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가 라디오 DJ로 변신한 사건(?)이 1년 넘게 이어 오고 있습니다. 약 2개월마다 1회씩하는 패턴으로 9회까지 진행되었는데요. 7,8회는 '무라카미 잼'이라는 타이틀로 관객들을 초청해 일본의 유명한 아티스트들의 연주와 하루키의 진행을 곁들인 공개방송을 하기도 했답니다. 이번에 소개할 방송은 최근 12월 15일에 진행된 무라카미 라디오 10탄 "겨울날 난로의 무라카미 송" 입니다. 하루키의 레코드 콜렉션에서 비교적 최근에 수집한 레코드 위주로 선곡했다고 합니다. :D 이번 무라카미 라디오에는 청취자의 질문을 받아 답변해주는 코너도 같이 중간중간 진행됩니다. 얼마전에 세상을 떠난 하루키의 또 다른 동반자였던 일러스트레이터 와다마코토씨에 대한 얘기도 있답니다.
DJ: 안녕하세요. 무라카미 하루키입니다. 올해도 이렇게 지나가려나 봅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가지고 있는 레코드 중에 비교적 좋아하는 레코드들입니다라고는 하지만, 저는 신보 보다는 오래된 아날로그 레코드 위주로 구입을 하다보니, 새로운 음악은 많이 듣지 못하고 있는게 사실이랍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뭐랄까 너무 오래된 음악만 듣는 다면 진보가 없다고 할까요. 하지만 또 이 나이까지 와서 앞으로 나가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기도 합니다. 네 일단 들어보시죠.
1. Moonlight Motel - Bruce Springsteen
DJ: 첫 곡은 올해 출시된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앨범 <Western Stars> 중의 한 곡입니다. 이 앨범은 뭐랄까요 화려함은 없지만 차분하게 꽤나 마음에 스며드는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마지막 트랙 <Moonlight Motel>이 꽤나 아름다운 곡으로 개인적으로 이곡이 마음에 든답니다.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어느 무인 모텔. 손님도 거의 없습니다. 수영장은 말라 곳곳에 균열이 가있고 룸은 진부하기만 합니다. 주인공은 그곳에서 유부녀와 밀회의 시간을 갖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분명히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사랑일 겁니다. 하지만 그는 그곳으로 차를 운전합니다. 가사가 매우 감각적입니다. "너의 립스틱의 맛, 네가 귀에 속삭이던 비밀. 난 그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지. 절반 남은 맥주. 내 귀에 걸리는 너의 한 숨. 문라잇 모텔."
2. Three Minutes To Hey, Girl - George Kerr
DJ: 다음 앨범은 <New Jersey 's Greatest Hits All Platinum 1971>라는 타이틀입니다. 이 레코드는 호놀룰루의 중고 레코드샵에서 찾아 냈답니다. 오래된 소울계 LP를 대방출하고 있었죠. 대부분은 원래 가격의 반값 이하였고, 상태도 괜찮았기 때문에 한 20개 정도를 한꺼번에 구입해왔답니다. 가지고 돌아오는 것이 꽤나 무거웠지만, 뭐 어쩔 수 있겠습니까. 뉴저지의 그레이티스트 히트라고는 타이틀로 했지만, 사실은 뉴저지 근처의 작은 마을의 젊은 흑인 로컬 뮤지션들의 곡을 모은 것으로 레코드 회사도 지역의 마이너 레이블이랍니다. 하지만 이 앨범의 The Moments의 <LOVE ON A TWO-WAY STREET>라는 곡 처럼 전국적으로 히트한 곡도 포함되어 있어 마냥 무시할 수 만은 없습니다. 15달러에 구입했지만 꽤 가치가 있습니다.
이 앨범 중에 오늘 들려드릴 곡은, George Kerr의 <Three Minutes To Hey, Girl>이라는 곡이지만, 사실 캐롤킹과 제리 고핀의 <Hey Girl>에 본인의 대사를 붙인 곡이랍니다. 떠나 가려는 여자를 향해, 제발 가지마, 3분이라도 시간을 달라는 애절한 남자의 노래인데요. 같은 말로 계속 설득하면서 처절한 진심이 느껴지는 꽤 리얼한 아날로그 감성의 곡입니다.
