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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일 와세다 대학 캠퍼스안에 무라카미 라이브러리가 개관해서, 일본 내 하루키 팬들사이에서 연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코로나 상황으로 예약제로 운영 중이어서 방문자가 제한적이지만, 계속해서 많은 분들이 다녀가고 SNS를 통해 방문 인증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개관을 앞둔 9월말 도쿄 시내에서 당사자인 하루키가 교도 통신과 지면 인터뷰를 진행했답니다. 인터뷰 시점이 오픈 전인점 참고해서 인터뷰 내용 따라와주세요 :D  

 

https://www.47news.jp/47reporters/6897240.html (기사원문)

어려운 시대 속의 새로운 액티비티 

困難な時代の新たなアクティビティー

 

Q: 이번에 오픈하게되는 국제 문학관은 무라카미씨의 의견도 십분 반영되었다고 들었습니다.

 

하루키: 대학 측에 여러가지를 전달했답니다. 처음 시작은 제 원고나 서적 등 '물건'을 보관하고 전시한다는 것에서 시작했죠. 그런데 그 정도만으로는 사람들이 한 두번 오고 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좀 더 살아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고, 그런 제 바램으로 부터 시작해 점점 더 넓혀져 갔답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들인가요?

 

하루키: 문학을 통한 국제 교류와 학생들에게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주고, 문예 분야에만 포커싱이 된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문화 액티비티를 이곳에서 시작해보고 싶다는 것이 점점 메인 테마로 자리 잡았답니다.

 

Q: 꽤나 힘이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하루키: 하지만, 그렇게하지 않으면 대학이란 활성화되기가 쉽지 않을겁니다. 단지 선생님이 어떤 '물건'에 대해 가르치고 학생은 그것을 배우는 일방 통행과는 다른 문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으면 대학은 생명을 잃어 갈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것은 실제로 1970년 전후 (전공투 학생 운동) 싸우고 있었을 때 목표로 하고있던 것이기도 합니다. 

 

Q: 그렇군요.

 

하루키: 당시엔 '대학 해체'라는 모토를 들고 나섰지만, 대학의 일방 적인 학문적 지향을 타파하고 더 자발적으로 학문을 추구하지 않으면 안된다라는 이상을 우리들은 원했던 것이었죠. 다만, 좀 폭력적으로 나아간 면이 있었죠. (웃음) 

 

Q: 국제문학관이 개관한 와세다 대학이 무라카미씨의 모교이시죠. 

 

하루키: 와세다 대학의 장점은 도시의 한 가운데에 있고, 문이 없이 모두 열려있다는 것입니다. 와세다 대학의 본 캠퍼스는 기본적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출입을 할 수 있죠. 그런 것들을 잘 살려서 대학의 바깥 세상도 함께 끌어들여 이런 저런 일들을 하고 싶었습니다. 예를들어 여러 작가들을 초청해 낭독회와 강연을 하거나, 음악 콘서트를 열어 외부 사람들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도록 말이죠. 

 

Q: 무라카미씨가 재학 중이었을 때랑, 어떻게 달라졌나요?

 

하루키: 전혀 다릅니다. 입간판도 없죠. 국제 문학관이 들어선 4호관 건물은 제가 재학 중이던 당시 대체로 학생들이 점검하고 있었죠. 

 

Q: 당시 전공투 활동과는 다소 거리를 두셨었나요?

 

하루키: 그들과 기본적으로 생각은 똑같았지만, 저는 누군가 혹은 무리와 함께 투쟁하고 작업을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룹에는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 방침이었어요. 데모에는 단발적으로 참여하긴 했습니다만, 어떤 종파 내에서의 활동 원리에 속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았답니다.

 

Q: 당시 학생 운동의 시기를 겪어 오면서, 어떤 영향을 받으셨다고 생각하시나요?

 

하루키: 제가 가장 많이 배운 말은 '믿을 수 없다'라는 것입니다. 모두다 위대한 이상을 말하지만 시간이 지나버리면 결국 풍화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남아있을 단어를 선택'하는 것이 작가가 되었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 가지였습니다. 일상적인 것, 거들먹거리지 않는 말을 소중히 하고 싶어요. 일상적인 말로 만들어 낸 이야기가 가장 강하다는 것이 제 실감입니다.  

 

Q: 당시의 경험이 지금까지 계속 살아있네요.

 

하루키: 그렇네요. 당시 우리들이 하려고 했던 일은 결코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앞서 말했 듯이 기존의 대학을 바꾸려고 한 그 모토는 정직했지만 방법이 빈약했던 거죠. 그리고 당시 우리가 외쳤던 그 위대한 이상을 너무 과신했던 것입니다. 

