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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인터뷰

솔직한 아마추어 하루키 X 오자와 세이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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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에서는 일본의 유명한 오케스트라 지휘자인 오자와 세이지를 1년여 인터뷰한 하루키의 대담이 수록된 책이 얼마전 일본에서 출간되면서 그 내용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1Q84> 2권의 2장과 3장에 각각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2장 덴고>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 레코드를 턴테이블에 얹고 자동 재생 버튼을 눌렀다. 오자와 세이지가 지위하는 시카고 교향악단. 턴테이블이 1분당 33회전으로 돌아가기 시작하고, 턴암이 안쪽을 향해 움직이고, 바늘이 레코드의 홈을 읽어 낸다.

<3장 아오마메> 그녀는 조지 셀이 지휘하는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 레코드를 걸었다. <신포니에타>는 약 25분이면 끝나지만, 그 정도 시간이며 근육을 한바탕 효과적으로 괴롭히는게 가능했다. 


바로 소설 속 덴고가 듣는 신포니에타를 지휘한 사람이 이번 포스팅에 소개할 하루키가 인터뷰한 오자와 세이지입니다. 안타깝게도 현재는 식도암 수술 후 활동을 많이 줄인 상태로 75세의 노장이십니다. 2007년에는 내한 공연을 가지기도 했네요. 

 하루키가 1년여 동안 인터뷰한 오자와 세이지

하루키가 <1Q84> 3권의 집필을 마치고 유럽 각국에 체류하면서 오자와 세이지와 틈날 때마다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스페인 카탈로니아 수상 직후 프랑스에서 진행되는 오자와 세이지 연주에 참석한다는 기사를 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모아진 인터뷰가 책으로 엮어 11월 30일 일본에서 출간되었고, 출판사는 <1Q84>를 출간한 신쵸오사입니다.

하루키가 인터뷰어로 등장한 인터뷰집 <오자와 세에지씨와 음악을 얘기하다> 

그런데 이 인터뷰집이 출간되기 전인 올 봄, 유명한 문화 계간지인 <몽키 비지니스> 폴오스터 특별편에 하루키가 인터뷰한 오자와 세이지가 실려있습니다. 1일차 정도의 분량인데요. 아마 책에도 이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오늘 소개할 내용은 <몽키 비지니스>에 실린 오자와 세이지씨의 인터뷰 서문입니다. 어떻게 오자와 세이지와 친분을 쌓았고, 인터뷰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소상하게 나옵니다. :D

<몽키 비지니스> 3월호 *이 책은 올 가을호를 끝으로 폐간되었답니다.

'오자와 세이지씨와의 대화에 관해'
-무라카미 하루키, <몽키비지니스 3월호>


오자와 세이지씨가 만나서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 일이었다. 잠시 보스톤에 살고 있었던 적이 있었고, 음악팬으로서 이전부터 자주 콘서트에는 갔었지만, 오자와 세이지씨 본인과 개인적인 친교는 없었다. 딸인 세이라씨(*작가, 한국 상지대에서 수학)와 마침 알고있어서 그 관계로 아버지인 세이지씨도 가끔식 얼굴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일과는 연관되지 않고 편안하게 사귈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오자와씨와 음악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한 적이 없었다. 마에스트로가 매일 너무 바쁘다는 것이 이유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아마 항상 음악에 취한 생활을 하고 있어서 일까 만나면 술잔을 주고 받으면서 음악 이외의 이야기를 할 때가 많았다.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도 거의 단편적인 부분에서 끝났다. 어쨌든 눈 앞에 있는 과제에 집중하고 전력을 기울이는 사람이기 때문에 일단 일에서 벗어나면 한숨을 돌리는 것이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2009년 12월에 식도염이 발견되어 절제수술(꽤 큰 수술이었다)을 한 후 당연한 일이겠지만 음악활동이 대폭 제한되었다.

음악과 바꿔 요양과 참기 힘든 물리치료가 세이지씨(라고 부르기로한다)의 생활의 중심이 되었다. 그 탓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 후 만날 때마다 조금씩 음악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물론 몸상태는 완전하지 않았지만 음악 이야기를 하고 있는 세이지씨는 어쩐지 건강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한번은 집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반스타인이 뉴욕에서 브람스의 1번 협주곡을 연주했을 때의 
이야기를 꺼내게 되었는데 그 때의 이야기가 꽤 재미있었다.

"이렇게 흥미 깊은 이야기를 이대로 지워지게 하는 것은 괴롭다. 누군가가 테이프에 녹음을 하거나 문서화해서 남겨야한다"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을 적어서 남기는 누군가가 누가 될 것인지, 나의 머리에 떠오르는 인물은 나 자신 이외에는 없었다. 세이지씨에게 그 이야기를 했을 때 "좋아요, 마침 지금은 시간도 있으니 이야기 합시다" 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주었다.

