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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통신/하루키 인터뷰

하루키 2009년 로이터 Reuters 통신 인터뷰

CoolCider .

이번에 소개해 드릴 인터뷰는 2009년 <1Q84> 1,2권이 나란히 일본에서 출간된 시점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인터뷰는 아마도 전화나 이메일 형식으로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로이터 홈페이지에 게시되어있고요. 그 내용을 옮겨 보았습니다. <애프터다크> 이후 5년만의 장편을 들고 나온 하루키의 <1Q84> 소식으로 여러 나라에서 화제가 되었던 시기의 인터뷰로 돌아가 보시죠. *같은 시기의 요미우리 신문사와의 롱인터뷰도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D http://www.finding-haruki.com/753


Foto © Vukovits Martin / Verlagsgruppe


현실 보다 초현실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하루키 2009년 로이터 통신 인터뷰(원문 클릭), Editing by Miral Fahmy


로이터: <1Q84>를 집필하게 하게 되신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하루키: 먼저, 조지 오웰의 <1984>를 모티브로 삼았습니다. <1984>는 당시의 시점에서 가까운 미래를 보고 소설을 써내려갔는데요. 저는 그와 반대로 현 시점에서 가까운 과거로서의 1984년을 그려 보고 싶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까운 과거에 대해서는 잘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아요. 과연 지금 시점에서 가까운 과거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쓸 수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이것은 정확히 얘기하자면 과거로 돌아가 다시 살펴본다는 의미라기 보다는 가까운 과거를 다시 창조해 내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전 항상 제가 혹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현재의 세계가가 정말 리얼 월드인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어요. 제가 어느 세계에 있던, 그 세계는 진짜가 아닐 수 있다라는 것을 명제로 삼았죠. 그건 분명히 기분 나쁜 괴상하고 무서운 이야기가 되겠죠. 지금 당신이 살고 있는 이 세계가 진짜가 아니라는 말이니까요. 전 독자들이 그런 괴상한 상황에 대해 생각을 함께 할 수 있으면 고맙겠다고 생각하며 소설을 써내려갔습니다.


로이터: 그런 무라카미씨의 생각에 독자들은 어떻게 인지하고 있을까요? 


하루키: 전 사람들이 점차 '비현실적인 것들이 실재하는' 현 시대에 대해 서서히 받아들이고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2001년 9.11 사건은 도저히 현실 세계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었잖아요. 그런 일들은 세계 어디에선가에서 지금도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것 또한 명백합니다. 전 독자들도 이런 시대의 분위기를 독자들이 공유하고 이해한 채, <1Q84>의 소설적 배경을 염두해 두시고 읽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로이터: 무라카미씨는 종교적인 숭배에 대한 관심도 높으신거 같습니다.


하루키: 전 <언더그라운드>라는 도쿄 사린 테러 피해자들을 인터뷰한 논픽션을 쓰면서 종교 숭배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숭배라는 것은 국가라는 큰 시스템 안에 형성되는 미니-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 종교 숭배에 빠지게 된 사람들이 어떻게 그 미니-시스템을 선택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았어요. 제가 소설가로서 무엇을 추구해야하는지 고민하는 것과 그들이 종교 숭배를 위해 어떤 것을 추구해야하는지 고민하는 것은 같은 일이라고 볼 때, 왜 그들은 존재하는 다른 가치를 버리고 그런 선택을 해야 했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들은 올바른 지시와 행동을 할 수도 있었지만, 전혀 다른 길을 선택했고 그것을 실행했죠. 전 도대체 왜 그들은 그런 선택을 했어야 했는지가 너무 알고 싶었어요. 


이것은 과연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떤 가치의 핵심을 지니고 가야하는지에 대한 물음입니다. 그런데 지금 시대는 그 가치가 결핍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로이터: 여성은 무라카미씨의 작품 속에서 강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루키: 전 매우 느린 학습자에요. 1인칭 시점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해서 겨우 3인칭 시점의 소설을 시도하기 까지 거의 30년이 걸렸죠. 그것은 즉 3인칭 시점으로 소설을 쓰게되면서 여성 캐릭터를 쓰기가 훨씬 쉬워졌다는 걸 의미하기도 하죠. 제 소설 속 여성 캐릭터는 현실과 비현실, 혹은 현실과 환상 속을 연결해주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많이 부여 받았었죠. 하지만 동시에 <1Q84>의 아오마메 처럼 아주 현실적이고 터프한 여성 캐릭터도 등장합니다. 


최근에 저는 여성 캐릭터에 더 많은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전 여성이 남성에 비해 강하고 똑똑하고 재미있는 생각을 더 많이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엔 강한 남성 캐릭터는 쓰기가 어렵더군요. 내가 강한 남성 캐릭터를 쓴다면 오히려 그건 비현실적인 캐릭터 일거에요. 


로이터: 무라카미씨는 당신의 소설 속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그런 복잡한 꿈을 꾸시나요?


하루키: 전 거의 꿈을 꾸지 않아요. 혹 꿈을 꿨다고 하더라도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모든게 사라져 버린 느낌이랄까요. 대신 저는 깨어 있을 때, 꿈을 꾸려고 노력해요. 그게 바로 소설을 쓰는 일이죠.


로이터: 무라카미씨가 현재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문제가 있으신가요?


하루키: 전 지금 팔레스타인과 예루살렘과의 분쟁 이슈에 대해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얼마전 예루살렘 문학상 수상을 위해 이스라엘에 다녀왔는데요. 전 예루살렘에서 유대인과 팔레스타인 모두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을 강하게 느끼고 왔어요. 이것은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어느 한 곳에 속하지 않은 채 개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유대인과 팔레스타인 모두에게 고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로이터: 노벨상이나 다른 문학상을 바라보는 무라카미씨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하루키: 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상은 좋은 독자들을 가지는 것이에요. 그러나 사람들은 오직 상과 그 숫자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 같아요. 하지만 상은 그저 한낱 결과일 뿐이고요. 상 그 자체로만 보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답니다. 


*이상 2009년 <1Q84> 1,2권이 일본에서 출간되었을 당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였습니다. 같은 시기에 일본 요미우리 신문사와도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중복되는 내용이 많지만, 1인칭 시점에서 3인칭 시점으로 옮겨가면서 여성 캐릭터에 대한 생각이 드러나는 부분은 흥미로웠습니다. :D



댓글
  • 부크 하루키를 애정하는 분들이 곳곳에 숨어 암약하드라고요. 전부터 이블록을 보고 수시로 염탐해 왔습니다. 넘넘 고맙습니다. 요즘 직업으로의 소설가를 열독하고 있습니다. .
  • CoolCider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암약자 쿨사이다입니다. ^^ 자주 들러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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