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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48

초저녁 차창 밖으로 들어오는 가을 바람에 흠칫 놀라 기침을 하고 짙어진 주황빛 간판 밑 너와 나는 아쉬움에 몸서리치며 서로를 보듬는다 움츠려진 어깨는 타인을 피해 더욱 낮아지고 먼지가득한 코끝은 허기진 배 채우려 오뎅국물을 찾는다 2008. 9. 29.
멋진하루 멋진하루다. 하정우와 전도연의 불안하면서도 착착 감기는 연기를 봐서가 아니다. 영화 중간중간 흐르는 재즈의 편안함과 필름카메라로 찍은 듯한 서울도시풍경 때문도 아니다. 서로가 너무 궁금하지만 굳이 묻지 않아도 아픔을 이해할 수 있고, 다시 만날 확신이 있기에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관계의 따뜻함을 느껴서도 아니다. 난 그냥. 당신과 처음 영화를 봐서 너무나 멋진 하루다. 2008. 9. 26.
새벽 산보 소소한 나의 요즘 고민을 털어놓으려고 말을 건넨 녀석에게 들은 첫마디. '요즘 왜 이런거 묻는 사람이 많은거죠?' 난 대답한다. '가을이잖냐' 매미 소리가, 톤이 조금 낮은 귀뚜라미 소리로 바뀐지도 모른채 가을이 왔고. 침대에 누우면 곯아 떨어지던 내가 요며칠 새벽 동네 산보가 늘고 있다. 2008. 9. 22.
감기 환절기 감기는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쿠훅- 마음의 감기는 이번이 처음인데. 에휴- 환절기 감기는 수면제 함량이 비교적 많다는 알약 4알을 먹었지만. 마음의 감기에 처방할 만한 약이 없다는 사실이 조금 힘들다. 2008. 9. 18.
충전 보통 잠으로 충전을 하거나, 독서나 커피 따위로.. 충분히 누린 휴일이란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지만. 일요일 정오의 청계산 산행과 철학 부터 결혼 얘기까지의 즐거움 와인과 고추장 찍은 양파가 의외로 잘 어울린다는 사실. 여름 피서를 보상 받은 듯한 시원한 계곡. 삼겹살에 막걸리. 어스름이지는 국도 갓길 산보. 손에 든 폴라포와 구구콘. 이렇게 알차게 보낼 수도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다 좋다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통하고 얘기가 통하는 사람과 함께 해야한다는 것. 하루종일 이해받고 있는 듯한 기분좋음과 가벼운 발걸음. 적당한 취기는 가을이 벌써 이만큼 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고마워요- 2008. 9. 7.
관계 홍성 대지진이 난 그날, 홍성에서 결혼식을 올리신 두분의 막내따님과 콩국수에 설탕을 넣어 먹는 광주 풍습에 서울에서 고생하던 갓 서른 형님과 윗머리를 세우는 것이 내리는 것보다 조금 더 나은 이천에서 태어난 평범한 내가 이렇게 또 관계를 맺어간다. 2008. 9. 6.
수요일 9월의 첫 수요일. 비라도 내렸으면 장미라도 샀을텐데. 이번주는 모든게 9월의 처음이다. 신소말대로, 한달의 시작이 월요일인 기분 좋은 9월 첫날은 비가 내렸고, 기분 좋은 얘기들로 가득했다. 그로부터 2일이 지난 오늘 수요일. 난 주말을 기다리고 있다. 2008. 9. 3.
요 며칠 비가 내리더니, 가을이 온 거 같다. 출근길 집을 나서면 의외의 한기에 긴팔 입을걸 하고 잠깐 후회하고 한낮 근무중엔 에어컨을 잠시 끄기 위해 스스로 움직이며, 초저녁 퇴근길 귀뚜라미 울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퇴근길 커피 한잔하려는데 핫커피에 눈길이 가기 시작한다. 조만간 다시 넥타이를 목에 두를것이고 옷걸이에 있는 꼬깃꼬깃한 긴팔 셔츠들도 동네 세탁소엘 다녀 와야 할 때가 왔다. 요 며칠 가슴이 허하더니 가을이 온 거 같다. 2008. 8. 18.
두근두근 두근두근하는 일상. 올림픽과 10월의 GMF (Depapepe 의 연주를 직접 들을 수 있다!!) 그리고 PLUTO. 그리고 낼 모레의 3일 연휴가 나를 두근거리게 만든다 :D 2008. 8.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