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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데뷔 시절 부터 30여년간 함께 작업을 해온 친구 같은 형님 안자이 미즈마루씨가 지난 3월호 '일러스트레이션'지에서 함께 작업한 삽화 중 베스트 30을 뽑았습니다. 그 마지막 1위에서 10위지금 시작합니다!

하루키와는 달리 대외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안자이 미즈마루씨.
얼마전 일본 항공사 JAL의 국내선 퍼스트 클래스 홍보용 취재 中

안자이 미즈마루가 직접 뽑은 하루키 글 속, 그의 삽화 베스트 30
마지막편: 대망의 1~10위 


점선 박스에 들어가 있는 내용은 안자이 미즈마루씨가 직접 얘기하는 것이고, *표시가 들어간 첫 문장은 저의 설명이 덧붙여진 겁니다. 

1위 잡지 'BRUTUS' 표지에, 달리고 있는 무라카미씨를 의뢰 받아 작업한 그림입니다. 4위로 선정된 그림에서의 무라카미씨 보다 조금 더 나이가 든 모습이네요. 달리고 있는 무라카미씨는 실로 멋지지 않습니까? 무라카미씨가 매년 참가하고 있는 '무라카미 사사가와나가레 철인 3종 경기' *일본 니이가타현 무라카미시에서 열리는 국제 경기로 하루키가 여전히 참가하고 있습니다. 하루키의 10년 9월 기록은 '3:23:41' 입니다. 61세의 나이로 정말 대단하죠. 저도 응원하러 매년 가고 있습니다만, 무라카미씨에게 응원왔다고 얘기하면 항상 또 술을 먹으러 온거 아니냐는 얘기를 듣습니다. 절대 그렇지 않은데 말이죠. 해 마다 결승 지점을 지나치는 순간 만큼은 보는 저마저도 상쾌해집니다. 여전히 달리는 무라카미씨 정말 대단한 체력입니다. 이 그림을 보고 있으면, 정말 그가 저를 향해 달려오는 착각을 느끼게 합니다. 무라카미씨와 실로 다양한 작업을 같이 했지만, 이 그림이 가장 좋습니다. 물론 다른 그림도 다 좋지만요. (웃음) 



2위 이 그림은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에 실렸던 그림입니다. 이 그림은 이미 그려져있던 것인데, 둘이서 너무 좋아하고 있는 상태에서 글에 싣기로 했던 것입니다. 노란 것은 파이프 담배 'SAIL' 브랜드의 캔입니다. 오른쪽의 파이프는 콘파이프에요. 전차는 샌프란시스코를 달리고 있는 노면 전차로 양철로 되어 있는 장난감이죠. 키치죠지 골목에서 300엔 인가를 주고 샀었습니다. 저의 일러스트레이션이 곧잘 등장하곤 합니다.



3위 역시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에 들어간 그림입니다. 이 책은 제가 무라카미씨와 함께 작업한 첫 번째 작품인데요. 처음 제안이 들어왔을 때, 제 개인 사정으로 어려움이 있어 거절을 했는데, 재차 제안이 들어 왔었습니다. 결국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작업 도중 제 어려움을 무라카미씨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상담도 하고, 제 이야기를 잘 들어 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4위 <깜짝 하우스>*1985년 폐간된 서브문화 잡지로, 하루키는 물론 이누도 잇신 감독 등도 주요 필진으로 자주 등장함 의 표지용 그림입니다. 1984년 3월호이며, '달리고 있는 청년 모습의 무라카미씨를 그려주세요.'라는 의뢰를 받고 그렸습니다. 이 책은 제가 정말 아끼는 소장본입니다. (웃음)



5위 무라카미씨의 요리 실력은 훌륭합니다. 반면, 저는 편식을 하는 편이지요. 중화요리부터, 어패류, 생선, 닭 요리 등을 즐겨하고, 특히 야채를 매우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그림 역시 출처를 모르겠습니다. 무라카미씨와 요리와 관련된 이야기를 위해 그렸을 것은 분명하겠지만요. 덧붙여, 저는 야채를 싫어 하는 편입니다.  



