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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이탈리아 보타리 라트재단에서 수여하는 라트 그린잔 문학상의 2019년 역대 9번째 수상자로 하루키가 선정되면서,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수상식과 함께 하루키의 '동굴 속의 작은 모닥불'이라는 연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직전 포스팅으로도 전해드렸는데요. 이번 포스팅으로 소개해 드릴 이탈리아 유력 일간지 코리에레 델레 세라지와의 인터뷰는, 하루키가 토리노로 오기전 이메일로 진행된 인터뷰로 오랜만에 이탈리아를 방문하는 소감을 묻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인터뷰는 하루키와 하루키의 이탈리아 번역가를 통해 2차례 정도 메일로 진행되었고, 시기는 올 늦여름이라고 합니다. 메일 인터뷰인데, 2번 정도 서신이 왔다갔다 하면서, 직접 대면하고 한 인터뷰의 느낌이 나는 재미있는 인터뷰랍니다. 들어가보시죠. :D

 

원문클릭(www.corriere.it)

 

하루키 2019년 여름 이탈리아 코리에레 델레 세라지 인터뷰

 

Q: 이번에 오랜만에 이탈리아에 오시는데요. 어떠신가요?

로마에 있을 때, 매일 아침 티버강을 달렸어요. 종종 개들에게 쫓기기도 했죠. 그리고 와인을 사기 위해 토스카나까지 운전하는 것을 즐겼답니다. 이 시절 장편 <노르웨이의 숲>과 <댄스댄스댄스>를 썼고, 십여편의 단편도 썼죠.  

Q: 무라카미씨의 단편 <코끼리의 소멸>과 같은 많은 이야기들은 때론 현실과는 거리가 먼 다양한 이야기들이 등장합니다. 100%의 여자를 만나는 일이나, 쌍뚱이 여자매의 영혼이 서로 만나거나 혹은 사라집니다. 우리에게 실제로 100%의 완벽한 사람이 있을까요?

픽션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고 그점이 픽션을 특별하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근본적으로 소설에서 작가의 결정적인 역할은 가능한 범위에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해보이는 것을 독자들이 믿을 수 있는 방식으로 묘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00% 완벽한 여자가 있을까요? 100% 완벽하게 신이 존재하나요? 노래는요? 100% 진실이 있나요? 100% 완벽하게 조리된 파스타가 있을까요? 답은 항상 같습니다. 그것을 믿는 사람이나 꿈을 꾸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이 모든 것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아마도 소설은 이렇게 꿈을 꾸는 사람들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Q: 작품의 주인공에 본인을 얼마나 투영하시나요?

아마 종종 투영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주인공이 곧 내 자신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픽션으로서의 문학의 작동 방식은, 작가가 현실과 비현실의 사이의 격차를 쫓아가며, 같은 상황에 놓인 독자로 하여금 같은 질문에 대한 의미를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일겁니다.

Q: '자유'란 것은 때때로 우리 모두가 원하는 것으로 생각되어지지만, 끝까지 계속해서 '자유'만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 제가 <해변의 카프카>를 읽으면서 받은 인상이었는데요. 지금 시대는 다른 가치에 비해 '자유'가 그 호소력을 잃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지극히 일상적인 예를 들어볼게요. 전 수동 기어를 조작할 수 있는 자동차를 좋아합니다. 여가 시간에 항상 수동 변속기 자동차로 드라이브를 즐깁니다. 하지만, 지금 일본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의 90%는 모두 자동 변속기 차량이랍니다. 제가 이해하는 '자유'는 지금 그 의미를 다소간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은 그 자유가 '심플함', '쉬움', '편안함', '타인과의 동등함' 정도로 대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자유'가 좀 더 중요한 혹은 더 소원해진 측면이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보다 제가 두려운 것은 이렇게 진정한 '자유'의 의미가 다른 용이한 단어들로 대체된 상태임에도 사람들이 모두 이 상황이 바로 '자유'라고 확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 이탈리아에 자동변속 차량 비중이 몇 퍼센트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이탈리아에서 지내던 1980년대에는 적어도 90%는 수동 변속기 였을 겁니다.

