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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인터뷰

무라카미라디오 14탄 '밝은 내일을 맞이하기 위한 음악' 선곡 List & 다시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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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2개월에 한 번씩 하는 패턴으로 13번째 이어오던 무라카미 라디오가 하루키의 특별 요청으로 긴급하게 추가 편성이 되었답니다. 하루키로 하여금 이런 마음을 갖게 만든 것은 코로나19 때문인데요. 현 상황에 힘들어하는 모든 사람들 특히 의료진과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위로의 음악을 선곡해 왔다고 하네요. 하루키의 진중한 메세지와 좋은 음악들을 즐겨보시죠. 보너스로 방송 뒷 부분에, 특별 청취자로 부터의 질문에 대해 답변하는 코너도 마련되었답니다. 지금도 매일 러닝과 수영을 거르지 않는 하루키는 러닝할 때 마스크는 쓰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오이소 마을이 아무래도 한적하고 러닝하면서 마주치는 사람도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수영장은 폐쇄 되어 하지못한다고 아쉬운 마음을 토로하네요. 이번 방송이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도쿄의 스튜디오가 아닌 '스테이 홈'의 실현 차원에서 하루키의 오이소 집 서재에서 진행되었다는 점이랍니다. 확실히 스튜디오에서 하던 느낌과는 아주 조금 사뭇 다른 느낌이 드네요. :D

 

https://www.tfm.co.jp/murakamiradio/

 

*다시듣기: https://www.bilibili.com/video/BV1mK411H7kV?from=search&seid=3425791354184012625

하루키: 안녕하세요. 무라카미 하루키입니다. 무라카미 라디오는 항상 2달에 한 번씩 진행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특별 방송으로서 2시간 동안 스페셜 에디션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밝은 내일을 맞이하기 위한 음악"이 오늘의 테마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해서 잔뜩 우울한 기분을 음악의 힘을 빌려 조금이라도 날려 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평소 Tokoy FM 스튜디오가 아닌 제 집 서재에서 Stay Home으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저 혼자이지만, 네코상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효과음] "냐아옹~" 네코상, 방해하지 말아주세요. 지금의 상황 속에서 여러분 모두 각각 변칙적이고 불편한 생활을 하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만나고 싶은 사람도 만나지 못하고, 하고 싶은 것도 자유롭게 할 수 없는 상황이죠. 정말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분들도 계실 거라 생각됩니다. 그런 여러분들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힘이 나는 조금이라도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는 음악을 제 나름대로 선택해 봤습니다. 그런 음악들을 제가 평소 사용하고 있는 플레이어에 겁니다. 그래서 평소 스튜디오에서와는 조금은 소리가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첫 곡은, 모던 포크 콰르텟의 <LOOK FOR THE SILVER LINING>입니다. 영어에 'Every cloud has a silver lining' 즉, 모든 구름의 뒷면은 은빛으로 빛나고 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라이닝이라는 단어는 옷의 안감을 뜻하기도 합니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도 항상 그 이면에는 밝은 뒷면이 있다라는 말이네요. 내일의 희망을 믿자라는 그런 희망적인 음악입니다. 쳇 베이커의 노래가 유명하지만, 오늘은 이 곡을 선정했습니다. 모던 포크 콰르텟은 이름대로 포크송을 주 레퍼토리로 하여 1960년대 결성되었습니다만, 나중에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다루기도 했답니다. 멋진 하모니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실버 라이닝'도 찾아보세요.
1. LOOK FOR THE SILVER LINING - The Modern Folk Quartet
하루키: 다음곡 <Waitin 'On A Sunny Day>는 브루스 스프링스턴이 2001년 9.11 사건 직후 내놓은 앨범 <The Rising> 중 한 곡입니다. 제가 아는 뉴욕에 거주하는 한 지인은 이 앨범을 통해 사건의 충격을 극복하는데 정신적으로 매우 도움이 되었다고 했답니다. 음악에는 그런 힘이 있습니다. 이 곡도 마음을 울리는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2. Waitin 'On A Sunny Day - Bruce Springsteen
하루키: 다음 곡은 제가 우울하면 자주 즐겨 듣는 <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입니다. 오늘은 아이즈리 브라더스의 리드 싱어인 로널드 아이슬리와 버트 바카락의 피쳐링입니다. 드문 피쳐링이죠. "I 'm never gonna stop the rain by complaining" 이 가사를 꽤나 좋아합니다. "아무리 불만을 늘어 놓아봤자, 비가 그치는건 아니겠지" 정말 그렇네요. 어떻게든 극복하고 확실하게 위를 향해 걸어나갑시다랄까요. 요즘 세상은 뭐든 좋으니까 빠르게 이쪽 저쪽, 흑백을 가려버리기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인터넷의 세계 따위에서는 강한 어조로 이쪽 저쪽 편을 나누어 단호하게 승리와 패배를 잘라 단정 지어 한 쪽을 무참히 짓밟기도 합니다. 건방진 말일 수 있겠으나, 저는 그런 류의 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백인지 흑인지 잘 모르고 나가고 그러면서 망설이기도 하는 것이 인간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모습에 연민을 담아 그리거나, 혹은 치유하는 것이 음악과 소설의 본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멋진 음악을 들으며, 다시 그 점을 실감하게 됩니다.
3. 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 - Isley Meets Bacharach

