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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라디오 3탄 '무라카미식 크리스마스 송'이 지난 16일 방송을 탔습니다. 감사(?)하게도 지난 2탄의 다시듣기르 가능하게 안내해준 중국 사이트에서 3탄도 그대로 올라왔네요. 다시듣기와 도쿄FM 사이트에 정리된 당일 멘트를 함께 포스팅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유튜브에 없는 일부 음악들은 동일 아티스트의 다른 곡들로 준비해 봤고요. 원곡은 아래 다시듣기 사이트를 통해 들어주세요!


녹음전 스텝들과 즐거운 시간 (왼쪽 첫번째 하루키)

1. Winter Wonderland - 小野リサ


하루키: 무라카미 라디오 세번째 시간입니다. 음, 꽤 계속되고 있는데요.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이제 슬슬 크리스마스인데요. 프로그램 담당자가 크리스마스니까 크리스마스 송 특집을 하자고 해서, 처음엔 너무 뻔하고 평범하다고 생각해서 불평을 했습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크리스마스 관련 레코드와 CD를 찾아보니 의외라고 할까 꽤 재밌는 콜렉션이 눈에 띄어 그럼 해볼까라고 하게되었죠. 하긴, 크리스마스인데 크리스마스 송을 틀지 않으면 틀게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전에 신문에서 캐나다의 한 슈퍼마켓 입구에 '고객의 강한 요청에 따라 당점에서는 캐롤을 틀지 않기로 하였습니다.'라는 문구를 걸어 두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슈퍼든지 몰이든지 백화점이든지 어디나 새해까지 캐롤을 듣게 되는 것은 확실히 피곤한 일입니다. 그 마음 저도 잘 압니다. 하지만, 오늘 무라카미 라디오는 어디서든 들을 수 있는 그런 캐롤은 최대한 걸지 않을 예정이니 안심하세요. 55분 동안 제대로 음악을 즐겨 주세요.


첫번째는 리사 오노씨가 2000년에 녹음한 보사노바풍의 크리스마스 앨범 중의 한 곡입니다. 'Winter Wonderland' 멋진 겨울 풍경일까요. 포르투갈어로 부드럽게 스윙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애청하는 크리스마스 앨범 중 하나랍니다. 그러보보니 보사노바에 풍으로 캐롤을 부른 것은 별로 보이지 않는 것 같네요. 남미와 크리스마스의 조합이 인기가 없어서 일까요? 그런데 얼마전에 적도의 나라 에콰도르에 다녀왔는데 크리스마스 분위기 준비를 한창 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보사노바와 크리스마스 캐롤은 음악적으로는 꽤 가깝다고 생각합니다만, 어떠신가요? 



2. Please Come Home for Christmas - Charles Brown 


하루키: 꽤 좋은 곡입니다. 흑인 소울 가수인 찰스 브라운이 1960년에 녹음한 크리스마스 송이랍니다. 찰스 브라운은 레이 찰스에도 영향을 미쳤다라고 불리는 전설적인 가수랍니다. 찰스 브라운 자신이 작곡한 노래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죠. 이글스와 본조비로 다시 불렀답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듣지는 않는 곡인 것 같지만, 그래서인지 저는 개인적으로 이 곡을 좋아한답니다. 크리스마스에는 집에 돌아와주세요.. 라는 노래인데. 크리스마라고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가족이 모여 축하하는 축제인 것이죠. 평소에는 헤어져있던 가족이 오랜만에 모이게 되는 말이죠. 그래서 제목에 맞게 노래에도 뭔지 모를 절실한 분위기가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3. ビング・クロスビ ー 「ホワイト・クリスマス」


하루키: 사실 저는 크리스마스 추억이란게 별로 없는데, 제가 12살때 였나, 부모님이 처음 스테레오 장치라는 것을 사셨어요. 당시 유행했던 콘솔형이었는데 가구 일체형의 빅터사의 스테레오 였어요. 물론 당시는 CD 따위는 없어서 레코드를 거는 장치였죠. 그것을 구입하면 빅터사의 마스코트인 니퍼군 강아지 조형물과 바로 지금 들으실 음악 빙 크로스비의 4곡이 들어가 있는 미니 LP가 사은품으로 같이 주었죠. 아마 이게 제 손에 들려진 최초의 레코드일 겁니다. 이 레코드 정말 잘 듣고 있어요. 그래서 빙 크로스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들을때 마다 그 스테레오 장비의 냄새를 기억하곤 한답니다.  