Q: 증가했습니다. 스쿠터 조차도 오래된 년식이 아니면 모두 자동변속이랍니다.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자동변속기 조차도 유물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율주행차 때문에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음, 제 나이를 고려 할 때, 자율 주행차의 점유율에 대해 더는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웃음) 그래서 그것에 관해서는 더 생각하지 않고 싶네요. 저는 3일 후의 일 정도까지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제 한계라고 생각해요. 소설을 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현재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다음에 올 내용은 그 다음에 생각합니다. 

Q: 무라카미씨가 다른 인터뷰에서 돈이 행복을 살 수는 없지만, 약간의 자유는 준다라고 하신 걸 읽었는데요. 당신은 엄청나게 성공한 작가 중 한 사람입니다. 만약 무라카미씨가 자유를 얻기 위해 노력한 만큼의 돈이 없다면 어떨까요?

음, 어려운 질문입니다. 저는 항상 돈이 살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은 시간이라고 굳게 믿어 왔고, 그에 따라 평생을 살았답니다. 전 특별히 다른 원하는 것은 없었지만 항상 자유로워지기를 갈구 했습니다. 그것을 얻기 위해 스스로 많은 희생을 했고, 열심히 노력했고 그에 따른 결과라고 생각해요. 가끔 다른 삶을 살았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항상 작가로서 살아온 삶 말고는 더 깊게는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Q: 무라카미씨의 가장 큰 "만약에..?"는 무엇이었나요? "이런 일이 일어났으면" 이런 생각이 있으신가요?

소설을 쓰지 않게되면 어떻게 할지라는 가설은 항상 제 안에 자리 잡고 있답니다. 저는 작가가 될 생각이 없었지만, 29살 때 갑자기 소설을 쓸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답니다. 그렇게 그때까지의 생각을 깨뜨리고 소설을 썼고, 신인 문학상에 당선되어 출판까지 할 수 있게되었습니다. 저는 그런 어떤 사건에 의해 조금씩 작품 활동을 해 올 수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내 이야기가 더이상 독자들에게 읽히지 않으면 어떻게될까', '소설을 쓰지 않았으면 내 인생은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전 얘기한대로 이런 부분들에 더 깊게 생각은 할 수 없었지만, 생각해보면 그것도 그렇게 나쁘지 않을 것 같다라는 생각도 한답니다. 글을 써야 할 필요가 없거나 어떤 이유로 더이상 할 수 없다면, 다시 재즈바를 열어 손에 싱글 몰트 한 잔을 들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조용한 밤을 보내고 싶습니다.  

Q: 무라카미씨는 20대 대학생 시절에 부인과 함께 도쿄 근교에 재즈바를 운영하셨는데요. 그 시절에 기억나는 추억이 있다면요?

만약 신이 저에게 20대로 돌아가게 해주겠다라는 제안을 해 온다면 저는 "아니오. 괜찮습니다. 그 경험은 한 번으로도 만족합니다."라고 말할 겁니다. 물론 재즈바 운영이 즐거웠던 것은 맞지만, 그런 경험은 그때로 충분합니다. 그리고 그 당시의 기억은 가능한 적게 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답니다.  

Q: 그 당시의 일 중에 후회나 회한이 드는 일은 없으신가요?

음, 저도 믿기는 좀 힘들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단 한가지도 없답니다. 

Q: 최근에 존 치버의 단편집을 번역 출간하셨죠. 그 중 짧은 단편 <The Swimmer>는 미국의 성공적인 생활이 영원히 계속될 거라 믿는 중년 남자의 환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떻게 읽으셨나요?

존 치버 문학의 근간에는 '환멸'이 있다고 생각해요. 갑자기 지금까지의 탄탄한 인생을 통해 세워진 것들이 모두 환상일 뿐이라는 것을 발견합니다. 소설은 미국을 배경으로 미국의 역사 속의 중산층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이상하게도 이야기를 읽어 내려 갈 수록,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나 동양 사회에도 해당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매우 흥미롭죠.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끊임없이 따라가면서 처음에는 단조롭고 심플하게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예민하게 잘 다듬어진 소설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Q: 무라카미씨가 영향을 받은 작가들로 레이먼드 카버, 피츠제럴드도 있지만, 프란츠 카프카도 있습니다. 카프카의 작품을 통해 배운 것은 어떤 것이 있나요?

