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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인터뷰

하루키 <다시,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출간 기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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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가 본인이 수집하고 계속해서 들어온 레코드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에세이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가 2년만에 2편이 나왔는데요. 출간을 기념해서 올 1월 마이니치 신문과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전편은 클래식 음악과 레코드에 대한 애정을, 후편에서는 예술과 정치와의 관계, 앞으로의 작가로서의 작업 등에 대해서 이야기 했는데요. 그 내용을 포스팅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인터뷰는 아래 링크의 기사를 통해 보실 수 있답니다. 

 

https://www.theguardian.com/books/2021/apr/12/first-person-singular-by-haruki-murakami-review

 

https://mainichi.jp/articles/20230113/k00/00m/040/122000c

 

村上春樹さん、クラシックレコードを語る/上 「好き嫌いの報告書」 | 毎日新聞

 作家の村上春樹さん(74)が新著「更に、古くて素敵(すてき)なクラシック・レコードたち」(文芸春秋)の刊行に合わせ、毎日新聞の単独インタビューに応じました。全文を2回に分け

mainichi.jp

 

[클래식 레코드에 관한 두번째 책]

 

Q: 2021년 출간된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그리고 이번에 출간된 <다시,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에는 무라카미씨의 방대한 레코드 콜렉션이 소개되고 있는데요. 앨범 재킷 사진이 모두 컬러로 수록되어 있어서 실제로 레코드를 손에 들고 있으면서 무라카미씨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하루키:  코로나 속에서 외국에 갈 수도 없고 여행도 별로 못하고 집에만 계속 있었어요. 집에서 레코드를 듣고 있으면서 지금 듣고 있는 레코드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점점 커져왔죠. 그렇게 2권도 써버렸네요. 음악에 대해 쓰는 것은 문장을 쓰기 위한 좋은 공부가 돼요. 음식도 같죠. TV의 미식 프로그램에서는 모두가 맛있다라고 밖에 얘기하지 않지만, 문장이라면 은유를 사용하거나 다른 기법을 통해 여러방식으로 표현 할 수 있죠. 내가 느낀 것을 어떤 식으로 표현할지 생각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에요. 

 

Q: <다시,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를 가이드북이 아니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에 대한 보고서'라고 표현되어 있는데요.

하루키: 누구나 음악 중에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있기 마련이고, 그것을 또 타인에게 강요하는 사람도 있죠. 하지만 저는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개개인의 인간성의 일부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좋든 나쁘든 그것과 친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그런 관점에서 제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에 대해 쓰고 싶었답니다. 

 

Q: 두 권의 책에 모두 1,000장의 레코드가 소개되고 있는데요. 선택하는 것도 매우 힘드셨을 것 같은데요. 

하루키: 힘든 작업이에요. (웃음) 제가 좋아하는 레코드 뿐 만 아니라, 재미있는 곡이 있는 레코드도 선택했어요. 그래서 제가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음악과 레코드도 포함되어 있죠. 도대체 이 레코드를 왜 가지고 있을까 싶은 것도 상당 부분 있어요. 라고 하지만, 레코드 샵에서 바겐 세일을 해서 100엔 이나 50엔에 너무 싸게 팔고 있으면 결국은 구매해서 돌아오곤 했네요. 그렇게 골라 온 것 중에 '꽝'도 있기 마련이지만, 그것도 제 취미이고 저라는 사람의 인간성 중에 하나인거죠. 

 

Q: 무라카미씨가 소장한 레코드는 총 1만 5천 장이고, 그 중 재즈가 7할, 클래식이 2할, 락/팝이 1할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21년 개관한 무라카미 라이브러리에도 일부 기증을 하셨죠. 지금 집에 가지고 계신 레코드는 얼마나 될까요?

하루키: 기증한 것은 아직 전체의 일부일 뿐이고요. 주로 더빙판 레코드랍니다. 레코드샵에서 바겐 세일을 하거나 하면, 어느샌가 사게 되고 집으로 가져와보면 같은 레코드일 경우도 많이 있어요. 작업에도 아직 레코드가 쓰이고 있기 때문에, 거의 제 수중에 가지고 있답니다. 제가 죽은 후에 흩어지는 것은 아깝기 때문에, 그 때가 되면 전부 기증할 생각이에요. 살아있는 동안은 계속 듣고 싶어요. 

