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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buyoshi Araki for The New York Times

지난주 1Q84 영국 출간에 이어 이번주에는 미국 출간이 이어집니다. 역시 그에 맞춰 많은 매체들이 리뷰기사를 쏟아내는 가운데, 미국의 뉴욕타임즈에서도 하루키에 대한 심도 있는 기사를 냈습니다. 영국 가디언지 인터뷰 이후인 올 여름 일본의 하루키 사무실에서 진행되었네요. 그와 동시에 기자가 일본에 직접 가서 하루키 소설에 곧잘 등장하는 진구구장, 아오야마, 데니스 레스토랑 등을 답사 녹취한 기사도 있습니다. 이 기사는 [Murakami's Tokyo]에요.

하루키의 지독한 상상력(Fierce Imagination)
-무라카미 하루키 11' 여름 뉴욕타임즈 인터뷰 *원문 바로 가기


하루키와 인터뷰를 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간 도쿄에서의 첫 날 아침 잘 다려진 셔츠를 입고, 기자가 인상 깊게 읽은 <언더그라운드>를 통해 상상만 하던 도쿄의 지하철(언더그라운드)을 겪어 본 소회를 시작으로 장장 6페이지의 기사가 이어집니다. 기자의 전반적인 소감과 인터뷰가 적절히 구성되어 있습니다. 1일차는 도쿄의 사무실에서, 2일차는 하루키의 집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직접적인 인터뷰 혹은 새로운 사실이 아닌 기자가 일반적으로 서술한 내용은 이 포스트에 옮기지 않았습니다.


Q1: <1Q84> 주인공인 덴고는 자신의 어릴 적 첫 기억으로 부터 지속적인 고통을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하루키 당신도 그런 기억이 있나요?


H. Murakami: 3살 때, 집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길을 건넌 후 개울에 빠진 적이 있어요. 물살에 휩쓸려 어둡고 끔찍한 터널로 내려가고 있을 때, 어머니께서 구해주셨죠.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어요. 아주 무서운 기억이에요. 물의 차가움과 터널의 어두움이 제 작품 속 어둠의 형상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해요. 제가 어두운 소재를 자주 차용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고요. 이런 기억이 어떻게든 계속 나에게 알게 모르게 영향을 주고 - 마치 데자뷰 현상 처럼요 - 그리고 <태엽 감는 새>의 주인공 남자와 같은 마이너한 캐릭터에도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요.


Q2: 지금도 계속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계시죠?


H. Murakami: 그래요. 알람에 의존하지 않고 오전 4시 전후로 일어나서 달리기와 수영을 해요. 그리곤 건강식을 먹고 5~6시간 동안 작업을 하죠. 제가 작업하는 사무실은 스스로 '감금의 장소'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자발적인 감금, 행복한 감금이죠. '집중'이라는 것은 제 인생의 가장 행복한 것 중 하나에요. 당신이 집중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면 불행한 겁니다. 저는 앞서가는 사상가(fast thinker)는 아니지만 한 번 흥미있는 것을 발견하여, 그것(소설 집필)을 계속해 나가고 있습니다. 전혀 지루하지 않아요. 전 큰 주전자와 같다고 생각해요. 끓기 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항상 따뜻한 채로 유지되죠.


Q3: 미국 출간될 번역본 복사본을 가지고 왔습니다. (인터뷰 책상 위 기자와 하루키 사이에 책을 놓으며) 932페이지에 달하고, 마치 법전과도 같은 굵기에요.


H. Murakami: 그러네요. 너무 크네요. 마치 전화번호부 같군요. 


Q4: <1Q84>는 사실 무라카미씨의 예전 단편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에서 시작된 거라고요.


H. Murakami: 네. 기본적으로 같은 이야기에요. 남자가 여자를 만납니다. 그들은 분리되어 있고, 서로를 찾고 있습니다. 그것은 간단한 이야기이죠. 전 그것을 오랫동안 쓴거죠. 


Q5: 무라카미씨는 작품을 내실 때 마다 항상 독자들을 놀라게 만듭니다. 한 인간의 두뇌에 분노, 폭력, 재앙, 이상한 섹스와 낯선 현실과 같은 다양한 요소들이 어떻게 저장이 되는 건가 하고요. 이번 작품은 어떠셨나요?


