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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해 드릴 파인딩 하루키 관련한 기고글은 <하루키를 찾아가는 여행> 책이 나온 직후, 13년 7월 패션잡지 크래커 (현재 폐간)와의 인터뷰입니다. 홍대입구역 근처 사무실에 가서 프로필 사진도 찍고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글의 주제는 파인딩 하루키 여행지 베스트 5이고, 책을 낸 저자보다는, 파인딩 하루키 닷컴 블로그 주인장으로서 기고한 글입니다. 다른 분야의 블로거 몇 분과 함께 잡지에 실렸었습니다. 잡지 웹 링크는 없네요.


“파인딩 하루키 여행지 베스트 5” - 크래커 13년 7월호


블로그를 운영한 지 7년째 되어간다. 처음에는 관심있는 일본 기업에 관한 재무 정보와 일상 생활 속에서 담은 필름 사진들을 조금씩 올리기 시작하다가, 04년도에 <해변의 카프카>를 읽으면서 그의 전작주의자가 되었다. 그런데 하루키에 대한 정보는 출판사나 언론사의 기사의 제한적인 부분만 접할 수가 있어서, 하루키에 대해 더 알고자 하는 욕구를 채워주기에 한 없이 부족했다. 그 때 부터 해외 여러곳의 하루키가 응한 인터뷰나 평론 기사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자료는 많이 있었다. 구글 번역기의 도움으로 소설이 아닌 비교적 최근의 그의 인터뷰 기사나 해외 곳곳의 하루키에 대한 시선들을 보면서 재미를 느끼고 그때마다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하루키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는 즐거움이 가장 컸다. 그러면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조금씩 늘어났다. 그리고 2010년 스페인 카탈로니아 수상 기념 연설을 수상 직후 카탈로니아상 운영위가 올린 전문을 발빠르게 번역하기도 했다. 전문이 실린 언론은 어느 곳에도 없었다. 이 때 가장 보람을 많이 느꼈었다. 그리고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한국이란 나라는?‘이라는 기획 포스팅을 하면서 다음뷰(발행되는 블로거 포스팅 중 메인에 선택되는 서비스)베스트에 오르면서 또 한 번의 보람을 느끼게 되었다. 내가 번역한 하루키의 인터뷰를 보면서 이미 전문 번역이 되어있어서 하지 않았던 ‘예루살렘상 수상’ 연설도 내가 한 번역으로 읽고 싶다는 분들이 계실 정도로 하루키를 잘 이해하고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번역에도 임하게 되어 더 양질의 포스팅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러다가 6년 넘게 다닌 회사를 퇴직하면서, ‘파인딩 하루키’라는 테마 여행을 계획하고 3월말 부터 4월말까지 24일간의 여행을 다녀와 그 후기들을 블로그에 포스팅하고 있다. 책으로도 내자는 제안도 받았고, 현재는 잘 정리해서 다른 국내의 하루키 팬들에게 하루키 테마 여행에 대한 일종의 지침서를 목표로 열심히 정리 중이다. 


24일간의 파인딩 하루키 여행을 마치고 스스로 가장 좋았던 베스트 장소 다섯군데를 꼽은 적이 있다. 첫번째가 고베 산노미야에 있는, 하루키 초기작의 중요한 배경인 ‘제이스바’의 모델인 ‘하프타임’, 두번째가 하루키가 소설을 쓰기로 결심하게 된 메이지 진구구장, 세번째가 <1Q84>에서 아오마메가 다른 세계로 들어가게 되는 수도고속도로의 비상계단, 네번째가 오모테산도의 하루키가 자주가는 커피집인 다이보 커피, 마지막이 하루키와 그의 많은 작품 속 일러스트를 담당했던 안자이 미즈마루씨와 떠난 다카마쓰 우동 순례 코스 중 야마시타 우동이다. 이렇게 가장 좋았던 다섯 장소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1. 고베 산노미야, 재즈바 ‘하프타임’ 