 

Q: 레코드의 매력에 대해 전편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을 통해 레코드를 닦거나, 음향 장비를 조정하거나 손으로서 직접 관리해주면 음질로서 응해주는 '휴먼 릴레이션십'이 있다고 하셨는데요. 

하루키: 맞아요. 레코드는 손으로 아껴주면 보답을 해준답니다. 

 

Q: 그 점은 CD나 하물며 스트리밍 음원으로는 맛 볼 수 없는 좋은 점인 것 같습니다. 

하루키: 맞아요. 그리고 제가 레코드를 좋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레코드로 부터 제 귀에 음악이 들리기 까지의 프로세스가 보이기 때문이에요. 레코드에는 작게 파여진 홈(그루브)이 있죠, 거기에 바늘이 빙글빙글 돌면서 소리를 내고 있어요. 가만히 보면 왠지 가련한 느낌이 들죠. CD를 보고 있으면 그런 느낌은 안들고, 스트리밍이야 눈으로는 보이지 않으니까요. 

 

Q: 음악 구독 서비스도 이용하시나요?

하루키: 아니요. iPOD는 계속 사용하고 있는데, 제가 직접 CD나 레코드에서 추출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Q: 중학생 때 부터 재즈를 듣기 시작하셨다고 에세이 등에서 얘기하셨는데요. 클래식도 그 무렵이었나요?

하루키: 클래식을 진지하게 듣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무렵이었어요. 당시 좋아했던 연주자는 지금도 계속 듣고 있어요. 글렌 굴드를 비롯하여 피터 젤킨, 더 거슬러 올라가면 루빈슈타인, 홀로비츠가 되겠네요. 그리고 의외로 좋아하는 음악가가 존 오그돈, 안다 게이자랍니다. 피아니스트가 많죠. 

당시의 음악적 체험이라는 것이 굉장히 큰 것 같아요. 10대에 몸에 스며든 게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지고 있는거죠. 어떤 음악을 듣던, 그 무렵에 들었던 음악과의 거리 혹은 위치를 측정하면서 들을 수 있게되요. 예를 들어,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라하면, 저는 고등학교 시절에 들었던 글렌 굴드의 연주가 남아 있기 때문에, 누가 연주해도 그 양자 간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게돼요. 그 점은 저에게 있어 꽤나 고마운 지점이에요. 거리를 측정하면서 들을 수 없다면 음악은 어렵기 마련입니다. 

 

Q: 그 무렵에 들은 것이 어떤 기준점이 되는 거네요. 

하루키: 네, 기준점이 되고 있어요. 책도 그렇네요. 10대 무렵에 읽은 책의 기억이라고 할까, 감동의 질 같은 것은 지금도 남아 있어서 지금의 독서에 있어서도 매우 소중한 양분이 되고 있어요. 

 

Q: 인생의 어느 시점에 그런 식으로 여러모로 영향을 받고 내 안에서의 하나의 기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루키: 굉장히 중요합니다. 게다가 좋은 것만이 아니고, 그다지 좋지 않은 것도 넣지 않으면 안돼요. 좋은 것들만 넣어 버리면 기준점이 불균형해 지죠.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도 클래식을 좋아해서 서로 레코드도 교환해 듣곤 했어요. 재미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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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소신과 시선, 가치관과 관점을 견지해야]

 

Q: 무라카미씨의 94~95년에 걸쳐 발표된 <태엽감는새> 정도 부터, 작품 속에서 클래식 음악이 비중 있는 요소를 차지하게 된 것 같은 인상이 있습니다.

하루키: 그다지 의식해서 쓴 것은 아닙니다만, 최근에는 소바 가게에도 재즈가 걸리잖아요. 그래서 조금은 피로감이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웃음) 재즈는 예전에는 뭔가 전투적인 진취적인 음악이라는 인상이었지만 이제는 왠지 세련된 느낌의 BGM 같이 되어버린 느낌이죠. 무언가에 저항하는 음악이랄까 그런 포지션도 이제 최근에는 랩이라는 음악으로 옮겨갔으니까요. 