'소설을 마무리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농담입니다. (웃음) 카프카가 우리에게 남긴 가장 소중한 메세지는 '영혼의 미로 혹은 복잡성은 결코 해결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 과정에 있고 변주 위에 놓여 있다'라는 것입니다. 

Q: 무라카미씨의 장편 <해변의 카프카>에는 오이디푸스 신화가 등장하는데요. 소설을 통해 고전적인 혹은 현대적인 이야기의 전형을 차용하시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 여러 작가들은 과거의 작품들을 어떤 차별이나 편향성을 배제한다라는 가정하여, 인용하고 재해석하고 다시 쓰게 됩니다. 

항상 올바른 행동을 함으로써 소설을 쓸 수 없고, 올바른 이야기만 쓰는 것으로는 소설이 될 수 없다라는 것이 제가 가진 작가로서의 일관된 마음가짐입니다. 소설을 써 내려가거나, 잘못된 부분을 다시 쓰는 것은 분명히 다른 작품을 아예 배제하는 것과는 다른 형식일 것입니다. 소설은 부적절성과 모순 그리고 일정 부분의 '독'을 포함하여야 하고, 그 이야기가 그대로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정확하게 읽는 것입니다. 현재 일본의 경우 기존에는 사용할 수 없는 단어들과 표현들이 증가하고 있는데요. 이것은 일면 불가피한 부분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대중들이 그렇게 생겨난 말을 따르게 되면서, 그 말들이 그들을 압도합니다. 올바른 것은 항상 '올바른' 것이 아니며, 심지어 종종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한 가치 기준 마저 잃어버리게 됩니다.  

Q: 이번에 수상하게 되실 라트 그린잔 문학상의 무라카미씨 선정 이유를 보면, '소설 속 주인공은 현실과 비현실의 사이에서 일상이 잠시 멈춰진 채, 마법과 같은 혼돈의 사건에 연루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패러럴월드를 경험하는 것은 결코 현실을 도피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마음 깊은 곳에 감춰져 있는 무언가를 찾기 위한 의미있는 여정입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무라카미씨에게 '쓰기'란 무엇인가요?

의식의 깊은 곳으로 내려가,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가게되면 다른 사람의 영혼과 연결되게 됩니다. 어두운 곳이고, 매우 조용한 곳입니다. 언어, 인종, 종교의 차이는 거의 의미가 없습니다. 영혼은 본질적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물론 운도 조금은 따라야 할 것입니다. 제 소설이 다른 여러 나라의 독자들에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저의 즐거움의 원천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작가인 저의 식별의 힘이 작용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의식의 깊은 곳으로 가는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기술과 경험 그리고 용기가 필요합니다. 작가로서 의식의 영역에 다가가는 법을 배우기 위해 오랜 시간과 시행 착오가 필요했습니다.

Q: 그렇게 의식의 깊은 곳으로 들어가서 허구와 환상의 비현실 세계에 갇히지 않고 어떻게 다시 나올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물론, 일종의 예방책을 둡니다. 글을 쓸 때, 무의식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조건은 신화 속의 영웅의 모험담에 한합니다. 이야기를 시작한 지점으로 다시 들어가기 위해서는 결코 놓지지 않을 생명선을 만들어 둬야합니다. 또는 돌아오는 것이 실패하지 않기 위해, 의식의 영역 길목 길목에 확실한 마크를 남겨두어야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상식과 논리, 긍정적 의미의 견고하고 안정적인 무언가에 대한 믿을 항상 유지해야 합니다. 그런 방향 감각을 잃지 않으면 언제든지 이야기를 시작한 지점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습니다.

Q: 무라카미씨의 길을 잃지 않게 도와주는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는 무엇인가요?

완벽하게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는 닐 세다카나 리키 넬슨 같은 팝 음악입니다. 