4. Christmas In The Sand - Colbie Caillat


하루키: 2012년 발매된 콜비 카레이의 곡이 수록된 크리스마스 앨범은 전체적으로 대단히 즐겁고, 좋은 앨범이라고 생각되지만, 별로 평판이 좋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왜 일까? 콜비 카레이가 직접 작곡한 <Christmas In The Sand>는 어디서인가 열대 해변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노래입니다. 물론 산타클로스 복장도 수영복이네요. 



5. White Christmas (3 O'Clock Weather Report) - Bobby The Poet


하루키: 다음 노래는 미국의 코미디언과 라디오 디스크자키 3명이 모여 장난스럽게 결성한 그룹의 음악입니다. 1967년 2월에 녹음되었고요. 싱글로 제대로 발매도 되었답니다. 존F케네디의 동생 로버트 케네디 상원 의원이 선거 캠페인에서 요즘 젊은이 들이 듣는 음악을 내려고 해서, 당시 유행의 포크송으로 결정이 되었고, 그래서 Bobby The Poet 이라는 가수를 스튜디오로 불러 선거 캠페인송을 노래하게 한 것인데, 밥 딜런의 흉내를 낼 뿐이었죠. 그런데 Bobby The Poet은 시인이기 때문에 좀 처럼 말을 잘 안들었나봐요. 캠페인 송이 아니고, 자기 마음대로 크리스마스 송을 불러 버립니다. 게다가 사이먼&가펑클의 유명한 <7 O'Clock News / Silent Night> 노래와 같이 3시 날씨 뉴스가 배경으로 나옵니다. 아시다시피, 사이먼&가펑클은 노래의 배경을 통해 베트남 반전 운동을 다룬 뉴스가 흐르는 것이고 그에 대한 항의 노래인거죠. 그런데 이 음악의 날씨 뉴스는 상당히 터무니 없는 대용품으로 사상성도 없는 편파성도 없는 것이 뭐랄까요, 그냥 시원하다고 할까요. 어쨌든 꽤 웃을 수 있는 곡입니다. 


이 그룹은 이전에 로버트 케네디가 트로그스의 야생마를 노래하면 어떻게 되는가를 노래로 부르기도 했는데, 이 노래도 상당히 웃을 수 있는 곡입니다. 그 곡의 후속곡이라고 볼 수 있죠. 덧붙여서 로버트 케네디는 이 레코드가 나온 몇 년 후 대선에 출마했지만, 그 선거 운동 중에 암살되었습니다. 희망의 별 하나가 영원히 사라져 버렸다랄까요. 그 당시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답니다. 



6. White Christmas - Sheryl Crow 


하루키: 장난스러운 분위기를 '입가심'하는 차원에서 이번에는 비교적 괜찮은 크리스마스송을 걸도록 합시다. 누가 노래하는지 알 것 같으신가요? 노래는 이렇게 해야죠. 셰릴 크로우입니다. 리듬이라고 할까, 이 그루브가 매우 근사합니다. 이런 분위기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면 외롭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2008년 캘리포니아에서 녹음되었습니다. 전 셰릴 크로우는 예전 부터 좋아했답니다. 장녀 타입이랄까요. 확고한 성격의 첫째 언니로서 동생들을 돌보며 항상 신경을 쓰며 살고 있는 말이죠. 그런 씩씩한 기운 같은 것을 그녀의 노래에서 느끼곤 합니다. '그렇게 열심히 살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얘기해 주고 싶지만, 그래도 뭔가 열심히 살고 싶어지게 되고 말죠.



