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 아빠가 돌아가신 이후 가장 서러웠던 적은, 우리 아빠 아반떼 새로 뽑아서 자연농원 놀러 간다라는, 한 대 쥐어박고 싶은 충동을 불러 일으켰던 친구 녀석의 자랑을 가만히 듣고만 있었을 때였던 것 같다.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이젠 잊고 살고 있는 것과 그 친구와 연락이 끊겼다는 사실. 그리고 사진 속 구멍가게도 언젠가는 잊혀져갈 것이라는 사실은, 그럴지라도 조용히 내 삶의 미쟝센을 이루고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경북 청송 신흥슈퍼
Contax T3 / Sonnar 35mm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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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어렸을때 잠깐 살았던 동네에 저런 구멍가게가 있었는데. 잊고 지냈던 그 곳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그러네요. 부모에게 자식은 아픈손가락인 것처럼, 자식들에게도 부모님은 마은 한 구석이 아려오는 그런 존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미장센들이 영원하지 않아 더욱 소중합니다. 영원할 것만 같았는데...
가만히 혼자 개인적인 예전생각을 되돌이켜 봅니다.
복잡하고 미묘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