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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은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즈오 이시구로 작가의 일본 NHK와의 인터뷰입니다. 이번 인터뷰를 준비한 이유는 영국 국적의 작가이지만 일본 태생인 그가 저에게는 무라카미 하루키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하루키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가즈오 이시구로 작가에 대해 언급된 내용도 종종 볼 수 있는데, 가즈오 이시구로 작가의 인터뷰에 따르면, 10년 이상 친분이 있는 사이였고 하루키를 두고 본인의 영웅이라고까지 얘기한답니다. 하루키는 잡문집을 통해 가즈오 이시구로 작가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죠.


인터뷰를 보면서 하루키도 어쩌면 가즈오 이시구로 작가와 같은 삶을 꿈꿨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즈오 이시구로 작가는 5세때 부모님의 직업때문에 함께 영국으로 건너갔고 귀화했는데요, 하루키는 교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부모님 밑에서 일본내에 국한된 닫힌 세계를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으로 서양 문학을 읽기 시작했죠. 이것만으로 연결짓기엔 억측일지 모르겠지만요.


가즈오 이시구로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인터뷰 - 일본 NHK

-  가짜 뉴스가 횡행하는 시대에서의 문학과 저널리즘을 통해 진실을 추구해야하는 사명


NHK: 2일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셨습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기분이 어떠신가요? 덧붙여 스톡홀름 방문에 대해 코멘트해줄게 있으신지요. 


가즈오 이시구로: 글세요, 분명히 이 상을 받는 다는 것은 환상적인 영광임이 분명합니다. 이 세계에는 많은 상이 있고, 훌륭한 상도 있습니다. 반면 어떤 상은 당신의 아침의 시리얼을 위해 존재하는 프로모션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 상도 있죠. 그런데 과거의 이 상을 수상한 작가들을 저 스스로 어떻게 생각했는지, 이번에 상을 수상하게된 저를 세계의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 하고 있을까에 대해 생각해보면, 노벨상이야말로 세계의 수 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강하게 끼치게 되고, 그들의 마음에 작용하는 상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세계 상황 속에서 제가 수상하게된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게됩니다.


지금 이 세계는 분열되어 있고, 불확실하며 매우 긴장된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저는 노벨상이 진정한 국제상이고 인간 공통의 문명과 지식을 발전시키기 위한 일을 강조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점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서로 파벌로 나뉘어 자원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싸우기 보다는, 선한 일을 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사람들의 의지를 상징한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자나 경제학자 혹은 의사들이 하고 있는 수 많은 일들이 어찌보면 지금 저에게 당면해 있는 기분입니다. 지금 세계는 매우 긴장된 상태이죠. 


NHK: 노벨상의 여러 분야 중, 특히 문학상이 인간에 기여하고 영향을 주는 것은 어떤점 일까요? 


가즈오 이시구로: 제가 생각하는 문학의 중요성은 바로 인간의 경험과 감정을 중요시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때도 그 경험과 감정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리곤 합니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노벨상은 알프레드 노벨이 발명한 다이너마이트 이야기로 부터 시작되었죠. 우리는 그 점에 항상 질문을 던져왔어요. 다이너마이트를 어떻게 사용할까요? 무엇을 위해 사용할까요? 다이너마이트는 끔직한 파괴에 사용할 수도 있고, 크나큰 발전을 위해 사용할 수도 있죠. 이 점은 바로 노벨상이라는 것은 새로운 지식이나 새로운 과학적 발견이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발견하는 것 말고 그 다음의 또 다른 중요한 차원이 있습니다. 바로 그 발견을 어떻게 사용하는 가에 대한 문제이죠. 그리고 이것은 다른 문화와 다른 사람들을 감정을 이해할 수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문학은 인간의 감정에 관한 것이고, 그 감정의 공유에 관한 것입니다. 전 바라건대, 문학을 통해 우리가 세운 장벽과 벽을 넘어서길 바랄뿐입니다.


NHK: 다른 관점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메세지로 들립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서로 수용하고 필요하면 타협을 할 수도 있는 건가요? 아니면 몇 가지의 공통분모를 이끌어 낼까요?