 

하루키: 오늘은 특별히 스테이-홈으로 무라카미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중간중간 '당신이 지금 말하고 싶은것', '무라카미씨에게 묻고 싶은 것'이라는 타이틀로 메세지를 신청 받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접수를 해주셨는데요. 음악 중간중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극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계신 40대 여성, 노리구미씨
Q
: 코로나 확산 후, 가장 달라진 것은 항상 "나에게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진다는 점입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 할 수 있는 것 상관없이 사람이나 물건, 취미 그 어떤 모든 면에서 무라카미씨는 어떠신가요?

하루키: 코로나 바이러스 탓에 우리의 일상 생활에 여러가지 변화가 생겼죠. 작은 변화에서 큰 변화까지 저 역시도 변화가 있었답니다. 큰 변화에 대해 얘기하기에는 꽤나 힘들 것 같고, 작은 변화에 대해서 얘기해 보겠습니다. 전 요즘 다시 만년필과 잉크를 사용해 글을 쓰게 되었답니다. 한 20년 정도 사용하지 않은 만년필을 서랍에서 다시 꺼내 잉크를 새로 구입하여 쓰고 있죠. 그러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래, 이런 것도 있었어'라는 느낌으로 그리움 같은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렇게 여러분들도 일상 생활 속의 '작은 변화'를 시도 해보면 어떨까요? 그러면 '큰 변화'가 따라 오게 될 지도 모릅니다.

2. 교직에 계신 60대 여성, rlungrlung씨
Q: 코로나로 인해 휴교가 계속되어 밤새 독서 삼매경에 빠지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카뮈의 <페스트>를 다시 읽고 있는데요. 하루키가 읽은 <페스트>는 어땠나요?

하루키: 음, 고교시절에 <페스트>를 읽었답니다. 그 당시의 문학 소년들은 모두 카뮈를 읽고 있었죠. 지금은 별로 읽지 않는 것 같습니다만, 코로나 바이러스에 고맙다고 할지 재독하고 계신 분들이 많은 것 같네요. 전 지금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을 재독하고 있는데요.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이 작품도 과연 재독을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괴상할 정도로 격렬한 사랑 이야기랍니다. 이 책 꽤 재밌어요. 

3. 도넛 가게를 운영 중인 현해탄의 양사나이씨
Q: 쇼핑 센터의 휴업 요청에 따라 도넛 가게를 2주간 휴업 했습니다. 도넛이라는 것은 2주 정도는 먹지 않아도 자가 격리 생활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죠. 도넛의 구멍의 존재만으로도 진열대에 진열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무無'의 진열이랄까요. 지금은 영업 시간을 단축하며 영업을 재개하고 있는데요, 도넛을 만들고 퇴근 후 맥주를 마시고 있답니다. 작은 행복이랄까요. 

하루키: 도넛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세상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입니다. 도넛의 본체도 물론 멋지지만, '도넛 구멍'이라는 무의 비유도 이 사회에서 빠뜨릴 수 없습니다. 도넛은 여러가지 의미로 세상을 치유합니다. 열심히 도넛을 계속해주세요. 저는 항상 도넛 가게의 아군입니다. 
하루키: 조지 해리슨이 작곡한 명곡, <Here Comes the Sun>을 니나 시몬이 노래합니다. 1971년 녹음입니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도 그녀랍니다. 가사는 굉장히 단순하지만, 간단한 만큼 음악이 마음에 직접적으로 다가옵니다. 
4. Here Comes the Sun - Nina Simone
하루키: 예전에 시각 장애인의 동반 주자로 10km 레이스를 뛰었던 적이 있습니다.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었고 의미있는 레이스가 될 것 같아 지원해서 함께 달렸는데요. 손과 손을 끈으로 연결해서 달리게 됩니다. 실제로 달려보고 알았지만, 앞을 보지 못하는 러너와 함께 달리는 일은 익숙해지지 않으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페이스도 상대에 맞추지 않으면 안되고, 노면의 정보도 정확하고 빠르게 전달해야 합니다. 그때 달렸던 곳이 아쓰기 미군 비행장이었는데, 비행장이 의외로 노면이 거칠어서 위험한 부분이 있었답니다. 넘어지지 않도록 꽤나 주의를 기울였었죠. 어쨌든 무사히 완주하여 해피 레이스가 되었답니다. 당시 출발 전이나 러닝 중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만, 시각 장애인이 달리기 연습을 하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항상 동반 주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이것 저것 많은 고민을 하고 훈련을 해야하니까 말이죠.