이 앨범은 꽤 희귀한 레코드라 15달러를 주고 샀답니다. 이런 로컬 레코드 레이블을 찾는 것은 꽤 어려운 일입니다. 이 레코드를 구입한 호놀룰루의 샵은 제가 항상 들르는 곳이라, 주인이 저를 알고 있는데요. 처음에는 저를 보고는 "당신은 일본의 유명한...요리사이죠?" 라고 했었죠. 아니라고 말하면 "아, 그럼 연예인이겠죠?"라고 했답니다. 최근에 와서야 겨우 작가가 직업이라는 것을 알게 됐답니다.
DJ: 다음 곡을 듣기 전에, 무라카미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 코너를 하려고 합니다. 약 천 건 정도 질문이 들어왔는데요. 최대한 많이 소개해드리고 답변을 해보겠습니다. 먼저 30대 여성, 미용사인 이마씨의 질무입니다.
Q: 하루키씨는 해외에서 머리를 잘라 본 적 있으신가요? 해외에서의 미용실 에피소드를 들려주세요. (30대 여성, 미용사)
하루키: 좋아요. 해외에서 머리를 자르는 것은 항상 고생입니다. 예를들어, 런던의 세인트 존스 우드라는 곳에서 지낼 때였습니다. <댄스댄스댄스>라는 소설을 쓰고 있었을 때였죠. 지하철 역 근처의 이발소에 갔는데, 이발사가 "오! 오늘은 정말 운이 좋은 날이네요. 저는 일본인의 머리를 잘라주는 것을 무엇보다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답니다. 맡겨주세요. 멋진 헤어 스타일을 만들어줄게요."라고 했죠. 저는 정말일까. 걱정을 하며 일단 맡겼는데요. 아니나다를까, 정말 끔찍한 정도까지는 아닐 정도의 심각한 헤어스타일이 되어버렸죠. 그래서 한 1주일 동안은 거의 침울하게 지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청취자분들도 세인트 존스 우드역의 이발소에 가시게 되면 주의해주세요.
Q: 라디오 방송을 계속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딸은 어릴 때 부터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답니다. 지금 고등학생인데, 무라카미씨를 비롯한 좋아하는 작가들을 많이 배출한 와세다 대학을 목표로 공부중이랍니다. 그래서 무라카미씨가 대학의 공부에서 도움이 된 것이라던지, 즐거웠던 것 혹은 모교에 대한 애착 같은 것이 있으면 듣고 싶습니다. (40대 여성, 직장인)
하루키: 저는 와세다 대학 문학부에 7년을 다녔습니다. 당시 와세다 문학부에는 역시 작가 지망생이 바글바글했죠. 저는 사실 문학쪽 보다는 영화와 연극쪽에 더 관심이 있었답니다. 소설 보다는 오히려 그쪽이었죠. 대학의 같은 클래스에 아시하라 스나오씨가 있었어요. 그는 <청춘 덴데케 데케데케>라는 작품으로 나오키상을 받았죠. 덧붙이자면 저는 아쿠타카와도 나오키상도 받지 못했답니다. 멋진 일이죠. 그렇게 멋진일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만 (웃음)
Q: 저는 음식을 매우 좋아해서, 저녁은 천천히 남편과 즐기고 싶은데요. 남편은 식사를 천천히 즐기지 못하고, '맛있다'라는 말을 하는 것을 싫어한답니다. 왜일까요? (40대 여성, 작가)
하루키: 음, 저도 사실은 식사 속도가 꽤 빠른 편에 속한답니다. 참을성이 없는 것일까, 식사가 순식간에 끝나버리죠. 이탈리아 투스카니에서 식사를 한 적이 있는데, 식사만 4시간 가까이 걸렸답니다. 밤 8시경에 먹기 시작하여 거의 자정이 다 되었죠. 식사 마지막 즈음에 저는 거의 식탁에 엎드려 있었을 겁니다. 그런 상태에서 호스트가 저에게 "무라카미씨 식후 술은 뭘로 하실래요?"라고 물어봐서 많이 괴로웠었답니다. 4시간은 아무래도 너무 긴 시간이었어요.
Q: 지역 신문 기자를 하고 있습니다. 지역 신문은 아무래도 지역의 사건을 많이 기사화한답니다. 예를들어 <A 초등학교 학생들의 벼베기 체험>이라던가, <B 지역의 향토사를 어떤 자산가가 자비를 들여 출판> 같은 비교적 사소한 이야기들도 매일 싣고 있죠. 무라카미씨라면 이런 지역의 화제로서 어떤 토픽이라면 관심을 가지고 읽어 보실 것 같으신가요? (30대 남성, 신문기자)
하루키: 제가 좋아하는 지역 신문 기사는 평범한 사람들이 겪은 이상한 일들이랍니다. 예를 들어, <들판에 있던 우물에 빠져 사흘 동안 바닥에 보냈다>라던지, <농사를 하던 중에 벼락을 맞았는데 다행히 무사했고, 오히려 덕분에 신경통이 치료되었다>라는 식으로 말이죠. 그런 사람들의 전체 체험담을 차분히 읽고 싶네요. 그런 로컬 스토리는 좀 처럼 전국 신문에 실리지 않죠.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으면 꼭 알려주세요.