가즈오 이시구로: 물론입니다. 하지만 우리와 매우 다른 가치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무조건적으로 이해하자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나라 본인의 종파에만 국한되어 있는 사람들은 극단적으로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항상 스스로에게 비판적으로 질문해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이유로 문학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부분의 문학은 너무 한곳에 치우쳐 과격해지거나 엄숙해지거나 고답적이면 안된다고 계속 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유머와 오락적인 요소들로 이런 얘기들을 하곤 합니다. 저는 이런 종류의 스토리텔링을 믿습니다. 일본에는 만화가 있죠. 텔리비젼, 영화, 연극 이 모든 형식의 예술 활동들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한다고 느끼는지에 대해서 우리의 감정을 교환하는 방법입니다. 그럼으로써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문할 수 있게 되고, 장벽을 넘어 사람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 점이 인간사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NHK: 작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밥딜런에 대해서도 지지하시나요? 


가즈오 이시구로: 물론이죠! 밥딜런은 항상 제 영웅이었어요. 여러면에서 제가 일정한 방식으로 정제된 언어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은 13살 때였는데요. 그때 처음 밥딜런의 음악을 접했답니다. 그 앨범은 매우 유명한 앨범은 아닌 '존 웨슬리 하딩' 앨범이었답니다. 작년 그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을 때, 매우 기뻤어요. 그의 가사는 단순한 음악을 뛰어넘는 마치 문학과 같은 무구한 확장성이 있습니다. 밥딜런, 레너드 코헨, 조니미첼 같은 싱어송라이터 혹은 음유시인이라 불리우는 아티스트들은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작업을 해온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해 온 작업은 지난 수십년 동안 성장해 왔던 예술의 한 방식 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형태의 예술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작업이 소설이나 시, 희곡과도 견줄 수 있는 형태이고, 어떤 부분에서는 의심할 여지 없이 문학적인 성취와도 충분히 나란히 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밥딜런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한 것은 어떤 형태의 작업도 그 예술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고, 이는 저보다 어린 세대들에게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스웨덴 아카데미가 그것을 인정한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NHK: 작가님의 얘기를 계속 이어가기전에, 이 질문은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핵무기 폐기 운동을 계속 주도해 온 ICAN에 노벨평화상이 수여되었는데요. 이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가즈오 이시구로: 전 매우 감동했습니다. ICAN을 인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올바른 결정이었어요. 전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났어요. 제 어머니는 핵폭탄이 투하되었을때 그곳에 계셨죠. 그래서 전 나가사키의 기억의 그늘 아래서 자랐답니다. 그리고 일본을 떠나 서양으로 왔을 때는 냉전시대를 겪게 되었죠. 전 친구들과 같이 냉전시대에서 핵 전쟁의 위험 속에서 무슨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1980년 9월 이후 모든 사람들은 서방과 소련의 냉전이 종식되면서 핵무기의 위험성이 사라졌다고 믿었죠. 그런데 지금은 핵무기 보다 더 사람들의 손안에서 다둘 수 있는 큰 공포와 충격의 테러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물론 최근 북한의 핵 위험성에 대해서 다시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긴 합니다. ICAN에 노벨평화상을 수여하는 것은 엄청난 결정이라고 생각해요. 전 세계를 위해 일어난 일이라고 믿습니다.


NHK: 작가님의 소설 얘기로 돌아가보죠. 정말 근본적인 질문인데요. 가즈오씨 소설 속 주인공들은 대부분 격변에 직면해 있거나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기억과 상실에 관한 주제 속에 놓여있습니다. 그런 주제로 작업을 이어 오시는 동기가 궁금합니다. 