저는 항상 "오늘은 몸 상태가 별로인데."라며 언제나 제 자신에게 응석을 부리곤 하는데, 그런 이야기들을 듣고 많은 반성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비에 젖어도'는 아니지만 아무리 불평 불만을 늘어 놓아도 아무 일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고민해서 정리해 나갈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소설 쓰기도 마찬가지 인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 서로 주변 환경에 굴하지 않고 노력해 나갑시다.
하루키: 다음은 캐롤 킹의 명곡 <You 've Got A Friend> 입니다. 오늘은 캐롤 킹이 자신의 데모 테이프에 녹음한 버전으로 들어보시죠. 캐롤 킹은 젊은 시절은 싱어 보다는 작곡가로 유명해서 다른 가수들의 곡을 부지런히 작곡했답니다. 그래서 자신의 곡을 팔기 위해 많은 데모 테이프를 만들었던 것이죠. 피아노만 곁들이거나 간단한 반주만 붙여 "이런 곡이에요."라며 돌아다니는 거죠. 그런데 그 데모 테이프 음악이 실로 대단해서, 모두들 '이 정도라면 본인이 직접 부르면 좋을텐데.'라고 생각했던 거죠. 하지만 젊은 시절 그녀는 자신이 스타가 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외모에 컴플렉스가 있었다고 합니다. 남편이자 작사가인 제리 고핀이 대중적으로 더 두드러졌기 때문에, 어딘지 모르게 그 그림자에 숨어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하지만 그녀의 첫 앨범 <Tapestry>가 대히트합니다. 이 데모 <You 've Got A Friend>는 <<Tapestry>> 앨범을 위한 데모였죠. 스스로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하고 있습니다. 물론 데모이기 때문에 소리는 좀 거칠지만, 그만큼 실제 녹음보다 솔직한 감정으로 다가오는 느낌이 있습니다. 멋집니다. 
5. You 've Got A Friend - Carole King

 

하루키: 영화 <오즈의 마법사>의 유명한 테마곡 <오버 더 레인보우>는 굉장히 많은 가수가 노래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본 곡 이전에 verse 가 붙어있는 버전을 좋아해서 이 노래 엘라 피츠제럴드의 노래를 선택했습니다. verse라는 것은 본 멜로디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전에 일종의 서론과 같은 것이겠네요. 이 곡은 verse로 시작하는 굉장히 매력적인 음악입니다. 중간에 들어가는 테너 솔로는 Plas Johnson 입니다. 언제들어도 정말 좋은 노래입니다.
6. Over the Rainbow - Ella Fitzgerald
4. 40대 직장인 여성, 흰 머리가 눈에 띄기 시작하는씨
Q
: 전 아이의 보육원이 휴원을 하여, 남편과 교대로 출근하고 있답니다. 야구도 안하고, 쇼핑도 안하고 최소한의 재미가 없는 생활입니다. 무라카미씨의 최근의 즐거움을 알려주세요.

하루키: 네, 음.. 그러네요. 야구는 음.. 옛날 경기를 녹화해 둔 것이 꽤 있어서, 그걸 하나하나 다시 보고 있답니다. 제 경우엔 대부분 야쿠르트 스왈로즈 경기입니다만, 노무라 감독 체제하 우승을 했던 경기라던지, 다카히로 선수의 은퇴 경기라던지, 보고 있으면 참 그립습니다. 그리고 LP를 듣거나 고다르의 작품 몇 개를 다시 보고 있답니다. 백투더 1960' 같네요. 꽤 좋았습니다. 

5. 60대 자영업 여성, 양아가씨씨
Q: 코로나 사태 이후 잘 만들어진 SF 영화 속에 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어떤 포인트에서 이 세계에 변화가 생긴 것일까요? 최근 치매에 걸리신 어머니가 집안에서 활발하지 뛰곤 하십니다. 마치 아이가 뛴다던지, 작은 정병들이 뛰는 듯하답니다. 처음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었는데, 혹시 리틀피플이 아닐까란 생각도 들곤 합니다. 세상이 어떻게 바뀌려고 하는 것일까요?

