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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할 하루키 인터뷰는 05년 미국 하버드 대학의 학생 신문지와의 인터뷰 기사에요. 하루키가 당시 05~06년 하버드 대학 일본 학회의 'Artist in Residence' 프로그램에 참가했을 때였고, 마침 뉴요커지에 하루키의 1981년 초기 단편 <스파게티의 해에>가 실리면서 인터뷰 자리가 만들어 진 것 같습니다. 거두절미하고 바로 시작합니다!


Metonymy and Spaghetti ; 환유와 스파게티
무라카미 하루키 하버드 대학 05년 인터뷰 원문 보기(클릭) 
*환유: 한 사물에 관계있는 다른 사물을 빌어 표현하는 것으로 비유법 中 하나

 

  
Photographs © Andrea Jonas

조슈아 빌링스(하버드대 학생, 이하 JB): 우리는 뉴요커지에 실린 무라카미씨의 단편 <스파게티의 해에>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어요. 그리고 당신의 작업에서 '스파게티'가 갖는 다른 의미에 대해서도 알고 싶습니다.

 

하루키: 제가 그 소설을 쓴 것은 20년도 더 전의 일이에요. 30대 초반이었네요. 그 작품은 제가 좋아하는 단편 중 하나에요. 그 이야기를 썼을 때의 느낌을 아직도 기억해요. 전 스파게티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2년여 지낼 때 식사로 매일 같이 스파게티를 먹기도 했죠.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건 단지 매일 스파게티를 만드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어서였어요. 그리고 내가 스파게티를 만들었을 때를 생각해보면 항상 다른 해야할 일들이 생겼었던 기억이나요. 이상하죠. 당신이 스파게티를 만들고 있을 동안에는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어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요.

 

JB: <태엽감는새> 역시 스파게티를 만드는 남자의 모습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죠. 


하루키: 네 그래요. 같은 상황이죠. 전 스스로 스파게티를 매우 자주 만들어 먹어요. 그건 물을 끓이는데 시간이 필요하고 그리고 많은 일들이 동시에 벌어지죠. 


JB: 재미있네요. 그 일들은 모두 스파게티 만드는 일을 방해하고 있어요. 


하루키: 당신이 스파게티를 만들 동안 당신은 수 많은 생각을 하게 되죠. 그 시간 동안 많은 일들이 당신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거에요. 그리고 당신은 스파게티를 요리를 하는 동안 어떤 철학적인 종류의 사유를 얻게 될지도 모르죠.


JB: 이 이야기에서 스파게티는 '고독'과 관련되어 있는 것 같아요. <태엽감는새>에서의 장면과 흡사합니다.


하루키: 전 결혼하기 전 부터 혼자 스파게티 요리를 하곤 했어요. 그건 꽤나 외로운 일이었죠. 당신이 스파게티를 혼자 만들고 있을 때 느끼는 외로움은 지극히 자연스러운거에요. 그런데 당신도 알겠지만 샌드위치를 만들 때는 외롭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스파게티의 경우엔 다릅니다.

  

JB: 그건 좀 기다리는 시간이 더 필요하죠..


하루키: 맞아요. 혼자 샌드위치를 먹는 것은 그다지 외롭지 않지만 스파게티는 다른 얘기가 되죠. 당신이 혼자 스파게티를 먹거나 요리할 때 외로움에 대한 일종의 인식이 있어야 해요. 그것은 사실입니다. 


JB: 무라카미씨는 어떻게 그 '고독'을 의식하며 작품 속으로 끌어낼 수 있나요? 외로운 남성이 등장하는 것은 반복되는 테마 처럼 보입니다.


하루키: 작가는 매우 외로워요. 글을 쓰는 작업은 매우 외로워요. 자신 스스로 자기가 되어야 하죠. 그리고 글을 쓸 때 당신은 혼자이고, 밖으로 나갈 수도 아무도 들어오게 할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그 고독은 글을 쓰기 위해 필연적으로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것이 바로 제가 외로움과 고독의 남성을 추구하는 이유 중 하나에요. 작가에게 있어서 고독이란 매우 중요한 것이에요. 당신은 스스로를 바라봐야 합니다. 깊이 바라봐야 합니다. 그리고 외로움에 항상 익숙해져 있어야 합니다. 30년간 소설을 써 오고 있고, 외로움이 저 스스로에게 필연적인 부분이 되었습니다. 


