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인터뷰

하루키 24년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영문판 출간 기념 가디언지 인터뷰

finding-haruki.com 2026. 2. 23. 00:53
반응형

이번 인터뷰는 앞서 소개해드린 24년 말 미국 NPR과의 인터뷰가 진행된 동일 시점에 이뤄진 가디언지 인터뷰입니다. 23년 발표된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의 영문판 출간에 맞춰 진행된 인터뷰이고요, 가디언지와의 인터뷰는 딱 10년만 인 것 같습니다. 인터뷰는 서면/이메일로 진행된 것으로 보이고, 번역은 하루키의 영문 번역가이죠 필립 가브리엘이 맡았습니다.

인터뷰 기사의 타이틀은, "My books have been criticised so much over the years, I don’t pay much attention. ; 내 작품은 오랫동안 너무 많은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입니다. 

 

Haruki Murakami. Photograph: Murdo Macleod/The Guardian
 

https://www.theguardian.com/books/2024/nov/23/haruki-murakami-my-books-have-been-criticised-so-much-over-the-years-i-dont-pay-much-attention

Haruki Murakami: ‘My books have been criticised so much over the years, I don’t pay much attention’

As his new novel is published, the acclaimed author discusses complexity, writing female characters and meeting his fans

www.theguardian.com


영문판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출간에 맞춰 진행된 가디언 인터뷰에서 하루키는 이 작품을 다시 쓰게 된 배경과 자신의 문학관, 그리고 작가생활 계속 따라다녔던 세간의 비판과 독자에 대한 생각을 밝혔습니다. 여느 인터뷰와 유사한 흐름으로 진행되었는데요.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1980년에 쓴 동명의 초기 중편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당시에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충분히 구현할 '글쓰기 역량'이 부족하다고 느껴, 문예지에 발표한 이후 단행본으로 재출간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설명합니다. 이후 작가로서 필요한 기술을 갖추었다고 생각했을 때 이야기를 전면적으로 다시 쓰기로 결심 했고, 40년이 흐른 뒤 고령에 접어들면서 더 늦기 전에 완성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작업을 결심하게 했다고 말합니다. 

"그 소설을 쓴지 40여년이 지났고 (눈 깜짝할 사이에 70대에 이르렀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내가 정말로 이 이야기를 완성하고 싶다면 다시 쓰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어요. 또한 소설가로서 저의 책임을 다해야 할 강한 필요성을 느끼기도 했죠."

 
팬데믹 기간 집에 머물며 집필한 경험도 작품에 영향을 주었다는 이야기도 잘 알려져있는데요. 하루키는 성벽으로 둘러싸인 마을의 설정을 세계적 봉쇄 상황에 대한 은유로 보았으며, 극도의 고립 속에서도 공감과 온기가 공존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이번 소설의 핵심 주제 중 하나라고 설명합니다. 이는 초기 버전에 비해 한층 확장된 문제의식이라고 이야기하네요.
 

성벽으로 둘러싸인 마을의 상황은 또한 세계적인 봉쇄의 은유였어요. 극도의 고립감과 따뜻한 공감이 공존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요? 그것은 이 소설의 주요 주제 중 하나였고, 그런 의미에서 초기 작품에 비해 상당한 도약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키는 인터뷰어의 '몇 몇 일본 독자들은 이번 소설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라며 혼란스러워했다라는 질문에, 자신의 소설이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독자에게 질문을 남기는 방식을 지향한다고 밝히며, 이야기 속에 단서를 남겨 독자가 각자 다른 결말에 도달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얘기합니다. 이 부분은 과거의 많은 인터뷰에서 반복되는 한 패턴이네요. 최근 일본 문학계의 변화에 대해서는 젊은 작가들이 문학에 대한 형식적 관념에서 벗어나 더 자유로운 태도로 소설을 쓰는 경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루키는 늘 자신의 방식대로 작업해왔으며 문단 내부의 사정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고 말하네요. 하루키 다운 답변이죠. 
 

요즘의 일본 작가들은 '이것이 문학이다'라고 규정하는 어떤 거창하거나 가식적인 생각을 제쳐두고 더 자유롭고 유연한 접근 방식으로 소설을 쓴다고 생각해요. 정말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저는 단지 내 방식대로 계속 일하고 있고, 일본 문학계의 그런 변화나 흐름이 제 작업과 어떤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독자들을 만나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려주는데요. 독자들을 만날 때마다 자신이 실제 인물이 아니라 일종의 ‘가상의 존재’가 된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인기의 확대가 글쓰기를 더 쉽게 만들거나 어렵게 만들지는 않으며, 예상치 못한 많은 사람들이 작품을 읽어주는 데 대한 감사함이 더 크다고 밝힙니다.
 

라오스에서는 태국 독자가 나를 멈춰 세워 인사했고, 드레스덴에서는 알바니아에서 온 독자가, 도쿄에서는 인도네시아 독자였어요. 저는 종종 내가 진짜 내가 아닌 것처럼 느껴져요,  일종의 가상의 사람으로 변한 것 같아요...

 
끝으로, 일본 소설의 해외 인기에 대해서는 구체적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솔직히 말하면서도, 문학이 문화적 교류의 한 형태로 기여할 수 있다면 긍정적인 일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가와카미 미에코 작가와의 대담집인 <수리부엉이는 황혼에 날아오른다>에서 나오는 여성 캐릭터 의 수동적인 묘사에 대한 비판과 관련해서는, 오랜 세월 다양한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에 개별 비판의 맥락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편이라고 밝힙니다. 
 

내 책들은 수년 동안 너무 많은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에 어떤 맥락에서 비판이 이루어졌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요. 그리고 저는 그것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미에코는 친한 친구이자 매우 지적인 여성이기 때문에, 저는 그녀가 어떤 비판을 하든 정확할 것이라고 확신해요. 하지만 솔직히, 그녀가 정확히 무엇을 비판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아요.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여성에 대한 관점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비판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고 한 점은 다소 아쉬운 답변 인 것 같습니다. 인터뷰 형식이 대면이 아니라 서면 인터뷰이기에 비판 내용을 본인이 직접 문장으로 타이핑하기가 조금 어려웠을까요? 다만, 비판을 제기했던 가와카미 미에코를 지적이고 신뢰할 만한 작가로 존중한다고 언급했고, 그녀의 관점이 정확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기에 비판에 대해 완전한 거부는 아닌 것으로 생각해도 될 것 같습니다. 최근 건강이 안좋아 병원에 한 달 간 입원하기도 했고, 매년 한 번씩 반드시 참여하는 풀 마라톤도 2023년 이후 하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힘을 내주셔서,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한 번 더 들려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전문은 가디언지 기사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Fin.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