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가 <태엽감는새>를 집필하는 1990년대 초 미국 체류 기간 동안의 미국 생활과 여행기 등을 수록한 <하루키 일상의 여백>의 텍스트를 사진으로 표현해낸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는 기사를 접하고 인천 배다리 마을에 다녀왔습니다. 이 사진전은 동인천역과 차이나타운이 가까운 인천 금곡동 '사진공간 배다리'에서 개최한 '문학과 사진'이라는 공모전의 사진학을 전공한 이은 작가의 수상작 전시입니다.
배다리 마을은 헌책방과 학용품 도매점, 사진관 등이 하나의 거리를 이루고 있는 마을입니다. 한적한 평일 오후 전시장을 가기 전 헌책방 골목을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사진 공간 배다리는 무인으로 운영 중이며, 저희가 도착했을 때에는 오후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고, 어디선가 한 분이 나타나셔서 전시장 문을 열어주시고 홀연히 사라지셨답니다. 자율적으로 관람하시면 되는 곳입니다. (^^)
이번 '일상의 여백' 사진전 포스터가 입구에 붙어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올라가는 계단에 설치된 화분입니다. 햇살과 커튼과 참 잘어울리죠. '띠~용" 머리 조심 문구가 귀엽네요. (^^)
사진 공간 배다리에요. 사진 전시를 연중 계속해서 운영 중입니다. 전시 기간이 짧은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이번 이은 작가님의 '일상의 여백'전은 6.14~6.19이에요. 1주 정도 주어지는 것인데 많이 짧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구에는 방명록과 포스터, 그리고 사진 작품을 엽서로 만든 것도 보입니다. 제일 좋아하는 작품 엽서를 하나 가질 수 있었습니다. 위의 종이에 연락처와 이메일을 적어두시거나, 명함을 두고 오시면 전시회 정보도 보내주신다고 하네요.
'문학과 사진' 당선작 심사평 중에 일부를 찍어봤습니다. 작품 사진의 초점은 하루키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들을 떠올리며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전시장은 크지는 않았지만, 그런만큼 공간이 매우 효율적으로 잘 짜여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연 벽면에 걸려진 사진 작품과 각각의 작품에 해당하는 하루키의 글을 보니 뭔가 신기한 기분이었어요. 하루키의 글을 사진으로 표현하는 것은 소설이라면 쉽지 않을 텐데, 하루키의 에세이를 사진으로 표현해냈다는 것은 그만큼 하루키의 에세이가 국적을 뛰어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고 있는 것 아닐까요? (^^)
사진 작품과 하루키의 글귀가 있는 듯 없는 듯 '무심하게' 한 테마를 이루어 배치가 되어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계속 살아가는 일만을 생각해야 한다."
전시장 가운데 놓여있는 테이블은 이렇게 하루키 책으로 센스있게 배치가 되어있습니다.
하루키의 <하루키 일상의 여백> 에세이를 사진으로 표현해낸 이은 작가님의 전시회. 하루키팬으로서, 나중에 이와 비슷한 작업을 하고 싶은 사람으로서 너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전시 기간이 짧아 더 많은 분들이 못 보는게 아쉽지만, 다른 기회에 전시를 다시 보고 싶다는 마음 간절합니다. (^^)
(*내부 촬영 가능하다는 안내해주시는 분의 말씀에 촬영을 했습니다. 혹시 문제가 된다면 즉시 포스팅을 내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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