JB: 무라카미씨의 집필 과정에 대해 여쭙고 싶은데요. 언제 어디서 글을 쓰시나요?


하루키: 전 아침 일찍 일어나요. 보통 4시 정도죠. 그리고 글을 씁니다. 전 매일 제 책상에 앉아 5시간만 글을 쓰는 작업을 해요. 그리고 아무도 나를 방해할 사람이 없는 시간에 글을 쓰죠. 그리고 물론 잠자리에 일찍 듭니다. 전 저 스스로 사회화되지 않으려고 해요. 난 단지 나 자신이고 싶은거죠.


JB: 무라카미씨가 집필 작업을 하지 않을 때는 무엇을 하시나요?


하루키: 러닝을 합니다. 그리고 음악을 듣죠. 저는 열성적인 레코드 수집가에요. 종종 레코드샵에 가서 음반을 사거나 그곳에서 음악을 듣곤 합니다. 


JB: 음악은 무라카미씨의 작업에서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어떤 음악을 들으시나요?


하루키: 음악은 가리지 않아요. 주로 재즈와 클래식, 락앤롤 그리고 올드락. 거의 모든 음악을 듣습니다. 


JB: 작업 중에도 음악을 들으시나요?


하루키: 아니요. 소설을 쓰고 있을 때는 음악을 듣지 않아요. 꽤 혼란스럽더라고요. 하지만 다른 작업 에세이나 번역 작업 중에는 음악을 들어요. 


JB: 무라카미씨는 하루 일과 중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 것 같은데요.


하루키: 맞아요. 그리고 당신도 알고 있듯이 나에게 있어 산책을 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런 일이에요. 전 혼자 즐길 수 있는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익숙해져 있어요. 형제 없이 외아들로 자랐어요. 그래서 혼자 집에서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죠. 혼자 있는 것에 지치거나 하지 않았어요.  


JB: 자기 스스로를 돌 볼 수 있는 사람은 무라카미씨의 작품의 테마가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누구에게도 의존하는 인물이 없는 것 같아요. 자급자족하고 직접 요리를 하며 자기만의 시간을 보냅니다.


하루키: 저는 혼자 요리하고 세탁하고 청소하고 모든 것을 다 혼자 할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해요. 저 스스로 완전하게 혼자이고 싶어요. 그 누구에게도 무엇에게도 의존하고 싶지 않죠. 하지만 가끔은 상대가 필요할 때는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독립된 저 만의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하죠. 


JB: 무라카미씨의 작품 속에서 등장인물은 종종 세상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자급자족을 해야하곤 합니다. 당신도 그렇습니까?


하루키: 소설을 써 다른 세계로 들어간다는 관점에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일은 매일 발생하죠. 일상적인 것들이 벽을 통과해 다른 장소, 다른 세계로 가는 거에요. 그것은 지금 이곳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이죠. 그리고 그 세계의 관찰자가 되는 거에요. 그 세계의 모든것을 관찰하고 글로 표현하게 됩니다. 이것을 우리는 소설이라고 부르죠. 제 생각입니다만. 당신이 벽을 뚫고 나갈 감각이 없다면 당신은 작가가 될 수 없습니다. 


JB: 무엇에 대해 이 세계를 관찰하나요?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하시나요? 당신의 소설을 위해 항상 생각하고 관찰하시나요?


하루키: 제가 유독 많이 세계를 관찰한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당신도 이 세계에 살고 있고 마찬가지로 이 세계를 관찰하며 살아갑니다. 저도 같은 일을 하고 있어요. 당신과 나는 같은 일을 하고 있는 거에요. 나는 작가에요. 아마 당신은 아닐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정확하게 같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있어요. 당신은 꿈을 꾸죠. 꿈을 꿀 때 다른 세계에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에요. 소설을 쓸 때 다른 세계에 있게 되죠. 단지 작가로서의 꿈이에요. 당신이 작가라면 의식적으로 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JB: 무라카미씨가 관찰하는 것과 꾸는 꿈은 어느 정도로 창작에 사용이 되나요?


