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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사이다/Sound Sent

인생이 지칠 때면, 언니네 이발관에 갑니다. [사보 기고]

CoolCider .
 
 

음악으로 위로 받고 싶으시다면, 언니네 이발관으로 가세요.
 
인디밴드라하면, 인기 없고 돈이 없는, 지하 임대 연습실에서 라면을 먹어가며 괴팍한 음악 활동을 하는 밴드라는 인식이 강하죠. 그러나 인디밴드는 큰 자본에 얽매이지 않고 그들만의 음악을 추구하는 음악적인 자존감, 성취감을 큰 재산으로 여기는 밴드입니다. 아직 인생이 이렇네 저렇네 하며, 모든 유혹에 굴하지 않을 나이가 되지는 않았지만, 직장 생활을 하면서 이런 저런 일들로 힘이 들어, 시원한 커피나 맥주 CF 속 주인공 처럼 훌훌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러지도 못하는 게 우리 직장인들 아닌가요. 매일 매일이 고된 직장인으로서 TV를 켜면 나오는 사랑 노래 말고, 다양한 소재와 방식으로 삶을 이야기하는 자유로운 인디음악으로 위로를 받아 보시는 건 어떠세요?  

락 밴드이지만, 생각보다 여린 음색의 보컬, 겸손한 기타 그리고 진중한 드러머가 이루는 일상을 치유하는 음악 
 
이름부터 평범하지 않은 언니네 이발관은, 당시 헤비메탈 위주 였던 국내 락음악계에 모던락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밴드입니다.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는 리더격인 이석원이 학창시절 보았던 일본 성인영화 제목에서 밴드 이름이 탄생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한 번의 평범한 사회 생활로의 외도 이후, 다시 결합하여 재탄생하는 등 모두 5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해 이제는 한국 모던락의 시초로서 그 영향력을 인정 받고 있는 밴드입니다. 특히, 2008년 오랜 산고 끝에 발매된 5집 '가장 보통의 존재'는 그들의 존재를 더욱 널리 알렸습니다. 사실 저도 이 '보통의 존재' 앨범을 통해 더욱 그들의 매력에 빠졌다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언니네 이발관을 더욱 알려준 5집 '가장 보통의 존재'
 
5번 정도 발매일을 연기한 끝에 발매된 그들의 5집 앨범 '가장 보통의 존재'는 금새 팬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었습니다. 선주문 5천장이 매진 되었고, 발매 직후 입소문은 금새 퍼져 언니네 이발관을 잘 모르던 저도 그들의 음악을 제대로 들어보게 되었죠. 이 앨범은 하나의 음악이자 이야기이고, 사실 그 자체입니다. 보컬 이석원이 개인적인 아픔을 딛고, 제 앞에 앉아 차를 홀짝이며 이야기를 해주듯 연주되는 이 앨범은 1번트랙 부터 10번트랙 까지 진솔함이 가득 묻어있습니다. 서른 후반까지 살아온 그의 인생을 관조하며 삶과 사랑, 꿈에 대해 조잘조잘 얘기하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느새 가슴 한 곳에 멍이 듭니다. 지극히 보통의 존재인, 바로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기 때문이죠. 언니네 이발관은 많은 팬들과 그들을 모르던 사람들에게까지 허전한 마음을 채워주며, 이 앨범의 성공으로 명실상부한 인디밴드이자 널리 알려진 인기밴드가 되었습니다. 또한, 국내 크고작은 공연에 참가하여 왕성한 활동도 하며, 작년 여름 한 락페스티발에서는 *떼창의 진수를 보여주었던 최고의 라이브 공연으로 팬들을 계속 흥분시키고 있습니다. *노래의 후렴구를 관객들이 동시에 따라부르는 비공식 공연 용어

보통의 존재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습니다.
 
이석원은 작가로도 유명해졌습니다. 작년 11월에 발간된 에세이집 '보통의 존재'는 4개월만에 5만부의 판매고를 올리는 기염을 토하고 있습니다. 에세이집에서는 앨범의 가사 보다 더, 그의 지독할 정도로 개인적인 글들이 빼곡히 담겨 있습니다. 언니네 이발관의 활동을 내세우지 않은 채 '작가 이석원'으로서 그의 글로 세상과의 소통을 시도한 그의 글을 읽고 언니네 이발관의 팬이 된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그 만큼 그의 솔직하며 직관적으로 내뱉는 말들은, 보통 사람들의 안으로 숨기고픈 정서적인 치부를 맨 손으로 건드립니다. 처음 그 손길을 느낄 때는 책을 덮어 버리고 싶은 충동도 들지만, 어느새 그의 말에 위로받고 공감하며 보통의 존재임을 부정하던 내 자신을 타이르며 보듬게 됩니다. 어느 공연에서 그가 3번 트랙 '아름다운 것'을 부르기전, 나즈막히 하던 얘기가 생각납니다. "아름다운 것이 사라지더라도, 아름다운 것들을 많이 만들면서 삽시다" 그쵸. 그러면 되는 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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