첫번째 장소는 고베 산노미야에 있는 재즈바 ‘하프타임’이다. 하루키의 데뷔작인 1979년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와 두번째 작품 <1979년의 핀볼>에는 주인공 나와 쥐가 땅콩껍질을 바닥 그득이 쌓아가며 맥주를 마시고 핀볼 게임을 하는 바로 ‘제이스바’가 등장한다. 소설 속 장소를 정확히 따져보자면 고베시가 아니라 아시야시에 있어야 맞지만 현재 존재하는 재즈바는 없다. 산노미야의 ‘하프타임’을 방문한 이유는, 1979년 발표된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1980년 하루키와 같은 중학교 출신인 오모리 가즈키 감독에 의해 동명의 영화로 제작된다. 지금은 유명한 배우인 고바야시 카오루가 주인공이다. 이 영화 속에서 이곳 하프타임을 제이스바로 등장시킨 것이다. 그래서 파인딩 하루키 여정에서도 이곳을 제이스바로 인정(?)하고 방문하게 되었다. 재밌게도 하프타임은 현재 이 자리에서 1978년에 영업을 시작하였고, 그 이듬해 하루키가 문단에 데뷔를 하고, 그 이듬해는 하프타임과 하루키가 영화 속에서 만나게 된다.


하프타임에 간 날은 여행의 4번째 날이었다. 교토로 넘어가기 전날이어서 하루키의 학창시절의 장소들을 모두 돌아보기 위해 다소 무리를 하였다. 게다가 하루키가 한신 대지진의 상처를 도보로 여행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기술하는 <하루키 여행법>의 고베 도보 여행편까지 소화하느라 정말 많이 걸었다. 이날도 고베시 언덕에 있는 고베 고등학교까지 다녀 온 상태라 많이 피곤한 상태였다. 그렇게 방문한 하프타임은 정말 오아시스와도 같은 곳이었다. 하프 타임에 들어간 시간은 저녁 7시였다. 영업시간은 6시반 부터 새벽 1시까지이고, 일요일과 공휴일만 쉰다. 들어가자마자 바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시원한 맥주를 주문했다. 수선으로 컵을 닦고 있던 캐쥬얼 차림의 남직원은 외국인 손님이 다소 놀라며 능숙한 손 놀림으로 기린 병맥주와 컵 그리고 맥주 주문시 제공되는 참치야채 타르트를 내어 주었다. 맥주를 한 숨에 벌컥벌컥 마셔 버리고는, 내 소개를 했다. 하루키의 팬으로 그의 행적을 찾아 여행 중이라고 얘기를 한 뒤 즐겁게 하루키와 하프타임에 대해 얘기를 이어 나갔다. 재즈바에는 영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촬영했을 당시의 흔적도 남아 있다. 당시 제작된 영화 스틸컷을 모아둔 책자와 핀볼 머신, 나와 쥐가 안주로 까먹던 땅콩을 담아 둔 병까지 그대로 있다. 남자 직원은 대학교 3학년생으로 1학년 부터 이곳에서 일을 한 베테랑이었다. 그 역시 하루키 팬으로 대부분의 작품을 읽은 상태였고, 고베를 떠나 교토를 거쳐 <해변의 카프카>의 시코쿠에도 간다고 하니 오시마상의 오두막이 있는 곳으로 묘사되는 ‘고치’도 가냐고 물어보기도 하였다. 즐겁게 얘기를 나누던 중 마스터께서 출근을 하셨다. 거의 60세가 다 되어간 그녀는 매우 유쾌하신 분이었다. 한국에서 왔다고 소개하자 하루키 얘기는 제쳐두고, 막걸리와 소주 얘기 부터 늘어 놓으셨다. 장근석이 광고 한 막걸리를 얘기하시며 종종 즐겨 먹는다고 하셨다. 그리고 한국은 지진으로 부터 안전해서 부럽다고도 말씀하셨다. 지진은 정말 무섭다며, 한신 대지진 때 이 부근의 건물도 많이 피해를 입었는데, 하프타임 건물은 피해가 없었다고 그 만큼 소중한 곳이라는 얘기도 하셨다. 하루키를 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나도 보고 싶은데 아직 기회가 없다고도 하셨다. 그렇게 퇴근하는 길에 들른 40대의 단골 샐러리맨 아저씨도 같이 마스터께서 틀어주시는 음악을 들으며 얘기를 계속 이어나갔다.