Q: 무라카미씨는 음악 매니아이신데요.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우기도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피아노 연주하는 것을 좋아하시나요?

물론 음악은 저와 한 평생을 같이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저는 어린 시절 피아노에 앉아 1곡 이상을 연주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피아노 연주를 즐기지 못했고, 연습은 고문이나 마찬가지였답니다. 제 손가락을 억지로 겨우 겨우 움직였었죠. 전 뮤지션이 될만한 재능은 없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저는 쓰는 것이 훨씬 쉽습니다.

Q: 노래방에 가본 적이 있으신가요?

단 한 번도 가본적이 없어요.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Q: 기억에 남는 감동적인 콘서트가 있다면요?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뉘른베르크의 오페라 가수가 부른 바그너의 오페라 곡 '로엔그린' 이었어요. 테너 곡으로서 정말 엄청난 공연이었어요. 단 한 번이라도, 글렌 굴드의 연주를 직접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 합니다. 지금은 들을 수 없지만요.

Q: 무라카미씨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일이 있나요?

38년 동안 매년 마라톤을 뛰었답니다. 출판사에 넘겨야 할 기한을 어긴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채무도 일절 없고요. 그리고 같이 살았던 고양이 이름을 절대 잊어 버리지 않는답니다. (웃음)

Q: 고양이 이름을 잘 지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저는 종종 고양이게게 물고기 이름을 지어준답니다. 고양이는 물고기를 좋아하고 분명 기뻐할테죠. 예를 들어, 성게나 고등어 같은 이름 말이죠.

Q: 반려 동물로서 고양이를 선호하는 사람과 개를 선호하는 사람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물론 고양이 애호가이지만, 개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기본적으로 같은 마음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개를 반려동물로 좋아하는 느낌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것은 아마 독수리나 비단뱀을 애완동물로 키우는 느낌을 잘 모르는 것과 같은 종류의 것일 겁니다.

Q: 무라카미씨는 달리기에 대한 애정을 에세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통해 표출하셨는데요. 다른 운동은 또 어떤 걸 좋아하시나요?

전 수영을 좋아합니다. 비행을 한 후 하는 수영은 그야말로 최고입니다. 물론, 비행을 하지 않아도 좋은 운동이라 이 둘을 비교하는건 무리가 있겠군요.

Q: 무라카미씨는 1995년 한신-이와이 대지진의 상처를 안고 있는 고베에서 성장하셨는데요. 관련된 연작집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을 춘다>도 펴내셨고요. 지금 되돌아 생각해보면, 고베에서의 가장 생생한 기억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고베항으로 들어오던 외국 선원들이 읽던 페이퍼백을 파는 고베 중고 서점에 외국 소설이 가득했죠. 가격은 매우 저렴했어요. 고등학교 시절 중고 서점에 가서 외국 소설 페이퍼백을 많이 접했답니다. 물론 읽는데 어려움은 있었지만, 그러면서 영어를 좀 더 잘 읽을 수 있게 되었죠. 소설들은 대부분 라이트 소설이었고, 공상 과학 소설도 많았답니다. 제 작품에서 수수께끼로 가득찬 이야기와 초현실적인 부분들은 어찌보면 당시 공상 과학 소설의 전형을 적극적으로 빌린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겁니다. 그 영향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고베는 항구 도시이며 전 세계를 향해 열려있는 곳이었습니다. 

Q: 세계 여러 곳을 돌아다니시며 체류하셨고 그에 따라 집도 자주 옮기셨을텐데요. 도쿄의 집은 어떤 곳인가요?