하루키: 그건 대답하기 매우 어렵네요. 하지만 당신도 알다시피 때때로 무언가를 만들어야 할 때가 있기 마련이죠. 그런 대부분의 경우에는 꿈을 따르게 됩니다. 그건 자연스럽게 마음에서 우러난 일이죠. 그리고 당신이 할 일은 그것을 수행해 나가는 거에요.


JB: 그런데 그런 꿈이나 관찰이 더이상 확산되지 않을 때는 그것을 이겨내야 하나요?


하루키: 아니요. 당신이 좋은 작가라면 그것은 항상 끝까지 흐르고 있기 마련입니다. 그것들을 놓아야지 그것을 억지로 발견하고 생각해내려하면 그것들은 그만 중단되고 맙니다. 당신은 단지 관찰만 하면 되요. 그러면 그 관찰 대상들은 어느 순간 유의미한 것들이 될 겁니다. 



JB: 관찰한 것들은 정확하게 그것들이 어떤 의미이고 어떤 일을 하는지 글로 표현해야 하나요?


하루키: 당신이 무엇을 보고 그것을 기술하는 것은 기술(technique)입니다. 그러나 기술만으로는 작가가 될 수 없죠. 기술과 함께 상상력을 지녀야 해요.


JB: 무라카미씨가 배울 수 있었던 기술은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요?


하루키: 소설을 쓰기 시작했을 때, 29살이었어요. 저는 글을 쓰기 위한 어떤 과정도 거치지 않았어요. 전혀 경험이 없었죠. 그래서 무언가를 스스로 만들어야 했어요. 전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어요. 그런데 어떤일이 나에게 일어났고 작가가 되었죠. 굳이 표현하자면 자연스럽게 작가가 되었다랄까요. 처음 부터 뭔가를 했고 아무것도 배우지 않았어요.


JB: 무라카미씨가 작가가 되기로 결심을 하게 된 계기는요?


하루키: 갑자기 어느날 모두 내가 소설을 쓸 수 있겠구나라는 예감이 들었어요. 그래서 앉아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죠.


JB: 무라카미씨가 쓰는 작품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하루키: 기술적으로 전 많이 향상되었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되었어요. 이건 해가 갈 수록 좀 더 쉽게 나타나는 것 같아요.


JB: 상상력이 변화하는 걸까요? 혹은 글쓰는 기술 전반적인 것이 변화하는 걸까요?


하루키: 물론 제 상상력도 변화했죠. 그러나 그건 더 많든 더 적든 동일합니다. 전 내가 매력을 느끼는 많은 것들이 마음 속에 있어요, 스파게티, 우물, 냉장고, 코끼리, 차가운 맥주 같은 것들이죠. 그리고 전쟁, 암흑, 음악. 이렇게 매력을 느끼는 것들이 많이 있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JB: 말씀하신 스파게티, 우물, 음악 같은 것들은 계속 반복되어 등장합니다. 그것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나요?


하루키: 전 요즘 스파게티에 대해서는 잘 쓰지 않아요.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스파게티에 대해서 너무 많이 썼어요. 또한 우물에 대해서도 많이 썼죠. 단지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JB: 그렇다면 지금은 그 새로운 것이 무엇일까요?


