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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20년 12월 프랑스 리베라시옹 인터뷰

category 하루키 인터뷰 2021. 1. 7.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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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20일 하루키의 새로운 인터뷰가 릴리즈 되었습니다. 프랑스의 진보 일간지인 리베라시옹과의 특별 인터뷰 인데요. 프랑스 현지에서 진행된 것은 아니고, 도쿄의 특파원과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함께 실린 사진은 19년 이제는 작고한 니나가와 유키오 감독의 하루키 원작 연극 <해변의 카프카> 프랑스 공연 때 함께 방문하여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하루키의 장편 신작에 대한 힌트(?)를 얻어가 보시죠. :D

 

Haruki Murakami, en février 2019, à Paris.   Photo Richard Dumas. Agence VU

 

하루키 20년 12월 프랑스 리베라시옹紙 인터뷰 (1)
"문학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Q: 꽤 오랫동안 무라카미씨 소식을 못 들었던 것 같습니다. 올 해 7월 <1인칭 단수>라는 제목의 단편집을 출간하셨는데요. 수록된 작품들은 모두 2020년 전에 쓰여진 것들이죠. 올 한 해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음, 제 일상은 지금까지와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물론 올 해는 저에게도 마찬가지로 코로나의 한 해 였지만, 소설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기에 집에서 혼자 일해왔던 과거와 많이 변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역시 제 주변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답니다. 피부로 느낄 수 있죠. 제 직업이 혼자 글을 쓰는 소설가이기 때문에 이 상황이 큰 어려움을 주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반면에, 갑자기 홀로 떨어져 지내야만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견디기 힘든 상황이었다는는 것은 아주 잘 알고 있답니다. 저는 혼자 있는 것이 익숙하고 크게 고통스럽지 않은 사람이지만 말이죠.

 

Q: 코로나 펜데믹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고, 지구의 많은 생명을 앗아갔고 고통을 주었습니다. 이 시기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 생각으로는, 코로나 바이러스 펜데믹 상황이 정말 아무것도 없던 상황에서 갑자기 생겨났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최근 복잡하게 얽힌 어떤 변화의 위에 나타났다고 생각해요. 그것은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혁명, 글로벌화 그리고 심지어 포퓰리즘에도 그 기저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이 바이러스를 별도의 하나의 현상으로 취급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Q: 지금 상황이 글로벌,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인 이런 일련의 상황들과 관련이 있다는 뜻인가요? 정보의 급속한 흐름, 민족주의적 이데올로기, 포퓰리즘 정치인들이 바이러스 확산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시는건가요? 

네,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를 개별적으로 보지 말고, 이 일련의 주기적인 변화에 각 국가의 주체들이 어떻게 대응해 왔는지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경우를 살펴보자면, 정부와 정치인들은 딱 그들에 맞는 수준으로 모든 걸 결정해버렸습니다. 그들은 실패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잘못된 것이 자명합니다. 그들은 여전히 미국의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의 사고 방식에 따라 좌지우지 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이해하기 쉽습니다. 이런 그들의 결정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반대로 거부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에는 그런 개개인들의 결정과 판단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들 소위 리더라고 하는 사람들은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숨겨진 동기가 있기 때문이죠. 개개인들의 시민들은 그 시스템을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저는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과학자가, 연구자, 학자들이라고 생각해요. 이들이 정부와 정치인들이 의뭉스럽게 처리하는 일들에 대해 왜 이렇게 가지 않으면 안되는지에 대해 계속 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Q: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학 전문적인 분야의 접근은 차치하고, 일반적인 과학을 보는 시각은 어떠신지요? 

전 과학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그런나 전 진심으로 문학과 과학이 함께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금 우리는 세계 속의 어떠한 질서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질서가 영원하지 않고 일시적인 것이라고 믿어요. 이것은 언젠가는 깨지게 되어있어요. 예를들면 지금 코로나 펜데믹 상황이 지금까지의 질서를 뒤집어 놓고 있잖아요. 이렇게 되면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내려면 문학만으로도 그렇다고 과학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 두가지의 문학과 과학의 힘을 합치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과학은 잘 모릅니다. 그렇지만 문학과 과학이 힘을 모아 함께 잘 헤쳐나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해 보길 바라고 있습니다. 

 

Q: 오늘날의 사회에서 특히 더 염려스러운 점은 무엇일까요?

이 문제는 비단 일본 뿐만이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에 해당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바로 소셜네트워크의 급속한 발전입니다. 소셜네트워크에서 행해지는 문장은 이전에 보지 못했던 형태의 언어로 발전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런 식의 특화된 의사 소통 방식이 사회 전반적으로 다른 분야에 반영되게 됩니다. 이런 새로운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저는 심히 염려스러워요. 이 새로운 형태의 언어가 저는 걱정이 됩니다. 이 언어는 제가 소설을 쓸 때 사용하는 언어가 아니거든요. 물론 제가 이런 현상을 없애 버려야 한다고 얘기하는 건 아닙니다. 소셜네트워크 방식을 뛰어 넘는 더 강력한 글쓰기의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정말 필요한 것이라고 강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Q: 무라카미씨가 생각하시기에, 지금 사회는 언어가 점점 빈약해지고 논쟁은 점점 움츠려들고 있다고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네 맞아요. 우리는 더이상 논쟁을 안하고 회피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어느 누군가가 지금의 현상에 대해 비판의 의견을 건네면, 또 다른 누군가는 넘어 온 비판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고, 또 다른 유형의 비판을 만들어 다시 전달합니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의 일본 총리도 이렇게 행동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제가 소설가로서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하고 싶은 일과 완전히 대치되는 일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우리는 어떤 일에 대해서 반박하는 의견을 낼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우리는 내 안에 있는 것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점은 코로나 상황인 것을 차치하더라도 모든 사회에서 필수적인 매커니즘입니다. 

