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하루키 21년 5월 美 인사이드 후크 인터뷰

category 하루키 인터뷰 2021. 7. 25. 14:37
반응형

이번에 소개해 드릴 인터뷰는 미국 인사이드 후크지와의 인터뷰입니다. 이 인터뷰는 국내 뉴스 기사로 먼저 접하고 찾아 보게된 인터뷰랍니다. 국내 몇몇 기사에는 독자들을 후킹할 수 있는 페니미즘과 미국내 아시안 인종차별 등에 대한 꼭지로 기사를 냈내요. 인터뷰어는 Sean Wilsey라는 미국의 작가이자 하루키의 작품을 미국에 처음 소개한 뉴요커지의 편집자 경력도 있는 듯 보입니다. 

 

인터뷰 서두에는 근작 <1인칭 단수>의 소개와 함께 하루키에 대한 긴 소개와(대부분 아는 내용이라 생략하겠습니다.) 함께 하루키와의 인연에 대해서도 소개하는데요. 하루키의 소개로 그의 작품을 일본에 번역 출간 하기 위해 방문했을 때, 일본 편집자와 셋이 함께 고서점이 밀집해 있는 진보쵸에 방문했던 일화를 얘기합니다. 엄청난 서점 수와 하루키의 작품들이 모두 전면 배치되어 있던 모습을 인상 깊게 얘기하고 있답니다. 숀 윌시씨가 일본을 방문한게 정황상 비교적 최근 인 것 같아, 방문 했을 당시의 대면 인터뷰로 보입니다. 인터뷰 바로 시작할게요.

2021년 도쿄에서 하루키

 

하루키 21년 5월 美 인사이드 후크지  인터뷰
*원문 보기

 

Q:  무카라미씨는 작품을 통해 독자들에게 행복감을 전한다고 생각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본인 스스로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음, 글세요. 저는 한 번도 제 작품이 독자들에게 행복을 전해준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저는 특별히 어떤 스타일을 의식해서 글을 쓰지는 않는답니다. 글을 쓰면서 제가 생각하는 것은 가능한 한 심플하게 제 생각을 전달하는 것과 문장의 흐름을 구성하는 방법 뿐이랍니다. 또한 독자들에게 하고픈 말을 최대한 명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기 위해서 난해한 단어나 우회적인 표현을 피하려고 노력해요. 독자들이 텍스트의 의미를 따라감과 동시에 제가 만들어낸 이야기의 이미지까지 보고 들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Q:  그런데 무라카미씨 본인에게 있어서 글쓰기란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당신이 소설을 쓰는 것을 상상해 보며 당신의 의식의 흐름에 들어가 흡사 밥 말리의 가사와 같은 문장을 구현해 내는 무라카미씨를 보게 됩니다. 음악의 좋은 점 중 하나는 그것을 들을 때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죠. 무라카미씨에게 음악은 곧 이야기입니다.  

 

제가 체득한 소설 쓰기 방법에 대한 대부분은 음악에서 배웠다고 생각해요. 저에게 글쓰기란 몸을 통과하는 것입니다.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가 아니라 (물론 내용도 중요하죠) 움직임입니다. 텍스트를 잘 움직이게 하면 콘텐츠는 알아서 따라 오게 됩니다. 

 

Q:  주제를 계속 이어가 볼까요. 무라카미씨는 과거 보다 초기 작업에 대해서 좀 더 행복감을 느끼고 있으신 것 같습니다. 초기 장편 두 편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미국 번역 출간을 거절하셨었는데, 최근 미국에서도 번역이 되었습니다. 무엇이 당신의 마음을 바꾸었나요?

 

전 그 두 작품에 대해 여전히 제 자신 안으로만 들어간 지극히 개인적인 저만의 스타일의 산물이라고 느껴왔답니다. 그래서 항상 외국어로 번역하는 것을 완곡히 거부했던 것이죠. 그런데 첫 두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가 예상 보다 많았고, 결국 저는 그 두 작품을 번역 출간하는 것이 다른 어떤 목적은 아니더라도 제 작품을 읽어주는 독자들로 하여금 참고할 만한 가치는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결정하게 되었답니다. 