3. 君恋し - ジミー入枝
DJ: 다음곡은 가고시마 로컬 밴드의 음악으로 갑니다. 이 레코드는 교토의 중고 레코드샵에서 200엔 균일 코너에서 찾아낸 것인데요. CD의 타이틀은 '두왑 쇼와가요'입니다. CD의 해설에 따르면, 1988년 부터 가고시마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저씨 밴드라고 합니다. 오늘은 <동경의 하와이 항로>로 갈까, <그대 그리워>로 갈까 상당히 고민 했습니다만, 결국 이번 곡 <그대 그리워>로 결정했습니다. 프랭크 나가이씨의 1961년 히트곡이랍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꿈길, 사랑스런 너의 사랑>이라는 관서 지역 만담 콤비가 있었는데, 생각해보면 꽤 대담한 네이밍이었네요. 중고 레코드샵의 CD코너에는 가끔 이렇게 굉장히 재미있는 물품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100엔 이나 200엔 코너는 골판지 상자에 가득 아무렇게나 담겨있죠. 괜찮은 물건을 찾는데 1시간 정도 걸리긴합니다만, 뭐 한가하니까 시간은 구애받지 않습니다.(웃음)
Q: 무라카미씨가 예전에 어느 글에선가, 여자를 잘 다루기 위해서는 칭찬하고, 맛있는 것을 먹고, 차분히 듣는 이 3가지 밖에 없다고 하셨던 것 같습니다. 저는 특히 누군가를 칭찬하는 것에 서투르답니다. 특히 좋아하는 여자와 함께라면 긴장하고 머리 속이 하얗게 되어 칭찬을 여유가 사라져 버린답니다. 사람을 잘 칭찬하는 요령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20대 남성, 직장인)
하루키: 칭찬을 하라는 것은 무엇이든 아무거나 마구잡이로 하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그렇게 해버리면 오히려 상대가 경계하기 마련이죠. 누군가를 능숙하게 칭찬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을 일단 잘 관찰해야합니다. 우선 거기 부터 시작해보세요. 자신을 표현하고 알리려고 노력하기전에 먼저 상대방을 잘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어떤 사람에게도 긴요한 칭찬의 포인트가 반드시 보이게 되어 있습니다. 일단 그 선에서 노력해보세요.
Q: 아내가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아 곤란합니다. 항상 쓰레기통 옆에 쓰레기를 두곤합니다. 몇 번이나 주의를 주었는데도 전혀 들어주지 않습니다. 아내는 그냥 포기하라고 얘기하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쩌면 좋을까요? (30대 남성, 마사지 지압사)
하루키: 특이한 아내 분이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뭐 그 정도라면 좋다고도 할 수 있죠. 누구에게나 단점은 있습니다. 주변에 공원에서 불을 돌리거나 고양이에게 에어건을 쏘는 사람이 있는 거에 비하면 낫다고 볼 수 도 있죠. 그래서 제 의견은 포기하자는 것입니다. 당신이 아내 대신 쓰레기를 휴지통에 넣어주면 좋지 않을까요? 이 세상에서는 몰라도 죽고 난 뒤에 뭔가 보상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신으로 부터 사후 세계에서 맥주 시음권을 받는다던가 말이죠. 일단 포기하고 내세의 선물을 기대해 봅시다.
