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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인터뷰

하루키 롱 인터뷰 Vol 4 [나와 쥐의 이야기의 끝] : 문학동네 가을호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가 <1Q84> 3권까지 집필을 마치고 응한 가장 긴 인터뷰 그 세번째 포스팅입니다. 이번 내용은 초기 작품 집필 부터 <노르웨이의 숲>의 의외의 성공에 따른 개인적인 불편했던 일들, 그리고 이후 작품들을 써가면서 느꼈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풀어 놓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을 하면서 하루키는 분명히 자신의 자서전 출간을 목표로 하고 있던 아니던 그의 일상을 고스란히 계속해서 기록해 놓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번역은 역시 일본에서 생활을 마치고 곧 귀국 할 may가 도와주었고, 3일간 인터뷰의 총 47개의 주제 중 제가 개인적으로 관심가는 내용들을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타이틀의 Vol 넘버는 제 포스팅 순번입니다.

[나와 쥐의 이야기의 끝]

*하루키 소설에서 등장하는 '쥐'는 기존 관념을 깨뜨려 개인으로서의 자각을 깨우치는 존재로서, 하루키 본인을 대입하기도 합니다. 소설 <양을 쫓는 모험>에서는 '쥐'가 기존의 거대한 관념, 체제를 의미하는 '양'과 같이 자살을 하면서 체제의 억압에서 완전한 탈출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村上春樹 : [노르웨이의숲] 다음 작품 [댄스댄스댄스](1988)를 집필한 것은, [양을쫒는모험]의 속편이라고 하는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나]의 시선 하나로 움직이고 있는 이야기를 최후의 한 방울 까지 즐기며 쓰자고 생각하며 쓴 소설입니다. 이런식으로 쓰는 것은 아마도 이것이 마지막이 아닐까 라는 의식이 있었지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1979)부터 시작된 [나]와 [쥐]의 이야기의 라인이 그 사명을 다 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즐겼습니다. 그런 이유로 꽤 거칠고 강력하게 몰아갔죠. 그것만큼 거칠고 강력하게 주도된 이야기는 없지 않나 싶어요. 지금이라면 좀 더 치밀하고 깊은 작품이 되었을거라 생각하지만 거기까진 가지 못했어요. 한 단계 묵혔으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네요. 작품에 따라서 1년 정도 묵힐 때도 있으니까. 그런대로 이것은 이것으로 정돈된 세계가 되어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1985)를 끝내고 86년에 유럽으로 갔습니다. 3년간 유럽에 체류하며 [노르웨이의 숲]과 [댄스댄스댄스], 그리고 [TV피플](1990)에 수록한 단편을 몇 개 썼었지요. 30대 후반부터 40직전의 이 시기, 외국에 살았던 탓도 있고 여유를 부릴 틈도 없이 집중해서 일을 할 수 있었지만, 저에게 있어서는 큰 전환기였습니다.

考える人 : [댄스댄스댄스]를 다 쓰고 나서 무라카미씨에게 있어서 중심에 있었던 장편 소설의 목표가 머릿속에 멍해졌다는 이야기 인가요?


村上春樹 : 글세요. 그건 잘 몰랐었어요. 유럽에서 돌아와서 잠시동안은 무기력 상태라고 할까, 일본에서 저의 있을 곳을 찾는 것이 꽤 어려웠었어요. [노르웨이의 숲]에서 어수선하게 헝클어진 때는 계속 일본에 있지 않았고, 조금씩 그 열기들이 식었다고 생각해서 돌아와보니, 아직 그 여파는 계속되고 있었죠.

考える人 : 그 즈음에 무라카미씨의 감각을 당시는 알고 있는것 같으면서 모르고 있었고, 일본에 돌아와서 잠시동안 꽤 피폐해져 었었던 거군요. 그건 어디에서 온 걸 까요.

