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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인터뷰

하루키 21년 10월 브루투스 인터뷰 - 요즘 읽는 것, 듣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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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준비한 포스트는 작년 10월~11월 잡지 브루투스와 가진 일련의 인터뷰에 관한 것인데요. 브루투스에서 무라카미 라이브러리 개관을 기념해서 총 2번에 걸쳐 하루키 특집을 실었고, 1편이 읽는 것, 2편이 듣는 것, 보는 것, 수집하는 것, 먹는 것, 마시는 것 등등 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하루키 관련된 잡지의 취재 기사 중에는 가장 역대급이라 불릴만 한 특집이었다고 생각되는데요. 소식을 듣자마자 주문을 해서 소장하고 있답니다. 물론 번역해서 완벽하게 내용을 파악하기엔 조금 어려움이 있는 상태지만, 브루투스 웹사이트에서 일부 내용을 잡지에는 실리지 못한 사진과 함께 제공하고 있으니 아래 사이트에서 확인해 보시면 또 다른 즐거움을 느끼 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특히 하루키가 집에서 직접 소장하고 있는 그림들도 코퀄리티의 사진으로 감상하실 수 있답니다. 

 

 

https://brutus.jp/haruki_listen/ 

 

村上春樹、2021年の「聴く」 | ポップカルチャーの総合誌『ブルータス』 | BRUTUS.jp

「聴く。」の最近は、引き続きクラシックが多いとか。「コロナで多くの人が家に閉じこもっているし、そういう割に狭い領域に特化して突っ込んだものの方が、逆に面白く受け取ってもら

brutus.jp

 

https://brutus.jp/haruki_listen/

 

카페가 됐든 청음실이 됐든 하루키 헌정 공간을 마련하게 된다면 꼭 이런 공간은 만들려고 합니다. 도쿄 업무실이 아닌 주거용인 오이소의 집은 이사도 가지 않고 계속 같은 집인 것으로 아는데요. 하루키의 작가 생활과 손 때와 공기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진 공간 인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그럼, 브루투스 21년 10월, 11월호에 실린 하루키 특집 인터뷰 중 일부 내용을 포스트로 옮게 보겠습니다. 전체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잡지를 참고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D

 

[읽는 것에 관해]

*인터뷰어: 쿠니치 노무라

 

Q: 요즘도 독서를 하시나요?

 

하루키: 읽고 있네요. 조금 시간이 비었을때 라든가 말이에요. 제가 이번에 브루투스 잡지에 '내가 선택한 51권의 책'에 대해서 썼죠? 그 글을 위해 책을 선택하고 다시 읽는 과정이 꽤 재미있었어요.  제가 예전 부터 계속 가지고 있던 책들이어서 읽은 지는 오래되었지만 그 책의 어떤 점이 좋았을까 궁금해하며 다시 읽었답니다.  

 

Q: 신간도 체크하고 계시나요?

 

하루키: 신간이라... 서점에는 별로 가지 않으니까요... 시바타 모토유키씨가 번역한 책을 저에게 보내주곤 하는데요, 그 책만 읽는데에도 시간이 부족하죠. 그렇게 빨리 빨리 또 많은 양의 일을 해내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는 모르긴 몰라도 읽는 것 보다 번역하는게 빠른 사람일 겁니다. 시바타씨의 책은 꽤 읽고 있네요. 그리고 최근 문학 신간은 잘 안 읽었던 것 같아요.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해서, 미스터리 작품은 상당히 읽고 있습니다. 전 <잭 리처>의 팬인데요. 잭 리처 시리즈는 꽤나 자주 읽고 있답니다.

 

Q: 무라카미씨는 소설을 쓰는 만큼, 해외 문학 번역도 오랫동안 해오셨는데요. 번역하는 책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수집하시나요?

 

하루키: 저는 외국에 자주 오고 갔으니까요, 직접 서점에 가서 찾아보고 읽어 봤답니다. 인터넷 쇼핑은 별로 이용하지 않았어요. 요즘은 외국에 가지 않게 되었으니까, 서점도 가지 못하고 책을 사지 못하고 있답니다. 

 

Q: 아 그럼 서재의 책 재고가 조금 여유가 생겼겠네요.