도쿄 중심가에서 약 1시간 정도 되는 거리에 집이 있고, 그 집에 제 거의 모든 레코드와 책을 보관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3개의 턴테이블이 있죠. 그곳은 제가 편히 쉴 수 있는 곳이고 주로 일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도쿄 시내에는 사무실과 아파트가 있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그곳에 갑니다. 주로 차 안에서는 락앤롤을 듣는답니다. 다만 여행을 많이 하면서 슬픈 곳은 집에 있는 고양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Q: 지금 이 세계에의 위협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과거의 역사에서 배우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Q: 20세기의 그 치열했던 이데올로기 전쟁이 종식되고, 당시까지의 건설적인 논의는 뒤로 한 채, 단순한 문화적인 대체물 즉 현실 인식을 혼동할 수 있는 조금은 가벼운 이야기들이 양산되었습니다. 어찌보면 허구의 소설의 과다복용 상태에 있다고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소설 속에 내재된 위험은 언제든 심각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종교나 특정 이데올로기에 의해 강요된 어떤 허구의 스토리는 전세계 곳곳의 큰 재앙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아마도 일정 부분 지금 우리가 종교 혹은 이데올로기의 힘이 인터넷이라고 불리우는 공간에서 퍼져나가는 픽션의 위험으로 인해 뒤덮혔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역사적인 순간에 작가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야기의 광활함을 느낄 수 있도록 픽션의 구체적인 예를 계속해서 제공하는 것 뿐입니다. 다시말해, 사람들에게 심오한 진실적인 이야기와 피상적이고 쉬운 듣기 편한 이야기를 구별할 수 있는 눈을 주는 것입니다. 작가는 이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작품을 써야 합니다. 1995년 도쿄 사린 테러 가해자 집단인 오움진리교를 연구하면서 직접 경험한 것입니다. 저는 더 이상 유사한 재앙이 일어나지 않도록 실제적이고 강력한 진실된 이야기를 계속해서 써나가야 한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Q: 무라카미씨의 소설 속에서 섹스는, 일상 생활에서와 비슷하게 다른 세계로 접근하는 중요한 열쇠인 것 같습니다. 

섹스와 죽음에 대해 쓰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두 주제 중에 섹스에 대한 부분을 잘 처리하지 못하고 오랫동안 피해왔지만, <노르웨이의 숲>을 통해 배우고 넘어설 수 있었답니다. 소설 속 나레이터가 말하고 경험하는 섹스와 고통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이것은 또한 모든 사람들의 실제 생활에서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Q: 이야기를 할 때 금기시 하는 것이 있으신가요?

세금을 얼마나 냈는지와 같은 침대를 쓴 여성들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 것이 신사의 정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적확하게 신사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할 수 있답니다.

Q: 지금은 실제 섹스 보다는, 온라인 어플을 통한 포르노의 확산에 대해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좋아하는 노래 중에 마빈 게이의 <Ain't Nothing Like The Real Thing >가 있습니다. 

Q: 지금의 디지털로 이뤄지는 네트워크와 소셜 네트워크의 현실의 작동 원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전 어떤 종류의 소셜 네트워크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제가 원하는 네트워크의 유형을 전혀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이용할 필요가 없는거죠. 과거에 독자들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인터넷 임시 사이트를 만들기도 했지만, 한 두달이면 충분했습니다. 그것은 물론 흥미로운 작업이었고, 분명히 장점도 가지고 있었지만 특정 시점 부터는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더 이상 계속 할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제 진짜 직업은 방에 제 자신을 숨기고 책상에 앉아 소설을 쓰는 것입니다. 그 점이 훨씬 재미있답니다. 

Q: 무라카미씨는 혼자를 즐기시는 지극히 개인적인 성향의 사람입니다. 하지만 세계의 수 많은 팬을 거느린 성공을 거두셨는데요. 어떻게 일어난 일일까요? 

배우나 가수 혹은 정치인에 비해 작가란 존재는 훨씬 냉정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마을 주변을 걷고, 집 근처에서 조깅을 하고 슈퍼마켓에 쇼핑을 하러가고 매일 버스와 지하철을 타는데 불편하거나 위험하다고 느낀 적이 없답니다. 떄떄로 누군가 악수를 요청하기도 하지만, 그 누구도 제게 키스를 요구한 적은 없습니다. 물론 도쿄에서의 얘기는 아니지만요.

Q: 본인의 묘비명을 정할 수 있다면 어떤 문장으로 하고 싶으신가요?

'단 하나의 존재로서의 빗방울' 입니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장입니다. 하지만, 조만간 이 묘비명은 바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웃음)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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