 

Q: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는 여전히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인가요?

 

제 작품은 항상 불만족스러운게 많아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 대답하기가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사용하기에 가장 적합한 비유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제가 다 쓴 작품은 마치 제가 벗어서 세탁기에 던져 넣은 속옷과 같답니다. 

 

Q:  무라카미씨! 저를 크게 웃게 만드셨어요. 어느 나라의 어느 언어로 봐도 괜찮은 비유 인 것 같은데요.

 

적절한 비유는 아니었을지 모르겠어요. (웃음) 제가 말하고자 한 것은 '속옷'이라는 것은 역시 당신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일단 한 번 착용하면 끝이죠. 폐기하고 나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어요. 제 소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다시 돌아가서 읽지 않는답니다. 제가 그랬다면 아마 전 그 소설들을 전부 다시 쓰고 싶어질 것이 틀림없습니다.

 

Q:  여성의 이름을 훔치는 원숭이가 등장하는 두 개의 <시나가와 원숭이>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이 이야기들을 읽고 당신이 예전에 해적판 비치 보이스 앨범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기억났어요. 원숭이가 갑판 의자에 앉아 있는 홀로그램 이미지가 있던 자켓 이었죠.

 

당신이 얘기 하니까, 생각이 나네요. 전 그 앨범의 카피본을 가지고 있었는데 잃어버렸죠. 아쉽지만 비치 보이스 앨범 자켓의 원숭이와 시나가와 원숭이는 아무 관련이 없답니다. 그때 그 카피본을 팔았어야 했는데 말이죠. 

 

Q:  팬데믹 상황이 자유롭게 레코드 쇼핑을 하지 못하게 한다거나 다른 여러 방식으로 무라카미씨의 일상을 변화시켰나요?

 

해외 중고 레코드 가게에 마음껏 다녔던 것이 그리워요. 전 세계의 중고 레코드 가게 가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도쿄에 있는 레코드 가게에는 가끔 갑니다. 요즘은 재즈 레코드 말고 주로 오래된 클래식 레코드들을 구하고 있답니다.

 

Q:  새 단편집 <1인칭 단수>에서의 여성 캐릭터가 기존의 무라카미씨 작품에서와는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편집 마지막 작품인 <1인칭 단수>의 바 고객인 적대적인 여자 주인공은 그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여겨져요. 여성에 대해 쓰는 방식을 의도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음, 정말 뭐라고 말할 게 없습니다. 전 그런 부분에 대해 의식하며 이야기를 쓰진 않았답니다.

 

Q:  여류 소설가인 카와카미 미에코씨와의 인터뷰에서 그녀가 "남자 주인공을 위해 여자 주인공을 희생시키는 경향이 계속해서 드러난다."라는 질문을 집요하게 받으셨는데요. 무라카미씨 소설에서는 왜 계속해서 여자 주인공이 이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작가의 부름을 받느냐인거죠. 이런 질문들에 이번 <1인칭 단수> 이야기가 반응한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던 겁니다. 그녀의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만약 다음달에 혁명이 일어난다면 저는 잘못된 사고를 가진 죄로 체포되어, 머리에 삼각형 꼭지점 모양의 빨간 표식이 찍힌 채 폭도들의 저주를 받으며 가로등에 매달리게 될지도 모를테죠. 음, 제가 소설 속에서 주인공들을 등장 시킨 방식은 하나의 방법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만의 방식을 즐기며 이야기를 써내려 갔습니다. 소설을 쓰는 방식에 있어서는 대중적인 의견의 흐름을 따르지 않았답니다. 제가 소설을 쓰는 내내 지녀온 방식인걸요.