하루키: 언더그라운드(지하철 사린 테러 사건)는 저에게 아주 큰 일이었어요. 그리고 '터널'이 될 수 있겠네요. 이런 것들은 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와있죠. 제가 쓴 논픽션 <언더그라운드; 1997>는 지하철 테러 사건에 대한 인터뷰이고,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1985>의 중요한 배경 중 하나가 도쿄 지하철이 있는 지하 세계이죠. 그 밖에 많은 부분에서 지하에 관련된 이야기를 썼습니다. 전 정말 이런 '지하'에 관한 것들에 흥미를 느낍니다. 제 새 소설의 제목은 <애프터다크; 2004>에요. 배경은 새벽의 도쿄 시내에요. 자정 부터 새벽 4시까지 야야기가 이어지죠. 등장인물들은 아침이 밝기까지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 소설에서 저는 '어둠'에 대해 쓰고 싶었어요. 사람들의 내면의 어둠과 외면의 어둠에 대해 쓰고 싶었죠.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의 시간은 등장인물의 내면의 어둠에 대한 은유에요. 그래서 어둠과 지하는 저에게 있어 큰 요소입니다.


JB: 그것은 지하철 테러 사건에 대한 일종의 작가적인 반응인가요?


하루키: 전 항상 지하철과 지하에 관심을 가졌어요. 그리고 사린 테러 사건이 일어났을 때, 전 단지 그때 도쿄의 지하에서 어떤 일이 일어난건지 쓰고 싶었어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그 테러로 사람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쓰고 싶었을 뿐입니다. 동시에 도대체 무엇이 어둠이고, 무엇이 지하인가에 대해서도 알고 싶었죠.


JB: 우리가 보통 어둠을 생각하면 '악'을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어둠에 또 다른 의미가 있을까요?


하루키: 어둠은 좋은 것도 그렇다고 나쁜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낮에 주로 의식을 하며 생활하죠. 그러나 어둠은 의식하지 않은 잠재 의식입니다. 낮에는 명확하게 의식적으로 볼 수 있죠. 그러나 어둠 속에서 당신은 이해가 되지 않는 많은 것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대부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들이 되겠죠. 전 단지 이런 어둠에 대해 쓰고 싶은 겁니다. 전 이 어둠이 사람과 상호 작용을 하고 있다고 느껴왔어요. 만약 제가 가지고 있는 어둠에 대해 선하게 썼다면 당신도 같은 느낌을 갖게 될 것입니다. 나의 어둠과 당신의 어둠이 서로 같은 것이 되는 거죠. 대부분 그것들은 무의식, 잠재의식에서 왔어요. 저는 이것이 바로 소설가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당신이 생물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라던가 그와 비슷한 일을 한다면 논리적이어야만 하겠죠. 모든 것이 명확하게 만들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소설가라면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그 어둠 속에서 무언가를 보면 됩니다. 당신은 어둠 속의 자신의 내면으로 내려가서 그 어둠 속에서 무언가를 찾으면 됩니다. 작가는 오직 무언가를 찾아 발견하고 그것을 쓸 수 있습니다. 일반 사람들이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그들의 어둠 속으로 깊숙히 들어가기에는 위험하기 때문이죠. 그 어둠 속에는 악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어둠에 익숙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발견하고, 포착해내고 그리고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작가를 위한 특권이에요. 이것이 소설을 쓰는 저의 방식이에요.  


JB: 무라카미씨가 사람들의 어둠은 모두 비슷하다고 하셨는데, 작가들만이 그 어둠을 발견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하루키: 누구나 자신의 내면 속 어둠이 있습니다. 그것은 당신 그리고 모두가 같은 거에요. 그런데 작가는 '탐험가'입니다. 물론 모두가 그 탐험을 할 수는 있습니다. 전 아침 4시에 일어나 책상에 앉아 제 안의 어둠으로 깊숙히 들어갑니다. 전 그 일을 매일하는 베테랑 탐험가에요. 그것은 제가 생각하기에 광기에 가까운 것이에요. 작가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그 어둠에 도달하여 광기를 느낀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JB: 무라카미씨는 그 어둠이 어디에서 유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는 모두 그것을 가지고 태어날까요?


하루키: 당신의 마음. 그것은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당신의 마음은 밝음과 어두움이 있어요. 필연적으로요. 동양의 음양이론도 있죠.


JB: 그렇다면 무라카미씨는 '밝음'을 가지고 이야기를 쓰시기도 하시나요?