6위 이 그림은 보시는 바와 같이 'Area mook' 지로 부터 의뢰를 받아 그렸습니다. 아트 디렉터는 오카모토씨 였네요. 어쨌든, '무라카미씨를 자유롭게 그려 주세요.'란 주문을 받아 그린 것이고, 역시 고양이를 좋아하는 무라카미씨를 그렸죠. 무라카미씨가 입고 있는 것은 '골든베어'의 스타디움 점퍼로 실제로 입은 것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왠지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제 마음대로 선택했죠. 어울리지 않습니까? 무라카미씨는 지금도 'IVY 소년'느낌을 가지고 있죠.



7위 이 그림은 무라카미씨의 <해변의 카프카>를 제 나름대로 그냥 그려 본 것입니다. 작은 그림입니다만,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서 여기 7위에 올렸습니다. 그림은 별책자인 <소년 카프카에> 실렸습니다.



8위 교토에 있는 '교토과학표본'이라는 회사의 공장에 견학 갔을 때의 모습을 그린 그림입니다. 이 그림은 1990년 <해뜨는 나라의 공장> 책에 들어가 있습니다. 무라카미씨는 헤링본 자켓을 입었었죠. 가운데는 혈액의 흐름표를 나타낸 모형입니다. 초등학생때 표본실에서 인체 모형을 가지고 놀다가 신장 부분이 똑하고 떨어져서 도망 나왔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웃음)



9위 이 그림 역시 <해뜨는 나라의 공장>에 들어간 그림입니다. 이와이 유업의 농장에 견학 갔을 때의 모습입니다. 가축들에게 먹일 목초를 베고 있는 그림입니다. 스트라이프로 이쁘게 베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었습니다. 멀리서 작은 새소리가 들려오고, 해는 서쪽으로 기울고 있고, 산들이 진한 파란색에 물들어 가는 느낌이 매우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여러 공장을 견학했지만, 이렇게 하염없이 풍경을 바라보았던 곳은 이 곳 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10위 역시 <해뜨는 나라의 공장>에서 방문한 이와이 유업의 농장 모습입니다. 이런 시골의 모습을 그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잘 정비된 농장에서 걷고 있으니 기분이 매우 좋아졌습니다. 목초나 동물의 냄새가 코를 찌를 때는 조금 곤란하기도 했지만요. 하지만, 이런 잡지에서 그런 얘기만 할 수는 없겠지요. 지금 이 농장은 가족의 체험 농장으로 각광 받고 있다고 합니다. (웃음)



*하루키의 작가 생활을 거의 함께한 동반자인 안자이 미즈마루의 하루키에 대한 애정을 볼 수 있는 삽화들이었습니다. 하루키는 안자이 미즈마루씨에 대해 농담을 섞어가며 이렇게 얘기했었죠. "안자이 미즈마루씨는 존경까지는 할 수 없지만, 어느 부분에 있어서는 존중을 해주고 싶은 구석이 있기는 하다." 하루키와 안자이 미즈마루씨 콤비의 삽화를 조만간 다시 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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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agat.tistory.com BlogIcon 페코(pekoe) 2011.06.27 11:44 신고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전부 마음에 드는 삽화네요 :)

  2. 마리하트 2011.11.30 17:09

    안녕하세요 덕분에 잘 봤습니다. 이 분 그림 마음에 들어서 일어를 하나도 모름에도 불구 일서를 직접 구매하고 싶네요. ^^ 국내출간본에는 왜 이 분 그림이 거의 다 빠져있나몰라요...

    • Favicon of https://finding-haruki.com BlogIcon finding-haruki.com 2011.12.02 10:32 신고

      그림이 참 귀엽고 정감가죠 ㅎㅎ 무라카미라디오도 미즈마루씨 그림이 쏙 배고 출간됐죠.. 그 그림은 하루키도 소장하고 있는 그림들인데..좀 안타까워요 정말. 일어를 모르더라도 소장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3. tom 2011.12.26 23:24

    제가 좋아하는 삽화는 수필인것 같은데 비프커틀릿을 먹는 롬웰장군 삽화에요.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하루키가 미즈마루씨를 곤란하게 하려고 일부러 삽화로 그리기 힘든 내용들을 적었던 기억이;; 물론 미즈마루씨가 훌륭하게 표현하셔서 박수를 치며 읽었던 기억이 나요.

  4. 아트라베시아모 2013.02.26 15:54

    포스트 감사히 잘 봤습니다 :) 흥미롭네요. 다른분들 댓글을 보니ㅠㅠ 우리나라 책에는 삽화가 빠졌다고..ㅠㅠㅠㅠㅠㅠ 아쉽습니다.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