가즈오 이시구로: 제 초기 작품에서, 전 주인공들을 통해 그들이 각자의 삶을 되돌아 볼 때, 자신이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일들이 사실은 매우 부끄러워해야만 하는 일임을 깨닫게 되는 인물들을 그리고 싶었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과거에 한 일이 보다 넓은 지역, 사회의 관점에서 보면 자랑스러워해야 할 일이 아닐 수도 있음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거죠. 제가 그런 주제를 가지고 작업을 하게된 이유는, 저 스스로가 2차세계대전 직후의 세대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리고 저의 모국은 일본이니까요. 2차 대전 당시 히틀러가 점령한 모든 국가들에서도 히틀러와 치열하게 싸운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그 세력과 협력한 세력도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저보다 윗세대들은 그런 죄의식을 가지고 살고 있거나, 혹은 '제가 무엇을 잘못했나요? 그 때에는 그걸 깨닫지 못했어요.'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 주제가 저에게는 매우 자연스러워요. 제가 좀 더 나이가 들어가도 똑같은 질문을 계속 하고 싶어요. '과거를 잊어버리는 것이 최선일까요? 아니면 그 문제에 직면해야 할까요?'


저는 이 질문을 그대로 국가에도 던져봅니다. 국가의 어두운 과거를 잊는 것에 대해 그렇게 하기로 결정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결정일지 말이에요. 때로는 국가의 내란이나 분파로 분열되는 것을 막고, 앞으로 나가기 위해 과거를 잊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오기도 할겁니다. 그런데 지금도 전 세계에서 끊임없이 내전이 일어나는 등 폭력의 사이클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는 실제로 발생한 폭력과 공포의 상황을 다루지 않고 잊고 넘어간다면 안정되고 민주적인 사회를 건설 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국가도 개인과 같은 상황에 놓여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정말 어렵고 혼돈의 세계 상황이 올거에요. 이런 상황에서 과거를 그냥 잊는것이 나을까요? 아니면 과거는 당연히 기억하고 되새기며 나아가야 할까요? 이런 주제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저를 몰두하게 만들었답니다. 


NHK: 가즈오씨가 생각하기에 일본은 잘 잊고 있을까요? 아니면 잘 기억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그 둘 사이의 밸런스를 맞추고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해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어떤 공식이나 직접적인 대답은 없겠지만, 일본 사회에는 '파묻힌 거인' (역주: <buried giant> 가즈오 이시구로 작가의 2015년 출간된 장편 소설) 있는 것 아닐까요?


가즈오 이시구로: 네, 모든 사회에는 '파묻힌 거인'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아는 모든 사회에는 커다란 파묻힌 거인이 있어요. 지금 우리는 미국안에 있는 인종의 파묻힌 거인을 보고 있다고 생각해요. 계속 파묻혀 있는 상황이 이어지기 때문에 미국은 계속해서 찢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영국에도 파묻힌 거인이 있습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에요. 많은 사람들은 2차 세계 대전에 대한 기억을 파묻혀 버린 일본에 대해 비판하고 있죠. 일본은 2차세계대전 당시 두 차례의 핵폭탄 공격을 받아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죠. 이로 인해, 일본과 중국, 동아시아 주변국들간의 긴장을 야기시켰어요.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매우 민감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만, 일본은 군국주의 국가에서 민주주의와 근대화를 동시에 이룬 상당히 성공적인 국가 모델로서 빛나는 예로 거듭났죠. 


오늘날 세계는 매우 불확실한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유럽이 매우 불확실한 시기를 지나고 있죠. 그런데 일본은 매우 안정적입니다. 매우 불확실한 시기 속에서 매우 견고한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합니다. 일본이 2차 세계대전 직후에 실제로 일어난 일들에 대한 어두운 기억과 저지른 잔학 행위를 실제로 없애지 않고 이것을 이룰 수 있었을까요? 아마 아닐겁니다. 제 생각에는 모두가 알고 있겠지만, 일본이 이렇게 종전 후, 성공적인 사회를 이룬 것은 아마 강제로 과거를 잊어버렸기 때문일겁니다. 정의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리고 이것은 전 세계의 많은 나라에 해당되는 질문일 것입니다. 일본은 수 많은 것들을 잊어버리는 대신, 뛰어난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거듭났죠. 제 생각에 이는 상당한 성과라고도 생각합니다. 