하루키: 음 그렇군요. 리틀피플이 정말 있나요? 꽤 무섭군요. 어머니께서 세계의 변모를 미묘하게 선점하고 계신건 아닐까요? 그런데 저와 같은 소설가가 하는 일도 대체로 그와 같은 일이랍니다. 상황의 변화에 따라 보통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것을 또는 일부러 보지 않는 것을 빠르게 찾아내어 그것을 문장으로 이야기하는 것. 그러한 것이 소설가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어머니에게 안부 전해주세요.

6. 조리사를 하고 있는 50대 남성, 다시마와 엉덩이씨
Q: 하루키씨 안녕하세요. 저는 키프로스의 일식 레스토랑에서 홀로 와서 일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국경이 폐쇄되어 일도 없는 상태이고, 일본의 가족들 품으로 돌아갈 수도 없답니다. 매일 매일이 괴롭습니다. 해변은 벌써 여름이 와서 한창이지만, 관광객도 없어서 덩달아서 먹이를 구하기 힘들어진 도둑 고양이들과 가끔 안부를 물으며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하루키: 그렇군요. 국경이 폐쇄된 키프로스에 계시는군요. 걱정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폐쇄하에서는 아니지만, 저도 그리스섬에서 겨울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관광객도 없고 상점도 모두 문을 닫죠. 정말 고양이들과 노는 일 밖에 할 게 없답니다. 하지만 고양이가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고양이는 여러가지 일을 사람들에게 미리 알려준답니다. 그렇죠? 양군? (-메에)
하루키: 밥 말리와 웨일러스가 부른 <Sun Is Shining>입니다. 전 이 노래를 밥 말리의 <<Natural Mystic>>이라는 앨범에서 알게 되었는데, 이 CD는 사실 제가 구입한 것이 아니었답니다. 오래 전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렌트카를 빌렸는데, 카 오디오에 이 CD가 그대로 남아 있었어요. 전에 차를 빌렸던 사람이 두고 간 것 같았죠. 그렇게 마우이섬을 돌아다니면서 이 앨범을 듣게 되었고, 결국 이 앨범이 완전하게 마음에 들게 되었죠. 차를 반납할 때, 직원이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아서, CD를 반납하지 않고 제가 가지고 왔답니다. 그래서 이 앨범은 자켓은 없이 CD만 가지고 있게 되었죠. 그리고 2년 쯤 후 였을까요. 호놀룰루의 '굿윌'이라는 구세주 같은 레코드샵에서 <<Natural Mystic>>앨범의 자켓과 라이너노트를 발견했는데, 글세 CD는 없는 상태였어요. 붙어 있던 가격은 1달러 였답니다. 모르긴 몰라도, 분명히 마우이섬에서 CD를 잃어버린 사람이 자켓과 라이너노트를 레코드샵에 기부하고 갔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그것을 1달러에 구입했죠. 그렇게 지금은 온전한 <<Natural Mystic>> 앨범을 보유하고 있답니다. 이렇게 만난다는 것은 어떤 형태이든지 정말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이렇게 인생의 행운을 믿으시길 바랍니다.

 