7. Little Saint Nick - Brian Wilson


하루키: 오늘은 왠지 1960년대 녹음된 캐롤과 2000년대 녹음된 크리스마스송이 교대로 걸려지는 모양새이지만, 다음 노래도 이어서 2005년 녹음된 크리스마스 송입니다. 브라이언 윌슨이 비치보이스 멤버로 녹음한 명곡 <Little Saint Nick>을 셀프 커버한 곡입니다. 셀프 커버입니다만, 원래의 곡의 배열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만, 그간의 인생의 풍파(?)를 거쳐 보이스는 꽤 차분해져있습니다. 원곡과 비교해 보면 뭔가 서글픈 감정도 있다랄까요..그래도 즐거운 노래입니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면 듣고 싶어지는 노래입니다. 세인트 닉이라는 것은 '성 니콜라스' 즉 산타 클로스를 지칭하는 것입니다. 작곡자는 브라이언이고요. 뭔가 효이효이! 하게 가볍게 만들어 버린 것 같은 분위기의 노래이지만, 잘 들으면 구조가 확고하고, 편곡도 센스가 좋은 그리고 반세기 이상 들어도 전혀 질리지 않는 곡입니다. 물론 <Pet Sounds> 이후의 브라이언도 훌륭하지만, 초기의 이 가볍게 툭툭 치는 감각도 버리기 어렵습니다.  



8. I Saw Mommy Kissing Santa Claus - The Four Seasons 


하루키: '엄마가 산타에게 키스를 했다' 그런데 엄마가 산타와 불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아빠가 산타 분장을 하고 있었다는 이야기이니 너무 그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마세요. (웃음) 이 곡이 수록된 포시즌즈의 크리스마스 앨범은 1962년 <sherry>가 대히트한 직후에 녹음된 것인데요 지금 들으니 꽤 그때가 그리워지네요. 아이 목소리를 흉내내는 것은 물론 가성을 내고 있는 프랭키 밸리입니다. 크리스마스 앨범이라고 해도 편곡까지 완벽하게 한 포시즌즈 녹음 시스템을 탄 제대로된 앨범입니다. 이 사운드는 포시즌즈 외에는 있을 수 없죠. 이런 음악을 듣고 있는 1960년대의 평화스런 시절이 그립습니다. 당시는 아직 비틀즈도 없는 시절이라, 팝은 어디까지나 그저 팝이었죠. 논리도 사상도 없이 듣고 있는 그 자체로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좋지요 가끔은 이런 것도. 


최근에 해소된 저만의 의문이 하나 있어 공유해드립니다. 보통 '공기를 읽을 수가 없다'라고 말하곤 하죠. 그런데 그것을 영어로 번역하면 어떻게 될까라고 계속 생각하고 있었답니다. 여러 사전을 찾아봐도 좀처럼 나오지 않았죠. 그런데 그동안 뉴욕타임즈 일요판을 계속 읽고 있는데, 최근에 적합한 번역어를 발견하여 다년간의 의문이 사라졌답니다. '공기(분위기)를 읽다'를 영어로 'read the room'이라고 하더군요. "방=공기" 분위기가 비슷하죠. 대부분의 사전에는 나와있지 않으므로 영어에 관심있는 부분은 꼭 체크해주세요. '공기를 읽지 못하겠다'는 'fail to read the room'입니다. 이상 무라카미 영어 강좌였습니다. 저는 무언가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것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특히 무언가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가능한한 더 많은 의문을 안고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의문에 대답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됩니다. 어쨌든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매우 소중합니다. 답변을 듣게 되면 그걸로 끝이죠. 하지만 의문인 채로 남아있으면 계속해서 가지를 펼쳐 부풀어 갑니다. 그래서 답변보다 질문이 더 중요한지도 모릅니다. 여러분도 가능한 한 많이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의문을 마음 속에 계속 안고 있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9. Last Christmas (Pudding Mix) - Wham! 