NHK: 그렇다면 일본 사회는 앞으로, 묻어버린 것을 바로잡고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아니면 전쟁 세대의 일은 잊고 현 세대는 그들 대로 나아가게 놓아주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요.


가즈오 이시구로: 저는 이제 영국인 신분으로 외부인의 입장에서 마치 어린 시절의 친구에게 개인적으로 조언하듯이 얘기하고 싶습니다. 전 질문하신 내용에 대해 오히려 반문을 해보고 싶네요. "과거를 묻어버림으로서 당신의 국가, 사회에 어떤 손실이 있나요?", "과거를 묻음으로서 주위 이웃과의 관계에 해를 끼치게되는 부분이 있나요?" 만약 어떠한 손상이 있거나, 일부의 질문들이 검토되지 않아 심각한 상황을 초래한다면, 과거를 돌아볼 만큼 지금 우리가 충분히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많은 나라들이 이것을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그런 이슈들이 발생했던 세대에서 일찍이 공식적인 사과를 했습니다. 물론 지금 제가 일본에 다른 나라들 처럼 하라고 제안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인 과거 사례들을 말하고 있는 겁니다. 왜냐하면 과거를 어떻게 다루는가는 종종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과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나게되는가와 관련이 많기 때문입니다. 


NHK: 다시 작가로서의 작업에 관한 이야기로 돌아가보겠습니다. 가즈오씨의 작업을 보면, 어떤 한 장르에 구속되거나 누군가의 스토티텔링의 한 부분으로 부터 시작하는 방식을 가져가면 안된다고 강조하는 것 처럼 보입니다. 가즈오씨는  기억에 관한 하나의 주제를 고수하면서 동시에 다른 형태의 표현을 테스트하면서 계속해서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씨는 큰 그림을 볼 때, 작은 조각조작들이 모여 결국 하나의 그림을 이루게 되듯 글쓰기 작업에 있어 그런 관점의 중요성을 얘기했는데요. 동의하시나요?


가즈오 이시구로: 네. 저는 많은 작가들의 작업과 무라마키씨의 작업이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제가 하는 모든 일이 더 큰 일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것이 바로 우리 세대의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인 무라카미씨를 만드는 것들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동시대 동료 작가로서 많은 글쓰기 작업을 통해 그 계속되는 연속성을 이해하고 있는 무라카미씨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독자는 종종 표면적으로 드러난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고 "오! 뭔가 많이 변했는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작가의 이야기의 감정은 여전히 일관되는 것이고, 일부 발전하는 단계일 것이라고 생각해요. 전 의식적으로 다른 장르를 시도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야기를 시작할 때, 항상 추상적인 아디디어에서 시작합니다. 그래서 시간이나 장르 또는 지리적으로 자연스러운 설정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게 되죠. 그래서 종종 '로케이션 헌팅'을 하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된답니다. 새로운 글을 쓰기 위한 아이디어를 얻게 되고 나서, 이 이야기를 어떤 세기, 어떤 나라, 혹은 미래의 환상 세계로 가져갈지를 생각하는거죠. 하지만, 장르에 대해서는 절대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단지 글쓰는 작업에 항상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저를 근대시대에 하늘을 날 수 있는 기계를 처음 발명하려는 사람으로 생각해주는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어요. 전 그 기계가 하늘을 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시도합니다. 이웃집의 자전거를 훔칠지도 몰라요. 전 그 기계가 날 수만 있다면, 어떻게 생겼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NHK: 가즈오씨의 글쓰기 작업에서 첫번째 영감은 어디서 오는걸까요? 사회복지사로서의 경험이나 당신이 일본계 영국인이라는 사실도 영향을 주고 있을까요? 어떤가요?


