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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가 작년 8월 부터 진행 해온 도쿄 FM의 '무라카미 라디오' 프로그램이 벌써 4번째 방송을 앞두고 있습니다. 4번째 방송은 2/10일 일요일에 방송되고요. 타이틀은 '오늘밤은 아날로그 나이트'네요. 이 방송을 일주일 앞 두고 사카모토 미우씨가 진행하는 사전 스페셜 방송에서, 하루키의 30년 지기 편집자인 테라지마 테츠야씨가 출연해 하루키와 관련한 에피스도를 들려 주었는데요. 그 내용 중, 하루키의 원작 단편인 <버닝>이 한국의 이창동 감독에 의해 영화화 되었고, 일본에서 개봉을 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영화를 본 하루키의 메세지가 전달되었습니다. 하루키는 재미있는 작품이었고, 이창동 감독이 꽤 좋은 감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코멘트를 했네요. 방송에는 이창동 감독의 육성 인터뷰도 있었다고 하네요. 자세한 내용은 아래 테라지마상이 증언(?)한 하루키의 에피소드를 들어 보시죠.


1. 하루키 30년 지기 신초사 편집자 테라지마씨가 얘기하는 에피소드


도쿄 FM: 테라지마씨와 무라카미씨의 첫 만남은 언제였나요?


테라지마 테츠야: 무라카미씨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데뷔한게 1979년이죠. 당시 편집부 막내였던, 저는 그 소설을 읽고 문장의 리듬이 굉장히 좋고, 쿨하고 그루브한 생동감이 정말 좋았답니다. '일본에도 좋아하는 작가가 나타났다.'라고 생각했죠. 당시 제 주변 모두 같은 생각이었어요. 


도쿄 FM: 젊은 세대를 대변하주는 것 같은 강렬한 인상이었다고요.


테라지마 테츠야: 20대 시절에는 잡지 편집부에 있었지만, 언젠가 무라카미씨 담당 편집자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26세에 출판부로 옮겼고, 30세가 지나 무라카미씨 단행본 편집자가 되었죠. 


도쿄 FM: 무라카미씨를 처음 만났던 인상은 어땠나요?


테라지마 테츠야: 처음 만난 것은 1984년 겨울입니다. 신주쿠의 푸지몬도 카페에서 만나서 잡지에 기고할 원고를 받았어요. 제가 창가의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저쪽에서 남색 더플 코트를 입은 무라카미씨가 들어왔어요. '역시 더플 코트를 입고 있어.'라고 생각했었죠. 자연스러운 느낌의 이미지대로의 모습이었어요. '번역하면 꽤 재미있을 만한 이런 이런 소설들이 있어요.'라는 식의 얘기들을 35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해 오고 있죠.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무라카미씨에 대한 가장 좋은 인상은 '좋은 목소리의 사람이구나.' 라는 것이랍니다.


도쿄 FM: 지금까지 테라지마씨가 편집을 담당해온 작품은 어떤 것이 있나요?


테라지마 테츠야: 올해도 담당한지 30년째이므로 장편에서 에세이, 번역까지 20권 정도가 되겠네요. 80년대에는 자필원고로, 90년대에는 플로피 디스크로, 최근에는 USB로 원고를 주시죠. 원고를 건네주실 때는 그야말로 기쁩니다. 무라카미씨의 새로운 작품을 읽을 수 있으니까 말이에요.


도쿄 FM: 근작 <기사단장 죽이기>때는 어땠나요?


테라지마 테츠야: USB 스틱이었죠. 2016년 9월 어느밤에 무라카미씨가 '밥을 먹자'라고 연락이 오셔서, 아오야마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갔어요. 조금 늦게 무라카미씨가 오셔서 갑자기 '아 그렇지. 테라시마군에게 줄 선물이 있었지'라고 하시며, 감색의 가방에서 바스락 바스락 거리며 계속 봉투에 들어간 것을 뒤적거리시다가, USB를 주셨어요. 저는 '감사합니다!' 라고 한 뒤, 잠시 말이 나오지 않았죠. '아 서둘러 회사에 가지 않으면 안되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요리가 나오지 않았죠. (웃음) 


도쿄 FM: 밥을 먹고 있을 때가 아니죠 (웃음)


테라지마 테츠야: 그렇죠. 그리고 USB를 받았던 제 얼굴이 빨개진거에요. 그때 무라카미씨가 '역시 사람은 얼굴이 빨개지는구나.'라고 하셨는데, 무슨 뜻인지 몰랐거든요. 그런데 작품 속에 얼굴이 붉어지는 장면이 있더라고요. 저녁을 다 먹고 바로 회사로 돌아와 같이 일하는 후임 편집자와 원고를 바로 프린트해서 읽어 내려갔던게 바로 어제 일 처럼 기억하고 있답니다. 


2. 이창동 감독 영화 <버닝>에 대한 하루키 육성 코멘트


하루키: 작품을 봤습니다. 재미있었어요. 이창동 감독은 정말 좋은 감독이네요. 보고 있는 동안 즐거웠답니다. 원작에 너무 충실하게 만들어졌다고 느껴졌는데, 그만큼 조금은 피로한 감도 있었습니다만, 조금씩 변주하는 것을 보며 '어떻게 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게 하면서 결국은 영화 끝까지 매우 재밌게 봤답니다. 35년 정도 전에 쓴 소설이라 제 자신도 잊게 되네요. 


저는 제가 쓴 단편을 영화화 하는 것은 비교적 선호한답니다. 장편은 별로 내키지 않지만 말이에요. 단편 소설은 이야기를 더 키워야 영화화가 가능하죠. 그런 부분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영화와 소설은 다른 장르이기 때문에 명확이 분리되어 있죠. 그런 부분이 저로서는 꽤 기쁩니다.


*포스팅 타이틀은 나름 신문 기사용으로 뽑아 봤습니다. 틀린 타이틀은 아니죠? 하루키도, 이창동 감독도 빨리 새로운 작품으로 돌아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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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afka on the shore 2019.03.01 11:20 신고

    타이틀 어울리는데요? 하루키는 버닝을 흥미롭고 좋은 작품이라 생각하는것같네요. 늘 잘보고있습니다^^

    • finding-haruki.com 2019.03.01 15:28 신고

      하루키도 얘기했지만, 본인의 장편을 영화화해서 서사를 쫓는 것만으로도 벅찬 것 보단, 단편을 영화화해서 다양한 해석으로 확대시키는 것에 대해 만족해하는 듯 보였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