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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인터뷰

하루키 2002년 일본국제교류기금 수상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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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해 드릴 하루키 스피치는 2002년 일본국제교류기금상 수상자로 선정된 하루키가 기고한 스피치 입니다. 이 당시에는 해외에 체류 중이어서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못한 채, 감사의 인사만 전했네요. 하루키는 기금에서 제정한 상의 40번째 수상자라고하네요. 국제교류기금은 일본과 다른 나라의 문화 교류를 위한 단체로서 하루키 작품의 해외 번역 사업도 지원해주었다고 합니다. 해외 많은 나라에 일본 소설의 매력을 설파(?)하고 있는 하루키가 일본 국제교류기금상에 정말 적합한 수상자라는 생각이 드네요.


한국에도 국제교류기금이 들어와있죠. 하루키가 확실히 예전 보다는 여러 행사에 등장하는 빈도가 늘어난 것 같아 보이는데, 한국의 일본국제교류기금에서도 초청행사를 한 번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D


Foto: Victoria Mørck Madsen


하루키 2002년 일본국제교류기금상 수상 스피치

-원문 클릭


올해로 40번째를 맞이하는 국제교류기금상 수상자로 선정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지금은 해외에서 소설 작업을 병행하면서 체류 중인지라 부득이하게 시상식에 참석할 수 없게 된 점 양해의 말씀 드립니다.


전 30살에 소설가로 데뷔하여 지금까지 다양한 형태의 소설을 써왔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 작품이 외국어로 번역되어 출판되기 시작한지도 벌써 사반세기 25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외국에 갈 때 마다 제 작품의 독자들을 만나는 일은 정말 놀랍고 동시에 깊은 감사의 마음이 들게 된답니다. 


전 소설가의 본업 외에도 번역가로서의 직업도 가지고 있는데요. 제가 이렇게 번역에도 많은 열정을 기울이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제 작품이 해외에 번역되어 해외 독자들과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 기쁜일이기 때문입니다. 그와 반대의 경우겠죠. 제가 해외 작가들의 작품을 번역하는 일이 말이에요. 


번역 작업의 하나의 역할은 문화라는 것은 특정 지역을 넘어, 특정 시간을 넘어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한 예로, 저는 소년 시절에 프란츠 카프카의 <성>을 읽고, 그 세계에 갇혀 버렸답니다. 그 당시 20세기 초반의 체코의 한 이름 없는 시골 마을은 저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리얼한 것으로 다가왔죠.


이야기의 목적은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현실과는 떨어진 곳에 있는 현실에서의 물건을 가지고 와서 지금 여기에 있는 현실을 보다 리얼하게, 선명하게 재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원리는 어느 나라에서도 어느 시대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죠. 그래서 좋은 이야기는 번역 가능하고 번역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전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우리의 세계는 지리적인 국경이 존재합니다. 불행이라고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국경은 엄연히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때때로 마찰을 불러일으키고, 정치 문제까지 야기시키죠. 


문화의 세계에도 물론 국경은 존재합니다. 하지만 지리적인 국경과는 달리, 마음을 정해버리면 그 문화의 세계에 주저 앉을 수도 있습니다. 언어가 다르고 생활 방식이 다르더라도 이야기는 마음의 자세를 등가 교환의 방식으로 공유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문화적인 초월이 지리상의 국경까지 초월해 버릴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내릴 순 없습니다. 


제 입장이 너무 낙관적으로 될 수 있다는 요인이 많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꿈을 꾸는 것은 우리 각자에 주어진 타고난 권리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좋은 꿈을 꿀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정으로 뛰어난 이야기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전 번역하는 작업을 통해 그 꿈을 계속 해나가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국제'교류'기금상의 수상 연설에 맞게, 소설가로서의 창작가의 입장보다는 다른 문화의 작품을 번역하는 즉 교류하는 작업을 촉진 시키는 번역가로서의 세계 문화를 대하는 자세를 잘 보여준 연설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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