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놀랍게도 하루키의 가나가와현 오이소시에 있는 본가를 공개했던 적이 있습니다. 바로, 하루키의 에세이집 <무라카미 라디오>의 삽화로 이름을 알린 일러스트레이터 오오하시 아유미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년4회 발간한 라이프 잡지 <Arne>에서 입니다. 에세이 삽화로 맺은 인연으로, 30호까지 발간된 <Arne>의 10번째인 2004년 12월 호에 그 방문기가 실려 있습니다.
무라카미 라디오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까치글방 |
무라카미 하루키 선생의 집을 방문하고 왔습니다. - 오오하시 아유미, <Arne> 10호, 2004년 12월
매거진 하우스의 <앙앙>에서 무라카미씨의 에세이 <무라카미 라디오>가 연재되었을 때, 삽화(동판화)를 그렸었습니다. 1년간 52매를 그린 것으로 기억합니다. 사실, 저는 무라카미씨의 팬입니다. 하지만 저는 계속 일본 작가 보다는 미국 작가의 작품을 더 좋아했습니다. 트루먼 카포티나 필립 로스, 폴 오스타, 레이 브래드 베리 같은 작가 말이죠. 하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상의 작품만은 좋았습니다.
저를 두근두근하게 만드는 유일한 일본 작가 였기 때문에, 삽화를 부탁받았을 때의 기쁨은 뭐라 표현할 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분투) 그렸습니다. 처음 2~3회 까지는 무라카미씨의 에세이와 맞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 후에도 몇 번이나 맞지 않은 것 같아 반성하고 있습니다만.) 긴장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1년이 지나 연재가 종료되고, 단행본으로 나오게 되었을 때에는 50회가 실리게 되었고, 삽화는 50개가 더해져 각 에세이 마다 2매씩 들어가게 되어 저에겐 더욱 멋진 책이 되었습니다. 이 일을 할 수 있어 정말로 좋았습니다. 답례로 삽화의 동판화를 선물해드렸었죠. 집에 한동안은 장식으로 꾸밀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무라카미씨에게 (집에 꾸며 놓았으니) 보러와 주세요라고 권유를 받았지만, 좀처럼 방문하지 않고 날이 꽤 지나버렸습니다. 그런 일도 있었고, 사실 <Arne>에 무라카미씨의 프라이빗을 조금이라도 내비춰주면 정말 좋겠다라고 계속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부탁을 해버렸습니다. 팬으로서 저에게는 단지 개인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들뜨는데, 집에까지 방문하는 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행복한 일 아닐까요. 그렇게 매우 기뻐하며 방문했었습니다.
처음엔 사용하고 있는 안경이나 연필이라던지, 신고 다니는 스니커즈라던지 평소 들고 다니는 가방 등을 찍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는데도, 전혀 상관하지 않고 이렇게 이것저것 잡지에 싣게 해주셨습니다. 확실히 지금도 마음이 두근두근 거릴 정도로 즐거웠네요. 그런데 제가 이렇게 흥분하는 것을 무라카미씨의 팬분들은 충분히 이해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거든요.
*아래는 잡지에 함께 실린 사진들입니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봐주세요.
(사진에 대한 요청이 많으셔서 잘 보이게 조금 노력했습니다 ^^)
5) 저녁에 보는 밖의 풍경은 이렇습니다. 산의 저편으로 바다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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