7. Sun Is Shining - Bob Marley & The Wailers
하루키: 루이 암스트롱의 불후의 명곡 <What A Wonderful World>입니다. 정말 멋진 곡이지만, 레코드를 발매한 ABC파라마운트의 이사는 어쩐지 이 노래가 맘에 들지 않았는지 전혀 홍보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 미국에서는 전혀 팔리지 않았죠. 하지만 영국을 비롯한 여러 다른 나라에서 대히트하고 그 이후에 미국에서도 점점 알려지게 되었죠. 세상에서 사라질 뻔한 노래였는데 말이죠. 이 노래는 영화 <굿모닝 베트남>에서 전쟁에 대한 냉소를 표현하는 장면에 삽입되기도 했답니다. 참 좋아하는 장면과 음악이랍니다. 
8. What A Wonderful World - Louis Armstrong
하루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여러가지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신 분들이 많을 텐데요. 특히나, 지금 이 시기에 생일을 맞이한 분이나 가까운 지인들의 생일을 맞이한 분들도 있겠지요. 이런 상황이니 같이 모여 축하하는 것도 힘들 테고, 맛있는 것도 함께 먹지 못하고, 멋진 선물도 직접 전해주기 어려울 겁니다. 이런 여러분들을 위해 제가 생일 축하송을 선물하려고 합니다. 제임스 테일러의 여동생 케이트 테일러가 <Happy Birthday Sweet Darling>을 노래합니다. 꽤 멋진 노래랍니다. 제 생일에도 듣곤 하죠. 다만, 오래된 LP버전이라 조금 죄송하긴 합니다. 모두 생일 축하합니다! 'You 're a little bit older now', '당신도 조금은 나이를 먹었구나.' 그렇네요. 내년 이 맘때는 분명 많은 좋은 일들이 있을 거라 믿습니다.
9. Happy Birthday Sweet Darling - Kate Taylor
하루키: 무라카미 라디오. 오늘은 저 무라카미 하루키의 집, 서재에서 '스테이 홈'으로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다음 노래는 에릭 클랩튼의 노래 <Smile>입니다. 찰리 채플린이 만든 매우 아름다운 노래랍니다. 이 버전은 1974년 런던의 해머스미스 오데 온 극장에서 열린 에릭 클랩튼의 콘서트 라이브 앨범 이랍니다. 콘서트의 첫 곡이 바로 이 곡입니다. 멋지죠. 정말 뭔가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미소라는 것은 정말 소중한 것입니다. 클랩튼씨도 인생의 여러 굴곡을 극복하고 살아온 만큼 꽤나 설득력있는 노래로 다가옵니다. 
10. Smile - Eric Clapton
하루키: 재즈 싱어 알재로와 오페가 가수 캐슬린 배틀의 듀엣송인 <My Favorite Things>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저도 여러가지 좋아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예를들면, 레이먼드 챈들러의 미스테리, 겨울철 야키 나베 우동, 고양이의 발바닥, 새로운 러닝 신발, 콘서트 시작을 알리는 벨소리, 차의 불빛이 사라진 후의 몇 초간, 최근 지하철 긴자선 등등 여러분은 어떤 것을 좋아하시나요? 좋아하는 것들을 목록으로 만들어 두고 세상이 조금은 안정되기를 기다립시다. 
11. My Favorite Things Featuring Kathleen Battle - Al Jarreau
하루키: 다음 곡은 특별히 의료 현장에서 헌신하고 계시는 여러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곡입니다. 제가 노란 리본을 달고 있지는 않지만, 멀리서 응원하고 있습니다. 정말 대단한 일을 하고 계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욱 힘을 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오노 리사가 부른 '노란 리본'은 존 포드의 영화 <노란 리본>의 주제가입니다. 이 노래 속의 여성은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연인을 위해 한 겨울에도 눈부신 5월에도 언제나 노란 리본을 목에 감고 있습니다. 혹은 머리에 매거나요.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그런 사랑하는 이가 있다라는 것 참 좋은 일이죠. 오노 리사의 이 노래를 들으면 따뜻한 기분이 됩니다. 저는 달리면서 이 노래를 자주 듣곤 합니다. 불현듯 든 생각이지만, 의료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노란 리본을 붙인다던지 등의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란 생각을 했습니다.
12. She Wore a Yellow Ribbon - 小野リサ
하루키: 낸시 윌슨이 캐넌볼 애들리 퀸텟의 연주를 배경으로 <Happy Talk>을 노래합니다. 어쨌든 행복한 이야기를 하자는 노래입니다. 
4. 40대 여성, 나나호코씨
Q
: 조깅할 때 마스크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하루키씨는 어떻게 하고 계시죠? 마스크를 쓰고 뛰면 상당히 힘이 드는데 말이죠.

하루키: 저는 매일 대체로 빠뜨리지 않고 달리고 있습니다만, 저희집은 가나가와현에서도 꽤나 외진 곳에 있어서 달리는 중에 누군가와 엇갈리거나 하는 일이 별로 없답니다. 도쿄 도심과는 다르니까 말이죠. 그래서 달릴 때 기본적으로 마스크는 하지 않습니다. 마스크 끼고 달리면 역시 꽤나 답답하죠. 중국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운동을 한 탓에 몇 사람이 죽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여하튼, 하루빨리 기분 좋게 거리낌 없이 달릴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수영장에도 가고 싶고 말이죠. 

5. 23살 여성, 사탕씨
Q: 자취 생활을 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본가에 할머니가 계셔서 본가로 내려가는 것을 참고 있는데요. 혼자 집에 계속 있으니 너무 외롭습니다. 무라카미씨는 강한 외로움을 느낄 때 무엇을 하시나요?

