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인터뷰는 일본 대중 잡지 다빈치 10월호에 실린 편집자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메일 인터뷰입니다. 인터뷰어는 다빈치지의 젊은 여성 편집자로 스스로 인터뷰이인 하루키의 팬이라고 자처하며 평소 궁금했던 내용들을 가볍고 또는 도발적으로 질문을 던졌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질문은 총 37개로 세 번에 나누어 포스팅하겠습니다. 최근 동아시아 영토 분쟁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피력하기도 하며,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그의 정치 성향에 대해 의구심을 품었던 독자들에게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하루키의 오랜 팬으로서 일종의 보람을 느끼기도 하며 포스팅을 시작합니다.
젊은 여성 편집자의 도발적인 질문에 당황하는 하루키(정도?)
무라카미 하루키 다빈치지 E-mail 인터뷰 (1)
*번역 도움 @maynotea
<1Q84>에 대하여
Q1. <1Q84>에서 아오마메는 직감으로 움직이고, 우시카와나 다마루는 로직(logic) 으로 행동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아오마메는 직감을 믿고 덴고와의 재회를 기다리며 결과적으로 텐고를 만날 수 있었고, 로직으로 움직인 우시카와는 로직으로 움직인 다마루에게 살해 되었습니다. <1Q84>의 캐릭터 저마다 직감과 로직이라고 하는 선택을 짊어지는 결과를 부여한 것은 작가님의 의식적, 무의식적 어느 쪽에 의한 것입니까? 그리고 무라카미상이 행동을 결정하는 때에는 직감과 로직, 어느쪽의 선택이 많이 차지합니까?
하루키: 저 자신은 솔직히 직관과 로직의 차이점을 모르겠어요. 그리 그것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직감적인 로직과 로지컬한 직관이라고 하는 것은 대단히 분별하기 어렵기 때문이에요.
Q2. 아오마메는 지금까지의 작품에는 없는 강한 의지와 독자적인 가치관을 가진 독립심이 높은 여성 이었는데요, 그런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이유를 알려주세요.
하루키: 이유 같은 것은 없습니다. 쓰고 있는 사이에 점점 '그런 사람'이 되어 진 것 뿐이에요.
Q3. 무라카미상에게 아오마메는 '현대 일본의 여성상'을 상징하는 캐릭터인가요? 아니면 무라카미상에게 '이상적인 여성'으로 쓰여진 것입니까?
하루키: '그런 사람이 있어도 결코 이상하지 않아'라고 생각할 뿐이에요. 저는 실제로 손을 '움직여' 쓰면서 인물의 조형을 만든다라고나 할까 이야기의 진행 속에 어떤 조형이 될까를 끝까지 지켜봅니다. 미리 계획을 세우지는 않아요.
Q4. 왜 '사랑'을 아오마메의 정신적인 지주 혹은 버팀목으로 삼게 되셨나요?
하루키: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누구든지 기본적으로 사랑을 바라고 있지 않나요?
Q5. 아오마메의 '사랑'은 상대방과 아이에 대한 두 가지의 사랑이 표현되는데요, 그 두가지는 모두 필수적인 것인가요?
하루키: 모르겠습니다. 저에게는 아이가 없어서요.
무라카미상의 작품에 관하여
Q6. <노르웨이의 숲>의 와타나베와 비슷한 지인이 있습니다. 그는 친구의 죽음을 듣고 “내 마음에는 평생 그를 넘을 수 없는 질투가 항상 따라 다녀”라고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만 언젠가 그 자신이 망가져 버리는 것은 아닐까 우려가 됩니다. 와타나베는 어째서 키즈키와 나오코의 죽음을 통해 큰 상실감을 맛보면서도 살아갈 것을 선택한 것 일까요?
하루키: 전 살아가고 있는 인간이므로, 그렇지 않은 쪽의 인간에 대해 현실적으로 논할 수 없습니다. 소설적으로 본다면, 그 두가지를 갈라놓는 벽은 정말 얇지 않을까요?
Q7. 와타나베의 말을 빌리면 '두뇌가 명석해 좌담에 재능이 있는 남자'로 인간관계를 잘 유지했을 것으로 생각되어지는 키즈키가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왜일까요?
하루키: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소설은 그 의문을 둘러싸며 여러 사람들이 이것저것 생각하는 이야기는 아니었다라는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만.
Q8. 20대 중반 남성 친구와 '무라카미상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 중, 애인을 삼는다면 누가 좋을까'라는 이야기를 한다면, 유미요시상이 항상 인기 No.1 입니다. 또 무라카미상의 팬사이트에서도 같은 앙케이트가 진행되어 그곳에서도 결과와 같았습니다. 이 결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미요시: <댄스댄스댄스>의 등장인물로 삿포로 이루카 호텔에 근무하던 안경 낀 여자
하루키: 유미요시상이 어떤 사람이었지? 아득한 옛날에 쓴 것이어서 거의 기억하고 있지 않아요. 제 자신의 책은 거의 다시 읽지 않거든요.
Q9. 단편집 <TV피플>에 수록된 <잠>이나 <1Q84>에서의 아오마메 장章등 여성이 주인공이 이야기를 쓰실 때에 의식하고 있었던 것을 말씀해 주실 수 있으세요?
하루키: 저는 여성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쓸 때에는 원칙으로 여성이 됩니다. 때로는 여성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됩니다. 물고기의 1인칭으로 이야기를 쓸 때는 물고기가 됩니다. 그리고 '과연 이런 느낌으로 세계가 보이는 것인가'라고 생각해보죠. 물론 그런것은 착각일지 모르지만요.
Q10. 무라카미상은 이야기 속에서, '성행위'를 어떤 식으로 평가하고 계시는지요? 어떤 점을 배려하고 쓰여지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하루키: 언제나 '이런 것은 가능하면 쓰고 싶지 않아'라고 생각하면서 쓰고 있습니다. 성과 폭력에 대해서 쓸 때에는 언제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야기에 있어서는 필요하니까라고 마음을 정하며 쓰고 있어요.
문체에 대해서
Q11. 무라카미상의 작품을 읽은 다음에 글을 쓰게 되면 무라카미상의 문체가 스며든 것 같이 문체가 비슷하다는 것을 체험한 적이 있는데요, 이것은 무라카미상의 작품을 통해서만 경험 했습니다. 어째서 이런 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하루키: 저의 문체와 닮은 문체를 실제로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문체를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Q12. 무라카미상은 다른 작가의 문체에 영향을 받은 적이 있으신가요? 영향을 받았던 작가나 작품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하루키: 많은 작가의 문체에 영향을 받았죠. 작가 뿐만이 아니라 델로니어스 몽크(재즈피아니스트)와 스탄 게츠(테너 색소폰)에게도 깊은 영향을 받고 있답니다.
이상, 하루키의 다빈치지 이메일 인터뷰 1편을 마칩니다. 느끼셨을지 모르겠지만 저 개인적으론 답변 내용이 지나치게 단답형이거나 더 설명을 해 줄수도 있는데 왜 그러지하고 의아하기도 했어요. 물론 이어질 2,3편 까지 보고 판단하겠습니다. 이제 워밍업을 했으니 2,3편에서는 어떤 도발적인 질문들이 이어질지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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