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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기사는 직접적인 대화 형식이 아니지만, 제 포스팅에서는 편의상 대화 형식으로 구성했습니다. 인터뷰는 '과거 작업'과 '미래 계획' 두 챕터로 진행되네요. 하루키가 하는 말은 직접 인용입니다.
Kaleo: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씨의 작품은 40개 언어로 번역, 판매되며 이미 전세계적인 작가로 인정 받고 있습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꾸분히 거론되고 있죠. 그런 우리가 만나본 무라카미씨는 보통의 평범한 사람이 었어요.
하루키: 저는 매일 무언가를 할 때, 스스로 평범한 남자라고 생각하려고 해요.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저에게 있어 중요한 일이에요.
Kaleo: 무라카미씨를 찾아간 캠퍼스의 사무실에서 그는 체크 무늬 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그의 전형적인 차림으로 보이는 편안한 차림이었습니다. 그는 여전히 셔츠 다림질과 세차 그리고 요리를 즐깁니다. 이번 가을 학기 객원 연구원으로 다시 찾은 하루키는 이 섬(하와이)에게는 낯선 사람이 아니죠.
하루키: 저는 정말 이곳을 사랑합니다. 하와이는 내가 일하기 아주 좋은 곳이에요. 저는 지금까지 보통 카우아이에서 지냈는데 그곳은 정말 아름답죠. 그런데 요즘엔 오하우로 옮겼어요. 이곳은 조금 더 편리하달까요.
Kaleo: 무라카미씨는 일본 교토에서 태어나 30세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어요. '프랭크 오코너 국제 단편상'이나 '아사히'상을 수상하기도 했지만 그런 수상과 명성은 그가 즐기는 것이 아닙니다.
하루키: 노벨문학상의 후보가 되었다는 루머를 들었을 때는 매우 불편하고 불안한 심정이었죠. 저는 내 자신 안의 독자를 가지고 있어요. 저는 제가 쓰는 글을 통해서만 살아갈 수 있어요. 그 어떤 상도 필요치 않아요. '좋은 독자'들이만이 저에게 주어지는 수상이 될 수 있어요. 저는 그 밖에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없어요.
Kaleo: 어제 무라카미씨의 새 소설 <1Q84>가 미국에서 출간되었습니다. 3년간 집필했고 그의 최근 가장 긴 소설입니다. 2년전 일본에서 발표되었고, 천여 페이지에 이르는 소설이죠.
하루키: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서 이렇게 오래 걸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2년 안에 마무리 될 것이라고 생각했죠. (생각) 하지만 일단 쓰기 시작 했을 때 멈출 수가 없었어요.
Kaleo: <1Q84>는 3인칭의 작법을 전면적으로 채용한 첫 번째 장편 소설입니다. 프란츠 카프카상의 영예를 안겨 준 <해변의 카프카>에서 이미 부분적으로 3인칭 작법을 쓰기도 했죠. 이런 도전으로 스타일의 변화를 가지고 왔다는 인상도 있습니다.
하루키: 3인칭 작법은 제가 소설을 쓰는 것에 있어서 보다 넓은 시야를 제공해 줍니다. 그래서 전 그것을 전적으로 즐기고 있어요.
Kaleo: 무라카미씨의 초현실적 세계관은 모든 연령층의 독자들을 매료시켰어요.
하루키: 왜 그런지 잘 모르겠어요. (웃음) 저는 이야기가 좋다면 누구나 그 이야기를 좋아할 거라고 믿고 있어요. 거기에는 나이가 많고 적음이 문제가 되지 않겠죠. 그것이 좋은 이야기이고,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라면 위 명제가 작동하게 되지요. 그것은 또한 흥미진진한 이야기여야만 해요.
Kaleo: 지금 하와이에서 무라카미씨는 소설의 휴식기를 가지고 있어요. 장편 소설의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6~9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현재 잡기 기사와 에세이를 쓰고 있죠. (*역주 <무라카미 라디오 2>, <오자와 세이지 대담집> 등을 쓰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일본에선 모두 출간 되었습니다.)
하루키: 저는 쓰고 싶지 않을 때는 쓰지 않는다라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요. 그래서 전 작가가 글길이 막히는 'Writer's Block'을 경험해 보지 않았어요.
Kaleo: 무라카미씨는 레이먼드 카버나 스콧 피츠제럴드 같은 작가들의 작품을 일본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많이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자신의 소설을 쓰는데에는 4~5시간 정도 투자합니다.
하루키: 나는 말하는 사람(talker)도 아니고, 사상가(thinker)도 아니에요. 난 작가에요. 저는 소설을 쓸 때 생각을 하기 시작해요. 쓰면서 아이디어를 얻어 나가죠. 쓰면서 그런 생각들을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게 되요.
Kaleo: 무라카미씨는 이제 62세가 되었고, 스스로 작품 활동을 느슨하게 슬로운 다운 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하셨죠. 미국에까지 <1Q84>가 출간되었고, 이제 또 다른 단편집을 쓰게 될 것 같다고도 말합니다. 무라카미씨는 항상 다른 누군가가 가지 않은 정복되지 않은 영역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작가가 되기 위해 무라카미씨가 좋아하는 것들 중 하나죠.
하루키: 작가는 끊임없이 도전하는 정신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해요. 작가가 혹은 모두가 새로운 무언가를 할 수 없다면 그것은 분명 지루한 것이 되고 말테니까요.
Kaleo: 무라카미씨는 일본의 현재 상태에 대해서도 생각을 말했는데요. 후쿠시마의 재해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일본이 원자력이 없는 환경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라고 이번 재해를 바라보고 싶어합니다.
하루키: 이것은 일본을 위한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어요. 우리는 우리가 지녔던 본질적인 이미지를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새로운 가치 체계를 세워야 해요.
Kaleo: 무라카미씨는 자국의 큰 재해에 대해서는, 그의 작품을 통해서 개인적인 책임을 느껴온 것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하루키: 저는 제 작업 안에서 무언가 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그것이 저의 느낌입니다.
*이 대학 신문 인터뷰를 찾아낸 보람이 또 있네요. 미래 계획을 얘기하는 부분에서 <1Q84> 3권을 끝내고 역시 에세이나 단편을 쓰면서 '장편을 위한 휴식기'로 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전 고베 대지진 이후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라는 연작집을 낸 것과 같이 이번에도 도호쿠 지방의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태에 대한 일본인 작가로서의 개인적인 책임감을 작품으로 풀어낼 것으로 보입니다. <1Q84> 3권 이후의 계속되는 이야기를 기대하는 독자들에겐 다소 아쉬운 생각이 들 수 있는 대목이겠지만 어떤 형식과 내용의 작품이 나온다고 해도 팬들은 기뻐하겠죠.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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