 

Q: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표현의 자유는 무엇보다 당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제한 없이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고, 만약 당신의 의견이 틀렸다면 사회가 그것을 받아들이고 용서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두 가지가 보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소셜미디어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여러 이슈에 대해 불을 지필 수 있는 환경입니다. 하지만 저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소셜미디어의 위험성에 대한 자각과 스스로 자기 검열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요. 마찬가지로 저는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을 자신을 가지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요. 주변이나 사회적인 지위를 신경쓰지 않고 말이에요. 상관없어요. 물론 저는 소셜미디어 계정을 가지고 있진 않습니다. 그래서 어디선가 불이 나도 깨닫지 못해요. (웃음) 

 

Q: 이런 시대에 책, 특히 소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이 시대에는 모든 종류의 예술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당신이 시간이 있다면 '읽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것은 이야기이고, 아마도 더 깊은 이야기 일 수록 더 좋을 겁니다. 뉴스에서는 온 종일 코로나만 이야기 합니다. 모두가 지쳐서 지금은 다른 세상과 혹은 더 깊은 세상과 연결되고 싶어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예술이 필요합니다. 

 

Q: 서점이 영업을 안 한다면, 오픈 하도록 항의를 하실건가요? 

음, 그런 독서에의 갈증을 즉시 해소하지 못하고, 그 갈증과 배고픔을 느껴 보는 것도 어떤 면에선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나요? 지금 우리는 원하는 모든 것은 항상 즉시 얻을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서점이 문을 닫는 다면, 오히려 사람들로 하여금 책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겠지요. 

 

Q: 코로나 위기가 무라카미씨의 다음 작품에 영향을 미칠까요?

음, 작업을 끝 마칠 때 까지 알 수 없습니다. 제가 소설을 하나 쓰고, 나중에 그 소설을 다시 읽는 다고 칩시다. 그 시점에서 다시 읽었을 때, 코로나 펜데믹 상황이 내 이야기에 녹아들었었구나 라고 알게 될 수는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방식이 나타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이 있을텐데요. 먼저 직접적이고 물질적이고 사실적이거나 은유와 상징을 통해 나타나는 방법 일 것입니다. 제 생각에 제 방식은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표현 방식 보다는 회화적인 표현 방식으로 그림과 같은 형태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매우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과정이며 제가 선택할 수 도 없는 문제랍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 될 겁니다. 그 표현의 방식은 제 의식에 안착하고 다른 형태로 다시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 의식 저변에 조용히 가라앉아 있게 됩니다. 어떤 의미에서 이것은 소설을 쓰는 소설가들에게서만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Q: 올 해 해외 여행은 못하셨죠?

네 올 해는 불가능 했죠.

 

Q: 무라카미씨는 오랫동안 해외에 체류하시기도 했는데요, 거의 대부분의 소설은 일본을 배경으로 합니다.

사실 저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저도 물론 외국인 주인공을 가지고 소설을 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일본 밖으로 나가게 되면 제가 일본에서 온 일본인 작가라는 자각을 더 확실하게 많이 하게 됩니다. 가끔은 일본에서의 이런저런 일들로 힘들고 나가고 싶다란 생각으로 해외에 나가고 싶은데요. 그렇게 도망치듯 나온 해외에서 가면 갈 수록 역시 일본인 소설가라는 자각은 더 커집니다. 그렇기에 일본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저에게 매우 중요한 질문이 됩니다. 그래서 일본을 배경으로 계속 소설을 쓰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Q: 음악은 어떤 존재인가요?

본질적이죠. 보편적 언어로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있습니다.

 

Q: 작곡가 사카모토 류이치씨의 딸인 사카모토 미우씨와 도쿄FM의 DJ로서 음악 애호가이자 매니아이신데요. 우리가 학창시절 듣고 자랐던 그 라디오 방송 시절이 돌아올까요.

제가 학창시절엔 라디오로 음악 차트 방송 같은 프로그램을 들으며 자랐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전 부터는 듣는 것이 아니라, 제가 직접 방송을 만들고 있죠. 라디오 미디어가 정말 흥미롭고 즐거운 일이라는 걸 새삼 깨닫고 있답니다.

 

Q: 마지막으로 전하실 말이 있으실까요?

(프랑스어로) 발렌타인 데이에 도쿄FM 라디오에서 뵙겠습니다. (웃음)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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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 2021.01.08 08:07

    아...너무 좋네요. 이런 시기에 예술이 필요하디는 말...와닿아요. 좋은 글 안내해주셔서 감사해요. 지금 하루키가 FM디제이를 하고 있는 중인가요? 몇번 특집방송으로 들어보기는 했는데 못일아 들아도 음악만으로도 만족스럽더라구요.

    • finding-haruki.com 2021.01.10 14:06 신고

      네 하루키니까 소설가니까 할 수 있는 얘기였던 것 같아요 ^^ 하루키는 18년도 겨울 부터 2개월에 한 번 꼴로 라디오 방송을 계속 해오고 있답니다 ^^

    • finding-haruki.com 2021.03.13 08:50 신고

      네 18년 부터인가 2개월에 한 번 꼴로 계속해서 라디오 DJ를 해오고 있답니다. 아내의 적극적인 권유로 이뤄졌다고하네요 ㅎㅎ

  2. 2021.01.29 12:46

    비밀댓글입니다

  3. 송기준 2021.03.03 19:23

    하루키는 어쩜 일케 똑똑할까요..
    나도 내 의견을 가질수 있어야겠다
    라는 교훈을 얻어갑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