하루키: 밝음은 어둠 보다 컨트롤 할 수 있는 요소에요. 당신이 어둠을 통제하기란 쉽지 않아요. 그렇기때문에 이 세상에서의 감각을 밝음으로 만들어야 하는 겁니다. 그것이 당신을 도울 수 있어요. 저는 신비한 사람의 유형이에요. 전 어둠을 가지고 있어요. 그러나 그 어둠을 제가 가지고 있는 밝음의 힘으로 컨트롤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계속 육체적으로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매일 달리고 일찍 잠자리에 들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해왔죠. 그것은 법칙이에요. 당신의 육체는 옳고 강해져야 합니다.


JB: 쓰기 위해서..


하루키: 제가 전업 작가가 되면서, 신체적으로 건강하게 단련하며 유지해 나가자고 마음 먹었어요. 그래서 매일 달리고 일찍 잠자리에 들고 일찍 일어나고 가급적 자연식을 섭취해 왔어요. 그렇게 25년(05년 당시)이 되었습니다. 육체적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신체가 건강해야 당신의 작업에 집중할 수 있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어요. 전 다른 작가들과는 다른 류의 작가 인 것 같아요. 많은 작가들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고 너무 많이 마시고, 담배도 피웁니다. 내 생활은 그들에게는 광장과도 같을 거에요. 많은 사람들은 저를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 글을 쓰기 위해 강해져야 한다는 것은 올바른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스파게티를 생각하는 것은 저의 어두움이 아니라 밝은 측면으로 부터에요. 


JB: 그럼 어둠의 측면으로 부터 오는 이야기도 있을 텐데요.


하루키: 그래요. 어떤 여자가 남자에게 전화를 겁니다. 그녀는 당신에게 하워드의 메세지를 전달하면서 좋지 않은 상황에 놓여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해요. 남자의 세계는 조용하고 차분하죠. 그런데 그와는 다른 종류의 것이 전화선을 타고 그에게 왔어요. 난 전화기를 좋아해요. 전화기는 참 이상해요. 당신은 지금 여기서 갑자기 누군가로부터 전화를 통해 당신의 세계로 들어와요. 때때로 혼란스럽고, 충격적이고, 매우 놀라운 일일 수도 있죠. 큰 일들을 바꾸어 놓을 수도 있어요. 개인적으로 전화기를 좋아하진 않지만, 소설 속에서 등장시키는 것은 무척 좋아합니다. 요즘은 당신도 핸드폰을 가지고 있고, 휴대 전화가 발명된 이후 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애프터다크>에서 휴대전화가 매우 중요한 소재가 되었죠. 좀 이상해요. 몇 몇 사람들에게는 휴대전화가 생명선인 것 같이 느껴집니다.


JB: 무라카미씨는 휴대전화를 가지고 계시나요?


하루키: 네. 가지고 있어요.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네요.


JB: 중단(방해)에 대해 얘기해 보시겠습니까? 전화가 와서 무언가 중단되는 상황이 소설 속에서 많이 등장합니다. 쓸 때 집중력이 많이 필요하시나요?


하루키: 네. 글을 쓰고 있을 때 무언가로 부터 방해받는 것을 싫어합니다. 소설을 쓰기 시작할 29살 무렵 저는 재즈바를 운영하고 있었어요. 자정까지 일하고 집에 돌아오면 새벽 2~3시가 되었죠. 그리고 조금 잠을 잔후 이른 아침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어요.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죠. 전업작가가 되면서 소설을 쓰기 위한 시간을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어요. 더 없는 행복이었죠. 내가 원하는 대로 쓸 수 있을 만큼 쓸 수 있는게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중단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JB: 무라카미씨는 소설 속에서 스파게티에 대해 쓸 때, 기다리는 시간에 대해 씁니다. 시간이 글을 쓰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인가요? 