세이지씨의 염증이 발견되었을 때 음악계에서도 나에게도(그리고 물론 오자와씨 본인에게도) 정말 가슴 아픈 일이었지만 이렇게 해서 음악에 대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 것은, 그것에 의해서 초래된 얼마 안된 「좋은 측면」의 하나이었을 지도 모른다. 영어의 표현에 있듯이, 어떤 소리 구름의 뒷면도 빛나고 있다. 

음악생활을 조금씩 재개할까라고 하는 시기에 즈음하여, 또 제반의 사정도 있어 대화를 위한 만남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가족의 협력에 깊이 감사하고 싶다.  

1일째의 대화는 2010년 11월 6일에 카나가와현에 있는 무라카미(본인) 자택에서 이루어졌다.

내가 어떤 레코드나 CD를 보여주고, 그것에 대해 두사람만이 무릎을 맞대고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이야기가 산만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느슨한 테마를 하나 마련하자고 하는 것이 내 플랜이었다.

첫 회합은 [베토벤 협주곡3번 단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침 이 곡을 우치다 미츠코씨와(피아니스트) 12월(다음달이다)에 뉴욕에서 공연하기로 되어있었다. 유감스럽지만 비행기에서의 이동 때문에 지병이 악화되고, 추위 때문에 현지에서 폐렴에도 걸리고, 우치다(內田)씨와의 공연은 달성할 수 없었지만 (이 곡도 다른 지휘가자 지휘했다),

이날은 오후의 3시간 정도 걸려 협주곡 3번을 중심으로 충분히 얘기를 여쭐 수 있었다.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그것은 무엇 보다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나는 음악을 듣는 것은 옛날부터 아주 좋아하지만, 거의 완전히 아마추어다.

전문지식 같은 것은 없다. 그러므로 혹은 예상이 빗나간 것, 실례를 하고 있을 지도 모르지만,
세이지씨는 그런 것은 신경 쓰지 않는 편으로 내가 한 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서 이야기를 해 준다. 내가 녹음하고, 스스로 테이프 작동하기 위해 정리하고, 세이지씨가 보여주며 손질을 해 주셨다.  

「그러고 보니, 나 지금까지, 이러한 이야기를 정확히 한 적이 없었네요」라고 하는 것이 마에스트로의 첫번째 목소리였다.

「그런데 나 말야, 말투가 상당히 난폭해서. 읽는 사람에게 의미를 잘 전달할 수 있을까?」

확실히 세이지씨에게는 「오자와(小澤)어(語)」 같은 것이 있어서, 그것을 일본어의 문장으로 바꾸어 가는 것은 때로는 간단하지 않다.

큰 몸짓이 있어서, 많은 것은 노래의 표출된다. 그러나 그 기분은 「말의 벽」을 넘어서 (얼마 정도의 「난폭함」을 통해서) 오싹오싹 솔직하게 전해져 온다. 나는 아마추어이지만 (아마추어이기 때문에라고 해야 할까), 음악을 들을 때는 무심하게 귀를 기울이고, 그 음악 멋진부분을 단지 순수하게 듣고, 신체에 받아들이기로 한다. 좋은 부분이 있으면 행복한 기분에 친숙해지고, 그다지 훌륭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면 약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만약 게다가 여유가 있으면, 멋진 것은 무엇인가,

그다지 훌륭하지 않으 면은 어떠한 것일지에 대해서, 나에 대한 생각을 둘러싸게 하거나 한다.
그러나 음악의 그 이외의 요소는 나에 있어서, 그다지 중요한 의미가 되지 않는다. 음악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행복한 기분으로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거기에는 사람을 행복한 기분으로 만들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이나 가는 길이 있어서, 그 복잡함이 나의 마음을 지극히 단순하게 매료한다. 나는 세이지씨와의 대화를 진행할때도, 그 자세가 될 수 있는한 무너지지 않도록 노력했다. 바꿔 말하면, 호기심이 왕성한, 그리고 될 수 있는한 솔직한 아마추어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
-fin 


*<몽키 비지니스>에 실린 인터뷰 내용 중에서 재미있는 부분이 있으면, 블로그를 통해서 다시 소개하겠습니다. 인터뷰 전체가 실린 <오자와 세이지씨와 음악을 얘기하다> 책은 국내에 빠르게 번역 출간될 확률은 낮을 것 같아요. 흐린 주말 차분하게 음악과 커피와 함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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