3시간 넘게 하프타임에 앉아서 얘기를 나누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대화가 100% 통하지 않은 상황에서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즐거웠다. 재즈바에 잔잔히 퍼지는 재즈음악에 몸을 가볍게 흔들기도하고 카메라를 들고 일어나 사진을 찍기도 하고 오랜만에 만난 오랜 친구들과 함께 있는 듯한 편안한 기분이었다. 마스터께서 앱솔루트 보드카를 한 잔 선물로 내어주기도 하셨다. 이날은 숙소가 오사카 시내에 있어서 11시경에는 아쉽게도 일어나야했다. 한국에 많은 하루키팬들에게 하프타임을 소개해서 고베에 여행오는 한국 사람들은 모두 하프타임에 들를 수 있게 잘 소개하겠다고 하고 조만간 다시 찾아오겠다고 약속을 하고 나왔다. 하프타임을 파인딩 하루키 여정의 베스트 장소로 꼽은 것은 바로 여행의 목적인 단 하나 ‘하루키’에 대해 즐겁게 얘기를 나눴던 유일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여행은 맛있는 것을 먹고 편하게 쉬는 것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이렇게 마음을 나누는 시간에는 비할 수 없다고 느끼게 해 준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


주소: 兵庫県神戸市中央区琴ノ緒町5-4-11西川ビル 2F

쉬운 길 찾기: 고베 산노미야역 북쪽 출구로 나가, 횡단보도를 건너 도보 5분 거리에 위치


2. 도쿄, 메이지 진구 구장 (제 2구장)


하루키는 30살이 되던 해, 운영하던 재즈카페 ‘피터캣’을 도쿄 외곽인 고쿠분지에서 도쿄 시내인 센다가야로 옮기게 된다. 야구를 좋아하는 하루키는 니시노미야, 아시야에 살았던 학창 시절 니시노미야를 연고로 하고 있는 한신 타이거즈를 응원하지만, 와세다 대학에 진학하면서는 가까운 곳에 응원하러 갈 수 있는 구단인 야쿠르트 스왈로즈로 적을 옮기게 된다. 그러면서 진구 구장에 자주갔고, 당시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용병 타자였던 데이브 힐튼의 시원한 2루타를 외야석에서 보는 순간 소설을 쓰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날 부터 바로 재즈카페의 영업을 끝내고 집의 주방 식탁에 앉아 고양이를 앉고 맥주를 홀짝이며 그의 첫 작품을 써나가기 시작한다. 그렇게 진구 구장은 하루키 팬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장소가 아닐 수 없다.


