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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통신/하루키 인터뷰

하루키 <기사단장 죽이기> 출간 기념 마이니치 신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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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포스팅에서 <기사단장 살인> 출간 기념하여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를 포스팅했는데요. 바로 이어서 마이니치 신문과의 인터뷰도 이어졌습니다. 연일 이어서 일본 내 신문사와 인터뷰를 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인터뷰의 많은 부분이 겹치기도 하는데, 이전 아사히 신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소설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답니다. 마찬가지로 서술 형식의 기사를 편의상 대화 형식으로 재구성한 점 참고 해주세요.


사진: http://bb.blogspot.com/


하루키 <기사단장 살인> 출간 마이니치 신문 인터뷰 

하루키 마이니치 신문 인터뷰 마이니치 신문 기사 원문


마이니치: 여러권에 걸친 장편 소설은 <1Q84> 이후 오래간만입니다. 주인공은 화가로서 아내에게 갑자기 이별을 통보받은 36세의 '나'인데요. '나'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1인칭 소설 역시 오랜만인데요. 


하루키: 저는 처음 부터 1인칭으로 소설을 써오다가 점차 3인칭의 소설도 시도해 나갔습니다. <1Q84>를 순수한 3인칭 소설로 써나가면서 제 나름대로의 어느 정도의 뜻한 바를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순수한 1인칭 소설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원래 필드로 돌아왔다는 느낌이 강했지만, 제 소설 속의 어떤 주인공들은 3인칭에서 다시 1인칭으로 돌아오면서 일종의 성숙한 모습이 보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마이니치: 소설의 제목 <기사단장 살인>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의 등장인물에서 유래한 것인지요.


하루키: '기사단장 살인'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기묘함에 이끌렸습니다. <기사단장 살인>이라는 제목과 가나가와현의 오다와라시의 배경이 먼저 설정하게되었고요. 주인공의 직업인 화가는 소설을 써내려가면서 설정하게 되었습니다.


마이니치: 이혼 당한 주인공은 저명한 화가였던 친구의 아버지가 사용하던 산 속 별장을 얻어 지내게 됩니다. 그러다가 그 집의 다락방에서 '기사단장 살인'이라는 그림이 발견되면서 기묘한 사건에 계속 휘말리게 되죠. 한편, 계곡을 사이에 둔 맞은편 집의 '멘시키(한자로 색을 지우다라는 의미)'라는 54세의 사업가로 부터 초상화를 의뢰받습니다. 광대한 저택에서 혼자사는 수수께기의 인물이죠. 


하루키: 그 설정은 제가 애독하기도 하고, 번역하여 출간하기도 한 <위대한 개츠비>를 의식한 것으로 볼 수 있어요. 이것은 일종의 오마쥬라고 보셔도 됩니다. 


마이니치: 또한, 주인공 나와 멘시키는 힘을 합쳐 우물을 찾아나서고 그 우물 속에서 출처불명의 방울 소리를 낸 방울을 찾게 됩니다. 


하루키: 이는 소설 속에서도 언급되지만, 에도시대의 작가 우에다 아키나리의 <봄비 이야기>에 담겨있는 <2세의 인연>이라는 작품을 모티브로 했습니다. 고전이라는 것은 충분히 인용될 가치가 있습니다. 나도 여러가지 작품들을 인용하고 또한 그 작업이 매우 즐겁습니다. 뛰어난 이야기는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답니다. 그 이야기들을 인용하는 것은 매우 유용한 것일 수 있습니다.


마이니치: 주인공 나는 여러 시련을 겪은 후, 다시 아내와 재결합하게 됩니다. 그 사이 아내가 임신하여 낳은 아이를 자신의 아이로 키워 나가게 됩니다. 소설의 끝은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후 몇 년 뒤인데요. 주인공은 계속 살아가는 것에 대한 믿음의 말을 하면서 소설은 끝나게 됩니다. '상실'에서 '재생'으로의 전환이 그려진다고 보입니다. 


하루키: 제 소설은 '열린 결말'이라고 할까 이야기가 오픈된 채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이번 만큼은 '이야기를 닫는 감각'이랄까 그런 것이 저에게도 필요하게 되었다는 느낌이 있었답니다. 이야기의 마지막에 주인공이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게 되는 것은 저에게는 하나의 새로운 결론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마이니치: 네 저 역시 놀라운 변화라고 생각되어 집니다. 


하루키: 재작년 가을에 혼자 차를 운전해 후쿠시마에서 미야기현에 걸친 해안도로를 간 적이 있어요. 그 경험은 저에게 매우 컸습니다. 이 경험이 이번 소설이 재생으로 이어진다는 느낌을 들게 했을지 모르겠습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나이가 들어가면 생긴 어떤 책임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일본 대지진은 지금의 일본인들의 정신에 굉장히 큰 상처를 남긴 사건이라고 생각해요. 이 시대를 산 사람들의 정신에 대한 글을 쓰기 위해서는 동일본 대지진과 겹치는 부분이 없는 글을 쓰기란 굉장히 힘든 일일 것입니다. 


마이니치: 또한, 소설에서는 나치의 대학살과 난징 대학살에 얽힌 역사의 상처도 그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무라카미씨의 어떤 생각이 담겨있는 것일까요.


하루키: 역사라는 것은 국가에 있어서의 공동의 기억이기 때문에, 그것을 과거의 것으로 치부하여 잊거나 바꿔치기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입니다. 역사수정주의적인 움직임과 싸워나가지 않으면 안됩니다. 소설가가 할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 있지만, 이야기의 형태로 싸워나가는 것은 가능합니다.  


*마지막 멘트는 국내 언론에서도 계속 기사화 되고 있는 말입니다. 일본인 작가로서 동시대 일본의 주류 혹은 문단과 거리를 두고 다양한 시각을 겸비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정신이 담긴 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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