 

Q: 네, 당시의 학생들의 문장이 어떤 것이 었는지, 선뜻 떠오르지 않네요.

 

하루키: 네 구체적으로 떠오르지 않죠. 하지만, 우리가 품었던 이상주의 같은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분명히 비현실적인 면이 있을테지만, 이상을 갖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런데, 요즘 시대의 젊은이들은 이상이라는 것을 품기에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렸다고 생각해요. 제가 젊었을 때는 부단히 노력하면 세상이 좋아질 것이라고 기본적으로 믿고 있었지만, 지금의 젊은이들은 세상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않죠.

 

Q: 취업에 대한 압박도 상상하죠.

 

하루키: 네, 그런데 동시에 자원봉사나 NGO, NPO 같은 단체들이 비교적 힘을 갖기 시작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대학에서 그런 포텐셜리티를 가진 장소를 시작하고 싶다는 것이 제가 가진 '국제 문학관'에 대한 마음이랍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기를 바라는 바이죠. 당분간은 저도 살아 있을 것이고 여러가지 일을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이후에도 학생들에게 그 활동을 이어나가 계속 유지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Q: 국제문학관 옆의 츠보우치 연극박물관은 학창 시절에 자주 다녔던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하루키: 네, 전공이 영화연극과 였기 때문에 츠보우치 연극 박물관에 자주 갔었죠. 여러 시나리오나 관련된 기록물, 책 등이 가득 있었답니다. 항상 공간이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건물 분위기도 좋고 자주 그곳에 가서 책을 읽었답니다. 그렇게 온전히 저를 느슨하게 받아주는 공간이라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답니다. 

 

Q: 무라카미 라이브러리를 꼭 모교에 하고자 했던 것인지 궁금합니다.

 

하루키: 사실, 제 생각을 받아 들여 주는 곳이라면 와세다 대학이 아니어도 좋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여러가지 이야기가 오고 간 끝에 제 생각을 가장 잘 이해해 준 와세다 대학으로 결정하게 된거죠. 처음에는 미국에서 제가 가진 자료들을 한꺼번에 경매에 부친다는 이야기도 나왔었답니다. 아무래도 미국의 대학에는 작가의 아카이브가 많기 때문에 관리 측면에서 잘 해왔던 이력도 있었으니까요.  

 

Q: 그런 선택지도 있었군요.

 

하루키: 저도 일본 작가이기 때문에, 역시 일본의 대학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줄 수 있는 환경에서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게다가 저는 자녀가 없기에 제가 죽게 되면 여러 자료나 원고가 흩어져 버릴 우려도 있고 말이죠. 그것은 막고 싶었답니다.  

 

Q: 문학 연구 측면에서도 국제 문학관의 의미는 크다고 생각됩니다.

 

하루키: 저는 번역가이기도 해서, 번역하는 작업에 대해 매우 큰 흥미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글을 쓰는 작업 만큼 소중히 하고 싶답니다. 그래서 일본 문학을 다루는 각국의 번역가를 국제 문학관에 초빙해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것이 하나의 목적입니다. 번역가의 역할과 지위는 굉장히 중요한데, 보통은 그렇게 중요한 역할이라고 보지 않는 분위기도 있는 것이 사실이죠. 그러한 사람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 1년 정도의 코스로 번역가들을 초빙해 문학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연구실을 사용하도록 제공하는 거죠.  

 

Q: 무라카미씨는 미국의 대학에도 계셨었죠.

 

하루키: 네, 저도 그런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반대로 저도 그런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매우 강했답니다.

 

하루키 본인이 가진 신념을 국제문학관에 구현해서, 후대인 학생들이 그 뜻을 계속 이어 받아 학문이든 정신이든 어떤 일방적인 방향에 굴하지 않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고 싶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인터뷰 중간 중간에 먼저 세상에 온 선배로서 전하는 진중한 마음이 보여 뭉클해지는 부분도 있었네요. 본인이 미국의 대학들에 초빙 교수로 초대되어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 받은 것들에 대한 보답으로 와세다 국제문학관에서도 같은 형태의 해외 연구자들 대상의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가 멋집니다. :D

 

하루키의 다음 작품의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국제문학관 개관 기념 교도통신 인터뷰는 '후편'으로 이어집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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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d 2021.10.17 17:19

    무라카미 라이브러리 인터뷰에 오와~ 하고 있었는데, 왠걸 후편이 있고 거기서 신작의 이야기가 귀띔된다니 기대가 많이 됩니다. 안 그래도 태엽감는새연대기를 다시 읽는 중이었어요. 저는 하루키의 장편소설이 목마르더군요.. 인터뷰 번역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