 

Q:  10대인 제 딸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하루키는 페미니스트 같지는 않아요, 그런데 그가 정말 페미니스트가 되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 같지는 않고 그냥 크게 관심이 없는 느낌이에요." 제가 자세히 설명해 달라고 했더니, 여자와 남자를 특별히 구분하려고 하지 않는 거 같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살아가는 방식은 세상의 어떤 이즘(ism)과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저는 아무것도 아닌 주의자(anythingist) 랍니다. 단지, 제 소설 속에서 남자든 여자든 누군가에게나 상처를 주거나 멸시 당하는 내용만은 쓰지 않으려고 노력할 뿐이에요. 이 자체가 하나의 이즘이 될 수있을까요? 원한다면 무라카미즘(Murakami-ism)이라고 부를 수 있으려나요. 

 

Q:  카와카미 미에코씨는 같은 인터뷰에서 1992년 작품 <잠>의 주인공에 대해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하루키 소설 속 여성 인물이라며 놀라운 성과라고 얘기했습니다. 그 여성 주인공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요?

 

<잠>은 제가 로마에 살고 있을 때 떠올랐던 생각이었어요. 당시 바티칸 근처의 창 밖으로 화장품 가게가 보이는 아파트에 살았는데요, 화려하게 차려 입은 시끌시끌한 로마 여성들이 그곳에 모여들었죠. 창밖으로 그런 장면을 보면서 이야기의 아이디어를 얻었답니다. 지금 기억나는 건 그 정도네요.

 

Q:  무라카미씨는 일본 내에서의 <노르웨이의 숲>의 엄청난 성공과 비평가들의 압박으로 부터 벗어나기 위해 로마로 갔고 효과적이었을 겁니다. 지금은 어떠신가요?

 

사실 <노르웨이의 숲>은 거의 대부분 이탈리아에 있을 때 썼답니다. 그래서 언론이나 세간의 지나친 관심을 피하기 위해 간 것은 아니에요. 그런데 <노르웨이의 숲>이 베스트 셀러가 되자 일본으로 돌아가는 번거로움은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결국 이탈리아에 더 머물게 된 것이죠. 지금 말이죠? 일본 독자들에게 저란 사람은 이제 익숙해 진거 같아요. 지하철을 타거나 버스를 타고 레코드 샵을 가면 아무도 저를 신경쓰지 않고 알아차리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일들을 아주 쉽게 해낼 수 있어요. (웃음) 물론 야구 경기장에 갈 때엔 가끔 저를 알아보고 찾아 오는 분들이 있긴 하지만 말이죠. 

 

Q:  단편집 <1인칭 단수>에 수록된 <카니발>에서 주인공 F*를 "내가 지금까지 알던 여자들 중 가장 못 생긴 여자였다."라고 묘사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요. 이 부분을 읽으면서 로버트 데이비슨의 Deptford 3부작에 등장하는 인물인 리슬이 떠올랐습니다. 소설 속에서 그는 분명 '분명 내가 본 것 중 가장 못생긴 인간 생물'으로 묘사되었습니다. 이 작품을 읽어 보신 건가요 아니면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소재를 얻으셨을까요?

 

전 그 작품은 읽어 보지 못했어요. 이 정도의 문장은 굳이 의식의 흐름대로 이야기를 진행 시킬 필요까지도 없이 소설가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발상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Q: <카니발>에서의 슈만의 이중성에 대한 F*의 분석은 파우스트를 떠올리게 했는데요. '나는 영원히 악을 원하고, 영원히 선을 행하는 힘의 일부이다.'란 문장 말이죠.

 

전 괴테의 파우스트를 다 읽어 본 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그 문장에는 익숙하지 않네요. 하지만 저는 슈만의 음악을 좋아하고 항상 그 이원론적인 성격에 강하게 끌려왔답니다. 그래서 슈만의 음악을 제대로 연주할 수 있는 음악가는 많지 않다고 생각해요. 

 

Q: 악마성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무라카미씨는 레오노라 캐링턴의 작품을 읽어 보셨나요?

 

아니요.

 

Q: 미하일 불가코프의 <마스터와 마가리타>는요?

 

네, 읽고 매우 좋아하게 된 작품이에요.

 

Q: 지금 어떤 작품을 번역하고 계신가요?