 

하루키: 그렇네요. 다만 저는 30~50대 때는 레이먼드 카버 같은 미국의 컨텀포러리 문학 즉 저와 동시대의 작품을 번역하는데 흥미가 있었다면, 이제는 동시대의 것을 빠르게 번역하는 것은 젊은 세대에게 맡기고, 저는 고전 문학을 지금의 시대와 맞게 말이나 문장이 어색한 것들을 다시 번역하자는 방향으로 하려고 합니다. 그 중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도 있답니다. 트루먼 카포니나 스콧 피츠제럴드 등 예전 작품들의 번역 작업을 하고 있죠. 지금은 피츠제럴드의 <최후의 대군>을 번역하고 테스트 인쇄본을 보고 있는 단계이고요. 그리고 카포티의 첫 장편 소설인 <다른 목소리 다른 방>을 번역하고 있답니다. 지금은 이렇게 고전 작품들을 번역하는 것이 재미있네요.

 

Q: 예전에 좋아했던 작품들을 지금 시점에 다시 번역하기 위해 다시 읽으면 의미라던가 받아들이게 되는 거라든가 많이 바뀌게 되나요?

 

하루키: 그렇죠. 제가 가지고 있던 그 작품에 대한 이미지 같은 것을 옛날 번역본으로 읽게 되면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조금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되죠. 제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로 번역하고 싶다는 생각이 굉장히 강해져 오게 된답니다. 

 

Q: 조사하면서 번역을 하시나요? <위대한 개츠비> 번역을 하고 계실 때, 뉴욕의 가이드 북이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고 말씀하셨죠.

 

하루키: 요즘은 위키피디아 같은 것들이 있기 때문에 굉장히 편하답니다. 30년 전에 번역하는 것과 지금 번역하는 것의 정보량의 차이가 매우 크죠. 예를 들어 <최후의 대군>은 1940년경 작품이고 그 당시의 풍속적인 것들이 많이 등장하니까 30년 전의 번역자는 알 수 없는 내용들이 많이 있었던거죠. 하지만 정보가 많이 공개되고 접근이 가능한 지금은 위키피디아 등을 통해 꽤 커버할 수 있게 된거죠. 그래서 번역이라는 개념 그 자체가 점점 바뀌어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Q: 조금 이야기가 바뀌지만, 지금 시대에 다시 한 번 읽으면 재미있을, 의미가 바뀌어 오게 되면서 지금 시대와 맞는 작품 같은 것들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루키: 지금 시대에 애드가 앨런 포는 한 번 더 읽어 보고 싶은 생각은 듭니다. 포의 <적사병의 가면>이나 카뮈의 <페스트> 같은 작품들이 코로나 시대에 제일 먼저 생각나게 한 작품들이죠. 포의 이야기는 지금 시대에 읽기에 좋지 않을까란 생각은 많이 듭니다. 포는 비교적 좋은 번역작들이 나오기 때문에, 굳이 제가 할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있긴 합니다.  

 

Q: 포, 다시 읽어 봐야겠네요. 소설 이외에 무엇인가 읽거나 정보를 얻거나 하는 것이 있으신가요? 신문이라든가 잡지라든가. 

 

하루키: 소설 이외에는 읽지 않는 것 같아요. 세간의 정보들은 주변 사람으로 부터 듣고 물어 아는 것 같아요. '이런 일이 있었어요?' '누가 죽었어요?'라든가 말이죠. 인터넷 웹 뉴스 같은 것들은 꽤나 편향된 시각만 심어 주는 것 같아서 그다지 보지 않고 있고요. 신문의 정보는 아직 '이 신문이라면 괜찮을 것이다.'라는 것은 있지만 인터넷은 무엇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가능한 한 보지 않고 있어요. 그 보다는 주변 사람들로 부터 듣는 정보가 훨씬 정확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답니다. 

 

Q: 그렇네요, '이 사람이 하는 얘기는 믿을만 하다.'라는 것이겠죠.

 

하루키: 그리고 저는 지금 신문을 읽지는 않지만, 아내가 신문 기사 중에 제가 읽으면 좋을 법한 것들을 전부 오려서 책상 위에 올려 준답니다. (웃음) 그 내용을 보고 정보를 얻기도 하죠. 보통 4-5일 정도의 신문 기사 정보가 한 번에 올라오죠. 누군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은 대략적으로 그걸 통해 알게 되죠. 저는 수년 간 외국에 살았었고 당시는 인터넷이라는 것이 보편화 되지 않았었죠. 그래서 누가 죽었는지도 모르고 일본으로 돌아와 혼란이 생긴 일이 꽤나 있었거든요. 신문의 부고 소식란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무라카미씨가 부고 소식에 관심이 있으신 줄은 몰랐네요.

 

하루키: 뭐랄까요. 기억하고 있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랄까요. 

 

Q: 그렇다면, 무라카미씨가 일상 생활에서 가장 많이 접하시는 텍스트는 무엇일까요?