村上春樹 : 그때까지 저는 제 자신이 좋아하는 페이스로 제가 좋은대로 하며 살아 왔습니다. 원래 개인적인 인간이기 때문에 문단 같은 것도 잘 모르고, 특히 누군가와의 교제도 하지 않고 지내 왔어요.  상대방도 그렇게 내버려두었죠. 상대방에게 그렇게 당하는 편에 가까웠지만. 그 때 즈음, 문단적으로 말하면, 소위 메인 스토리즘의 작가가 아직 힘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문단]이라고하면 조금 막연하지만, 정의한다고 하면 큰 출판사 문예지의 네트워크를 지탱하는 업계라고 하는 것이죠.

考える人 : 나카가미 켄지(中上健次)씨와는 대담을 했지만, 그외에는 작가나 비평가로서의 접촉은 거의 없었다는 거네요. 하루키씨 같은 스타일로 일상을 보내고 있어도 당시의 흔히말하는 [문단]적인 것이 무언가 큰 덩어리 같은 것으로 의식 되고 있었다는 것인가요?

村上春樹 : 그 공기는 절절히 가슴을 때리는 느낌이었죠. 그 때 까지는 일부 애독자가 있고 말하자면 컬트적 작가 같은 편한 입장 이었죠, 그런데 [노르웨이의 숲]이 너무 잘 팔렸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런 것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 편이지만, 그런데도 까닭없는 (말하자면, [문단]의) 반심같은 것이 느껴져 오히려 그것에 대항하려는 당당함이 강했었죠.

일본문학 자체가 변질되어 메인 스토리즘이 변질적인 힘을 잃어가고 있을 때에, 어디까지나 결과적이지만, 제가 오프사이드적(문단으로 부터 멀리 떨어진)으로 눈에 띄게 되었던거죠. 그건 제가 바라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최종적으로 도대체 어떤것을 하고 싶은 걸까. 무엇을 목표로하고 어떤 쪽으로 나아갈 것인가, 그 시점에 아마 많은 사람들도 몰랐고 보이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그런 것도 크지 않았을까 싶네요. 저로서는 분명히 하고 있었지만요.

考える人 : [노르웨이의숲]을 쓰고 다음은 [댄스댄스댄스]를 쓰고 있고, 그 작가는 무엇을 하려고하는가. 라는 물음을 받은 것이네요?

村上春樹 : 지금에와서 생각해보면, 저의 레벨은 낮았던것 같아요. 스물 아홉이 되기 전의 것을 소설로 쓴 경험이 전혀 없고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뜬금없이 쓰고 나름대로 주목을 받고, 책도 어느정도 팔렸지만, 그 시점엔 본래 스스로의 힘을 20%나 25%밖에 사용하지 않았다고하는 느낌이었죠. 좀더 납득이 가는 이야기를 쓰고싶다고 생각하고 재즈카페를 그만두고, 도쿄를 벗어나 집중해서 [양을 쫒는 모험]을 썼습니다. [양을 쫒는 모혐]에서 45%에서 50%가까이 힘을 낼 수있었지만, 그래도 부족했죠.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서 가까스로 60% 정도. [노르웨이의 숲]은 70%정도. 하지만 아직도 부족해요. 물론 퍼센테이지가 낮아서 작품의 질이 떨어지거나 그런것은 아닙니다. 일본에 90년정도에 돌아와서 91년에 일본을 떠나기전까지 뭘 썼었지. 아 [TV피플]을 썼네요.

考える人 : 조금은 페이스를 낮추고 있었던 것 같은데요.

村上春樹 : 그 전후엔 역시나 정신적으로 힘들었어요. 백만 이백만부가 팔리고 매스컴에서 시끄러울 때 제 자신은 신경쓰지 않는다해도 주위사람들과의 거리 관계가 이상하게 되었던 적이 있었어요.

考える人 : 친구나 지인들 사이에서도 그랬나요?

村上春樹 : 네, 그래요. 저 같은 평범한 인간에게 평범하지 않은 일이 일어나면 모두 곤란해져버리죠. 구체적으로는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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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64호 - 2010.가을 - 10점
문학동네 편집부 엮음/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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