으로 음악을 준비해봤습니다라는 곡입니다. 제목도 <Disco Yes>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 것 같은 그리움을 느끼게 하는데요..어떻습니까. 왠지 그리운 기분이죠. 그런데 지금의 젊은 사람들에게는 옛 디스코 사운드가 태어나기 전의 일이기 때문에, 무조건 신선하게 들리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런 향수와 신선함의 조합이 귀에 기분 좋게 들립니다. 이것이 역시 춤을 추고 싶어지게 만드네요. 디스코 예스!

8. Bee Gees Tribute Jive Talking, Too Much Heaven, How Deep Is Your Love, Stayin 'Alive - 'N SYNC


원조 디스코 밴드 비지스의 여러 히트곡을 엔싱크가 커버한 곡입니다. 엔싱크는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제작한 아이돌 밴드지만, 의외로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노래도 꽤 잘하네요. 비지스는 대단히 옛날일이지만, 저는 비지스의 히트곡인 <NewYork mining disaster>과 같은 제목으로 <뉴욕 탄광의 비극>이라는 단편 소설을 쓴 적이 있답니다. 한 잡지의 의뢰로 쓴 것이지만, 원고를 준 뒤 게재를 거절 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담당 편집자에 의하면, 비지스는 지금 전혀 세련된 음악이 아니라는 이유였어요. 당시 디스코 열풍도 완전히 식어있었고 비지스도 역시 다른 신진 밴드들에 의해 뒤로 물러가는 때였죠. 비지스가 세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제목을 빌린 제 소설도 각하 되었던 것이죠. 저도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고, 비지스도 왠지 안쓰러웠답니다. 그 소설을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거든요. 결국 그 이후, "역시 게재 해주세요. 죄송했습니다."라고 다시 편집자가 얘기했고 무사히 게재될 수 있었답니다. 이 소설은 나중에 영어로 번역되어 잡지 뉴요커에도 게재되었죠. 뉴요커는 비지스에 대해서 크게 얘기하지 않아 좋았습니다. 

9. Sexy - The Black Eyed Peas


블랙아이드피스와 세르지오 멘데스가 피아노로 협연한 <Sexy>라는 곡입니다. 2003년에 발표된 앨범 <Elephunk> 삽입된 곡입니다. 원곡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How Insensitive>라는 곡이죠. 보사보나와 랩을 믹스한 사운드가 상당히 신선하고 온 몸의 신경을 건드립니다. 보사노바 춤 역시 실제로 추는 것은 상당히 어렵죠. 삼바는 대칭형의 리듬이지만, 보사노바는 비대칭계의 리듬이라 듣기에는 편하지만 실제로 몸을 움직이며 듣기에는 삼바 만큼 쉽지 않답니다.
오늘은 한 가지 새로운 소식이 있습니다. 무라카미 라디오의 애청자의 의견 중에 공개 녹음을 꼭 해달라는 내용이 있었는데요. 이런 저런 생각 끝에 무라카미 라디오의 재즈 라이브를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재즈 뮤지션이 모이는 꽤 친밀한 그런 라이브를 하고 싶습니다. 타이틀은 '무라카미 JAM'입니다. 재즈 피아니스트 오오니시 준코를 중심으로 하는 밴드가 될 것 같습니다. 스페셜 게스트로 색소폰 연주자이신 와타나베 사다오씨도 등장합니다. 이외에도 꽤나 대단한 멤버가 모여주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 무라카미 하루키도 참여합니다. 제 작품의 낭독이 될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모두 분위기가 고조되어 있습니다. '무라카미 JAM'의 자세한 소식은 홈페이지에서 보시길 바라겠습니다.

10. Elm - Richard Beirach 


오늘은 음악이 꽤 분주하게 흘러갔기 때문에, 마지막은 조금 촉촉하게 조용한 노래를 골라봤습니다. 재즈 피아니스트 리치 바이라크가 연주하는 느릅나무라는 뜻인 <Elm> 자작곡입니다. 아름다운 곡입니다. 리치 바이라크는 스탄 겟츠 밴드의 일원으로 일본에 왔을 때, 공연을 본 적이 있습니다. 1972년 정도 였을 겁니다. 데이브 홀랜드의 베이스, 잭 디 지오 네트의 드럼으로 날카로운 리듬 섹션이었답니다. 
오늘의 마지막 멘트 입니다. 록시의 멤버이기도 한 영국 뮤지션 브라이언 이노는 벨벳 언더그라운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그들의 음반은 그렇게 많이 팔리진 않았지만, 그 음반을 구입한 사람들 모두가 밴드를 시작했다."
모두가 밴드를 시작했다라는 것은 상당히 과장된 말일 수 있지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알 수 있습니다. 벨벳 언더 그라운드의 음악은 일반적이진 않지만, 창작욕을 북돋우는 특별한 전염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겠지요. 정말 그렇습니다. 음악의 세계나 소설의 세계에서나 그런 것이 필요합니다. "좋아! 나도 해보자!"라는 자극 같은 것들 말이에요. 
제가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에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라는 소설을 쓰고 데뷔를 했을 때, 주위 사람들로 부터 "저런 소설이 좋은 소설이면 저도 쓸 수 있어요."라고들 얘기했습니다. 그 때는 그다지 좋게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제 소설을 읽거나 듣거나 한 사람들에게 "좋아. 이 정도라면 나도!"라고 생각하게끔 했다는 것은 어쩌면 꽤 의미있는 일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하나의 작은 성과이었는지도 모르겠다라고 지금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보니 40년 전 5월에 문예지의 신인상을 받고 소설가로 데뷔했네요. '축하합니다..'라는 말을 듣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꽤 오래 하고 있네요.  

 

*마지막 하루키의 멘트가 참 좋네요. 데뷔 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발표할 때, 문단에서 '누구나 쓸 수 있는 소설'이라는 비평을 많이 받았는데, 그 말을 거꾸로 정말 누구나에게 "나도 소설을 써볼까?"라는 마음을 먹게 했다면 그 만큼 멋진 일이 어딨냐라는 하루키식 정면 승부 농담이었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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