가즈오 이시구로: 저는 저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이 제가 글을 쓰는 방법을 결정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항상 저의 작업을 위해 아이디어의 시작은 대개 2-3문장으로 아주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전 지금 쓰고 있는 노트북이 있고, 1979년 부터 써온 노트북 이렇게 2개를 가지고 있어요. 작은 아이디어들이 담겨있고, 때로는 큰 이야기에 대한 시작이 되는 아이디어일 수도 있겠죠. 그 아이디어는 단지 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한 아이디어라고도 생각해요. 그런데 때때로 그런 아이디어들이 저 스스로 제대로 인식하게 될 경우가 있죠. "오! 이건 내 영역에 있는 아이디어인데."라고 생각이 들죠. 이것은 무라카미씨가 말하는 나의 캔버스의 한 조각이되겠죠. 그러면 저는 그것을 잘 적어두고, 그것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아주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 시작하지만, 단지 2~3문장에 전체 이야기의 긴장감, 감정, 잠재력이 가득차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커다라 이야기를 품게되는 것과 같죠. 그러나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기 때문에, 많은 책을 쓰지는 못했습니다. 


NHK: 가즈오씨는 한 소설을 탈고하는데 10년을 바친걸로 알고있습니다. (역주: 최근작 <잊혀진 거인>을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긴 기간 동안의 외로움은 어떻게 극복하시는지요. 아버지는 해양과학자셨고, 엄청나게 세세한 부분까지 연구를 하셨을거에요. 그런 아버지의 유전자를 가지고 계시겠죠?


가즈오 이시구로: 아버지가 일하는 방식은 저에게 매우 좋은 모델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는 급여를 받기 위해 사무실로 갔다가, 퇴근 후에는 집에서 돌아와 편하게 쉬었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어요. TV를 보다가도 갑자기 책상으로 가서 보드를 꺼내 무언가를 쓰곤 했죠. 스릴러 드라마를 보다가 아이디어를 얻게되면 그 책상으로 가기만 하면 됐어요. 그의 모눈종이가 있는 곳으로 말이에요. 그토록 일에 있어서 열정적인 모습은 저에게 아주 좋은 모델이었어요. 과학에 관해서는 거의 이해할 수 없고 과학적인 사고도 못했지만 그렇다고 아예 저의 삶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는 분명 본인의 일에 소명의식이 있으신 분이셨죠.


새 소설을 탈고하기까지 10년이 걸린건 사실이지만, '10년동안 한가지 일에 매달리는' 존경을 받을 만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책에 매달린건 5년 정도입니다. 이 정도면 문제가 될 만큼의 외로움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소설을 쓰는 일 외에도 다른 일을 하고 있답니다. 제가 작품과 작품사이의 텀이 긴 이유는 책이 출간된 후 2년 정도는 새로운 책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세계 곳곳의 세미나에 참석하거나, 영화의 각색과 같은 작업도 많이 참여하기 때문이에요. 일부는 실제로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죠. 마치 사업가 같네요. 연기자 캐스팅이나 영화 기금 관련 업무, 때로는 연극의 각색 작업에도 참여한답니다.


사실 문제는 이런 작업들의 반대편에서 생기곤 합니다. 저는 소설 만을 위해 집중해서 쓰기 위한 공간을 위해 싸워야만 하죠. 전 이 문제가 현대의 작가들에게는 점점 더 '그것이 정말 문제야'라고 인식하는게 어려워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현대 작가들은 저렇게 오로지 소설만을 위해 시간과 장소를 보장받는 경험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소설을 쓸 때는 그 누구도 작가를 도와 줄 수 없어요. 소설가를 혼자 남겨두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면에서 제 아내는 저를 꽤나 도와주고 있어요. 아내는 저에게 무언가 청탁을 하는 전화를 받으면 적절히 물리치고, 저에게 신경쓰지 말고 위로 올라가 뭐라도 써요라고 말해준답니다. 


NHK: 가즈오씨으 부모님은 자녀 양육에 큰 노력을 한 것으로 느껴지네요. 그것이 당신의 글쓰기 작업에 영향을 끼쳤겠죠? 그리고 전형적인 일본인 부모님 밑에서 7,80년대 영국에서 자란 것은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요?  