 

스콧피츠제럴드의 <더 라스트 타이쿤>이에요. 사실 어렸을 때는 별 감흥이 없던 작품이었는데, 나이가 들어서 다시 읽어 보니 역시 대단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Q: 나이가 들면서 어떤 부분에서 변화가 있던 걸까요. 같은 방식으로 무라카미씨의 작품을 보자면, <태엽감는새>나 <1Q84> 또는 다른 새 작품이 어떤 시기의 특정 독자에게 더 다가갈 수 있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100년 혹은 150년 뒤에도 사람들이 제 작품을 읽을까요? 그때의 독자들은 제 작품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저는 오히려 현재에 대해 덜 걱정하는 것 같아요. 솔직히 말해서 제 소설은 병에 담긴 메세지라고 생각합니다. 

 

Q: 안티-아시안 폭력이 최근 미국 뉴스의 화두입니다. 미국에서도 오랜 시간 지내셨는데요. 이 주제에 대해 어떤 생각이 있으신가요.

 

1991년에 매사추세츠에 있었을 때, 미국인들이 큰 해머를 들고 다니며 일본산 차를 부수는 일이 많이 발생했죠. 1달러를 주고 해머를 빌려서 도요타 크롤라를 박살 냈어요. 당시 일본은 미국 경제의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던 시절이었죠. 지금은 당시 일본의 자리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Q: 미국인들의 외국인 혐오증의 기원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글세요. 그 부분은 미국 뿐 만이 아니라, 전 세계를 둘러 봐도 그런 감정을 가지고 있는 수 많은 사람들을이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기반을 흔들 변화에 대해 걱정할 것이고, 그 불안은 곧 그들로 하여금 공격적으로 만듭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런 불안들을 완화시킬 수 있는 다른 감정으로 치환할 수 있는 소설을 쓰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한 종류의 불안은 다른 종류의 불안을 흡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우리는 대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무라카미씨가 그런 작업도 고려하시는지에 대해 얘기가 나왔죠. 무라카미씨는 천황이라면 대필을 하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그 역할을 수행하는 것에 대해 여전히 흥미가 있으신지요? 

 

그건 그냥 의외의 발언이었답니다. 정말 그것을 의미했던 건 아니에요. 제가 그것을 맡게 된다면 너무 많은 문제가 있을 것 같아요. 게다가 하고 싶어도 현실적이지 못하죠.  

 

Q: 이제 무라카미즘의 다른 형태에 대해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어떻게 라디오 DJ를 하실 생각을 하셨나요? 

 

라디오 DJ를 하게 된 이유 말이죠? 간단해요. 집에서 혼자 음악 듣기가 이젠 지겨워 졌기 때문이에요. 좋아하는 음악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듣고 싶었어요. 15,000장에 달하는 레코드와 많은 CD를 혼자 듣는 것도 여간 괴로운게 아니에요. 그래서 70세가 되자 도쿄 FM 라디오 DJ를 하기 시작했어요. 음, 아니면 도널드 페이건의 <the nightfly> 앨범 자켓에서 영감을 받았을 수도 있겠네요. (웃음) 저는 DJ라는 작업을 매우 좋아한답니다. 

 

Q: 이번 인터뷰 자리를 만들어준, 리키 스즈키 편집자는 무라카미씨가 전업 작가가 되기 전에 운영했던 재즈카페 '피커캣'의 단골이었다고 합니다. 고객으로 하여금 소설을 쓰도록 장려하는 역할을 하셨나요? '피터캣'의 고객 구성은 어떻게 되었었는지 궁금하네요.

 

그일은 마치 전생의 일과도 같답니다. 잘 기억이 나지 않아요. 다음 생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웃음) 

 

Q: 무라카미씨는 레코드를 수집 하듯이 티셔츠도 수집하시고 컬렉션을 소개하는 책도 쓰셨는데요. 이 일이 얼마나 오래전 부터 시작되었나요? 가장 소중한 티셔츠는 무엇인가요? 그 이유는 뭘까요?