하루키: 전 외아들이고, 혼자 있는 것을 그다지 고통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랍니다. 사람을 만나지 않거나 전화 통화를 하지 않아도 그렇게 외롭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혼자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글을 쓰거나하는 것을 좋아하죠. 하지만 사탕씨와 비슷한 나이인 20살 무렵 지독한 고독과 고립에 빠졌던 적이 있답니다. 진짜 홀로 고독한 상황에 빠지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그때 처음 실감했습니다. 그렇게 그 시기에 그런 경험을 한 덕에 중요한 일들을 배울 수 있었죠. 그것은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는거야.'라는 것이었어요. 사람을 원하고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은 정말 소중한 것입니다. 사탕씨도 지금 분명히 그런 것들을 배워야하는 시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일단 더 참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나중에 얻어지는 것이 분명 더 나을 거니까요. 때로는 외톨이가 되는 것도 중요합니다. 지금은 외롭겠지만 좀 더 힘내주세요. 터널에는 반드시 출구가 있습니다.  

6. 30대 직장인 남성, 워터 마우스씨
Q: 학창 시절 취업을 위해 도쿄로 가는 기차에서 하루키씨의 소설을 읽고 있었는데, 옆자리 여성도 같은 소설을 읽고 있어서, 그렇게 인연이 되어 결혼까지 하게 되었답니다. 어떻게든 하루키씨에게 알리고 싶어 메일을 보냅니다.

하루키: 코로나 바이러스와는 관계 없는 사연이지만, 따끈따끈한 내용이어서 소개합니다. 뭔가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저로서도 기쁘답니다. 그런데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도 하고 있어 2미터 이내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옆 사람이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는 자세히 알기는 어렵겠습니다. 그래서 안타깝지만 지금 시기에 이런 만남은 성사되기 조금 어려울 것 같네요. 그런데 코로나가 종식되면 기차에서 <노린재 키우는 법>이라는 책을 읽다가 옆의 여성도 <노린재 키우는 법>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 상황에서는 어떤 전개가 될까요... 역시 말을 걸어야 할까요? 음 조금 생각해 볼 문제네요. 

7. 40대 직장인 여성, 모쿠렌씨
Q: 달이 두 개 떠있는 세계 속에서 길을 잃은 것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 이런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우리는 어떤식으로 헤쳐나가야 할지 하루키씨라면 얘기해 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루키씨라면 어떻게 얘기할까라고 계속 궁금해했답니다. 막연히 느끼고 계시는 것이라도 상관없습니다. 말씀해주시면 매우 기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하루키씨의 매우 시시한 농담이 엄청 듣고 싶습니다.

하루키: 네, 시시한 농담이라.. 종종 내뱉곤 합니다. 너무 많이 하면 이미지가 안좋아 질 수 있으니, 적당히 하는 편입니다. 아내에게 관서인의 피가 흐르니까, 요시모토계라고 얘기하는 것 처럼 말이죠. 이런 시대에 웃을 기회가 더 사라져 버려서 안타깝습니다. 하늘에 달이 두 개 떠 있어도 전혀 이상할 것 같지 않은 생각이 듭니다. 서로 힘을 내서 이 시기를 이겨냅시다. 양군도 힘내요. (메에-)
13. Happy Talk - Nancy Wilson
하루키: 다음 노래는 조지 거쉰의 오래된 스탠더드 송인데요, 브라이언 윌슨이 팝적인 편곡으로 그야말로 즐겁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They Can not Take That Away From Me" 아무도 나에게서 빼앗아 갈 수 없어. 무엇을 빼앗아 갈 수 없냐하면 그것은 "내가 소중하게 가지고 있는 너의 기억"입니다. 추억이란 참 소중하지요. 만약 인생에서 추억이 없다면, 인생은 바삭바삭 사막과 같은 것일 겁니다. 여러분도 추억을 가능한 많이 늘리세요. 나이를 먹고 나서 상당히 유용하답니다.
14. They Can not Take That Away From Me - Brian Wilson 
하루키: 다음 곡은 <Put on a Happy Face> 행복한 얼굴로 나아가자입니다. 이 타이틀은 제가 감히 <우울한 얼굴은 넣어도>로 번역하고 싶네요. 토니 베넷과 제임스 테일러의 피쳐링은 굉장히 활발하답니다. 정말 둘이서 함께 녹음한 것인지 따로 녹음해서 합친 것인지는 모르지만, 매우 자연스럽게 호흡이 잘 맞습니다. "여봐, 친구 그 우울한 얼굴을 한 여자가 말이야." "아, 그래 그래 그 아이 나도 알고 있어." 같은 유쾌한 대화가 있습니다. 우리도 우울한 얼굴, 난해한 얼굴은 넣어두고 최대한 웃는 얼굴로 나아갑시다. 
15. Put on a Happy Face - Tony Bennett
하루키: 휘파람의 프로 프레드 라우리씨가 <Over the Rainbow>을 휘파람으로 들려드립니다. 이 음악은 좀 처럼 가만히 듣게 됩니다. 한 번 들어보시죠. 특히 마지막 마무리가 근사합니다. 
16. Over the Rainbow - Fred Lowery
8. 30대 여성, 덩굴 없는 녹두씨
Q
: '애프터 코로나', '포스트 코로나'라는 말을 합니다. '세계의 구조는 바뀌어 버리고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는다.'라고 하면서 '이 변화의 물결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다음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라고도 합니다. 매우 불안하답니다. 무라카미씨는 '애프터 코로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하루키: 음, 지금을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애프터 코로나', '포스트 코로나'라고 해도 잘 다가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든 생각은 이런 자가 격리 시기 때문에 우리의 삶에 '없어서는 안되는 것'과 '없어도 별로 곤란하지 않는 것'이 뭔가 조금은 보이기 시작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일종의 '사회적 실험' 같은 것이 전 세계에서 열린게 아닐까요. 그리고 이 실험의 성과는 차근차근 사회 전체에 퍼져 나갈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좋든 나쁘든 말이죠. 지금까지의 삶을 다시 검토해 보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반대로 조금 무서운 점은 여러가지 의미로 사람들이 폐쇄적으로 되어버린다는 점일 것 같습니다. 자기만의 세계로 빠져버린다는 느낌으로요. 큰 틀에서 얘기하자면 자신의 국가가 세계의 걸음에 뒤쳐져 고립되고 국내로만 갇혀버린다면 그런 건 좀 무서운 상황이 아닐까란 생각도 듭니다. 