H. Murakami: 음, 리틀피플이 갑자기 제게 왔어요. 저는 그들이 누군지 모르겠어요. 또 그들이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이 이야기의 포로가 되었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그들이 제게 와서 이야기를 했고, 그것이 제 작품이 된 것입니다.


Q6: 생생한 꿈을 꾼다면, 종종 글쓰는 작업으로도 연결될 것 같은데요.


H. Murakami: 보통 기억나는 것이 없어요. 일어나면 모두 사라지고 맙니다. 몇 년 동안 유일하게 기억하고 있는 꿈은 며칠간 계속 반복 되었던 악몽이에요. 뱀고기 튀김과 애벌레 파이 그리고 쌀이 작은 팬다에 들어가 있는 아주 이상한 음식이 나오는 꿈이에요. 먹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꿈속에서 그것을 강요하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억지로 그것을 물게될 찰나 꿈에서 깨곤 했죠. 


                    인터뷰 둘째날, 기자가 찍은 하루키 집의 1991년 뉴욕마라톤 골인 장면


Q7
: 무라카미씨의 작품은 현실을 누수시키는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머문 도쿄에서의 5일은 실제 도쿄의 모습이 아니라 하루키씨의 작품의 렌즈를 통해 필터링된 도시일 것 만 같습니다. 마치 무라카미 순례자의 모습일 것 만 같은데요. 



H. Murakami: 한국의 여행 회사는 '해변의 카프카'라는 여행 그룹을 만들어 서일본을 투어하기도 하고, 또한 폴란드의 번역작가에 의해 '1Q84' 테마 도쿄 여행이 만들어 졌다고 들었습니다.


Q8: <1Q84>의 오프닝 아오마메 챕터에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가 등장합니다. (기자가 레코드를 들고 싶다고 하자 함께 들으며)


H. Murakami: 이 음악은 듣고 있으면, 바쁘기도하고 긍정적이기도 하며 드라마틱합니다. 이런 느낌이 <1Q84>의 정신 없고, 울퉁불퉁 하며 격렬한 모험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 음악을 선택하게 되었죠. 콘서트 홀에서 딱 한 번 들어봤는데, 오케스트라 뒤쪽의 트럼펫 연주자 15명이 있었죠. 낯설었어요. 아주 이상했죠. 그런 것들이 책에 맞는다고 느꼈어요. 다른 이 소설에 어울리는 음악을 찾을 수 없었죠. 소설의 오프닝을 쓰면서 수없이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그리고 사실은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라는 이유도 있었는데, 책 출간 후 많은 각광을 받게 되었죠. 덴고가 듣는 신포니에타를 지휘한 세이지 오자와씨는 저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기도 했어요. 그가 지휘한 레코드가 잘 팔리고 있다고 하더군요.


Q9: <1Q84>의 제목은 조지 오웰의 <1984>에서 모티브를 가지고 왔죠. 집필 중에 <1984>를 다시 읽어 보셨나요?


H. Murakami: 네. <1Q84> 집필 중에, <1984>를 다시 읽어 봤어요. 그런데 지루했죠. (*NYT: 그런데 이 지루하다는 나쁜 뜻이 아닙니다. 왜 야구를 좋아하냐고 하루키에게 물었을 때, 그는 지루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보통, 가까운 미래의 내용은 지루하기 마렵입니다. 그곳은 항상 어둡고, 항상 비가 오고, 사람들은 모두 불행하죠. 저는 코맥 맥카시의 <로드>를 좋아합니다. 굉장히 잘 쓴 소설이에요. 그래도 그것 역시 지루했어요. 그속은 역시 어둠이 깔려있고, 사람들이 인육을 먹죠. 조지 오웰의 <1984>가 가까운 미래의 소설이지만, <1Q84>는 가까운 과거에 대한 소설입니다. 동일한 시간대(1984년)를 반대편에서 보고자 했던 것이지요. 그 이야기가 과거에 가까이 있다면 지루하지 않을 것입니다.