하루키: 다음 곡은 Wham!의 <Last Christmas>입니다. 크리스마스 송하면 이미 정평이 나 있는 곡입니다. 미카지역 번호판의 도요타 프리우스 같은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오늘은 평소와는 조금 다른 '푸딩 믹스' 버전으로 듣고 계십니다. 먼저 하와이풍의 인트로가 들어갑니다. 1980년대에 청춘을 보낸 분들은 아마 이곡에 감미롭고 달콤한 추억이 있는게 아닐까 추측합니다. 어떠신가요? 



10. What A Wonderful World - Johnny Mathis 


하루키: 2010년에 조니 마티스가 내슈빌에서 그곳의 뮤지션들을 다시 녹음한 앨범 중 한 곡입니다. 이 앨범에는 이 노래가 2가지 버전이 수록되어 있는데, 지금 들으실 곡은 크리스마스 버전이라고 합니다. 언젠가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지금 세상에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지만, 가능한 한 적극적으로 그렇게 생각해 봅니다. 



11. 蛍の光 - THE BEACH BOYS


하루키: 다음 곡은 1964년에 녹음된 비치 보이스의 크리스마스 앨범 B면 마지막에 담긴 아카펠라로 노래하는 <蛍の光 (Auld Lang Syne)>입니다. 원래 LP는 데니스 윌슨의 새해 인사가 들어있지만, 나중에 인사말을 뺀 코러스 버전이 나왔습니다. 오늘은 그 버전을 듣겠습니다. 이 아름다운 아카펠라를 듣고, 비치보이스가 단순히 십대를 위한 팝 그룹이 아니라 확실한 테크닉과 음악성에 힘 입어 좋은 그룹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내년이 여러분 모두에게 좋은 해일 것 처럼 말이죠. 



11. Santa Claus Is Coming To Town - Ramsey Lewis Trio 


하루키: <Santa Claus Is Coming To Town> 램지 루이스 트리오의 1961년 녹음 앨범입니다. 아날로그 버전으로 들어보겠습니다. <the in crowd>가 대히트 하기 전에 아직은 밋밋했던 시대의 램지 루이스입니다. 램지 루이스는 가끔 음악이 지루한 경향이 있는데요, 이 음악은 깔끔한 연주로 언제 들어도 좋답니다. 


몇년전에, <눈을 감으면 삶은 더 편하지 Living Is Easy with Eyes Closed>라는 스페인 영화가 있었습니다. 비틀즈팬인 초등학교 선생님이 비틀즈의 노래 가사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가사다 보니 함축적이고 가사의 뜻을 잘 모르는 부분도 있어서, 그래서 스페인에서 영화 촬영 중인 존 레논을 직접 찾아가는 로드 무비인데요. 꽤 멋진 로드무비였답니다. 그 영화에서 선생님이 여행 중에 만난 젊은이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비틀즈의 노래는 재미도 있고, 안타까운 것도 있다. 하지만 모든 노래가 가슴을 움직이게 한다. 왜냐하면 인생은 즐겁고, 또한 안타까운 것이기 때문이야."


생각해보면 당연한 얘기지만, 영화 속에서 그 장면을 보고 그 대사를 듣고 있으면 '확실히 그대로야'라고 문득 생각하게 됩니다. 안타까운 것이 있어야 즐거움을 좀 더 제대로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여러분도 부디 최대한 재미를 찾아 나날을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산타는 정말 우리 동네에 올 지도 모릅니다. 자 그러면 또 내년에-  



wham의 lasat christmas가 포함되어 더 즐거운 방송이었습니다. 물론 토요타 프리우스 같이 흔하다는 비유와 함께 였지만요. :D 모두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Merry Christmas!!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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