진구 구장에 간 날은 전체 여정 24일 중에 13일째였다. 이날의 코스는 하루키가 운영했던 재즈카페 피터캣의 첫번째 장소인 고쿠분지와 세번째 소설 <양을 쫓는 모험>에 등장한 미타카에 있는 ICU대학, 피터캣의 두 번째 장소인 센다가야와 진구 구장 등이었다. 센다가야에 위치해있는 피터캣을 보고 하루키가 그랬던 것 처럼 자연스럽게 진구구장으로 향했다. 야구장 건물은 일본의 다른 돔구장 처럼 으리으리하지 않고 옛모습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 상태여서 더 정감이 갔다. 다만 하루키가 말했던 잔디로 되어있어, 비스듬히 누워 맥주를 홀짝일 수 있는 야외석은 좌석 의자로 바뀐 상태였다. 진구구장은 그냥 밖에서 구장만 보고 돌아가려고 했는데 마침 홈 팀인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경기가 1시간 반뒤에 시작되려고 하고 있었다. 고민을 했으나, 야구 경기를 관람하는 것으로 정하고 그날 이후의 일정은 다음날로 넘겨버렸다. 빡빡하게 짜여진 일정을 소화 중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신기한 결정이기도 했다. 하루키와 같이 외야석으로 티켓팅을 하고 기념품 샵에 가서, 판매하시는 분에게 야쿠르트 스왈로즈에서 제일 잘하는 선수가 누구냐고 물어 본 후 미야모토 신야의 타올을 사서 목에 두르고 외야석으로 입장했다. 배가 고파 KFC에서 판매하는 햄버거와 맥주 세트를 사서 들어갔다. 


경기가 시작되기전 석양이 멋지게 비치는 외야석의 모습과 야간 조명이 서서히 켜지는 모습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평일 임에도 퇴근하고 온 팬들이 외야석까지 많이 찼다. 여성팬들도 많았고, 특히 혼자 온 사람도 많았다. 그날은 홈런도 나왔는데, 야쿠르트 스왈로즈가 홈런을 치자 얌전히 응원하던 사람들의 가방에서 조그만 비닐 우산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하더니 모두가 일어나서 우산을 피고 응원가를 외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경기는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9회말 2아웃 공격 때 타자가 2루타를 치고 나가 동점의 기회를 만들었는데, 그 주자가 견제사로 죽으면서 경기가 그렇게 끝나버렸다. 당시 만년 꼴지를 맴돌아 하루키를 실망시켰던 상황과 비슷하여 더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올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성적인 최근 몇년간 최악의 상황이다. 하루키도 <하루키 여행법>에서 도보 여행 중 갑자기 야구 경기 포스터를 보고 고시엔으로 야구 경기를 보러 갔었다. 짜여진 일정을 소화 중에 이렇게 하루키와 같이 조금 벗어난 경험은 이후에 단 한번도 없어서 여행간 더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지금의 세계적인 작가 하루키를 있게 한 중요한 장소이기도 하고 말이다.  


주소: 東京都新宿区霞ヶ丘町3−2

쉬운 길 찾기: 센다가야역 남쪽 출구로 나가 도보 15분 (표지판이 잘 되어있어 따라가면 된다)


3. <1Q84> 속 여주인공이 택시에서 내려 비상계단으로 간 장소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 이후 가장 긴 장편 소설이자 국내에서 과도한 선인세 논란으로도 이슈가 된 하루키의 12번째 소설 <1Q84>는 하루키 팬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 번은 읽어 본 책이 아닐까 싶다. <1Q84> 1권에서 여주인공 아오마메는 부정을 저지른 남자를 살해하러 가는 꽉 막힌 수도고속도로 3호선 상행선에서 갑자기 택시에서 내려 비상계단을 내려가게 된다. 바로 그 계단은 1984년의 세계에서 1Q84년의 세계로 들어가는 중요한 지점이다. 소설을 3권까지 모두 읽으면 더 중요한 지점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사실 이곳은 파인딩 하루키 일정을 짤 때, 중요한 장소로 분류해 꼭 찾아가고 싶던 장소였다. 가장 최근의 소설이기도하고, 아오마메가 내려간 비상계단은 소설의 상징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각종 일본 사이트와 구글 서치를 통해서 찾아보았지만, 결론은 실재하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일본 무크지에서도 그 계단을 찾으려 했지만, 실재하지 않고 대신 그 부근의 하행선 쪽(소설에서는 시부야 방향의 상행선이다)으로 가다보면 비슷한 계단이 있다고 한 정도였다. 그래서 나 역시 여행을 떠나기전 일본 무크지에서 얘기한 곳 정도를 보고 그대로 시부야로 넘어가 <애프터 다크>에 나오는 알파빌 모텔이 있는 언덕을 가보자고만 계획했었다. 