Q: 아침 저녁으로는 완전히 추워졌습니다. 나베 야키 우동이 맛있는 계절이 되었네요. 무라카미씨는 인생 마지막 식사로 나베 야키 우동이 좋다고 하셨는데요. 지금도 여전히 인생 마지막 식사는 나베 야키 우동인가요? (40대 남성, 직장인)
하루키: 네, 지금도 역시 인생 마지막 식사는 나베 야키 우동입니다. 현란하지 않아 무라카미답게 겸손하게 즐기기 좋다고 생각합니다. 한가지 조건이 있다면 새우 튀김은 냉동은 아니고 생새우로 했으면 합니다. 여하튼 인생 마지막 식사인데 그 정도의 사치는 허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 De-Twah (Detroit) - Keith Loving and the Family
DJ: 이 번에 들으실 레코드는 제가 직접 구입한 것은 아니고 선물 받은 겁니다. 뉴욕에 갔을 때, 케네디 공항에서 맨하튼 미드타운에 위치한 호텔까지 리무진 서비스를 받았었는데요. 보통은 리무진 따위 이용하지 않지만, 출판사의 초대로간 행사여서 리무진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었답니다. 도로가 많이 혼잡했고, 시간을 때우기 위해 흑인 운전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답니다. 운전사가 일본을 몇 차례 왔다고 얘기했고, 제가 왜라고 묻자. 그 운전사는 재즈 기타리스트로서 일본에 여러 밴드의 객원 연주자로 왔던 겁니다. "길 에반스 밴드로도 갔고, 로버타 플렉의 밴드로도 갔고, 그레고리 하인즈 밴드로로 갔었네요." 저는 놀라서 당시의 일본 공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고조 되었죠. 지금 들으실 바로 리무진 운전사인 Keith Loving은 로버타 플렉의 <Feel Like Makin 'Love> 곡에도 백으로 연주를 했습니다. 지금도 아들과 밴드를 하고 있고, 현역으로 활동 중이지만, 뮤지션으로는 충분하지 않기때문에 아르바이트로 리무진 운전을 하고 있던 겁니다. 호텔에 도착하자 그는 자신의 새 CD를 선물해 줬답니다. 물론, 그 정도를 상회하는 수준의 팁을 주긴 했지만요. CD 중에 한 곡을 들어보죠. 기타 리프가 꽤나 귀에 들어오는 멋진 연주곡입니다.
5. 雨に消えた想い - 鹿内タカシ
DJ: 다음곡은 최근 약간의 사정이 생겨서, 한쪽의 레코드 컬렉션을 맡게되었는데, 그 중 한 장을 소개하려 합니다. 오래된 LP여서 CD로는 발매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레코드 타이틀은 "시카나이 타카시의 모던 포크 노래"입니다. 1965년 킹레코드 발매입니다. 시카나이 타카시씨는 원래 록커였지만, 이 당시에는 포크송을 노래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곡의 제목은 <비에 사라진 마음>인데요. 원제는 <What Have They Done To The Rain>으로 방사능에 오염된 비로 인해 아이들은 사라지고 풀은 마르고 방사능 비만이 절망의 눈물 처럼 내리고 있다라는 핵실험에 반대하는 노래랍니다. 미국의 포크송 가수 존 바에즈가 노래한 곡입니다. 내용은 너무 비참하지만 멜로디가 매우 아름답습니다.
Q: 16년째 함께 살고 있는 아내가 있습니다만, 며칠 째 말을 안하고 갑자기 이메일로 "내것은 내가 버릴게요. 당신과 이제 더 함께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그만 이별하자는 의미이겠죠? 정말 난처한 상황입니다. (50대 남성, 학원 강사)
하루키: 안타깝지만, 이별을 말하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아무말 없이 그냥 사라진 것이 아니고, 그런 메세지를 일부러 당신에게 보냈다는 것은 아직은 다소의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뭐든 좋으니까 자세를 낮춰서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이런저런 말을 섞지 말고 오로지 정성을 담아 사과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말로 할 수 있는 한계까지 닿아 사과를 해야합니다. 이것 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인생아닐까요. 기합을 넣어 노력해주세요.
Q: 무라카미씨는 하루만 고양이가 될 수 있다면, 어떤 고양이가 되어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저는 큰 검은 고양이가 되어 숲을 이리저리 다니고 싶어요. (50대 여성)
하루키: 저는 고양이가 되면 꼬리를 사용하여 이것 저것 실컷 나쁜 일을 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꼬리가 없기 때문에 꼬리의 장점을 즐기고 싶습니다. 어떤 나쁜 일을 할지는 고양이가 되었을 때 고민해 볼 즐거움으로 남겨두고 싶습니다.
Q: 올 한해 가고 있습니다. 2019년의 추억 1위를 말해주세요. (40대 남성, 직장인)
하루키: 음, 그건 라디오에서 말할 수 없습니다. 말하면 큰일 납니다. 세상이 뒤집어 질 정도로요. 하지만 두 번째로 좋은 것은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최연소 간판타자인 19세 무라카미 무네타카군이 활약한 것입니다. 팀은 불행히도 최저의 실적이었지만요. 그는 훌륭했어요. 19세인데 이상하게 품격이 느껴집니다. 다가 올 시즌이 기대됩니다.
