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엘 9번째 다녀왔다.
그중 6번이 일로 다녀온거지만,
언제나 부산행은 들뜬다.
출장 일정이 월요일 9시부터여서,
부득이 일요일 부산행 KTX를 탔고.
편집장 같은 복장에 카메라를 들었다.
회사 지하 사진관 형님이 일러준
남부민동엘 갈 생각이었고.
무작정 걸을 생각이었다.
남부민동은 곧 국민임대주택이 들어서고
시내까지 실어주는 143번 버스가 다니며,
여느 달동네와 같이 골목골목 개똥냄새가 났다.
유독,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많았고
화려했던 2,30대를 뒤로한 여성들이
모여있는 '장미장'이 달동네를 에워싸고 있었다.
동네입구 은혜슈퍼 할머님은 전국노래자랑을
보시느라 내가 들어온 줄도 모르셨고
모퉁이 쌀가게 아주머니도 전국노래자랑을 보고 계셨다.
버스 종점 밑길에 있는 천마교회에선
하릴없는 주민들이 우루루 쏟아져 나왔고
천호장 굴뚝에선 물 뎁힌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난, 만족할 만한 사진을 얻을 수
없단걸 직감적으로 알면서도
연신 셔터를 눌러댔고,
새로 마련한 헤드폰에선
유자차와 보편적인 노래가 리핏되며
발걸음과 풍경들을 더욱 아릿하게 해주었다.
남부민동에서 다시 부산역까지 걸었고.
매번 가는 해운대는 피하려 했지만.
돼지 국밥 생각에 아니 갈 수 없었다.
그 후엔, 미포엘 갔고 광안리로 넘어갔다.
광안리에서 남은 필름을 소진하고,
야경을 보며 카페라떼를 마시는데,
개똥이 섞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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