 

저는 정말로 티셔츠를 '수집'하려고 한 것은 아닙니다. 그냥 저절로 쌓이게 되었죠. 빈티지 페라리를 수집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들은 Goodwill 매장에서 티셔츠를 고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답니다. 그게 전부에요. 저는 제가 더 살면 살 수록 모든 종류의 물건들이 더 많이 제 주위에 쌓이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저는 일본이 세계 역사상 가장 무거운 무게를 지니고 있는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두 차례 미군에 의한 원폭 투하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이와는 반대로 미국은 미키 마우스와 같은 귀여움의 미학을 상품화 하기도 하죠. 이런 공포의 느낌과 가벼움-장난스러움의 느낌의 공존은 연관성이 있을까요?

 

문화에는 다양한 계층과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들 사이의 상관 관계가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을 겁니다. 하나하나 분석하려 든다면 머리가 아플 것 같아 생각하지 않으려 합니다.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한 제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핵무기와 원자력에 반대하지만 헬로키티에는 별로 관심이 없답니다. 애니매이션에도 별로 관심이 없고요.

 

Q: 무라카미씨와의 인터뷰 시간을 쓸데 없이 허비할 거 같아 별로 내키진 않습니다만, 혹시 일본에서 인기있는 TV드라마 <심야식당>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처음 듣는 제목인데요. 어떤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Q: 단편 <야쿠르트 스왈로즈 시집>의 시는 저를 많이 웃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돌베개에>에 등장하는 단가나, 뉴요커지에 게재된 <고양이를 버리다-아버지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속의 아버지가 지은 하이쿠시에서도 감동을 받았답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시가 더 있나요?

 

제가 쓰는 단가나 시는 모두 제 소설 속 이야기를 꾸미거나 노골적인 농담을 하는 것이랍니다. 진지한 의미가 담겨져 있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어요. 저는 기본적으로 산문 작가이기에 항상 시의 세계에 빠져 있다고 해도 좋을 겁니다. 물론 좋은 단가나 시, 혹으 하이쿠를 읽는 것은 좋아합니다만 직접 쓰는 것 만큼은...가끔 노래 가사를 써 달라는 요청을 받곤 하지만 항상 거절합니다. 전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아, 가즈오 이시구로씨는 정말 좋은 가사를 씁니다. 언젠가 작고한 레이먼드 카버씨에게 "당신의 산문은 시와 같고 당신의 시는 산문과 같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를 정말 행복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카버씨가 그의 아내이자 시인인 테스 갤러거씨에게 이렇게 소리쳤어요. "이봐 테스! 당신은 지금 내가 이 친구에게 어떤 말을 들었는지 절대 믿지 못할거라고!"

 

시종일관 친분이 있는 두 사람이 주고 받는 사적인 대화 같은 유쾌한 인터뷰 였습니다. 인터뷰는 이렇게 갑자기 끝이 나고 마는데요. 이유인 즉슨, 하루키의 어시스턴트가 하루키가 지금 본인의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중이기 때문에, 인터뷰 시간을 더 할애하기가 어려워 여기까지 하는 것으로 양해를 부탁드린 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프로젝트'라는 것은 아마도 다음 장편 작업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루키는 다른 인터뷰에서 앞으로 장편이 한 편 혹은 두 편 정도가 남지 않았을까 라고 얘기하기도 했는데요. 2017년 <기사단장 죽이기> 이후 팬데믹도 거쳐 오면서 어떤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됩니다.  

 

fin

반응형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dd 2021.07.28 23:59

    번역 정말 감사드립니다. 올해는 뭔가 하루키상, 그리고 그의 작품이 그리운 느낌이네요. 왜일까요

    • Favicon of https://finding-haruki.com BlogIcon finding-haruki.com 2021.07.29 12:59 신고

      안녕하세요. dd님. 저만 그런게 아니었나봐요. 하루키 소설은 역시 사람의 깊은 곳 어딘가를 건드리는 것이 틀림없는 거 같습니다. <기사단장죽이기>가 나온지도 벌써 4년이 지났네요. 조만간 새로운 장편을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요? 그만 고립되어 마음껏 세상에 나가 뛰어 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