하루키: 당신이 올바른 생각을 글로 쓰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항상 다가오는 적당한 시간을 기다립니다. 이 기다리는 시간 동안은 소설을 쓰지 않고 에세이나 번역 작업을 합니다. 항상 5~6개월 정도의 기간을 그 시간을 기다리면서 보냅니다. 스스로 무언가를 쓰고 싶어지는 시간이 올 것이라는 느낌을 항상 가지고 있어요. 그러나 그 당시에는 아직 오지 않았던거죠. 그러나 그 시간이 온다는 건 알 수 있어요. 여름이 될 것 같아요. 아마도. 그 시간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시간을 잡는 거에요. 그 시간이 오면 그것을 잡고 새로운 소설을 쓰기 시작해요. 그것을 멈춰야 하는 때도 알고 있어요. 그래서 소설을 끝내면 다시 쓰고 또 다시 쓰죠. 멈출 때가 왔다는 것을 느끼면 바로 멈춰요. 그리고 서랍에 넣어 두었다가 다시 적당한 시간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다시 그 시간이 오면 서랍에서 꺼내 책상에 올려 놓고 다시 쓰기 시작해요. 그것은 준비하는데 시간이 꽤 필요해요. 그래서 저에게 시간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JB: 그래서 무라카미씨는 지금 냄비의 물이 끓기를 기다리고 계시군요.


하루키: 그래요. 타임 쿠커(time cooker)가 필요하네요.


JB: 무라카미씨는 본인 안에 이미 가지고 계시지 않나요?


하루키: 제 마음 속에요. 글을 쓰기 시작하는 것은 오직 제 마음에 달려있기 때문에 누구도 무언가를 쓰라고 요청하지 않아요.


JB: 무라카미씨의 소설 속에서 시간의 서사구조를 배열하는 방법이 따로 있나요? 어떻게 그것에 흥미를 가지고 가시나요.


하루키: 전 전혀 아무런 계획도 가지고 가지 않아요. 전 한 챕터를 쓰고 나면 "그래, 다음은 뭐지?"라고 생각하기 시작해요. 그렇게 다음 챕터를 써 나갑니다. 때로는 시간 상 전 챕터가 될 수도 그 이후 챕터가 될수도 있죠. 아무것도 계획하지 않은 채 쓰고 싶은 것을 써 나가요. 단지 이 이야기 이후 혹은 이전에 무엇이 있었는지를 생각합니다. 하나의 챕터를 끝내고 이 전의 이야기를 쓰고 싶은지 이 후의 이야기를 쓰고 싶은지 생각합니다. 그것은 마음에 따라 달라져요. 시간 순서대로는 저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전 항상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토끼를 따라갑니다. 그 토끼를 쫓고 있어요. 토끼가 어디로 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JB: 그렇게 토끼가 무라카미씨를 2차세계대전이나 1971년 혹은 현재로 이끄는 군요.


하루키: 토끼는 어디로든 갈 수 있어요. 수직으로 가던지 수평으로 가던지.


JB: 특정한 그 기간에 무라카미씨가 그림기 위해 생각한 것들이 있나요?


하루키: 전 역사를 좋아해요. 역사에 대한 글을 많이 읽고 싶어요. 역사는 집단 의식의 종류라고 생각합니다. 내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역사를 안다면 그건 집단적인 기억이 됩니다. 즉, 당신은 역사를 읽으면서 기억을 풍성하게 할 수 있어요. 아주 좋은 느낌이죠. 그래서 제 소설 <태엽감는새 ; 1992~1994>를 쓸 당시 1939년 중국에서 벌어진 노몬한 전투에 대해 책을 많이 읽었어요. 매우 흥미있는 책들이었죠. 단지 그 전투에 대해 더 알고 싶었을 뿐이에요. 그리고 소설을 쓰기 시작할 때 읽었던 책의 내용을 모두 잊으려고 노력했어요. 소설을 쓸 때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소설을 쓰기 위해 역사적인 사건을 쓰기로 마음먹었다면 이야기를 구성하기 위해 디테일한 사항까지 다 알아야 해요. 


JB: 어떤 기억들을 가지고 있어야 하나요?


