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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통신/하루키 뉴스

한국에서 만나는 하루키 X 안자이 미즈마루 - '하루키를 말할 때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 전시

하루키의 작품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그 이름 안자이 미즈마루. 하루키의 에세이와 함께한 동화 같은 그의 심플하지만 따뜻한 그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텐데요. 하루키의 세계를 시각적으로 함께 만들어온, 말 그대로 가장 가까운 예술적 동반자 같은 존재였죠. 지난 2014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안자이 미즈마루를 추모했던 하루키의 글도 참 좋았죠. https://finding-haruki.com/717

 

안자이 미즈마루가 세상을 떠난 후, 일본에서는 그의 작품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전시가 꽤나 꾸준히 열렸는데 타이밍이 계속 어긋나서 한 번도 직접 가보지 못했는데요. 언젠가는 꼭 봐야지 하고 미뤄두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서울 학동역 '진미평양냉면' 바로 옆 블록에 위치한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안자이 미즈마루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는 전시가 개최된다고 합니다.

 

https://platform-l.org/exhibition/detail?exhibitionNo=1059

 

바로 〈하루키를 말할 때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 전시인데요. 하루키 독자라면 익숙한 그의 그림이지만, 실제 작품을 국내에서 만날 기회는 없었으니 개인적으로는 ‘드디어 한국에서 보게 되는구나’ 하는 마음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안자이 미즈마루의 작품이 한국에 최초로 소개되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가볼 만 한 전시가 될 것 같은데, 한가지 더 의미있는 전시가 될것임에 분명한 것은, 하루키의 작가 생활의 흔적을 그대로 옮겨둔 곳이죠, 와세다 대학의 무라카미 라이브러리(와세다 국제문학관)과의 공식 협업이 성사되었다는 점이에요.

 

와세다 국제문학관은 하루키가 직접 설립에 참여하고 자신의 아카이브를 기증한, 말 그대로 하루키 문학 세계의 공식적인 거점 같은 곳이죠. 그런 기관과의 협업이라는 건, 단순한 오마주나 팬 전시가 아니라 하루키 문학과 그 주변 예술 세계를 정식 맥락 안에서 소개하는 자리라는 의미로도 느껴졌어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 전시를 거의 ‘하루키와 안자이 미즈마루가 인정한 공식적인 확장 세계’처럼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하루키와 안자이 미즈마루의 실제 작품과 흔적을 볼 수 있는 전시 자체도 흥미로운데, 하루키 작품을 사랑해온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느낀 하루키 문학 세계를 표현한다는 점도 기대가 되는 부분입니다. 현대 미술가들이 텍스트, 사운드, 설치 등의 여러 형식으로 해석해 내는 하루키의 작품도 기대가 되고, 저 같이 하루키 덕질을 통해 그의 세계를 경험해 본 일반인이나 셀럽들에게서 듣는 하루키에 대한 전시도 구성된다고 해요. 이 전시는 결국 하루키라는 작가는 특정 장르나 분야의 소유물이 아니라, 오랫동안 읽어온 독자들의 기억과 감정 속에 살아 있다는 관점으로 전시가 다가 올 것 같아서 더 기대가 됩니다. 

 

https://platform-l.org/exhibition/detail?exhibitionNo=1059

 

플랫폼엘

 

platform-l.org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조금 설레는 이야기인데요. 20년 넘게 하루키스트로 살아 오면서, <하루키를 찾아가는 여행>과 <하루키를 만나다>라는 두 권의 책을 펴낸 제 이야기를 가지고 이번 전시에 참여하게 되었답니다. 거창하게 작가로서 참여라기보다는, 제 마음은 거의 팬으로서의 참여에 더 가깝습니다. 오랫동안 하루키를 읽어온 사람으로서 제 안에 남아 있던 장면과 감정을 저만의 방식으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하루키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 전시가 꽤 특별하게 느껴질 것 같아요. 누군가의 하루키, 또 다른 누군가의 하루키, 그리고 안자이 미즈마루의 실제 작품까지 한 자리에서 만나는 경험이니까요. 전시장에서 제 이야기도 함께 만나게 된다면, 같은 작가를 좋아해온 독자로서 반갑게 느껴주시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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