9. 40대 여성, 종이책이 좋아씨
Q: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뜻밖의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생활을 보내고 있습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가족의 재택근무가 가능하고 아이들과 차분히 이야기하고 싫어서 견딜 수 없었던 모임은 중단되었죠. 하지만 이 생활이 언젠가는 끝날 거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아쉬운 마음도 듭니다. 새롭게 다시 올 생활을 미리 준비할 수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하루키: 종이책이 좋아씨 같은 경우는 반드시, 지금 보내고 있는 생활이 더 본인에게 맞는 생활이겠죠. 그 느낌은 저도 잘 압니다. 그래서 지금의 '코로나 생활'의 좋은 점을 남기어 '코로나 이후'의 삶에 분명하게 적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됩니다. 잘되면 좋겠습니다. 저의 경우엔 '코로나 생활'이 이전 일상과 솔직히 크게 다르지 않답니다. 지금까지 혼자 계속 집에서 일을 해 왔으니까요. 단, 최근 도쿄 FM 스튜디오에서 라디오 녹음을 하지 못하는 것은 조금 외로운 기분이 듭니다. 꽤나 화기애애한 분위기거든요. 

10. 50대 자영업 여성, 삶은 계란은 반숙이 좋아씨
Q: 지금까지 하루키씨는 옴진리교 사건이나 한신-이와이 대지진 이후에나 그와 관련된 작품을 발표해 오셨는데요. 우리의 생명관과 가치관을 바꿔 버리는 사건 이후의 하루키씨의 작품을 읽고 구원 받은 기분이 되었답니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대해 고통을 받고 있는 독자들을 위해 무언가 써주세요.

하루키: 무언가 큰 사건이 일어났을 때는, 소설가는 나름대로의 어떤 대처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건을 직접 소재로하여 이야기를 쓴다'라고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한 작업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옴진리교 사건의 경우 <언더그라운드>라는 책을 썼는데요. 그 사건에 관련된 수많은 사람들의 실제 육성을 모은 것으로, 소설이 아닙니다. 거기에 확실한 집단의 '이야기성' 같은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기본적으로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이야기로 대체하는 방식이 더 끌립니다. 그런 '이동 작업'이랄까 '전환 작업'이야말로 소설이라는 것의 특성이 발휘되는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번 '코로나 상황'이 앞으로 어떤 형태로 제 작품에 반영되는지 그것은 저 자신도 모릅니다. 어떤 결과가 될지 또 시기는 언제일지도 모르고,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작품에 어떤 영향을 받지 않는 다는 것은 우선 있을 수 없겠지요. 저도 지금 이 시기에 함께 숨을 쉬고 있으니까 말이죠.