하루키: 역사적 사건에 대해 디테일하게 아는 것과 소설을 쓰는 것은 다릅니다. 하지만 디테일한 상황까지 다 알고 있어야 해요. 그 이야기를 쓴 후 중국 어딘가를 가게 되었어요. 그리곤 "이곳을 알아."라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이야기를 쓸 때 장면 하나하나를 디테일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죠. 매우 친숙한 느낌을 가지고 그 풍경을 볼 수 있었어요. 참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JB: 그럼 무라카미씨는 위에서 말한 집단적 기억을 가지고 계셨던 건가요?


하루키: 그래요. 당시에 소설을 쓸 수 있다라는 행복한 느낌이 가득했어요. 제가 이야기를 만들 수 있고, 실제로 많은 것들이 그곳에 있고요. 그런 종류의 일이 종종 발생했어요. 때로 당신이 어느 곳에 갔을 때 느껴지는 데쟈뷰와 같다고 할 수 있겠죠. 내가 그 일들에 쓰는 것은 그곳에 있다는 마음으로 쓰니까요. 그런일은 매우 자주 발생합니다. 


JB: 왜 '1971년'의 스파게티 였나요?


하루키: 1971년에는 대학생이었는데, 그냥 그렇게 정했던 것 같아요. 남자가 되어가는 나이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네요. 나는 혼자였고, 혼자 스파게티를 만들었어어요. 그게 좋았습니다. 


JB: 대학에서의 생활은 어땠나요?


하루키: 1968년에 도쿄에 있는 대학에 들어갔어요. 그 즈음은 데모, 파업, 반전 운동 등으로 혼란 스러운 시기였죠. 학생과 경찰 세력과 혁명 그리고 비디오와 지미헨드릭스가 뒤섞여 있었죠. 그리고 갑자기 그 모든 것이 사라졌어요. 참 특이한 경험이었습니다. 한 순간에 모든 것이 들끓었다가 그리고 다음날 사라져버렸습니다. 모든 열기가 사라지고 침묵의 뒤편에 남겨졌습니다. 1971년은 일종의 실망의 날들이었죠. 우리는 이상적이거나 혁명적이 되곤 합니다. 그리고는 상황이 개선되거나 세상이 좀 더 나아지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또한 매우 긍정적인 현상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실망했어요. 너무 우유부단했던 것 같아요. 요즘 대학생들은 지나치게 현실적이고 냉정하고 이상적인 결의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그 1971년의 날들 동안 조용히 있었던 것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이상주의는 사라지고 우리에게는 손실만이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과 세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 외로움의 느낌이 감정에 부분적으로 다가온다고 생각해요. 


JB: 특별히 어떤 부분에 있어서 실망했나요?


하루키: 우리는 대학과 정부의 권위주의와 사회 시스템과 싸웠어요. 우리는 단지 어린 아이가 가상의 검을 들고 용과 싸우는 꼴이었죠. 우리는 무언가 엄청난, 유용한 것들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지만 그건 모두 환상에 불과했어요. 


JB: 무라카미씨의 그 경험이 글쓰기에 어떤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시나요.


하루키: 제 20대는 얼어있던 동결된 시기 였어요. 1968년과 1969년은 화산처럼 뜨거운 날들이었죠. 그리곤 곧 얼어붙은 시기가 왔어요. 그렇게 동결의 20대를 보내고 29살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죠. 9년 동안 얼어 붙은 시기를 보냈어요. 그리고 갑자기 그 날이 끝나갈 때 갑자기 글을 쓰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JB: 무라카미씨는 냄비 속의 스파게티를 기다리고 계신건가요?


하루키: 네 그렇게 말할 수 있겠네요. 20년전에 이 이야기를 썼어요. 그 얼어 붙었던 시기를 기억해요. 오랫동안 그 이야기를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그건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나는 느낌이었지만, 오래된 친구는 아니죠. 그것은 나 자신입니다. 어렸을 때의. 그것은 작가로서 때로 좋은 점 중 하나에요. 20년전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의 자신을 만날 수 있으니까 말이에요. 


JB: 1968년은 뜨거웠고, 1971년은 열기가 식었죠. 그럼 2006년은 뭘까요?


