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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인터뷰

하루키가 있는 곳(welluneednt.com) - 하루키 고민 상담(1)

하루키가 올해 1월 부터 4월 말까지 독자의 고민이나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기간 한정 사이트를 열었습니다. 하루키 작가 인생에서 4번째 독자와의 온라인 교류 사이트인데요. 처음엔 3월말까지 예상이었지만, 예상보다 많은 질문에 사이트를 한 달 연장 할 정도였죠. 사이트에서 주고 받은 470여개의 질문과 답변이 e-book으로 엮어졌고, 7월 말에는 단행본으로 출간 예정입니다. 제 포스팅에서는 하루키가 답변한 총 개수인 3천여개의 질문과 답변 모두를 포스팅하려고 합니다.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하루키 말투) 자, 하루키 고민 상담소 첫번째 포스팅을 시작합니다! :D 


사진: http://www.welluneednt.com/


하루키 고민 상담소(1) - welluneednt.com

*들어가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한정 사이트여서 질문, 답변 내용은 더이상 볼 수 없답니다..


1. 23세 남성(학생): 무라카미 선생님 저는 모두 4개의 질문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무라카미씨가 소설 속에서 등장시킨 '나僕(보쿠)'라는 인물은 얼마나 무라카미씨와 비슷한가요? 그리고 부인이신 요코 여사는 얼마나 많이 소설 속 실제 모델이 되셨나요? 두번째 질문은 언제 '소년'에서 '남자'가 되는 것일까요? 무라카미씨의 경우엔 어떠셨나요? 세번째는 20대에 주변에 여자가 없는 생활이란 실패한 것일까요? 마지막 질문은 최근 프랑스에서 일어난 언론사 샤를리 엡도 테러에 대해서 테러는 정말 끔찍한 행위이지만, 역시 표현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저는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기에 질문 내용이 조금 맞지 않는 부분도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  


하루키: 축하합니다! 당신의 편지는 기념할만한 첫번째 메일이에요. 그래서 당연히 답장을 씁니다만, 질문이 4개는 많은 듯하여 한가지에만 답변할게요. 첫번째 질문에 대해서인데요, 소설 속에 등장하는 '나'라는 인물은 물론 저와 비슷한 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점이 훨씬 많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런 점들은 각각의 작품을 통해 더욱 닮아지기도 반대로 더 멀어지기도 하는 것 같다고나할까요. 그 당시의 소설 속 '나'는 "내가 그랬을지도 모른다라는 가능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영어로 말하자면 가정법 과거완료 시제네요. 이런 가정법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소설을 쓰는 것이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현실에서는 그럴 수가 없잖아요. 


2. 32세 여성(싱글맘): 안녕하세요. 무라카미씨. 모든 작품을 읽은 독자입니다. 저에게는 11살짜리 아들이 있는데, 메일 게임만 하고 책을 도통 읽지 않습니다. 무라카미씨 처럼 성장하면 좋을 텐데요. 그리고 시간이 남으신다면, 아이의 별명을 지어주실 수 있으신가요?


하루키: 제 작품을 전부 읽어주셨다니 감사드립니다. '저 처럼 성장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런데 저 처럼 된다면 그것도 큰일 일텐데요? 저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하고 있습니다만. 만야약 '책을 잘 읽으면서 성장'하는 것을 물어보신거라면, 그건 본인에게 맡길 수 밖에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최근에 시력이 않좋아지기도 했고, 예전 처럼 독서를 많이 하지 못하게되었어요. 눈이 더 건강할 때, 더 젊을 때 틈틈이 책을 많이 읽어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49세 여성(주부, 대학원생): 무카라미씨 다시 한 번 사이트 개시를 감사드립니다. 전 예전 독자 교류 사이트 개설시 무라카미씨와 생일이 같은 독자 16번을 배정(?) 받았던 독자입니다. 그로 부터 몇 번의 생일을 보냈는데요. 그때 마다 무라카미씨와 메일로 교류했던 일을 기억하고 기념하고 있습니다. 무라카미씨의 올 해 생일은 어떠셨는지요? 전 올해 빠에야를 먹었답니다.


하루키: 올 해도 생일 축하합니다. 1월 12일은 미국 작가 잭런던이 태어난 걸로 유명하지만,  그동안 조금 더 찾아보니 독일 나치의 장교였던 헤르만 괴링도 있더군요. 조금 곤란하다고 생각했습니다만. 그런데 종전 후 연합군이 나치군의 거물들의 지능을 테스트해 본 결과 괴링이 제일 좋았다고 합니다. 생일 탓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로 힘냅시다. 전 이번 생일에 레스토랑에 가서 '해산물 타워'라는 것을 먹었는데요, 새우와 랍스터와 굴과 홍합과 생선회와 낙지가 쌓아 올려진 것이었습니다. 정말 대단했답니다.


