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의 1979년 데뷔작 이자 그에게 군상신인상을 안겨 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가 탄생 한 재즈 카페 '피터캣'에서의 수상 직후 주간 아사히와의 인터뷰에요. 딱 1년전 일본의 유명한 문화평론가로 부터 재발견(?)된 당시 하루키의 반항적인 인터뷰를 제 포스팅으로도 보셨을 텐데요. '잘 알려지지 않은 인터뷰 1편' (1편 보기)은 재즈 카페를 오픈할 당시인 1974년 인터뷰이고, 이번에 보여드릴 인터뷰는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데뷔하고 군상신인상까지 거머쥐게 된 직후의 인터뷰입니다. 1편에서의 '정보는 다 버려버리라고'했던 하루키가 6년 뒤엔 다소 변했을까요?
사진출처: http://www.douban.com/note/83279665/
하루키: 네 제가 무라카미 입니다.
하루키: 처음엔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와세다에서 문학부 연극과를 7년간 다니면서 영화 각본을 습작으로 써 보기도 했었죠. 7년이나 걸려서 졸업증서를 받을 필요가 있었나 싶기도 해요. 저 스스로도 왜 그렇게 학교에 집착했는지 잘 모르겠더군요.
하루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나의 고향에 가까운 도시를 상정한 것이지만, 고베 근처로 정해 버리면 등장 인물들의 말이 간사이 사투리를 써야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지명은 배제한 채 의도적으로 흐리게 하려고 했죠.
하루키와 류. 그냥 한 번 웃으시라고..:D
하루키: 와세다 재학 중에 동급생 여자친구, 지금의 아내와 결혼했어요. 결혼 하고 마지막 1년은 학기 당 한 과목 뿐이 남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에 가야 할 시간이 많지 않았죠. 그래서 여차여차해서 도쿄 코쿠분지에 작은 카페를 차렸어요. 당시 무사시노미술대학생이었던 무라카미류씨가 자주 얼굴을 보였죠. 그 첫번째 가게가 건물 신축 문제로 문을 닫고, 3년 전에 지금의 센다가야에 두 번째 카페를 열게 되었어요.
하루키: 무작정 가게를 열고 싶다고 할 때 가장 큰 문제는 자금이죠. 은행을 돌면서 어떻게든 변통했습니다만, 갚아야 할 돈이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 재즈 LP가 3천장있고, 밤에는 피아노 연주가 있고요. 아침 11시 부터 자정까지 영업을 하죠. 근처의 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잠시 쉬기 위해 한 두시간 동안 집에 다녀 오기도 합니다.
하루키: 와세다 졸업 즈음 "미국 영화에 있어서의 여행의 계보"라는 논문을 썼어요. <역마차>에서 부터 <우주여행>에 이르기까지 미국 영화의 발달과 테마의 중요한 근저에는 사람과 사물의 이동이 있다는 식의 논지 였죠. 그것을 읽은 교수님이 "무라카미 학생은 소설을 쓸 수 있지 않을까?"라고 얘기했던 적이 있어요. 그 말이 내 머릿속에 남아 있었고, 문득 펜을 잡아 써내려 갔던 것 같아요. 그리곤 첫 작품이 이렇게 입선작이 되어 버렸네요.
하루키: 아니요. 일본 소설은 거의 읽지 않았어요. 8년 전인가 도서관에서 읽는 사람이 거의 없었던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세설>을 읽어 본 정도에요. 그런데 이 작품은 꽤 재미있었어요. 하지만 그의 다른 작품들은 더 읽어 보고 싶다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요. 읽은 것은 대부분은 미국 문학이었습니다.
하루키: 아. 그건 소설을 위해 등장 시킨 허구 인물이에요. (인터뷰어 멘붕?)
하루키: 제 가게에는 젊은 편집자들이 종종 보입니다. 요전에 어떤 편집자와 작가 나카가미 켄지씨 (역주: 하루키 보다 3년 선배 작가, 하루키와는 인연이 없었던 아쿠타가와 수상 경력이 있고 46세의 나이에 요절)가 왔다가 잠시 얘기를 나누기도 했어요. 물론 나중에 다른 손님들로 부터 작가인지 알게 되었지만요. 전 이 공간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인터뷰 기사에 카페 이름은 공개하지 않으면 안될까요? 저에게 커피나 술을 마시러 혹은 재즈를 들으러 오는 목적 이외에 방문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루키: 카페 일을 하고 있으면 소설을 쓰는 시간은 하루에 한 두시간 밖에 할애할 수 없어요.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글세요 그 누군들 알 수 있나요?
이 인터뷰 이후 몇 년 뒤 하루키는 곧 전업작가로 변신하죠! 또 다른 하루키에 관한 재밌는 이야기 거리로 돌아오겠습니다! 그때까지 이 더위에서 꼭 살아남으세요!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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