하루키: 제 생각에 지금 일본은 점점 열기가 더워지고 있는 것 같아요. 사람들에게 새로운 종류의 이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일본은 바쁘게 갑자기 부유해진 경향이 있죠.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면 언젠가는 부자가 된다고 믿어왔고요. 그러나 현재 사람들은 스스로의 상황에 만족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거에요. 그것은 이상주의의 일종일거에요. 그런 의미에서 다시 뜨거워지려고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뜨겁지는 않지만, 점점 따뜻해지고 있어요. 일본은 거품 경제를 경험하고 자신감을 잃은 상태입니다. 부자가 되는 것 말고 다른 것이 필요합니다.


JB: 그 이상주의는 어디서 올까요? 정치적인건가요?


하루키: 문화와 정치. 이 두가지를 생각해 봅니다.


JB: 인터뷰를 끝내기전 두 가지만 더 질문할게요. 먼저, 스파게티 요리를 하나 추천해주실 수 있으세요?


하루키: 요즘, 성게 스파게티를 좋아합니다. 버터를 많이 넣고, 스파게티를 냄비에 삶아 그릇에 담은 후 버터를 첨가해요. 그럼 버터가 녹아들죠. 그리곤 신선한 성게를 넣고 저어요. 그리고 파슬리를 뿌리는거에요. 간단하긴 하지만 꽤 괜찮아요. 정말 좋아하는 스파게티에요.


JB: 끝으로, 책 한 권 추천해 주실 수 있으세요?


하루키: 최근에, 가즈오 이시구로 작가의 작품을 읽었어요. 절 놔주지 않더군요. 정말 좋아하는 작가에요.


*정말 긴 인터뷰였습니다. 두 편으로 나누어 볼까도 싶었지만 집중해서 읽으면 여느 인터뷰 못지 않게 고농축의 내용을 배울 수 있어서 강행했네요. 건너뛰지 않으시고 읽으셨길 바래봅니다. 인터뷰 당시 아이폰이 출시전이었는데 아이폰 출시된 현재에도 휴대폰은 불필요한 물건이라고 생각하고 계실지도 궁금하네요. :D 이상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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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물 2012.03.16 06:10 신고

    스파게티를 삶을 때 오는 고독 알 것 같습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을 했거든요 ㅎㅎ 아주 작은 특별한 부분들을 알 수 있게 되는 재미있는 인터뷰인 것 같습니다!^^

    • finding-haruki.com 2012.03.16 09:45 신고

      스파게티랑 샌드위치 만들 때의 마음가짐이 다르다는 부분엔 저도 공감이 되더라고요. 스파게티를 만들어 본 적이 없음에도요 ㅎㅎ 저도 요즘 스파게티를 시도해 보려고 준비(?) 중이에요 ^^

  2. 여율 2012.03.21 21:56 신고

    맞아요. 스파게티를 혼자 먹을때는 약간 외로운 느낌이 들어요.(만들때도 물론, 무엇보다도 양조절을 잘못해서 1.5인분이 만들어진다니까요 ㅎㅎ) 오랫만이죠. 블로그는 없앴지만 가끔 들어오고 있었어요

  3. 여율 2012.03.22 00:04 신고

    2인분은 같이 먹을 사람 생기면 .. ㅎㅎ 사실 블로그를 새로 만들긴했는데,
    좀 정리되면 링크할께요.

  4. 2015.11.14 02:30 신고

    한참 뒷북이지만 포스팅 잘 봤습니다. 하루키가 이런 인터뷰를 했었군요.

    하루키 답지 않게 친절하고 긴 답변이 의외란 생각도 드네요.

    그런데 두번 째 줄에서 나온 년도는 1981년이 아니라 1971년 아닌가요?

    • finding-haruki.com 2015.11.14 10:20 신고

      안녕하세요. 저도 번역하면서 보기 드문 인터뷰라는 생각을 했었죠. ^^
      하루키는 1979년에 데뷔를 했답니다. 스파게티의 해 단편은 1981년에 발표되었고요. 자주 놀러오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