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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은 일본의 패션 문화 매거진이죠. POPEYE 8월호 서핑 특집호에 하루키의 서핑관 관련된 티셔츠에 관한 에세이와 인터뷰가 실렸는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짧은 에세이를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인터뷰는 다른 포스팅으로 어떤 내용인지 알려드릴게요. 에세이는 이번 호에서 끝나는 건 아닌 것 같고요. 각 월의 주제에 맞는 하루키가 가지고 있는 티셔츠를 소개하는 것 같습니다. 


POPEYE(ポパイ) 2018年 8月號 - 10점
/マガジンハウス


'내가 사랑했던 티셔츠'

-무라카미 하루키 popeye 8월호 서핑 특집 기고글


아주 오래전 옛날 이랄까, 1980년대의 이야기이지만 부끄럽게도 그 즈음에 서핑을 했었답니다. 후지사와시의 쿠게누마에 살고 있을 때인데, 사는 곳 근처에 서핑에 푹 빠진 사람이 있어서 (그즈음에는 꽤 많았죠) 그에게 권유를 받아서 시작하게 되었죠. 당시 쿠게누마 해안에서는 롱보트를 탔었지만 하와이로 가서는 서핑 보드로 유명한 '딕 브루어' 쇼트 보드를 빌려서 매일 쉐라톤의 먼 바다로 나가 파도를 탔답니다. 대부분 아침에는 바다에 있었고, 점심 즈음 집으로 돌아와 시원한 소바를 만들어 먹었죠. 거의 일도 하지 않고 한 달 정도 일까 어슬렁 어슬렁 거리며 그 짓을 하고 있었지만, 그런 생활은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즐거웠어요. 그해 여름, 라디오에서 폴매카트니와 마이클 잭슨의 <say say say>가 자주 흘러나왔답니다. 


몇 년 후에, 카우아이의 노스쇼어 쪽으로 집을 알아보게 되었는데, 그 때 여러군데 집을 소개해 준 뚱뚱하고 착한 아저씨가 리차드 브루어라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내가 '음, 그 유명한 서프보드 셰이퍼랑 같은 이름이시네요'라고 말하자, '아니에요, 사실은 제가 그 딕 브루어 입니다' (딕은 브루어의 애칭) 정말이지 부끄러운 목소리로 털어 놓은 일화가 있었답니다. 어? 어째서 그 딕 브루어씨가 카우아이의 시골에서 부동산 소개업을 하고 있는 거냐고 묻자, 그는 작은 목소리로 '사실은, 이런건 정말 하고 싶지 않지만, 나이 먹고 언제까지 서핑 같은 것을 하고 있어도 출세하지 못하니까 지금 부터라도 부동산 일이나 제대로 하라고 아내가 말했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하고 있죠.' 


상당히 딱한 이야기죠. 날씨가 좋아서 파도가 기분 좋게 일어나는 날에는 역시 가슴이 울령거려서 부동산 일을 하지 않게 된다고 하더군요. 아내 몰래 바닷가에 가서 파도를 탄다고 합니다. 그렇죠, 저도 그 마음은 잘 압니다. 또 동시에 아내가 화를 내는 기분도 잘 알 것 같아요. 둘이서 맥주를 마시고 얘기를 더 나눴죠. 꽤나 좋은 사람이었어요. 결국 집은 거래하지 않았지만요.


인터넷을 통해 딕씨에 대해 더 알아 본 바에 의하면, <60년대에는 빅 웨이브 라이더로서 알려졌고, 웨이메아 베이나 선셋 비치에서 당시의 톱 서퍼로서 파도 타는 것을 즐겼다>고 합니다. 그래 꽤 밝고 즐거운 청춘이었을 거에요. 지금은 어쩌고 있을까 궁금합니다. 


사진 속 3장의 서핑 티셔츠를 가지고 왔는데요. 빨간색은 비치 샌들의 여름, 코카콜라의 여름, 좋네요. 하얀색 셔츠와 60년대 서핑 뮤직의 레코드 자켓을 늘어놓은 것인데 꽤 그립네요. <스시 블루스>는 옛날 카우아이섬 노스쇼어 하나레이 동네에 있던 유니크한 초밥집이에요. 블루스 라이브를 들으면서 스시를 먹을 수 있었죠. 아직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옛날의 하나레이는 꽤나 여유로운 멋진 동네였답니다. 하루종일 해변에 누워 파도랑 구름을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어도 전혀 질리지 않았어요. 석양도 언제나 매혹적이었죠. 우쿨렐레를 들고 있던 사람들이 비치에 모여, 노래를 들으면서 석양을 보았죠. 지금은 많이 변했으려나 궁금합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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