4. 30대 남성(자영업): 안녕하세요. 무라카미씨. 혹시 시즈오카시에 있는 '벽과 달걀'(역주: 하루키의 예루살렘상 수상 연설 제목)이라는 고서점을 아시나요?


하루키: 몰랐습니다. 이번에 시즈오카를 갈 일이 있는데 한 번 가볼까 싶은데요? 그런데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구라시키에 있는 자야마치역 부근 주택가에 있는 북카페 다카하시인생당(高橋人生堂書店)은 제가 명명한 곳이랍니다. (역주: 구라시키 다카하시인생당 카페 리뷰 링크) 


5. 23세 남성(학생): 처음엔 개인적인 상다을 할 까 했는데, 역시 편지라는 형식으로 질문을 드리자니 왠지 부끄러워졌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인 질문은 나중으로 미루고 작품에 대한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무라카미씨의 작품 중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가장 좋아합니다. 제가 이 작품을 만난 것은 2014년 1월의 일이었죠. 소설이 쓰여진지 30년이 지났지만, 전혀 퇴색되어진 느낌이 없고, 오히려 지금 시대에서도 많이 느끼고 공감할 수 있어서 마지막 책장을 덮었을 때에는 가슴이 떨렸답니다. 그 후 몇 번이나 더 읽었어요. 


무라카미씨는 자주 인터뷰 등에서 그 작품은 지금이라면 더 깊이있고 잘 쓰여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얘기하셨습니다. 실례가 아니라면, 어떤 곳에서 글을 쓰실 때, 더 잘 쓰여지시는지 가르쳐주시면 작품을 사랑하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그 장소를 상상하며 소설을 읽는다면 더 몰입하고 흥분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건강 조심하시면서 집필 활동 부탁드립니다. 멀리서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하루키: 옛날 사귀던 여자친구를 생각하면서 '아, 그때 더 잘해 줄 수 있었는데'라고 생각해 본 적 없으신가요? 전 항상 그래왔습니다. 그것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잘 할 수 있었는데라고 얘기하지만, 하지만 그 때 그 때 최선을 다한 겁니다.


6. 22세 여성(학생): 말을 글로 풀어내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세상을 괴롭히고 혼돈에 빠뜨리는 혐오 발언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하루키: 소설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 언제나 혐오 발언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끔찍한 말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들은 많으니까요. 하지만 글세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어느 정도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어느 정도 포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종이나 태어난 나라 등 내 자신은 어쩔 수 없는 문제에 대해서까지 심한 말을 한다는 것은 구원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정하지 못한 일이에요. 이런 세상의 풍조는 어떻게든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7. 27세 여성(편집자): 예전 무라카미아사히당과 소년카프카 사이트 이후에 또 교류 사이트를 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너무 기쁩니다. 그런 이유로 사이트 오픈 시간을 기다렸다 빨리 질문을 접수했습니다. 어제 교정을 끝내서 오늘은 쉬는 날이거든요. 그래서 계속 대기 했답니다. 가장 첫번째 질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역주: 질문은 없네요..)


하루키: 안타깝지만, 20번째 정도이네요. 그렇지만 뭐 꽤 처음으로 들어온 질문이긴 합니다. 교정 완료 고생많으셨습니다.


8. 51세 남성(의사): 하루키씨. 처음 편지를 보냅니다. 무라카미씨의 일상 생활은 에세이에서 언급하신 것 처럼 그대로를 상상하며 과연 이런 느낌일까하는 무라카미씨만의 이미지가 있습니다. 저도 무라카미씨 처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독서, 음악 감상 그리고 약간의 술도 즐기는 어떻게든 무라카미씨가 얘기하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소확행)'을 실천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역시 무라카미씨의 팬으로서 무라카미씨의 일상생활을 직접 옆에서 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무라카미씨의 옆에서 하루 일상생활을 함께 할 수 있는 초대권을 선물해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결코 일을 방해하지 않고, 만진다거나 놀래키지도 않겠습니다. 다른 팬들 몰래 초대권을 보내주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하루키: 저에게도 숨기고 싶은 비밀이란 것이 엄연히 있습니다. 전부 다 보여드릴 순 없습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하지만 여하튼 다른 사람의 삶도 들여다 본다는 것은 삶에 있어서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9. 48세 여성(회사원): 안자이미즈마루씨가 돌아가셔서 무라카미 아사히당이 부활하지 못한 것은 안타깝게 생각합니다만, 이번 독자와의 교류 사이트를 다시 오픈해주신 것에 대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시한 질문이나 간혹 무라카미씨를 부글부글 끓게 만드는 질문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만, 아무쪼록 남은 기간 편지에 대해 독자들과 즐겁게 교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실제로 교류하고 싶습니다만.. :D) 예전 교류 사이트에서 저에게 코드네임 '치쿠와왕따(ちくわぶいじめ)' (*역주: 하루키는 매번 독자 교류 사이트를 운영할 때, 질문 접수번호가 좋은 예를들어 1천번, 1만번 등의 독자에게 코드네임을 붙여주고 있습니다.)을 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무라카미씨는 붙여 준 수 많은 코드네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건 '0.035는 반죽음의 암호'라는 코드네임 이었어요. :D