Q: 최근 와다 마코토씨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안자이 미즈마루씨에 이어 무라카미씨 작품에 빠뜨릴 수 없는 일러스트레이터였는데, 하늘의 부름을 받아 팬인 저도 외로운 기분입니다. 와다씨와 안자이씨와의 특별한 기억을 들려주세요. (50대 남성, 직장인)
하루키: 와다씨도 안자이씨도 너무 좋아하던 분들이랍니다. 함께 일을 하던 분들이라 두 사람이 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은 정말 저로서는 침통한 기분입니다. 우리 세 명은 모두 아오야마 근처에 살거나 사무소가 있거나 했기 때문에, 꽤 동네에서 자주 얼굴을 마주했답니다. 와다씨의 경우 본인의 귀중한 영화들을 16미리 필름으로 보여주기도 했죠. 정말이지 영화와 재즈를 사랑하는 분이었어요. 그런 이야기들을 하고 있노라면 마냥 행복해 하던 사람이었죠. 미즈마루씨는 예쁜 젊은 여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어요. 항상 "사실 그녀는 무라카미씨 팬이야. 다음에 소개해줄게."라고 했지만, 한 번도 소개를 받아 본 적은 없습니다. 그녀에게 줄 책에 제 사인을 해줬을 뿐이었죠. (웃음) 미즈마루씨는 또 은근히 고양이를 무서워해서 제가 복수를 하기 위해 저희집에 같이 살던 암컷 고양이로 하여금 놀래킨 적이 있습니다. 이런 흐뭇한 기억이 남아 있네요.
6. People Give In - MANIC STREET PREACHERS
DJ: 신보라고하기에는 조금 시간이 지났을지 모르지만, MANIC STREET PREACHERS의 비교적 최근 앨범 <RESISTANCE IS FUTILE> 중 한 곡입니다. 저항은 무의미하다라는 의미네요. 무엇에 대한 저항인지는 불명확합니다. 이 앨범의 첫번째 트랙 <People Give In>라는 곡을 좋아해서 달리면서 곧 잘 듣고 있답니다. 대외적으로는 히트를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제 개인적으로 보면 꽤나 히트 중입니다. 가사가 좋습니다. 전체적으로 무거운 가사이지만, 듣고 있으면 뭐랄까요 왠지 용기가 생기는 기분이 듭니다.
7. Libera Me - Yaron Herman
DJ: 마지막 곡입니다. 이 CD도 선물 받은 건데요. 이스라엘에 있는 지인으로 부터 받았답니다. 이스라엘의 재즈 피아니스트인 Yaron Herman이 연주하는 <Libera Me>인데요. 프랑스 작곡가인 가브리엘 포레의 레퀴엠 중 한 곡입니다. 의미는 "우리로 하여금 영원한 죽음에서 해방하소서"로 심금을 울리는 아름다운 음악입니다.
closing: 오늘 방송의 클로징은 엘튼 존의 노래에 가사를 써 온 버니 토핀의 말입니다. 그가 차안에서 <로켓 맨>의 가사 첫 부분을 생각할 때 였습니다. "어느 구절이 문득 떠올랐다. '그녀가 어젯밤에 내 비행을 위해 짐을 싸주었다. 비행 예정 시각은 9시' 나는 바로 차에서 뛰어내려 부모님의 집으로 들어가, '아무것도 말하지 말아주세요. 이걸 적어주세요'라고 외쳤어요." 이런 갑작스러운 영감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저는 거의 경험한 적이 없지만 말이에요. 그러고 보니 최근 영화 <로켓맨>을 봤답니다. 비행을 11시간이나 하는 중이었고, 다른 보고 싶은 영화도 없었답니다. 어땠나 생각해보면, 음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솔직히 특별하게 엘튼 존의 열렬한 팬은 아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죄송합니다. 올해는 이번 방송이 마지막 방송입니다. 하지만 내년에 다시 방송으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내년에 다시 만나뵙겠습니다.
*무라카미 라디오 10탄이었습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하루키가 이제 라디오 DJ를 마무리하고, 새 장편 소설에 들어갈 것 같다고 예견(?)했는데요. 보기 좋게 빗나갔네요. 일단 내년까지 계속 이어나갈 것 같습니다. 라디오 DJ를 하면서 장편 소설을 병행할지도 모르지만요. :D 무라카미 라디오 10탄의 전편인 9탄 "번역 가사 특집"은 다음 포스팅으로 소개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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