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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초 하루키가 모교인 와세다 대학의 기자회견에 참가해 대중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언론 인터뷰는 종종 하지만, 일본내의 기자회견이라는 자리는 제가 알기론 전무후무한 자리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교토에서의 공개 강연은 있었지만, 기자회견 형태의 자리는 그야말로 파격이라고 할 수 있었죠. 그렇게 파격적인 기자회견에서는 그에 맞는 파격적인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었죠.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레코드 1만여점과 친필 원고 (특히 <노르웨이의 숲> 친필 원고!) 및 전 세계 번역된 그의 작품들을 기증한다라는 내용들이었답니다. 기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슬슬 나이가 들고 자녀가 없는 상태에서 소장품들이 제대로 집에 남아 있을지 자신이 없어 비교적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곳에 기증하여, 세계 문학과 번역을 연구하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원한다는 것이었죠. 

 

https://www.waseda.jp/top/news/62175

이런 가칭 '하루키 라이브러리'의 구상이 발표되고, 반년이 지나서 와세다 대학 총장이 한 행사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 했습니다. '하루키 라이브러리'는 "국제 문학관"이라는 명칭으로 21년 4월 오픈한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위치는 현재 리뉴얼 공사 중인 츠보우치 연극 박물관에 인접해 있는 4호관을 개조하여 오픈 예정이라고 합니다. 츠보우치 연극 박물관은 하루키가 재학시절 학과 수업은 잘 안들어도, 이 박물관에서는 하루종일 영화 시나리오를 탐독한 곳이랍니다. 이 얘기는 11월 기자회견에서도 본인이 다시 언급한 부분이죠. 

 

이번, "국제 문학관" 설치 발표를 할 때, 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건축가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바로 쿠마 켄고씨인데요. 도쿄의 네즈미술관이나 도야마 유리 미술관 등 도시와 자연의 조화를 극대화하는 건축물로 유명하신 분입니다. 저는 후쿠오카 다자이후에 있는 스타벅스로 처음 쿠마 켄고란 건축가를 알게 되었답니다. 쿠마 켄고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무라카미씨의 제안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수락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국제 문학관"을 설계하게 될 쿠마 켄고씨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무라카미씨는 제가 설계를 맡게될 '국제문학관'이 학생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자유롭게 와서 사용할 수 있는 '살아있는 도서관'으로 만들고 싶다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런 무라카미씨의 생각이야말로 바로 무라카미 문학에 딱 맞는 라이브러리의 본연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학생들이 실제로 무라카미씨의 문학을 보며, 앞으로의 문학 본연의 자세나 세계로 확장되고 교류되어 나가는 모습을 차분하게 커피를 나누며 생각해 볼 수 있는 일종의 캐쥬얼 문화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전제로 설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쿠마 켄고씨의 영상 메세지를 다 본 와세다 대학 총장은 끝으로, 하루키에게 들은 '이야기'의 중요성, 소중함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이야기는 언어의 차이를 넘어 등가 교환 가능한 것으로 이렇게 세계를 넘어 서로에게 닿는 이야기의 매력을 무라카미 라이브러리 곧, 국제 문학관에 체현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21년 4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그 모습을 드러낼지 사뭇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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