하루키: 안녕하세요. 코드네임 '치쿠와왕따(ちくわぶいじめ)'는 저도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입니다. 미즈마루씨가 돌아가시고 저도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우정은 살아 생전에 좀 더 제대로 따듯하게 해두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절실하게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10. 43세 여성: 무라카미씨의 소설도 물론 좋아하지만, 전 도쿄 지하철 사린 테러 사건의 피해자들을 인터뷰한 <언더그라운드>를 읽었을 때의 충격은 지금도 마음 속 깊이 남아있습니다. 또 그런 논픽션을 준비중인게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하루키: 생각하고 있는 것은 있습니다만,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논픽션은 역시 사전 준비가 매우 힘든 작업입니다. 


11. 39세 여성(주부): 무라카미씨 안녕하세요. 조금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양의 해이네요. 전 '양 사나이'(역주: 하루키의 3번째 장편 양을 쫓는 모험에 등장하는 미지의 인물)를 매우 좋아한답니다. 한 밤 중에 깨어 '양 사나이'에 대해 생각하기도 한답니다.  그런데 질문인데요. 양 사나이는 십이간지 중 양자리였을까요? 전 천칭 자리인데요. 어릴 때는 뱀은 무섭기 때문에 토끼가 낫다고 생각했지만, 사자 자리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하루키: 양의 해인가요? 몰랐습니다. 지금 처음 듣네요. 예전 부터 양자리(역주: 발음 '히쯔지')의 집사(역주: 발음 '히쯔지')를 고용해보는 것이 꿈이 었습니다만. 뭐 요가(역주: 일본 지역 이름)의 요가 교실이라던지 에비스 렌터카의 에비스 지점이란 식의 시시한 농담이지만요.


12. 41세 남성: 작가가 되고 싶다면, 문학지 신인상에 계속해서 응모하는 방법 외에는 없을까요? 


하루키: 물론 다른 방법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역주: 하루키도 신인상 응모로 데뷔했죠..) 그런데 일본의 경우 그런 신인상 응모하는 방법이 있는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외국에는 그런 방식이 거의 없거든요.


13. 51세 남성(회사원): 대학생 때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읽고 나서 30여년간 무라카미씨의 열렬한 팬입니다. 반년 전 부터 다시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부터 시작해서 출간 순으로 모든 작품을 다시 읽고 있답니다. 오랜만이기에 스토리나 등장인물들의 관계도 많이 잊혀졌지만, 오히려 신선한 기분으로 읽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무라카미씨의 음악적 취향이나 음식 취향 등에 대해서 '아, 이때 부터 이러셨구나' 라든지 '이 음악가와 이 노래는 최근 작품에도 나오는데'라는 등의 다시 읽는 다는 것 특유의 기쁨을 맛보는 즐거움도 크답니다. 


무라카미씨는 본인의 작품을 발표 순으로 다시 읽어 본 적이 있으신가요? 발표 순서는 아니더라도 예전 작품을 다시 읽을 때 어떤 점에 놀라거나 감탄하는 부분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하루키: 제가 쓴 예전 작품들은 다시 읽으면 당황스러운 부분이 많이 발견되어 기본적으로 다시 읽지 않는답니다. 이야기의 줄거리도 기억 못하는 경우도 많답니다. 간혹 뭔가 다시 읽어볼 일이 생겨 읽으면 저 역시 무척 신선하답니다.


14. 36세 여성: 매년 노벨상 시즌이 되면 언론 이며 여기저기 시끄러워지는데요. 안달이 났다고나 할까요. 이런 분위기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궁금합니다.  