 

하루키: 레코드 재킷의 라이너 노트죠. 앨범의 해설이라는 것은 꽤 재밌답니다. 뮤지션의 전기 역시 마찬가지고요. 뮤지션의 전기도 역시 꽤나 읽는 답니다. 스프링스틴이나 패티 스미스라든지 말이에요. 예전에 토미 리퓨마의 전기를 꽤 재밌게 읽었던 기억도 있네요. 

 

[듣는 것에 관해]

 

Q: 무라카미씨의 젊은 시절 당시는 롤링 스톤즈파와 비틀즈파가 있었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무라카미씨는 역시 비틀즈파였던 거죠?

 

하루키: 글세요, 전 어느 쪽이라도 좋았어요. (웃음) 어느 쪽이라도 좋았다고 얘기한 이유는 그 무렵 저는 어느 쪽의 레코드도 돈을 내고 구입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라디오로 걸리는 음악을 듣는 것 뿐이었죠. 둘 다 좋아하긴 했지만 특별히 어느 쪽이 더 좋았다던지 그런 것은 없었어요. 전 오히려 그 당시 재즈에 빠져 있었답니다.  제가 데뷔하자마자 '헤이본 펀치'의 인터뷰를 했는데요, 그때 인터뷰어가 야마가와 켄이치씨였죠. 당시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 '존 레논이 죽었습니다.'라는 메세지가 들어 온거에요. 야마가와씨는 존 레논의 팬이었기 때문에 몹시 우울해 했었죠. 하지만 저는 '아 존 레논이 죽었구나.'라고 하는 정도로 어딘가 먼 나라의 이야기로 밖에 들리지 않았죠. 존 레논이 죽은날은 잘 기억하고 있답니다. 

 

Q: 무라카미씨의 작품 <노르웨이의 숲>도 있기 때문에, 뭔가 제 마음대로 무라카미씨는 비틀즈파이다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루키: 네 그런 것은 없네요. 비틀즈를 좋아하게 된 것은 좀 더 나중에 제 나이 40이 지나면서 부터였던 것 같아요. 그때 까지는 그냥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을 들었을 뿐이죠. 

 

Q: 비틀즈 앨범은 어떤 걸 좋아하시나요?

 

하루키: 개인적으로는 역시 <Rubber Soul>이네요. 넷플리스에 본 어떤 마피아 시리즈에서, 대부가 부하에게 '너는 비틀즈 앨범 중에 베스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라고 물었는데, 부하가 <Sgt. Pepper~>라고 말하자, 그만 쏴 죽였어요. 대부는 마지막에 밝히긴 했던 거 같은데, 뭐였지 이상한 앨범이었어요. <White Album>이었나? 아니구나 <Let It Be>를 베스트 앨범이라고 생각했어요. <Sgt. Pepper~>라고 말하면 바로 죽습니다. (웃음)

 

Q: 이전에 무라카미씨가 새로운 음악은 무리해서라도 계속 듣는다고 하셨던 얘기가 인상이 깊었는데요. 음악 듣는 것을 한 2년 정도 안해버리면 갑자기 지금의 음악을 들으면 무엇이 좋은 음악인지 모르는게 이유라고 하셨죠. 그래서 매달 타워 레코드에 가서 새로운 음악을 듣는 다고 하셨죠. 지금도 가시는지 궁금합니다.

 

하루키: 요즘은 타워 레코드에 가서 듣고도 좋다고 생각한 음악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일단 최근에는 CD라는 것이 발매되는게 현격하지 줄어들지 않았나요? 전부 스트리밍 같은 느낌이 되어버렸죠. 그래서 좀 처럼 타워레코드에 가서도 뭔가 발견하는 즐거움을 못 느끼는 것 같아요. 좋은 음반이 종종 발견되면 자연스레 타워 레코드에 가는 기대도 커지겠지만 말이에요. 최근에 음악 발매 시장이 어떻게 되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은 하고 있답니다. CD로 발매되는 앨범도 대부분 리마스터나 재발매 앨범인 것 같고요. 

 

Q: 그래서 최근에는 새로운 음악을 별로 듣지 않게 되셨군요.

 

하루키: 예전에는 FM 방송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들으면 신곡들을 일정 비율로 들을 수가 있었죠. 그런데 요즘은 그런 프로그램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최신 음악에 대한 샘플을 수집하는 것이 엄청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새로운 음악에 대한 기대치가 들쑥날쑥 하다랄까요. 조금 다른 얘기지만, 제가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라는 책을 냈지만, 절대 이런 책은 아무도 흥미를 갖지 않을거야라고 생각했는데요. 벌써 3쇄를 갔답니다. 클래식 음악을 아날로그 LP로 듣는 사람의 수는 굉장히 한정되어 있죠. 어째서 이런 책이 팔리는지 굉장히 신기해요. (웃음) 역시 지금 코로나 시대에 사람들이 집에서의 생활이 늘어나고 그만큼 좁은 영역에 특화해서 관심을 갖게 되면서 반대로 재미있게 받아들인 것은 아닐까란 생각도 듭니다. 