이 날은 다소 흐렸다. 오전에 하루키와 관련된 하라주쿠, 오모테산도, 긴자 주변을 둘러 보고 산겐자야 역으로 왔다. 먼저, 아오마메가 택시를 타는 키누타 공원 근처와 수도고속도로로 진입하는 요가 진입로를 봤다. 이 둘은 모두 실재하고 있었다. 요가 진입로를 촬영하고 그대로 수도고속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 올라갔다. 해가 지면서 날이 다소 선선해 졌다. 그렇게 산겐자야 역을 지나, 이케지리 출구까지 왔다. 소설에 묘사된 내용대로라면 이케지리 출구 직전에 비상계단이 있어야 한다. ‘역시 없구나’라고 생각했을 때 쯤이었다. 저 멀리 앞쪽에 고속도로에서 지상으로 연결된 구조물이 눈에 확 들어왔다. 내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했다면 이런 기분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의 기분으로 난 그 자리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소리를 질러버렸다. 


설레는 맘으로 계속 걸어가보았다. 그렇게 이케지리 출구를 조금 지났을 무렵 시부야로 넘어가는 언덕길에 비상계단이 떡하니 자리잡고 있었다. 소설에서 묘사된 것과 똑같은 것이었다. 고속도로에서 지상으로 내려오는 비상계단이고 지상에도 언덕길이라 그 아래로 나있는 길도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엔 KOBAN(파출소)도 있었다. 소설에서 아오마메는 경찰관이 찬 권총을 보고 세계가 바뀌었음을 알아차린다. 어느 정도는 포기하고 있던 장소가 실재하고 있다니 정말 기뻤다. 이 날 하루키는 소설을 쓸 때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할 것이라는 심증이 어느 정도 확실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비상계단 아래에서 지나가는 행인들의 의아한 시선 속에서 계속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해는 이미 지고 거리엔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아오마메는 지금 뭐하고 있을까. 


쉬운 길 찾기: 도쿄 산겐자야역에서 시부야역 방향으로 수도고속도로를 따라서 2km 이동


4. 오모테산도 핸드드립 커피집 ‘다이보’


오모테산도역 근처에 위치한 다이보 커피는 하루키가 부인인 요코 여사와 자주 가는 커피집으로 알려지면서 유명해진 곳이다. 실제로 오모테산도에 유명인들이 많이 살아 하루키 말고도 다양한 문화계의 유명인들이 찾는 다고 한다. 

큰 길가의 있는 건물의 2층에 자리잡고 있는 다이보 커피는 고풍스런 기운을 풍기는 멋스런 공간이었다. 내부 인테리어는 모두 로스팅 된 원두의 색상으로 짙은 갈색으로 꾸며져 있는 아늑한 공간이었다. 드립커피는 들어가는 원두양별로 주문이 가능했다. 난 200g짜리(600엔) 커피를 마셨다. 두명의 직원이 능수능란에게 업무를 분장하여 세련되게 손님들을 치러내고 있었다. 450엔 짜리 수제 치즈케익도 있었다. 가게안은 재즈가 잔잔하게 흐르고, 선반 위에는 문고본 책들이 그득하게 쌓여있었다. 하루키가 좋아할 만한 카페구나라고 생각했다. 당장이라도 하루키가 문을 열고 들어올 것 만 같았다. 아쉽게도 내부 촬영은 금지되어 있어서 외관 촬영만 하고 왔다. 지금은 많이 유명세를 타서 한국 여행객들도 많이 다녀가는 것 같다. 그래도 오모테산도에 갈 일이 생긴면 다이보 커피에도 꼭 가보면 좋을 것 같다. 정말 하루키를 만날지도 모른다.