가즈오 이시구로: 전 저의 부모님 밑에서 성장한 방식이 작가가 되는데 정말 중요했다고 생각해요. 5살때 아버지의 직업 때문에 나가사키에서 영국으로 이주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은 영국에 계속 살 생각이 아니라 2년 정도 지나면 다시 일본으로 돌아올 생각이었죠. 그래서 우리는 이민자가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방문객의 시각으로 영국인들을 보게 되었죠. 전 영국인들의 관습을 존중하도록 가르침을 받았지만, 무조건적으로 그들을 받아들이라고는 기대되지 않았죠. 영국으로 이주한 사람들에게 기대되는 언어 등 표준적인 면에서 볼 땐 불행이라고도 불릴 수 있었겠죠. 저는 완전히 다른 2개의 사회적 규범이 저에게 존재한다는 것을 항상 이해했으며, 그것이 바로 제가 영국에서 성장한 방식입니다. 언제나 영국인을 거리를 두고 바라봐 왔습니다. 


일본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일본 영화에 특히 매료되었어요. 지금도 저는 어린 시절의 추억 때문에 1950년대에 제작된 일본 영화 영향을 많이 받았고 지금도 찾아 봅니다. 오즈 야스지로나 나루세 미키오 감독의 영화를 특히 좋아합니다. 영화 속의 모습이 부모님이 영국 생활을 하는 모습이 많이 닮아 있다고 항상 생각했어요. 그것은 부모님의 삶이라고 생각해요. 


NHK: 일본에 대해 다른 부분은 또 어떤 영향을 받으셨을까요? 


가즈오 이시구로: 위에 얘기했듯이 일본 영화가 저에겐 시금석과 같은 존재였고요. 만화 스타일의 이야기도 좋아했어요. 나가사키에 있었을 때는 항상 만화를 접했죠. 그런데 영국으로 와보니 만화에 상응하는 무언가가 없었답니다. 그래서 만화라는 것이 일본에만 있는 유니크한 것이라고 알게되었죠. 지금은 일본 만화가 전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죠. 일본 만화는 전통적인 미국의 만화 기법보다 훨씬 세련된 스토리텔링 기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지금도 만화적인 이야기 방식을 좋아해요. 그리고 이것은 제가 작가로서 시도해보고 싶은 하나의 방향성이기도 합니다. 만화야말로 저로 하여금 어린 시절의 열정으로 데려갈 것이기 때문에 일종의 '그래픽 소설'을 연구하고 시도해 보고 싶은 생각이 있답니다. 