하루키: 솔직히 얘기해서 정말 피곤합니다. 공식적으로 최종 후보가 된 것도 아니고(역주: 노벨상도 역시 최종 후보가 있고 50년 후에 공개됩니다.) 단지 사설 배팅업체에서 배당율을 정하는 것 뿐이잖아요. 뭐 경마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15. 36세 남성(회사원): 안녕하세요. 도쿄는 오늘 차가운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전 지난 3년전 부터 아침형 인간으로 생활 스타일을 바꿨는데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 기타를 연주하거나 좋아하는 소설을 읽습니다.(뭐 그래봤자 무라카미씨 작품이 대부분이지만요..) 이유는 작고 활발한 아이가 둘이 있기 때문인데요. 무라카미씨는 요즘 하루를 어떻게 보내시는지요. 일어나서 잠들 때 까지 어떤 리듬을 가지고, 또 어떤 마이너스 되는 부분들(도박이나 만취하는 일은 절대 안하시겠지만요)을 피한다거나, 또 어떤 생활 패턴은 반드시 지킨다던지 하는게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P.S 차기작도 계속 기다리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하무라시나 요코스카시에도 오지 않을까 항상 기대중입니다. 


하루키: 작년에 요코스카에 갔었습니다. 오자와 세이지씨의 공연을 보러갔었죠. 아, 옆자리에 고이즈미 신지로씨(역주: 정치인, 고이즈미 준이치로의 아들)도 있었네요. 아아, 요코스카구나 라고 생각했었네요. ( 역주: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출신지이죠.)


16. 32세 남성(회사원): 무라카미씨 안녕하세요. 두 번째 질문입니다. 전 무라카미씨가 번역해주신 외국 작가들의 작품을 18살 부터 읽어왔답니다. 올해 번역 소설 독서 경력 15년째네요. 처음 읽은 소설은 커트 보네거트의 <고양이 요람>이었고, 레이먼드 챈들러의 <롱 굿바이>도 읽었습니다. 그리고 리처드 브로티건의 <워터멜론 슈가에서>나, 토스토프예스키, 프란츠 카프카 등 일일이 들자면 너무 많네요. 


제에게 무라카미씨의 이미지는 책을 많이 읽는 옆집 형같은 이미지입니다. 그 형은 저에게 해외 문학의 훌륭함을 가르쳐 주었죠. 그런 의미에서 무라카미씨의 추천 도서를 받고 싶습니다. 최근 제가 읽고 좋았던 작품은 윌리엄 포크너의 <8월의 빛>, 스티브 에릭슨의 <검은 시계 여행>, 코맥 맥카시의 <피의 자오선> 정도 였답니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하루키: 첫날 인데 벌써 두번째네요. 저도 <피의 자오선>을 좋아합니다. 


17. 23세 여성(대학원생): 전 지금 대학원생인데요. 발표를 할 때나 교수님에게 메일이든 편지를 쓸 때 글을 쓰지 않으면 안되는 입장이랍니다. 문장을 쓴다는 일이 저에게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그러나 글을 계속해서 써야 졸업을 할 수 있기에 어떻게든 끙끙거리며 써 나가고 있는데요. 무라카미씨 만의 타인이 본보기로 삼을 만한 문장독본이 있으시면 가르쳐 주실 수 있으세요?  


하루키: 글을 쓴다는 것은 여자를 꼬시는 것과 같아 어느 정도 연습을 하면 할 수록 잘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기본적으로 타고난 것도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뭐 여하튼 힘내시길 바랍니다.


18. 43세 여성: 처음뵙겠습니다. <태엽감는새>의 가노 마루타 인물의 유래인 몰타에 다녀왔답니다. 몰타의 수돗물은 정말 바닷물이어서 놀랐었답니다. 무라카미씨는 몰타에 가본 적이 있으신가요? 만약 가보셨다면 어떤 감상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왜 소설 속의 가노 자매의 이름을 몰타와 크레타로 하셨나요?


하루키: 그 작품을 쓰기 직전에 몰타와 크레타에 다녀왔답니다. 몰타 관광은 이탈리아 단체 관광객들 때문에 엄청 시끄러웠던 기억이 있네요. 수도물은 확실히 짰었어요. 


*하루키는 이 독자 교류 사이트를 끝내고, 일본 교도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교류 사이트는 예전과는 달리 좀 더 진솔하게 자신에 대해 답변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번 교류를 통해 자신 스스로도 달라진 점이나 앞으로 진행 할 작업들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이죠. 하루키의 가벼운 답변도 놓치지 않는다면 분명 그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독자의 질문도 그대로 옮김으로 해서 하루키 팬들의 생각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곧, 하루키 고민 상담(2)편 포스팅으로 찾아오겠습니다! 전 그럼 인절미 팥빙수 좀 먹으러 갈게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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