*마지막으로, 오사카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님으로 부터 편지를 받았습니다. "하루키씨 평생의 부탁입니다만, 저에게도 라디오 이름을 지어주시겠습니까? - 야마나카" 그런데 교수님, 라디오 이름 따위에 '평생의 소원'을 써버려도 되는 것인가요. 노벨상과는 전혀 다른 것인데 말이죠. 그렇데 제 입장에서 이렇게까지 말씀하시는데 거절 할 수는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특별히 라디오 네임을 드립니다. 어쨌든 신청해 주신 상대가 교수님이니 만큼, 슈퍼 디럭스 초호화 라디오 이름으로 가겠습니다. 네, 야마나카씨의 라디오 이름은, "AB형의 이세 새우"입니다. 조금 약점은 있지만, 어쨌든 왕새우이기 때문에, 디럭스입니다. 앞으로의 인생이 라디오 이름과 함께 살아가게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하루키: 다음은 페기리가 베니 굿맨 밴드와 함께 노래하는 <We 'll Meet Again>입니다. 이 노래는 1942년 히트한 곡인데요. 1942년이라고 하면 전쟁의 한 가운데입니다. 이 노래는 전장으로 향하는 연인에게 보내는 노래입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들으면 왠지 더 마음에 다가온답니다. 코로나와의 싸움은 전쟁 같은 것이다라는 말을 하는 정치인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비유는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바이러스와의 싸움은 선과 악, 적과 아군의 대립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얼마나 지혜를 짜내어 협력하고 각각을 잘 지켜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시련의 장소입니다. 죽이기 위한 힘의 싸움이 아니라, 살기 위한 지혜의 싸움인 것입니다. 적대감과 증오는 거기에서 불필요한 것이죠. 그렇게 쉽게 전쟁을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죠?
17. We 'll Meet Again Peggy Lee with Benny Goodman - Benny Goodman And Peggy Lee
하루키: 끝으로 클래식 음악을 전해드립니다. 제가 자주 듣는 좋아하는 곡이랍니다. 프랑스 작곡가 생상스의 "당신의 목소리에 내 마음이 열릴 것입니다."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중 아리아입니다. 노래는 시그리드 오네긴으로 스웨덴 출신의 알토 가수입니다. 녹음 날짜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1920년대 물론 SP음반입니다. 약 백년전에 한 녹음이지만, 목소리에 담긴 심정이 그대로 흘러 넘쳐 정말 아름답습니다. 특히 클라이막스가 훌륭합니다. 이 음악을 들으면 시간을 초월하여 항상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낀답니다. 사랑의 노래입니다. 들어주세요.
18. 君がみ声に我が心開く(Mon coeur s'ouvre à ta voix) - ジークリット・オネーギン
하루키: 오늘의 클로징 음악은 웨이웨이우씨의 '세상은 사랑을 갈구하고 있다'입니다. 우씨가 연주하고 있는 것은 중국의 해금입니다. 꽤 멋집니다. 해금으로 버트 바카락를 연주한다는 발상이 놀라울 뿐입니다. 그런데 정말 그렇네요. 지금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은 마스크와 백신이지만, 사랑도 필요로 합니다. 마스크와 백신이 널리 퍼져도 만약 사랑과 배려가 부족하면 코로나가 끝나 버린 뒤의 세상은 분명 어색하고 따분한 장소가 되어버릴 것입니다. 이 음악은 약 50년전에 만들어진 음악인데요. 지금 들어도 '그렇구나'라고 하며 실감하게 됩니다. '사랑'은 중요합니다. 
19. What the World Needs Now Is Love - WeiWei Wuu
하루키: 오늘의 마지막 멘트는 폴 매카트니 입니다. 그는 시를 쓰는 것에 대해 이렇게 얘기합니다. 

"학창시절 쓴 시를 어떻게 든 학교 매거진에 게재하고 싶어, 내 나름대로 깊은 의미를 가지고 심사숙고해서 시를 썼고, 그 시들을 제출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 당했다. 그 일을 계기로 나는 무언가에 의지 하지 않고 혼자의 힘으로 나아가겠다고 결심했다."

그렇습니다. 기존의 권위와 전례 따위를 믿지 않고, 자신의 방식대로 관철시키는 것. 바로 그것이 가치있는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기 위한 중요한 조건이라고 저도 믿습니다. 여러분도 어떤 기둥이나 벽에 지지 않도록,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에 지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를 뜨겁게 추구하십시오.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평화로운 일상이 하루 빨리 돌아오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지금 술을 마시고 있는 분들 있으리라 생각되는데요. 한 밤중이니까요. 
저도 지금 부터 와인을 마시려고 합니다. '밝은 내일'을 위해 건배합시다. 부디 좋은 밤 되세요.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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