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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뉴요커지 1월 28일 호에 하루키의 신작 단편이 실렸습니다. 하루키가 일본어로 쓴 이야기를 필립 가브리엘이 번역했고요. 그에 따른 뉴요커지와의 이메일 인터뷰도 필립 가브리엘이 번역했답니다. 신작 단편 <Cream>의 이야기 배경은 하루키가 성장한 고베랍니다. 심지어, 주인공이 18세의 고등학생으로 하루키가 실제로 생활한 고베고의 높은 언덕이나, 지역 도서관에서 재수를 하는 등 실제 하루키 자신의 이야기라고 생각되어 지는 많은 부분이 있고요. 특히, 파인딩 하루키 여행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을 고베에서 보낸 저로서는 더욱 읽는 재미와 감동이 있었답니다. 영문이지만 읽는데는 크게 무리가 없더군요. 또한, 이번 단편 <Cream>은 단순히 하나의 단편일 수도 있지만, 하루키의 많은 단편이 그렇듯 긴 장편의 이야기로 확장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으니 그런 흥분되는 기다림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아보이네요. *<cream>은 18년 7월 문학계에 실린 하루키의 단편 3작품 중 하나입니다.


Photograph by Nathan Bajar / NYT / Redux


하루키 신작 단편 <Cream> 뉴요커지 수록 인터뷰

-2019년 1월 21일 뉴요커지 (원문 클릭)-


*단편 <Cream> 링크: https://www.newyorker.com/magazine/2019/01/28/cream


뉴요커: 이번 뉴요커지에 실린 무라카미씨의 단편 <Cream>은 주인공이 몇 년전에 겪은 이상한 일을 젊은 친구에게 말하는 스토리인데요. 어떻게 이런 이야기 구조를 생각하게 되셨나요?


하루키: 글세요. 잘 모르겠어요. 아마도 십대 청년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하는 것보다 지금의 주인공이 과거의 회상에 잠겨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뉴요커: 주인공은 18살에 거의 알지 못하는 소녀의 피아노 리사이틀 초대장을 받아, 그 장소로 가지만 결국 리사이틀은 열리지 않았고, 주인공은 그 이유를 알지 못하죠. 무라카미씨는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에 대한 독자가 납득 가능한 어떤 이론이나 생각이 있으신지요. 


하루키: 글세요. 소설 속 이야기 처럼,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저에게도 몇 년간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고, 그런 경험들은 종종 제 삶에 대해 은유적으로 저에게 말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답니다. 문자적으로가 아닌 비유적으로 말이에요. 


뉴요커: 주인공은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중간 단계의 전환기에 놓여 있는데요. 대학 입학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노력하는 대신에, 도서관에서 소설을 읽는 시간을 더 즐기고 있습니다. 이런 중요한 과도기에 놓여있는 주인공의 상황이 나머지 이야기의 발단이 되었을까요? 이런 기이한 이야기가 그가 과거로 돌아가게끔 하는데 필요한 것일까요? 


하루키: 주인공은 사춘기와 성인이 되는 시기의 전환점의 일종의 림보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어요. 그런 상황에서 그는 그를 혼란스럽게 하는 이상한 경험을 많이 하게 됩니다. 책은 그에게 있어서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수호자와도 같은 것이죠. 저 역시 소설의 주인공과 같은 시기를 똑같이 보냈고, 책은 저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답니다. 음악과 고양이도 마찬가지 였고요.


뉴요커: 노인이 소년에게 나타나 불가능한 수수께기를 던집니다. 그 노인은 실재하는 건가요? 혹은 주인공의 상상력의 산물일까요? 주인공의 미래의 모습일까요? 그 노인은 주인공에게서 무엇을 바라는 것일까요?


하루키: 주인공은 그를 인도할 누군가, 이 노인과 같은 사람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올바른 가이드를 만나는 것은 매우 어렵죠.


뉴요커: 그럼 노인은 그가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나요? 원의 중심은 많지만, 원주는 없는 원과 같은 것인가요?


하루키: 이 부분은 '믿음'에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특정 종교일 필요는 없습니다.  


뉴요커: 주인공은 그날 일어난 기이한 일에 대한 의구심을 제대로 풀지 못했지만, 그 이후로 그 기이한 경험은 자연스레 그에게 녹아들었습니다. 대답이 없는 것 자체가 대답이 되었다는 의미로도 읽힙니다.  


하루키: 때로는 올바른 질문을 하는 것이 정답을 얻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전 항상 이 명제를 제 삶 속에서 가슴 속에 두고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항상 염두한 채 이야기를 써왔고요. 


뉴요커: 이번 이야기는 무라카미씨가 자란 고베에서 진행됩니다. 무엇 때문에 <Cream>의 배경으로 선택하셨나요?


하루키: 18세의 주인공이 보는 풍경과 고베의 경치가 제 안에도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뉴요커: 이번 단편이 하나의 단편집의 일부분인가요? 아니면 새 장편 작업의 일부분인가요?


하루키: 전 그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 보진 않았는데요. 지금 당신이 얘기를 했기 때문에, 단편집 혹은 장편 소설로 이야기를 더 만들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안해 줘서 감사합니다.


*서프라이즈급으로 뉴요커지에 발표한 신작 단편에 대한 인터뷰였습니다. 하루키의 학창 시절 향수가 고스란히 묻어난 듯한 이야기라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1980년 4월 발표된 하루키의 첫 단편인 <중국행 슬로 보트>도 생각이 나면서 뭔가 어렴풋이 하루키가 학창시절의 본인에게 나타나 용기를 주는 듯한 따듯한 느낌의 이야기네요. 뭔가 애틋함 마저 묻어난 이야기랍니다. 올해 70세가 된 하루키에게 어쩌면 새로운, 마지막 장편 이야기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면 다소 과도한 해석일까요?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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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afka on the shore 2019.02.06 21:21 신고

    주인장님 글 보다가 충동이 와서 이번에 고베 및 교토 여행을 다녀온 저로선 더욱 기대가 되는 작품이네요.

    • finding-haruki.com 2019.02.09 18:35 신고

      고베 교토 너무 좋죠. 어느 계절에 가도 정말 다 좋은 것 같아요. 이번 단편 <cream>은 정말이지 하루키가 자신의 학창시절을 제대로 그리워한게 아닌가 싶네요

  2. ㅇㅇ 2019.02.08 18:30 신고

    늘 감사합니다. 몇해 전까지만 해도 꼭 해마다 고베를 방문했었는데... 다시 고베가 가고싶어지네요 ㅠㅠ 늘 잘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