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에 하얀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빨간 롱코트를 입은 여자의 시리게 하얀 손이
검은 점퍼를 입은 남자의 두 볼로 향하고
목 좋은 모퉁이 포장마차의 뜨거운 오뎅 국물 김은
허기를 달래는 손님들이 '허-'하는 입김과 맞닿는다.
카페 여직원의 손톱깎는 소리와
왼쪽 끝 자리 손님의 책장 넘기는 소리
전시장을 들낙거리는 또각또각 굽소리는
야릇한 긴장감이 묻어 적막과 마주하며
그 속에서 난,
보고 싶던 사진 전시회를
이렇게 조용하게 감상하는 호사를 누려본다.
어제 뽑은 치아 때문에
아이스커피를 먹고 있는데 맛이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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