주소: 東京都港区南青山3-13-202F

쉬운 길 찾기: 도쿄 오모테산도역 A4 출구에서 도보 5분


5. 다카마쓰 ‘야마시타 우동’


마지막 베스트 장소는 <해변의 카프카>의 도시이자 우동으로 유명한 시코쿠의 다카마쓰에 있는 야마시타 우동이다. <하루키 여행법>의 마지막 섹션은, 당시 <노르웨이의 숲>이 출간되고, 일본 내 엄청난 하루키 붐이 계속되고 있었을 1990년, 하루키와 안자이 미즈마루씨가 떠난 시코쿠 우동 순례로 꾸며져 있다. 그 책에서 하루키는 많은 우동집 중 다섯군데를 꼽게된다. 야마시타 우동은 그 중 하나이고, 아쉽게도 하루키가 꼽은 다섯 개중 한 곳은 현재는 영업을 하고 있지 않았다. 


하루키가 방문했던 우동집을 모두 가보기 위해 계획을 짜던 도중, 야마시타 우동에 하루키의 친필 사인이 있다는 사전 조사를 해 둔 상태라, 야마시타 우동이 가장 기대가 크기도 했다. 그리고 야마시타 우동이 소중하게 다가 온 또 하나의 이유는, 같은 이름의 야마시타 우동이 하나가 더 있어서, 처음 동선상 같은 이름의 다른 우동집을 먼저 방문해버렸다. 그래서 실제로 가려고 했던 야마시타 우동을 다시 찾아가는데 영업 종료 시간이 임박해 극적으로 방문할 수 있었다. 그런 긴박감을 안겨준 곳이라 기억에 더 남고 그만큼 소중해진 것 같다. 


굵고 쫄깃한 면발로 예전 부터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사누키(현재 가가와현의 옛 지명) 우동은 정말 맛있었다. 입안에 면발을 넣으면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쫄깃함이 일품이다. 가격 또한 저렴하다. 작은 사이즈의 우동에 날달걀을 첨가하고 파를 올리고 국물을 부어 먹었는데, 250엔이면 충분하다. 다카마쓰 어디를 가나 우동 가격은 이렇게 부담이 없었다. 우동을 다 먹고 천천히 가게를 둘러보는데 정말 많은 방문했던 유명인들의 사인이 있었다. 하루키를 쫓아가는 여행을 하고 있다고 하니 자랑스럽게 여기에 하루키의 사인이 있다며 단번에 알려주셨다. 하루키와 안자이 미즈마루씨 사인도 사이좋게 나란히 걸려있었다. 떼 오고 싶었으나 그러지는 못했다.


다카마쓰의 유명한 우동 가게들은 모두 작은 동네에 자리잡고 있어서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렌트카로 이동했는데, 여유있게 다카마쓰의 시골 풍경도 감상하고, 배가 다시 고파질 때 쯤엔 또 쫄깃한 사누키 우동을 맛보고 마음적으로 매우 편하고, 배도 불렀던 일정이었다. 처음에 야마시타 우동을 잘못가서 모두 다섯 그릇을 먹었는데 5그릇이 한계치가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다. 하루키도 아무리 우동을 좋아하는 사람도 하루 종일 우동만 먹으면 안되는 것 아니냐며 책 속에서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주소: 香川県坂出市加茂町147-1

쉬운 길 찾기: 사누키후추역에서 도보 15분


내가 블로그를 운영하는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허무하고 주제의식이 희박한 자극적인 글을 쓰는 작가라고 생각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하루키의 다양한 생각과 작가로서의 추구하는 바를 좀 더 객관적으로 알리는 데에도 있다고 할 수있다. 블로그에 파인딩 하루키 포스팅은 이제 절반 정도 진행되었다. 파인딩 하루키는 물론이고 아직 번역하지 못한 하루키에 대한 인터뷰를 계속 소개해 나갈 생각이다. 하루키가 노벨상을 받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그냥 계속해서 작품을 써주기 바랄 뿐이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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