지금은 서양인 모두가 일본 문화의 영향을 받고 좋아합니다. 제 딸의 세대는 피카츄와 포켓몬의 세계 안에서 자랐죠. 런던의 모든 사람들은 점심 시간에 초밥을 먹는 것을 선호합니다. 당신이 일본에서 먹는 고품질의 초밥은 아닙니다. 사람들은 샌드위치 보다는 초밥을 먹는 것을 더 선호해요. 신문 뒷면에는 스도쿠가 있죠. 처음 영국에 왔을 때는 상당히 이질적인 느낌이 강했죠. 그리고 일본은 경제 기적의 나라로 널리 인식된 시대가 있었죠. 가제트 형사 만화를 비롯하여 멋진 장치들은 모두 일본에서 나왔죠. 그러나 이제는 일본에 대한 인식이 문화적인 측면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런 일본을 저는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는 영국에서 생활을 하면서 처음에는 2차세계대전의 적국에서 온 사람이나 카메라, 자동차, TV가 생산되는 나라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와 예술적 금욕적 아름다움, 그리고 대중적인 닌텐도와 같은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으로 대표되는 문화적인 힘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그런 진보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일본의 유명한 옷 디자인도 서양 곳곳에 있습니다. 이런 점은 분명 일본인들도 자랑스러워 할 만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NHK: 지금 세계는 점점 더 세계화되어 가지만 그에 대한 반발도 있는 것 같습니다. 브렉시트와 유럽에 대한 가즈오씨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가즈오 이시구로: 브렉시트는 어느 정도는 반발이라고 봐도 될 것 같아요. 이 현상은 아시아 보다는 유럽 혹은 미국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어느 수준을 넘어선 세계화에 대한 반발이라고 생각해요. 이것은 더 앞서가는 진보와 발전이 두려워 안쪽으로 돌아가려는 어떻게 보면 후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의 가속화된 세계화 속에서 많은 사람들의 감정과 관심에 소홀했다고도 말할 수 있는 좋은 사례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것은 냉전 종식과 공산주의 붕괴 이후 자본주의가 별다른 구속 없이 맹렬하게 야생 괴물 처럼 성장해왔다는 생각도 일부 있습니다. 신자유주의적 경제학 아이디어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자유 시장은 분명히 뷰유한 나라에서는 성공하고 뒤에 남겨진 사람드 사이에서 엄청난 분열을 일으킨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나를 따르라, 그러면 우리는 저항하고 모든 것을 되돌려 놓을 수 있다"라고 외치는 정치가가 등장하게되죠. 그러면 소외되었던 사람들은 그것에 결집하게 됩니다. 이런 집단적인 선동은 다시금 큰 위험을 가져올 것은 분명합니다. 정치가가 가장 쉽게 지지를 얻는 방법은 보통 사회의 소수 그룹이나 그 사회로 들어오려는 사람들을 터치하는 것이죠. 이것은 파시즘 신봉자들이 1930년대 사용했던 기술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유럽 곳곳의 사회가 분열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안정되어 있는 것으로 보였던 나라들이 이제는 스페인에서와 같이 여러 파벌로 분열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NHK: 의도적으로 '우리'나 '그들'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거나, '대안' 또는 '거짓' 정보를 사용하는 정치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장기적으로 이런 방식이 사람들로 하여금 과거를 기억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즈오 이시구로: 인터뷰 서두에, 왜 문학이 중요한지에 대해 물으셨죠. 문학은 표준과 진리 그리고 정서적 진실을 시도하고 또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세계의 현재 시점에서는 저널리즘-선한 저널리즘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항상 가짜 뉴스 속에 있었고, 20세기는 정치 선전의 가짜 뉴스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당시는 정치 통제 선전을 위한 위대한 시대였지만 지금은 다른 종류의 가짜 뉴스가 횡행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지금 그에 대해 대응하는 방법에 대해 정교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과거의 히틀러나 스탈린 식의 정치 선전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면 그것에 대해서는 저항할 수 있지만, 새로운 방식의 가짜뉴스에는 저항하지 않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은 우리가 진실 또는 거짓에 대해 걱정하는 것을 중단했다는 사실이에요. 허구적 가치가 어떤 주장에 유용하다면 사람들은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에 대해서는 실제로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올바른 저널리즘이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2차 세계 대전에서 파시즘과 공산주를 겪었던 20세기 중반의 선전과 가짜 뉴스가 지금 어떻게 자동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 정교해져야 합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NHK: 가즈오씨의 신작이 떠오르는 테크놀로지와 그것이 일상 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룬다고 알고 있습니다. 


가즈오 이시구로: 아직 탈고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확히 얘기할 순 없지만, 전 아직도 많은 면에서 일상적인 주제에 몰두하고 있답니다. 많은 면에서 과학 기술의 첨단을 이끌고 있는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기술로 인해 오히려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인공지능과 같은 것들이 최고 수준으로 발전했을 때 일어날 일에 대해 사회 전체적으로 충분한 토론이 있었는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더 흥미로운 질문은 유전자를 실제로 제어할 수 있을 때 일어나는 일일 겁니다. 원한다면 최고의 슈퍼 베이비를 만들 수 있죠. 유전 질환을 제거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이점일 순 있습니다. 태어나기전에 큰 고통을 제거할 수 있는거죠. 그런데 이 이점은 아직은 부유한 사람들이 더 아름다운 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줄 뿐일 것 같습니다. 이것은 신종 인종차별 정책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회 계층의 차별을 더욱 공고화하는 것이죠. 이런 점에 대해 사회 전체적인 논의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사물이 크게 변화하려고 할 때 어떻게 사회 조직을 마련할까에 대한 것들 말이죠. 우리는 좀비가 도시로 공격해 올 때, 대중문화를 통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변화나 더 고차원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죠.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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