 

Q: 무라카미씨는 매일 음악을 듣지만, 시간대라든지 하고 있는 일이라든지에 따라 듣는 음악 장르가 바뀌지요? 드라이브를 할 때는 록을 듣는다든가, 밤에 술을 마실 때는 재르를, 아침에는 클래식을 말이죠. 지금도 그러신가요?

 

하루키: 지금은 클래식에 관련된 에세이의 후속편을 쓰고 있어서 종일 클래식을 들을 때도 있네요. 하지만 역시 하루 종일 클래식을 들으면 귀가 피곤해지기 때문에 <베스트 오브 80s 걸스 팝>이라든지, 듣기 편한 음악들을 중간중간 듣고 있네요. 이지 리스닝이 좋은 거 같아요. 엘리베이터 음악 인거죠. 제가 빌딩을 가지고 있고 엘리베이터로 흘리는 음악을 선택할 수 있다면 이런 음악을 틀고 싶다라는 특집을 하고 싶을 정도로 말이죠. (웃음) 

 

Q: 본업인 소설을 쓰실 때는 음악을 틀지 않으시죠? 

 

하루키: 소설을 쓸 때는 안 틀지만, 번역을 할 때는 대체로 음악을 듣는 답니다. 제가 번역 작업을 좋아하는 이유가 음악을 들으면서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번역은 테크니컬한 작업이기 때문이죠. 이 쪽의 물건을 이 쪽으로 옮기는 느낌의 작업이에요. 대체로 사무 업무와 비슷한 것 같아요. 때때로 어려움에 봉착하기도 하지만, 그럴 때를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사무적인 일이에요. 그래서 음악을 들으면서 작업을 할 수 있죠. 작업을 하다가 좋은 음악이 나오면 잠시 일을 멈추고 음악을 듣기도 한답니다. 보통 그런 패턴으로 번역 작업을 한답니다. 

예전에 테너 색소폰 연주자인 소니 스팃과 유명한 다른 뮤지션이 함께 일본에 와서 일본 뮤지션까지 더해져 잼 세션을 하는 공연을 보러 간적이 있었는데, 당시 매우 피곤한 상태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공연이 이지한 분위기여서 졸음을 못 참고 잠시 눈을 붙이기도 했었죠. 그런데 소니 스팃 솔로 부분에서는 잠이 깨서 듣고 끝나면 다시 잠들고 그랬던 적이 있었어요. 당시 소니 스팃의 솔로에는 그런 힘이 있었던 거 같아요. 음악의 힘이라는 것은 꽤 대단하죠? (웃음) 

 

Q: 일을 하다가 잘 안 풀릴 때, 이 음악을 들으면 다시 잘 진행되게 된다는 그런 정평의 앨범이 있으신가요?

 

하루키: 그런 앨범은 없네요. 잠을 오게 하는 스테디셀러는 있지만요. 요요마와 클리브랜드 현악 4중주단의 <슈베르트 현악 5중주> 를 들으면 바로 잠에 들 수 있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 요요마의 다른 연주를 들어도 별로 졸리지 않아요. (웃음) 이 연주만이 특별히 졸리게 만든답니다. 그런데 이 연주를 들으면 뭐랄까요 기분이 막 좋아지거나 그렇지는 않아요.

 

Q: 그럼 역시 언제나 여러 다양한 음악을 듣고 계시네요.

 

하루키: 예전에 제가 만든 MD가 가득 있는데요. 이걸 들으면 상당히 기분이 좋아지죠. 60년대 고등학교 시절 유행했던 음악들이라든지, 그 음악들 중 제가 좋아했던 노래만 골라 담은거죠. 하지만 이런 음악을 일 할 때는 듣지 않아요. 대체로 요리할 때 듣는 것 같네요. 저희 집에는 부엌에 소형 스피커가 있어서 제가 직접 편집한 MD나 카세트 테이프를 듣곤 합니다. 레이져 디스크를 보기도 하네요. 이런 것들은 절대 버릴 수 없죠. 지금은 더 이상 구할 수 없는 소프트웨어가 많기 때문에 버리면 분명 후회할 겁니다. 

 

Q: 무라카미씨는 요즘 라디오 진행도 하시지만, 본인이 듣기 위한 음악이 아닌 청취자에게 들려주는 음악을 고르게 될 텐데요. 음악과의 관계가 바뀌었다고도 볼 수 있을까요?

