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의 최신 인터뷰가 뉴욕타임즈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지난 12월 하루키는 뉴욕에서 2개의 헌정 행사에 참석했는데요. 해당 체류 기간 동안 뉴욕에서 가진 인터뷰입니다.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는 4년 만이네요. 이번 체류 기간 동안 뉴요커지와는 인터뷰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의 영문판 출간 기념 인터뷰를 이미 해서 인 것 같습니다. 아, 이 인터뷰도 곧 소개해드릴게요.
https://www.nytimes.com/2026/02/08/books/haruki-murakami-profile.html

2025년 12월 오전 10시,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의 한 호텔 지하에 있는 칵테일 라운지. 손님 하나 없는 넓고 어두운 공간에서 기하학적인 빛이 벽 위를 천천히 스친다. 후드 티셔츠와 운동화 차림의 무라카미 하루키는 거의 움직이지 않은 채 앉아 있었고, 때때로 떠오르는 생각을 붙잡으려는 듯 시선을 위로 올리며 천천히, 신중하게 말을 이었다. 그의 답변 대부분은 영어로 이어졌다.
- 인터뷰어 뉴욕타임즈 Alexandra Alter
인터뷰 기사 소개 자체도 마치 소설의 한 문장 같습니다. 인터뷰어가 전체적으로 인터뷰를 소개하며, 하루키의 상황과 그의 답변을 적절하게 직간접 인용하면서 하나의 글 처럼 잘 정리된 인터뷰입니다. 전문을 옮기기 보다는 주요 내용에 대해, 읽기 편하게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인터뷰의 주요 내용은 하루키의 거의 모든 인터뷰가 그렇듯 창작의 기술에 대한 질문 부터 시작해, 작품에 대한 해석에 대한 견해,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서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그 중 다소 놀라운 새로운 사실이 있는데요. 하루키가 24년 발표한 단편 <카호>와 그녀(카호)가 주인공인 확장된 이야기인 25년 여름 발표된 중편 <무사시사카이의 개미핥기 武蔵境のありくい>를 쓰기 전 약 1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한 사실을 처음으로 본인이 직접 이야기 한 건데요. 그 즈음 SNS를 통해 하루키가 아프다거나, 세상을 떠났다는 소문도 잠시 나기도 했었죠. 물론 사칭 계정으로 결론이 난 걸로 기억하지만, 시기는 묘하게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하루키는 잘 쾌유해서 원고지 100매 정도의 중편을 하나 완성했고, 이번에 소개해 드릴 인터뷰 내용에도 나오지만, 소설을 더 쓸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한 걸 보면 건강을 다시 찾고 다시 한 번 긴 이야기 속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 인터뷰 주요 내용에 대해 알아볼게요.
Q: 소설을 쓰기 전에 이야기를 미리 설계하시나요?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소위 '이상한 일들'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하루키: 소설을 쓸 때는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습니다. 그냥 쓰기 시작할 뿐이에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거의 자동적으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소설을 쓸 때마다 저는 다른 세계로 들어갑니다. 무의식이라고 불러도 좋을 거예요. 그곳에서는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고, 저는 그 세계를 보고 다시 현실로 돌아와 기록합니다.
Q: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위대한 예술가로 평가합니다.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하루키: 처음 <양을 쫓는 모험>이 미국에서 출간되고 뉴욕에서 첫 사인회를 했을 때가 생각이 나네요. 펜을 들고 앉아 있었는데, 할 일이 아무것도 없었어요. 제 인생에서 가장 긴 1시간었죠. (웃음) 저는 스스로를 예술가나 천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아주 평범한 사람이에요. 다만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깊이 내려갈 수 있을 뿐이죠. 제가 처음 일본 문단에 등장했을 때에는 일종의 '검은 양'이었죠. 문학에는 기성 문학의 본류가 있고, 저는 그 길 위에 있지 않다고 생각했던 거예요. 그래서 일본 문단에서는 편하지 않았죠. 과거에는 평론가들이 제 작품을 긍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는 분위기마저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사람들은 나이가 든 노인을 존중하기 마련이니까요. (웃음)
Q: 최근 큰 병을 앓은 뒤에도 다시 소설을 완성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하루키: 어떤 병이었는지는 자세히 설명하고 싶지는 않지만, 약 한 달 동안 입원했고 약 18kg 정도 체중이 줄었어요. 걷는 것조차 힘들었고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죠. 하지만 회복 후 글쓰기에 대한 열정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했답니다. 회복한 뒤 다시 글을 쓰게 되었을 때, 일종의 부활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시 돌아왔다는 감각이었죠.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남아 있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다행이었습니다.
Q: 새 소설은 이전 작품들과 어떤 점이 다른가요?
하루키: 이번 이야기는 이전보다 조금 더 낙관적입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주로 여성의 시점에서 썼어요. 젊은 여성의 시점에서 글을 쓰는 것이 색다른 경험이었지만 놀랍도록 자연스러웠다고 느껴졌어요. 쓰는 동안 그 인물이 자연스럽게 제 안으로 들어왔고, 저는 그녀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카호라는 젊은 여성인데, 예술가이자 아동 도서 삽화가이며, 그녀를 둘러싸고 이야기가 기묘한 방향으로 흘러가게돼요. 그녀는 아주 평범한 소녀이고, 그다지 예쁘지도 않고, 똑똑하지도 않죠. 하지만 그녀에게, 그리고 그녀 주변에서 아주 많은 이상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어떤 종류의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비밀입니다.
Q: 이제 나이도 많이 드셨습니다. 앞으로의 글쓰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하루키: 저는 지금도 아침 일찍 일어나 글을 쓰고, 설거지나 다림질 같은 집안일을 하고, 조깅을 하는 일상에 행복하게 몰두하고 있어요.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소설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소설을 쓰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고, 마치 나 자신을 탐험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더 많이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이가 들어도 탐험할 공간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느낍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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