Q10: <1Q84> 작업을 하면서 조지 오웰과의 일종의 친밀감을 느끼셨나요?


H. Murakami: 음. 아마도 조지 오웰과 저는 '시스템'에 대해 저항을 하고자 하는 공통된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조지 오웰은 작가이면서 저널리스트 였죠. 하지만 저는 100% 픽션 작가에요. 저는 좋은 교훈 적인 메세지를 작성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좋은 이야기'를 쓰고 싶을 뿐이에요. 전 스스로 매우 정치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다고 나의 정치적인 의견을 누구에게도 전달하려는 노력을 하지는 않습니다. 


Q11: 그런데 최근 2년 동안 무라카미씨는 비교적 정치적인 견해를 가진 발언을 두 번의 수상 연설에서 말씀하셨죠. 예루살렘상에서는 팔레스타인 문제를, 카탈로니아 국제상에서는 일본의 핵 정책에 대해서 말이죠.


H. Murakami: 저는 99%의 픽션 작가이고, 1%는 시민(citizen)입니다. 시민으로서 해야 할 말이 생기고, 내가 그것을 해야 할 때, 저는 분명히 할 것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발생했을 때, 누구도 일본 정부의 핵 정책에 반대한다고 말하지 않고 있었죠. 그래서 그럼 내가 해야겠다라고 생각했고, 제가 작가로서의 책임(*비현실적 몽상가)을 느꼈습니다. 연설에 대한 일본내에서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습니다. 많은 일본 사람들이 자국을 위한 터닝포인트에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악몽과도 같은 일이었지만, 이제 변화를 위한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가치를 변화 시켜야 합니다. 우리는 스스로가 어떻게 행복해 질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해요. 돈도 아니고 효율도 아닙니다. 규율과 목적에 관한 것입니다. 시스템 자체를 변경시켜야 합니다. 1968년 홋카이도 지진 때 부터 하고 싶었던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우리가 이상적인 생각을 해야만 하는 시기입니다.


Q12: 그 이상주의란 것은 미국을 모델로 삼고 말씀하신건가요?


H. Murakami: 저는 이제는 더이상 사람들이 미국을 모델로 삼지만은 않는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지금 그 어떤 모델도 없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모델을 세워야만 해요.


Q13: 지하철 사린 가스 테러, 고베 지진, 후쿠시마 해일 등의 트라우마를 겪으며, 하루키 자신과 당신의 캐릭터들이 점점 더 동일시 되어가는건 아닌가요? (Murakami becomes a Murakami character)


H. Murakami: 저는 도쿄에 살고 있어요. 이곳은 뉴욕이나 LA나 런던이나 파리같이 문명화된 도시지요. 만약 당신이 마법같은 상황이나 마법같은 것들을 원한다면, 당신의 내면 속으로 들어가야만 합니다. 그래서 내가 하는 일이 있어요. 사람들은 그것을 마법같은 현실이라고 얘기합니다. 제 영혼 깊숙한 곳에 있지만, 그것은 역시 리얼리즘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마법이 아니에요. 제가 글을 쓰는 동안에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매우 논리적이고, 현실적이고 합리적입니다. 그것은 제 의식이 접근할 수 없는 '블랙 박스'와도 같은 것일 거에요. 


*기사 내용이 질문을 주고 받는 형식의 구성이 아니라 정리하는데 조금 힘들었습니다. 역시 오역의 가능성 충분히 감안해 주셨을 줄 알겠습니다. :D 현재 작업 중인 것에 대해서는 기대했지만 언급되지 않아 조금 아쉽네요. 이번 인터뷰의 백미는 무엇보다 초반에 언급되었던 '뱀고기 튀김과 애벌레 파이, 쌀이 들어간 작은 팬더 요리'아닐까요.. 절대 잊어버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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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24 15:27

    비밀댓글입니다

    • finding-haruki.com 2011.10.24 13:06 신고

      기록에 가까운 포스팅이라 제대로 읽히셨는지 모르겠어요.^^; 저도 번역하면서 정말 가고 싶단 생각 들었어요. 정말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ㅎ

  2. 2011.10.25 15:56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