 

하루키: 저는 언제나 혼자 음악을 들으며 살아왔기 때문에, 누군가와 함께 듣고 싶다고 생각해도 들을 수 있는 사람이 없었죠. 제 아내는 음악에는 흥미가 없는 사람이지만, 대신 어떤 음악이 걸려도 불평은 하지 않는답니다. 보통 듣고 싶지 않은 곡이 걸리면 '이 노래는 싫으니까 트랙에서 빼 줘.'라고 말할 수 있을텐데 그런 것도 없고 단지 무심하게 듣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그런 의미에서 라디오는 '이런 음악도 있어요. 한 번 들어보실래요'라고 모두에게 얘기할 수 있어서 즐겁다고 생각해요. 혼자 듣는 것도 즐겁지만 역시 다른 사람을 위해 들려준다는 목적으로 레코드를 선택하는 것도 매우 즐겁습니다. 

 

Q: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을 다른 사람도 좋아해주면 좋겠다라는 마음과 비슷한 거겠죠.

 

하루키: 내가 좋아하지만, 이 음악 만큼은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 같은 음악도 확실히 있죠. (웃음) 그런 것은 틀지 않는답니다. 이 음악은 이제 나만의 음악인 걸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음악 말이죠. 하지만 반대로 모두가 아는 너무 유명한 음악은 또 좋은 음악을 소개해 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꺼리게 되는 부분도 있죠. 어려운 지점인 것 같아요.

 

Q: 라디오 선곡에 꽤나 신경을 쓰고 계시군요. 

 

하루키: 네 고집스럽게 집착하고 있다랄까요. 하지만 가끔 실수도 하죠. 반응이 안 좋은 곡들도 있기 마련이에요. (웃음)

 

Q: 그래도 확실히 라디오라는 매체는 재미가 있지요. 

 

하루키: 전 TV에 출연한 적은 없어 잘 모르겠지만, TV 보다는 라디오 쪽이 뭔가 손수 만들어가는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작은 회전이랄까요. 그런 것이 좋아요. 지금 남아 있는 미디어 중에서는 제일 인간미가 있어서 좋습니다. 제약도 없고 말이죠. 제약이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요. (웃음) 

 

Q: Spotify나 Apple Music을 이용하시나요?

 

하루키: 아니요. 가능한 한 음악과 인터넷은 연결하고 싶지 않아요. 항상 얘기하지만, 섹스와 우정은 나누어 놓고 싶답니다. 제 아이폰에 넣어 놓은 음악을 블루투스로 듣기도 합니다. 

 

Q: 구독 서비스는 이용하지 않으시니까, 아이폰에 있는 음악은 모두 Mac을 통해서 옮기신건가요?

 

하루키: 그렇죠. 

 

Q: 음악이라고 하는 것은, 데이터가 아니고 어떤 물리적인 물체로 부터 오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네요. 

 

하루키: 음악을 인터넷에 넣는 그런 숨막히는 일은 하고 싶지 않네요. (웃음) 

 

Q: 적어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확고하시네요. 

 

하루키: 네 확실한 선이 있죠. 최근에는 레코드에서도 음악을 옮기는 방법도 채택하고 있답니다. 

 

Q: 거기까지 가셨군요. (웃음) 지금은 카세트 테이프에서 바로 MP3로 변환할 수 있는 저렴한 플레이어도 나와 있답니다. 꼭 라디오에서 무라카미씨가 80년대에 만드신 카세트 테이프 믹스를 듣고 싶네요. 

 

하루키: 예전에 그리스에 있을 때, 당시는 카세트 테이프와 워크맨 밖에 없었기 때문에, 편집한 카세트 테이프를 일본에서 가득 들고 갔었죠. 그 믹스 중에 비치 보이스가 아닌 더 델즈라고 하는 미국 흑인 보컬 그룹의 곡으로 <댄스 댄스 댄스>가 있었는데요. 그 음악을 들으면서 <댄스 댄스 댄스>라는 소설을 쓰려고 생각했답니다. 그때가 그립네요. 

그리고 비틀즈의 화이트 앨범도 가져갔는데, 거기서 비틀즈를 재발견 했다랄까요. 그리스의 섬에서 비틀즈의 화이트 앨범을 들으면서 참 좋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죠. 비틀즈 앨범을 통해 '이건 대단하다.'라고 생각한게 화이트 앨범이었답니다. 여러 영감들도 많이 받았고요. 1980년대였으니까 첫 발매로 부터는 시간이 좀 지난 시점이긴 했지만요.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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