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의 10월 독일 출간에 맞춰 진행된 프랑크푸르트 룬트샤우 일간지와의 인터뷰 2번째 이야기입니다. 인터뷰는, 1편 끝에서 하루키가 말한 "선한 이야기의 힘을 믿고 긍정적인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다"는 말에 대한 이어지는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FR: 무라카미씨가 모티브로 삼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는 전체주의의 위험에 대한 경고 메세지를 담고 있습니다. 당신의 소설 <1Q84>에는 종교 분파에 의한 테러 위협이 크게 부각됩니다. 무라카미씨가 말한 긍정적인 메세지가 소설을 관통한다고 보기 힘들어 보입니다.

하루키: 조지오웰이 1949년에 집필한 <1984>는 미래를 구상하며 쓰여진 이야기입니다. 과거에 있는 작가로 하여금 미래의 이야기가 만들어졌죠. 그것은 저의 작품과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오웰의 '빅 브라더'는 매우 위험한 괴물같은 존재로, 그 아래의 모든 구성원들을 모니터 속에서 제어하며 독재자로 군림합니다. 하지만 내  <1Q84>에 등장하는 '리틀 피플'은 그 와는 반대로 존재합니다. 그들은 대부분 보이지않고 숨어 살며, 그들이 우리에게 무엇을 바라고 말하는지가 모호하고 비밀로 치부됩니다. '빅 브라더'는 드러나있는 우리에게 위협이되는 존재여서, 우리가 그를 아는 한 언제나 조심해야 합니다. 그러나 '리틀 피플'은 우리를 갑자기 오싹하게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 독자 모두가 다른 형태로 그들 사이에 존재해야 합니다. 말하자면, 독자 스스로의 판단, 행동이 내 소설에서는 중요합니다. 이것이 다른 점입니다.


FR: 리틀피플이라는 개념이, 동서양의 차이에서 오는 해석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하루키: 아마. 동양과 서양의 독자들이 다른 방식으로 그 이야기를 받아들일 것입니다. 서양 독자는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이야기를 받아들이며 '환상적인 사실주의', '포스트 모더니즘' 또는 '동양풍' 정도로 받아들일 것이고, 아시아 독자들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그러나 동서간의 차이는 쉽게 가까워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10 년 전에, 유럽의 제 소설을 읽은 독자들의 행동은, 이상하고 비논리적 상황에 혼란 을 많이 느꼈습니다. 한편, 그들은 단지 엔터테인먼트로서 제 이야기를 소비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은 우리가 비슷한 개념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을지 모르지만, 세상은 더 혼란스러워지고 있죠.


FR:  사회 시스템이 혼란스러워졌다는 의미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하루키: 안정적인 가치, 공공 통제 기관 및 시스템에 대한 불신은 서양에서도 적지 않게 존재합니다. 오늘날 준비가 되었나요? 경제 시스템은 어떻습니까? 밀레니엄 이후 몇 년 동안 혼란이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죠. 불안정은 이제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바로 이 불확실성이 우리를 연결시켜 줍니다. 그것은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더 좋은 세상을 기대했지만, 이러한 일련의 희망들은 다시 한 번 어김없이 깨지고 말죠. 9.11 테러 공격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아시다시피, 세상은 이제 공동체 밖에서 존재하고 있습니다.


FR: 공산주의에 대한 자본주의의 오랜 이중성은 이슬람 테러 같은 새로운 세력에 대항하면서, 또 다른자본주의로 대체되었습니다.


하루키: 난 ism은 모두 사용되어 종식되었고, 우리가 느끼는 권력 역시 힘을 잃고, 포스트 이데올로기를 지나며 새로운 세계를 경험해야 합니다. 난(하루키 1948~) 이데올로기가 팽배했던 시절, 존 레논(1940~1980)과 체 게바라(1928~1967), 학생 운동의 열풍 속에서 청년기를 보냈습니다. 우리는 이데올로기없이는 살 수 없지만, 이것이 위험한 것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순수한 이념 이것은 더 위험합니다.


FR: 무라카미씨의 소설 속 인물들은 그 이데올로기를 벗어나려고 시도하나요?

하루키: 네, 그들은 대부분 외롭습니다. 그들은 스스로 찾아 이 세계를 뛰어 넘어 바깥 세계로 나갈 수 있는길을 찾게 됩니다. 내 이야기의 인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려고 합니다.

FR: 그것은 어떤 용기일까요?


하루키: 난 사랑의 힘을 굳건히 믿습니다.이것은 본능적이며, 삶의 최고의 순간입니다. 우리가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것들이죠. 우리는 그것을 계속 잡고 있어야 합니다.