 

Q: 22년 2월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유럽의 공연장에서는 러시아 음악가가 추방되거나 러시아계 작품의 공연이 중단되는 등의 영향이 있었는데요.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시나요?

하루키: 작품까지 기피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나란 생각이네요.

 

Q: 한편 러시아 국내에서는 '비전통적'인 성적 지향에 대한 정보 확산을 금지하는 법률이 제정되어 무라카미씨의 작품을 포함한 일부 문학 작품이 도서관에서 퇴출되는 움직임이 보도되고 있는데요. 예술이 정치에 농락되는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하루키: 역사적으로 볼 때 세계 곳곳에서 그런 일들은 계속 있어 왔죠. 작품의 일부가 삭제 되거나 도서관에 진열되지 못하는 등의 일은 저도 예전 부터 곳곳에서 경험해왔기 때문에 특별히 놀랍지는 않습니다. 미국에서 조차, 주에 따라서 도서관에 진열되지 못하는 일이 지금도 있답니다.  

 

Q: 지금의 상황이 일시적일 것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낙관론이겠지만, 살아남아야 하는 작품은 살아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키: 정치 시스템이라는 것은 일시적인 형세일 뿐이지만, 예술이라는 것은 그런 것과는 관계없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Q: 얼마전 BRUTUS 잡지 인터뷰를 통해 일본의 보수화 혹은 우경화가 진행되는 사회 분위기에서 카운터 걸쳐(대항 문화) 세대로서 괴로움을 느낀다고 하신 말이 인상에 남아 있습니다.

하루키: 우리 세대에는 설교를 하려고 드는 녀석이 많았답니다. 저는 그런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제 페이스로 제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방식대로 살아오는 것을 택했지만, 최근에는 좀 사람들과 관련되어 함께 해결해나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란 생각이 강해져 왔답니다. 와세다 대학의 라이브러리나 라디오를 통해서, 제 메세지를 소리 높여 얘기하기 보다는 듣는 사람과 같은 눈높이의 레벨로 전해가면 된다는 기분은 있습니다. 우리 세대의 중심적인 가치관은 기존의 권위에 맞서는 것이었지만, 지금 그런 것을 얘기해봤지 통용되지 않으니까요. 클래식 레코드에 대한 책도 그렇지만, 제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자기 자신의 관점을 제대로 가지는 것이 좋다라는 것입니다. 지루한 일도 좋습니다. 그런 자신만의 관점과 시점을 견지하고 있으면 그것은 여러가지 영역에서 힘을 발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이 책은 레코드가 테마이지만, 자신의 시점이나 가치관을 가지고 '좋고, 싫음'을 제대로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점을 얘기하고 싶으신 거군요.

하루키: 그렇네요. 최근에는 사람들에게 '좋아요'를 받고 싶어서 하고 있는 것이 많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것이 좋아'라고 조용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사람들에게 받고 싶어서 뭔가를 한다는 건 역시 시시하잖아요.  

 

Q: 마지막으로 최근의 근황에 대해 궁금합니다. 최근에 하와이를 다녀오셨다고요. 오랜만의 해외셨군요.

하루키: 2년 만이네요. 중고 레코드샵이 많이 줄었더라고요. 어디서나 점점 옛 서점이나 레코드샵이 사라지고 있네요. 모두가 CD나 책을 사지 않게 되었고, 사더라도 인터넷으로 사버리죠. 저는 책도 레코드도 가게에 가서 직접 보지 않고는 살 수 없답니다. 

 

Q: 지난 12월에도 하와이에 계셨다고 알고 있는데요. 호놀룰루 마라톤 참가때문이었나요? 

하루키: 맞아요. 40년간 매년 최소 1회는 풀마라톤을 달리는 것을 계속 해왔고, 그걸 계속할 수 있어서 매우 좋아요. 조금 상태가 좋지 않았어서 기록은 부끄럽지만, 일단은 걷지 않고 완주할 수 있었어요. 

 

Q: 작가로서 향후의 계획에 대해 궁금합니다. 

하루키: 카포티의 <다른 목소리, 다른 방>의 번역이 거의 끝났답니다. 이 작품은 꽤나 기교적이고 어려워요. 번역하는 것이 꽤나 힘들었답니다. 제 소설에 관해서는 비밀입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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