FR: 소설 속 덴고와 아오마메의 손을 잡는 장면으로, 서로를 신뢰하는 낭만적인 몸짓의 이미지를 사용합니다. 무라카미씨의 독자의 대부분은 20~30세 청년입니다.

하루키: 네, 내 책들은 언제나 새로운 젊은 독자를 찾을 것 같습니다. 내 독자의 첫 번째 세대인 50대 그들 역시 아직 이 세상에 남아 있습니다.

FR: 소설을 집필하실 때, 젊은 독자들의 평가를 받곤 하십니까?


하루키: 아니요, 전 오직 제 아내에게만 보여줍니다. 그녀는 매우 힘든 비평가이죠.


FR: 그럼 무라카미씨는 아내의 의견을 반영하시는 편인가요?


하루키: 물론이죠! 그녀는 내 첫 독자입니다. 그녀는 뭔가 잘못되고있다고 느끼면, 언제나 저에게 제 이야기에 대한 그녀의 동의 여부를 말해줍니다.


FR: 무라카미씨의 독자는 계속 20~30대에 머물게 됩니다. 이것은, 당신의 테마인 "상실된 세대", "상실된 문자"를 겪은 사람들이 외로운 사투를 벌이며 보편적 사랑을 찾길 원하는 것에 있다고 보여집니다.


하루키: 제 주 독자층인 20~30세 사이의 젊은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제 이야기가 전달하고 있는 보편적 사랑을 찾는 삶의 방식으로 그들은 필사적으로 원하는 만큼의 해답을 얻길 바랍니다. 당신은 어떤 고정된 시스템에 속하게 마련입니다. 즉, 이것은 당신 스스로 해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개인의 자유가 가지는 의미는 내게 아주 중요합니다.

FR: 그것은 방황하는 자유와도 같은 것인가요?

하루키: 네, 제 캐릭터는 대개 인생의 고된 단계를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즉, 대부분의 경우 사랑하는 것을 믿고, 그것을 바랍니다. 아마도 이런 성향은 요즘 젊은 독자의 성격 구조와 반대아닌가요? 제가 요즘 젊은이들을 잘 몰라서요.

FR: 소설 <1Q84>는 일본에서 3권으로 발간되었고, 독일에서는 1,2권이 합권 발간되었습니다.

하루키: 일본에서는 사람들이 지하철에 서가며 읽기도 하는데, 독일에서도 그렇다면 너무 무겁고 두껍지 않을까 걱정되기는 합니다.

FR: 무라카미씨는 문고를 많이 수집하십니까?

하루키: 아니오
, 하지만 소설 집필에 필요한 특정한 어떤 기록에 대해서는 수집합니다.

FR: 무라카미씨가 좋아하는 도스토프예스키 작품도 가지고 있지 않으신가요?

하루키: 아니
, 물론 아니죠! 예외가 있습니다.

FR: 무라카미씨는 특히 두꺼운 책(장편소설)을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하루키:
난 아직도 독서 자료에 중독되어 있는 학창 시절과 변함없습니다. 아직도 도스토프예스키, 톨스토이, 체호프 등의 장편소설을 탐독 하곤 합니다.  <카라 마조프의 형제들>, <전쟁과 평화>를 세네번 읽어보세요. 읽기에 두꺼운 책들은 절 기분 좋게 만듭니다.

FR: <1Q84>에서 체호프가 그의 작품 인생을 위해 사할린 섬을 방문하고 다시 가기를 갈망했지만 다시 가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무라카미씨도 그곳을 갈망하셨나요?

하루키:
네, 난 항상 한번 그곳에 가서 낯선 곳에 대한 어떤 것들을 알고 싶었어요.

FR: 그래서 다녀오셨나요?

하루키: 한 3~4년전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그곳엔 큰 서점가가 없습니다. 시장에서 도서를 구입할 수있는 곳이 있는데, 바다 건너 본토에서 노점상들이 바구니에 담아와 펼쳐 놓곤 하는데, 그 바구니에 제 책들이 정말 많이 있었습니다. 정말 감동했습니다.

FR: 무라카미씨는 당신이 흠모하는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세계적인 작가입니다.

하루키:
나도 그러길 바랍니다. 하지만 난 여전히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이런말 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가끔 사람들이 왜 내 책을 읽어 주는지 이해가 안 갈 때가 있습니다.

인터뷰 : Martin Oehlen, Sabine Voge, 원문: 프랑크푸르트 룬트샤우지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도영 2010.12.03 08:45 신고

    마무리는 역시 겸손한 무라키미씨로 맺네요~ㅋ

  2. nkgo 2010.12.10 10:28 신고

    어떨 땐 하루키씨는 너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 천연덕스럽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